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민심’ 못 들었던 바른미래당…향후 계획은?

김관영 원내대표, ‘탈이념적 민생 실용정당’ 표방…세대교체 주장도

문병곤 기자 | 기사입력 2018/06/29 [15:38]

지방선거, ‘민심’ 못 들었던 바른미래당…향후 계획은?

김관영 원내대표, ‘탈이념적 민생 실용정당’ 표방…세대교체 주장도

문병곤 기자 | 입력 : 2018/06/29 [15:38]

지난 25일 바른미래당의 신임 원내대표에 재선의 김관영 의원(전북 군산)이 선출됐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겸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시절에는 안철수계로 분류됐지만, 바른미래당 창당 이후에는 특별한 계파로 분류되지 않는 인물이다. 그는 원내대표를 맡으면서 지금껏 바른미래당이 주장해왔던 ‘개혁보수’라는 타이틀 대신 ‘탈이념적인 민생 실용정당’을 표방한다고 밝혔다. 과연 그가 생각하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앞날은 어떤 모습일까.


 

▲ 지난 6월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바른미래당 6?13 지방선거 평가와 과제’라는 이름의 토론회가 열렸다.     © 문병곤 기자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바른미래당 6‧13 지방선거 평가와 과제’라는 이름의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날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과의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김관영 신임 원내대표 뿐 아니라 하태경 의원 등도 참석했다. 또한 지난 6‧13 지방선거에 후보자로서 참여했었던 이성권 전 부산시당 위원장, 장진영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도 함께 해 바른미래당에 대한 국민들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주간현대'는 이날 토론회에서이 내용들을 중심으로 바른미래당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 김관영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오른쪽)  ©김상문 기자

 

김관영 “탈이념적 민생 실용정당 그리고 세대교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관영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의 상황이 바닥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제 올라갈 곳만 남았다는 것이 희망적인 부분”이라며 말을 시작했다.

 

그는 토론자로서 ‘대안정당으로서의 바른미래당 과제’라는 제목의 토론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가 내세운 바른미래당의 우선과제는 ‘탈이념’과 ‘민생’이었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정당이념과 정체성에 있어서 정당 구성원들의 공감대와 동질의식이 확립돼 있지 않고, 탈이념을 표방하지만 당의 명확한 정체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의 통합을 양 측의 기계적 합일을 넘어서는 단계로 승화시켜야 하며, 이는 이념 논쟁의 측면에서 볼 것이 아니라 각 정책 사안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판단해야한다는 것이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결국 정체성 논란을 극복하기 위해선 합리적이고 실용적이며 생산적인 정당으로 바뀌어야 하며, 소위 진보와 보수의 정책들을 병행 수용해 구체화 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선 ‘민생’에 도움이 되는 실용주의적 노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을 예로 들며 ‘실용주의적 노선’에 대해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공무원이나 정부복지지출의 감축이라는 시장경제 우파노선 정책과 함께 청년실업자 직업교육, 녹색 에너지 산업을 육성하며 민생, 환경주의라는 좌파적 노선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 입장과 시대요구에 부응하는 합리적이고 실용주의적인 정책을 생산하는 당의 이미지 구축을 통해 정체성 확립을 추구하는 것이다.

 

또한 그는 세대 교체를 통한 젊고 강한 정당을 주장했다. 당 지도부의 인물과 세대를 교체하고 이들을 당 전면에 내세우면서 새로운 당의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당 내외의 좋은 인재를 찾아 신진 정치가 혹은 정책전문가를 육성해야한다는 것이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특정이슈에 적합한 소위 ‘스타의원’을 배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그는 “국민들이 체감하는 어젠다를 선점해서 이슈 메이킹과 파이팅에 앞장서야하며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가짐으로서 빠른 혁신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바른미래당이 대안정당이 되고, 다당제의 효용을 국민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하태경 의원은 바른미래당의 앞날이 다소 힘들겠지만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판단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하태경 “‘반공 보수‧돌팔이 좌파’ 퇴출시켜야”

같은 토론회에 참석한 하태경 의원 또한 바른미래당의 앞날에 대해 다소 힘들지만 여전히 희망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 의원은 “바른미래당이 내분을 취재하고자 하는 언론들에게 취재거리를 제공한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을 위한 심오한 노선 싸움도 아니었고, 치열한 이념적 갈등같은 것도 없었다. ‘모지리정당’이라는 말을 들을만 하다”고 다소 자조적인 입장을 먼저 밝혔다.

 

하지만 그는 그래도 당 내의 국민들이 보는 것만큼 간극이 넓지 않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바른미래당의 의견 차가 국민들에게 가장 크게 보였던 부분은 아마 북한의 비핵화 관련이라는 부분이었을 것”이라며 당시 당의 공동대표였던 박주선 의원과 유승민 의원을 언급했다.

 

그는 “사실 박주선 의원은 북핵협상에 있어서 신중한 지지파고, 유승민 의원은 비판적 지지파다”라며 “둘 다 반대파가 아니었다. 다만 유 의원은 잘 안될 수도 있으니 신중히 보자는 입장이었을 뿐”이라고 밝혀 일부 언론에서 ‘이념갈등이 점점 커질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서 반발했다.

 

또한 하 의원은 일각의 ‘바른미래당 불필요론’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바른미래당만의 위기가 아닌 야당 전체 총체적 위기”라며 “야당 지지율을 6‧13 지방선거에의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파악해보면 42%다. 여기서 많은 지지를 가져오면 이는 바른미래당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는 것”이라고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 의원은 “한때는 반공보수가 대한민국을 이끄는 세력이었을지도 모르나 지금은 이 시대가 전진하기 위한 것을 가로막는 반 평화세력일 뿐”이라며 “자유한국당은 빙하기 직전의 공룡처럼 자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돌팔이 좌파도 마찬가지로 일자리, 경제를 살리는 방법을 모른다”라며 “어디서 나왔는지도 모르는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희한한 제도를 가져와 일자리 창출 정부가 아닌 일자리 퇴출 정부가 됐다”라며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하 의원은 “이제 바른미래당이 이 둘을 국민들에게 뚜렷하게 보여주고 퇴출시키는 데 앞장서야한다”며 “1년 내에 이런 것들을 해내서 바른미래당이 제 1야당으로 도약할 수 있으니 아직 희망은 있다”고 밝혔다.

 

▲ 지난 13일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주간현대

 

“바른미래당은 이미 국민에게 사망선고 받았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바른미래당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당에 대한 회의감을 강하게 드러내고 당 지도부를 거세게 비난했다.

 

장진영 바른미래당 동작구청장 출마자는 이날 토론에서 “바른미래당은 이번 6‧13지방선거에 1050명이 출마했지만 그중 99%가 낙선해 역사상 가장 많은 낙선자를 기록한 정당이 됐다”며 “잘 나가지도 못하는 제 3정당으로서 어렵사리 모은 지방조직의 뿌리인 금쪽같은 후보들이 파산지경에 내몰렸다”며 호소했다.

 

그는 “바른미래당이 탄핵과 적폐청산 바람을 직격으로 맞은 자유한국당에게도 졌다는 것은 문재인‧북미회담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바른미래당의 선거 패배원인을 ‘전략부재’에서 찾았다.

 

이어 그는 “이번 선거는 누가 뭐래도 남북‧북미 회담 이슈가 지배했고, 대다수의 국민이 칭찬하고 있는 상황에서 홍준표 당시 대표와 한국당만 딴죽을 걸고 있었다”라며 “그런데 유승민 대표가 여기에 북미회담을 ‘실패’라고 말하면서 홍 대표와 차이가 엇다는 것을 대내외에 선포했다”말했다.

 

당시 바른미래당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외교에 대해 기꺼이 지지하고 나아가 실용주의 관점에서 대북 경협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 강구를 요구하며 화해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은 바 있다.

 

장 출마자는 또한 “바른미래당은 적폐청산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한국당과 각을 세워 확실한 차별화를 했어야 했다”며 안철 수 전 대표가 적폐청산을 보복이라 했다는 이미지를 적극 만회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지난 ‘기초의원 4인 선거구’ 획정 문제를 예로 들며 오히려 정의당, 민주평화당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주장도 내놓았다. 

 

지난 3월 20일 서울시의회 행정자치 위원회는 4인 선거구, 7개 신설 최종안을 0개로 수정해 본회의에 상정했다. 당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반발이 있었지만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서울시의회는 이를 강행한 바 있다.

 

장 출마자가 지적한 부분은 당시 관련 이슈에 대해 바른미래당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의당의 심상정 의원이 더 치열하게 목소리를 냈다는 것이다. 당시 심 의원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에게 “서울시 선거구 획정위의 전향적인 개혁안에 대해 민주당 서울시당이 반대의견을 제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지방의회의 다양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구획정안에 반대한다니 저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낸 바 있다. 

 

또한 민주당의 가장 큰 약점인 경제정책 실책 문제를 대대적으로 부각해 실정이 계속되지 않도록 싸웠어야 했지만 부족했다는 것이 장 출마자의 설명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장 출마자 외에 6‧13지방선거 출마자들도 참석했는데 이들은 “당 지도부가 민심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방선거가 끝난 지 보름 가까이가 되도록 지도부. 특히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와 유승민 전 공동대표는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거져 나온 공천 파동과 단일화 문제는 국민들에게 계파싸움으로 보이기에 충분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당시 안철수 전 후보는 송파을 공천을 두고 박종진 후보에게 “3등 후보를 내보낼 수는 없다”는 말로 손학규 전 상임선대위원장의 송천을 주장한 바 있다. 이는 공천파동에 안 전 후보가 관여하고 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다. 

 

또한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김문수 자유한국당 당시 후보에게 먼저 단일화를 제안한 점은 적폐세력과의 연대는 없다고 주장했던 안 전 후보의 공언을 스스로 훼손한 버렸으며, 이것이 중도성향 유권자들이 바른미래당을 지지할 이유를 없앴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한 이성권 바른미래당 부산시장 출마자는 먼저 ‘당 간판 정치인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바른미래당의 최대 주주는 유승민 전 공동대표와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임을 주장했다. 인물중심의 정당문화를 가지고 있는 한국정치에서 유권자에게 바른미래당의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상징적인 부분은 당의 간판 정치인의 향후행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출마자는 “안 전 후보의 정계은퇴는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정치적 성찰의 시기는 가져야 한다”며 “다만 외국행 및 은둔이 아니라 전국을 돌며 민생행보를 해야한다”고 말해 다양한 정치적 계기를 거치며 붕괴된 이미지를 다시 세워야만 하는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불출마 선언과 함께 자신의 지역구에 미래형의 인재를 영입해야한다는게 이 출마자의 주장이다. 현대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 등의 야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냉혹하기 때문이다. 특별한 개혁이나 혁신을 기대할 수 없는 바른미래당에 필요한 것은 자기희생하는 정당과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 지난 18일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회는 국회 당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문병곤 기자

 

바른미래당, 국회 안팎의 온도차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국회 안팎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런 온도차를 인식하고 이를 좁혀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제 4차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도 이날 토론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지현 비상대책위원은 “전날 있었던 ‘바른미래당 6‧13 지방선거 평가와 과제’토론회에서 자성과 비판이 나왔다”며 “주목해야할 것은 원내의 문제인식과 바깥의 인식이 다르다는 지적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토론회에서는 국회의원으로 대표되는 당 지도부와 국회 밖에서 민심을 직접 마주하는 지역자치단체장들의 의견차가 드러났고 심지어는 ‘당의 수습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은 빠지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이 비대위원은 “원외에서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는데 위기감을 못느끼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있는데, 이 지적을 통감하는 바다”라며 “비대위도 이런 상황인식 속에서 비대위 기간동안 당 쇄신 및 당내개혁에 대한 아젠다를 모아서 8월로 확정된 당 대표 선출 전까지 지속적 논의를 하고 대안을 내놓자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비상대책회의가 끝나고 이어진 기자들과의 만남자리에서 신용현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비대위원들이 매일 실무팀과 모여 당 운영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이에 첫 번째 결과로 나온 것이 6‧13 지방선거 평가간담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라며 “6월 29일 열리는 이 간담회의 대상은 지방선거 당시 직접 뛰고 보조를 했던 당직자와 보좌진 같은 선거실무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바른미래당 비대위가 첫 번째 당 개선 방안으로 선택한 것은 결국 국회와 국민들 간의 온도차를 줄이는 일로 봐도 될 것이다. 과연 ‘탈이념적인 민생 실용정당’을 표방한 바른미래당이 이를 통해 조금 더 민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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