새출발 선언한 웅진, 계열사 정리 시작

업계 3위 ‘웅진식품’ 누구 품으로…지각변동 예고

문지혜 기자 | 기사입력 2013/03/04 [16:01]

새출발 선언한 웅진, 계열사 정리 시작

업계 3위 ‘웅진식품’ 누구 품으로…지각변동 예고

문지혜 기자 | 입력 : 2013/03/04 [16:01]
회생 절차를 거치고 있는 웅진홀딩스의 회생계획안을 법원이 인가하면서 계열사 매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알짜 계열사인 웅진식품의 연내 매각이 결정되면서 인수 후보군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음료업계 3위인 웅진식품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와 함께 업계 판도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이 음료업계 1·2위와 더불어 ‘3강 구도’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편집자 주>
 

 
알짜 계열사 팔아 그룹 살린다…웅진케미칼·식품 매각
음료업계 3위 웅진식품에 기업들 눈독 “시너지 노려라”
높은 인수가에 기업 부담 우려도…연내 매각 가능할까?

 
▲ 회생 절차를 거치고 있는 웅진홀딩스의 회생계획안이 법원의 인가를 받은 가운데, 연내 매각이 결정된 웅진식품의 인수 후보군에 업계의 관심이    
[주간현대=문지혜 기자]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 회생계획안이 법원의 인가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이종석 수석부장판사)는 2월22일 웅진홀딩스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하기로 했다.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는 “회생계획안을 철저히 이행하고 조기 회생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채권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며 “연내 매각 계획인 계열사들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웅진홀딩스는 웅진케미칼과 웅진식품을 올해 안에 매각하고 웅진에너지에 대해서는 매각시기를 2015년으로 미뤘다.
 
알짜 계열사 매각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계열사인 웅진케미칼과 웅진식품의 매각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당초 내년에 매각하기로 한 웅진케미칼의 매각시기가 올해로 앞당겨졌을 뿐 아니라 웅진식품의 매각 역시 업계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웅진홀딩스는 웅진케미칼을 상반기에, 웅진식품을 하반기에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웅진식품 매각작업은 오는 5월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웅진홀딩스와 채권단은 웅진식품 매각가를 495억원으로 산정했다. 웅진식품은 지난 2011년 매출 2195억원, 영업이익 98억원, 당기순이익 70억원을 기록한 알짜 계열사다. 2012년의 경우 그룹 위기로 4분기 이후 실적이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이 40억~50억원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연 매출액이 비슷한 만큼 매출 2000억원, 당기순이익 6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웅진식품의 가치를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웅진식품은 ‘자연은’을 비롯해 아침햇살·초록매실, 하늘보리 등 주스류와 더불어 커피와 홍삼음료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자연은’ 주스는 웅진식품의 연 매출 50%, 당기순이익 60%를 차지하는 효자 제품인 만큼 식음료 기업들의 인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최근 웅진측은 농심과 롯데칠성음료 등 국내 식품업체에 비공식적으로 인수 의향을 타진했으며 제안을 받은 기업들은 긍정적은 반응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군은?

업계에서는 웅진식품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이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웅진식품 인수 후보군으로 농심, 동원F&B, 롯데칠성, LG생활건강, 동아오츠카 등이 꼽히고 있다. 그중에서도 농심이 인수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연간 2000억원 규모 먹는 샘물 ‘삼다수’ 유통권을 잃으면서 음료사업 강화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농심이 웅진식품을 인수할 경우 커피사업과 건강음료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동안 인수합병 사례가 없었던 만큼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또한 국내 음료시장 1·2위인 롯데칠성음료와 LG생활건강이 강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먼저 M&A에 적극적인 롯데칠성이나 지난 2011년 해태음료를 인수한 LG생건이 웅진식품을 인수할 경우 ‘1위 싸움’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7500억여원에 달하는 주스시장에서 롯데칠성은 ‘델몬트·트로피카나’, LG생건은 ‘썬키스트·미닛메이드’를 선보이며, 웅진식품의 ‘자연은’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다른 기업이 이를 인수할 경우 치열한 판매경쟁이 불가피해지는 만큼 직접 나서 ‘안정’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주스부문에서 시너지를 누리기 어려운 롯데칠성과 최근 화장품 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LG생건이 무리하게 M&A를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칠성과 LG생건과 더불어 음료시장 3강 구축을 노리고 있는 기업이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웅진식품을 차지할 경우 1·2위와 더불어 3강 구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거론되는 후보군은 주스부문이 없는 동원F&B, 일본 오츠카 제약과 합작법인인 동아오츠카, 최근 삼다수 판매권을 차지한 광동제약 등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융통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원F&B는 최근 관심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으며, 동아오츠카는 지분 50%를 가지고 있는 일본 오츠카의 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웅진식품 인수 후보군은 매각 주간사가 선정되면 인수 주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하지만 웅진식품의 연내 매각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장부상 가치 495억원, 실제 매각예상금액이 1000억원에 육박하는 웅진식품을 인수할 기업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음료업계가 진입장벽이 높은데다가 기업 매물이 자주 나오지 않는 만큼 좋은 기회이긴 하지만 기업들 입장에서는 높은 인수가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 M&A업계 관계자는 “웅진식품을 노리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로 음료사업의 이익률이 크지 않고 고성장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기업들이 선뜻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연내 매각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기의 발판

한편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로 새 출발의 발판을 마련한 웅진홀딩스는 회생 절차가 마무리되는 2015년까지 교육출판 부문인 웅진씽크빅과 북센만 남기도 모두 정리할 예정이다. 한때 교육출판·환경생활·태양광·건설·화학·금융 등 8개 사업군에 14개에 달했던 계열사를 정리하고 사실상 그룹 해체나 다름없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겪게 된 것.

또한 그룹 대표직을 내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윤석금 회장 대신 윤 회장의 두 아들 형덕(36)·새봄(33)씨가 웅진홀딩스 지분 25%를 확보하게 됐다. 장남 형덕씨는 웅진씽크빅 경영전략실장, 차남 새봄씨는 웅진케미칼 경영전략팀장으로 있다. 이에 웅진그룹이 2세 경영으로 다시 예전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hmoon@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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