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게임 리뷰] 추억은 진행형, 공포의 군주 ‘디아블로 2’

18년째 이어온 ‘악마 사냥’…시간 흘러도 여전한 재미 느낄 수 있어

정규민 기자 | 기사입력 2018/06/26 [16:08]

하루에도 수많은 게임이 오픈하고 서비스를 종료하는 지금, 게이머들이 플레이할 게임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혹자는 개발사와 개발자의 이름값을, 또는 그래픽, 사운드, 타격감, 혹은 독창성이 뛰어난 게임을 기다립니다. 11초가 소중한 현대인들이 마음에 드는 게임을 찾는 데 필요한 시간은 30분 내외. 게임을 선택 후 30분만 플레이하면 이 게임을 더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의 갈림길에 서죠. 당신의 시간은 소중합니다. ‘하고 싶은 게임을 찾기 위해 소비하는 시간이 아까운 당신에게 30분 플레이 리뷰를 바칩니다.


 

윈포다!”

 

한창 디아블로2가 전국 모든 PC방을 점령하던 시절, 옆자리에 앉아 디아블로2를 즐기던 동네 형이 외친 소리였습니다. 순식간에 같은 PC방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구경을 위해 모이기 시작했죠. 결국 문제의 아이템 윈드포스(디아블로3 바람살)’는 즉석에서 자체 경매를 거친 후 수십만원의 가격과 PC방 무료이용권으로 경매에서 승리한 PC방 사장님에게 넘겨졌습니다.

 

거짓말 같은 일이지만 놀랍게도 당시엔 일상적인 일이었습니다. 많은 자리에서 디아블로2를 즐기고 있었고 장비가 잘 갖춰져 악마를 쓸어버리고 있는 사람을 둘러싸고 구경하는 일은 흔했죠. 2000년대 초중반, 디아블로2는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PC방 효자상품 중 하나였습니다.

 

디아블로2 출시 12년이 지나 디아블로3가 공개됐고 디아블로3는 출시 후 첫 24시간 동안 35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가장 빨리 팔린 PC 게임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습니다. 디아블로3의 흥행과 함께 이제 디아블로2는 역사 속으로, 추억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계속됐죠.

 

▲ 디아블로2 시작화면과 캐릭터 선택화면.     © 정규민

 

추억은 진행형디아블로2’

어두운 분위기, 하나의 모닥불, 둘러선 7개의 캐릭터. 디아블로 시리즈의 분위기를 제대로 보여주는 시작화면입니다. 배경음과 함께 어두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죠. 그리고 각자 특색을 가진 7개의 캐릭터들이 앞으로 있을 모험의 기대감을 올려줍니다.

 

▲ 게임을 시작하면 볼 수 있는 마을주민의 상황 요약.     © 정규민

 

시작과 동시에 마을 주민에게 듣는 설명은 더 우울합니다. 시작부터 이전 작품의 메인 마을 트리스트럼에 일어난 비극을 언급하며 공포의 군주 디아블로가 세상을 활보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겁을 잔뜩 심어줍니다. 이후 여러 임무를 전달하며 위험한 세상으로 플레이어를 내몰죠.

 

▲ 첫 임무, 첫 보스…생각보다 약하다.     © 정규민

 

첫 임무인 덴 오브 이블 정화는 튜토리얼같은 느낌을 심어줍니다. 여러 종류의 몬스터가 등장하지만 크게 위협이 되는 몬스터는 없죠. 처음 만난 보스가 생각보다 약하지만 방심했다간 갑자기 사라진 체력에 당황하게 됩니다.

 

▲ 이전 시리즈 영웅의 몰락, 두 번째 보스는 디아블로1의 캐릭터 ‘로그’다.     © 주간현대

 

블리자드 게임의 특징, ‘영웅의 몰락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전 작품인 디아블로 1에서 디아블로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로그캐릭터는 디아블로2에서 두 번째 임무의 보스가 돼 플레이어들을 맞이하죠.

 

▲ 디아블로2의 ‘랜덤’ 요소는 밸런스를 해치지 않고 훌륭한 재미를 선사했다.     © 정규민

 

디아블로2는 강력한 랜덤요소를 선보였습니다. 도로, 기본적인 아이템 수집, 아이템의 능력치, 필드에서 만날 수 있는 몬스터, 성소 등 랜덤 요소를 도입해 같은 지역에서도 다른 느낌을 받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기본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았죠. 목적지로 향하기 위한 길이 여러 개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리 보는 결론: 추억 보정, 편견을 깨는 재미

추억 보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정말 재밌었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현재 상황에서 만날 수 없기 때문에 재밌게 느껴지는 것. 게임업계에 부는 리마스터또는 클래식열풍을 우려하는 게이머들의 걱정이죠.

 

실제로 추억 보정의 사례도 많이 등장했습니다. 많은 게임들이 과거 모습 그대로게임을 재출시 한 것이죠. 물론 많은 게임들은 재출시 이후 얼마 되지 않아 그대로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과거의 게임들은 세련된 현대의 게임들에 비해 생각보다 더 불편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디아블로2추억 보정이 필요 없습니다. 후속작인 디아블로3가 출시됐지만 디아블로2와 디아블로3는 확연히 다른 게임성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몇몇 게이머들은 디아블로23를 시리즈가 아닌 다른 게임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예전에나 재밌었지 지금하면 답답해서 못 해라는 걱정은 적어도 디아블로2에선 통하지 않습니다. 최근 디아블로2를 다시 찾은 게이머들이 추억 때문에 찾았는데, 재밌어서 눌러 앉았어요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있죠.

 

한번 명작은 영원한 명작.

디아블로3 출시 이후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디아블로2는 꾸준한 래더 리셋과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물론 추가 콘텐츠 업데이트는 멈췄지만 내부 버그 패치나 밸런스 패치를 계속 이어갔죠. 디아블로에서 만날 수 있는 래더 시스템은 계속 리셋을 해주며 주기적으로 새로운 시즌을 만날 수 있게 했습니다.

 

지난 616일 디아블로222번째 래더 리셋이 이뤄졌습니다. 많은 게이머들이 다시 디아블로2를 찾았죠. 심지어 후속작인 디아블로3를 즐기던 게이머들도 재미를 찾기 위해 다시 디아블로2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추가 콘텐츠의 업데이트는 없지만 리셋을 통해 계속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전략을 만들어 낸 것이죠.

 

한편 지난 2015디아블로2 리마스터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하는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출시된 지 오래된 게임을 HD 리마스터 할 것이라고 밝힌데 이어 얼마 전 디아블로2 관련 기술자들을 공개 모집했기 때문이죠.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 이은 다음 리마스터 작품은 디아블로2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많은 게이머들은 다른 게임들과 다르게 디아블로2 리마스터에 대해 걱정하지 않습니다. 성공적인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 이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까지 준비하는 블리자드가 다시 한 번 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지배적이죠.

 

믿음을 기반으로 한 기다림, 디아블로 시리즈가 성공할 수 있는 이유 아닐까요.

 

<디아블로 2>

PC / A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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