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4년 만에 돌아온 초능력 가족, ‘인크레더블 2’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의 20번째 작품

문병곤 기자 | 기사입력 2018/07/12 [14:15]

<인크레더블>은 지난 2004년 개봉해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받는 등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작품이다. 은퇴 후의 슈퍼히어로 가족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 <인크레더블>은 고뇌와 역경을 딛고 슈퍼히어로와 일반 시민으로서 재기하는 모습을 담아낸 바 있다. 그리고 14년의 긴 공백을 깨고 <인크레더블>은 후속작 <인크레더블2>로 돌아왔다. 이미 지난달 북미에서 개봉해 오프닝 수익 1억 8천만 달러를 기록한 바 있는 후속작은 과연 국내에서 어떤 ‘슈퍼파워’를 보여줄까.


 

▲ 영화 <인크레더블2>의 포스터     <사진 제공= 월트 디즈니 코리아>

 

‘아이들 보여주러 갔다가 부모가 울고나오는 픽사 영화’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전 연령, 가족 애니메이션으로서 훌륭한 작품들을 만들어 왔다.

 

7월19일 개봉하는 픽사의 20번째 작품. <인크레더블2> 또한 ‘역시’라는 말이 나올 만큼 픽사 작품으로써 그리고 슈퍼히어로 영화로써 관객을 충분히 만족시킨다.

 

후속작이 나오기까지 14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동안 시대는 변화했고, 픽사도 디즈니에 인수되면서 기술력과 자본력 모두가 성장했다. 이런 변화에 대해 픽사는 어떤 태도를 보일까. 

 

▲ 전편에 이어 초능력 가족들의 화려한 활약상을 만끽할 수 있다.     © <사진 제공= 월트 디즈니 코리아>

 

줄거리와 볼거리

세상을 구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인크레더블'한 파워를 자랑하는 아빠 '미스터 인크레더블', 세상을 구하는 것도 좋지만 다섯 식구의 안전과 행복이 최우선인 엄마 '일라스티걸', 질풍노도의 십대 소녀 '바이올렛', 자신의 능력을 뽐내고 싶어 안달 난 '대쉬', 예측불허의 무한 능력을 가진 초특급 막내 '잭잭'까지 이번 <인크레더블 2>는 이들의 활약상을 만끽할 수 있다. 

 

전편에 이어 여전히 히어로 활동이 불법인 상황인 인크레더블 가족은 '언더마이너' 침공 사건에 앞장섰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의 히어로 사회적응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마저 끊기고 대중에게 외면당한다. 어느 날, 글로벌 기업 CEO '윈스턴 데버'가 히어로 이미지 개선에 대한 홍보 프로젝트를 제안하며 그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일라스티걸'을 지목해 이들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엄마 ‘일라스티걸’의 몫까지 독박육아를 감당하게 된 ‘미스터 인크레더블’을 돕기 위해 슈퍼히어로 전속 디자이너 ‘에드나 모드’가 ‘잭잭’의 컨트롤 슈트를 개발하고, 가족의 오랜 친구 '프로존' 역시 옆을 지키며 의리를 보여준다. 한편, 가족에게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데버' 남매, 그리고 '데버' 남매의 프로젝트에 참가해 제2의 '인크레더블'을 꿈꾸는 2부 리그 히어로, ‘보이드’, ‘브릭’, ‘리플럭스’, ‘크러셔’, ‘스크리치’, ‘헬렉트릭스’ 등의 활약 또한 <인크레더블 2>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다. 

 

또한, 빌런 '스크린슬레이버'의 등장으로 위기에 봉착한 인크레더블 가족이 이들과 함께 환상의 팀 플레이로 지금껏 보지 못한 버라이어티한 능력을 발휘하는 점은 영화의 묘미다.

 

그리고 1편 후반 장면에서 예상치 못하게 초능력을 선보였던 아기 ‘잭잭’의 귀여움과 맹활약은 이 영화의 히든카드역할을 한다.

 

▲ 브래드 버드 감독은 실사 영화 연출에서 축적한 액션 노하우를 이번 영화에서도 발휘했다.     © <사진 제공= 월트 디즈니 코리아>

 

‘미션 임파서블’의 노하우 발휘한 액션

<인크레더블 2>는 브래드 버드 감독이 전편에 이어 각본과 감독을 맡은 작품이다. 1편에서 상상력이 돋보이는 슈퍼파워 가족을 만들어낸 브래드 버드 감독은 이후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등의 실사 영화도 연출하는데, 그때 축적된 노하우를 <인크레더블2>에서도 발휘해 흡인력있는 액션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애니메이션 작업이 시뮬레이션팀, 촬영, 조명, 세트, 군중 장면 등 각각의 단계마다 감독의 지시를 받아 분야별로 검토됐다면 <인크레더블 2>에서는 각 부서간 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이들의 결과가 더해진 장면을 감독이 검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마야르 아부사이디 촬영감독은 “‘일라스티걸’의 움직임이 너무 빨라서 원하는 액션을 보여주기 힘들었는데, ‘일라스티걸’의 속도를 늦추는 대신 미술팀과 세트팀과 협력을 통해 그녀의 액션에 맞춰 도시를 디자인했더니 더 자연스러운 동작이 나올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버드 감독은 실사 영화 경험을 갖춘 에릭 스미트 조명감독을 통해 조명의 접근 방식도 기존 애니메이션 작업과 달리 인물의 행동에 기반 했다. 에릭 스미트 조명감독은 “가상의 물리적인 조명을 활용했다. 예를 들어 깃발 같은 장애물을 활용해 진짜 그림자를 드리우는 방식으로, 더욱 정교해진 사실성을 기반으로 액션 영화에 걸맞은 거친 조명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효과팀 또한 유리창 깨지는 장면에서 더 많은 유리조각을 만들고 조각을 더 크게, 더 빛나는 효과를 주거나 오토바이 바퀴에서 연기가 더 많이 나도록 조정하는 등 액션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 이번 영화에선 '여성의 사회적 진출과 성공 그리고 육아 과정에서의 남편의 참여'와 같은 사회적 담롱도 다루고 있다.     © <사진 제공= 월트 디즈니 코리아>

 

복고적인 미래, 외면 뿐만 아니라 내면으로도

브래드 버드 감독은 1편을 만들 당시 1960년대 영화 <007> 시리즈, <전격 후린트 고고작전>과 같은 스파이물의 분위기를 <인크레더블>에 담아내고 싶었다. 그리고 감독은 50년대 분위기와 미래적인 느낌이 가미된 고유의 스타일을 완성시키고 이를 <인크레더블2>에서도 이어간다. 

 

<인크레더블 2> 역시 미국 옛 시절의 분위기와 최첨단이 공존하는 ‘복고적인 미래’ 컨셉의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1편이 주로 1950년대 중반 스타일이었다면 2편에서는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초반까지 외연을 확장했다. 자료 조사를 위해 1950-60년대 건물이 많이 남아있는 미국 팜 스프링스로 견학을 다녀온 제작진은 영화 디자인에 당시 건축물 특유의 깔끔하고 선명한 라인을 반영했다. 

 

랄프 에글레스톤 프로덕션 디자이너는 “이번 영화의 디자인은 ‘단순함’이 관건이었다. 슈퍼파워를 지닌 히어로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사실성보다는 신빙성에 포커스를 맞춘, 조금 ‘과장된 현실성’에 기초했다”고 말해 각 공간별로 친숙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공간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인크레더블’ 가족의 새로운 보금자리인 거대 저택과 범죄 도시 ‘뉴 어벰’. 그 밖에도 작은 소품 하나하나까지 40년대부터 60년대의 낡은 광고 포스터와 세계 박람회 포스터 등 자료들을 조사해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제작진의 방대한 자료 조사와 철저한 고증, 기발한 상상력이 더해져 과거, 현재, 미래가 결합된 독특한 ‘인크레더블’만의 세계가 완성될 수 있었다. 

 

이런 ‘복고적인 미래’는 영화의 외형적 디자인에만 반영된 것이 아니다.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도 최근 논의되고 있는 얘기들이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과 성공 그리고 육아 과정에서의 남편의 참여 등이 그렇다. 

 

아빠 ‘미스터 인크레더블’은 생활이 막막해진 순간, 엄마 ‘일라스티걸’이 다국적 기업의 지원을 받으며 히어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자 육아를 전담하게 된다. 얼굴 볼 틈 없이 바쁜 엄마와 모든 것이 서툰 아빠 사이에서 크고 작은 트러블을 겪으며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현실적인 공감뿐만 아니라 육아가 ‘엄마’의 역할로만 한정지어지던 세태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버드 감독의 “우리 모두는 슈퍼파워를 가지고 있다.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그 능력이 발현된다고 생각한다”는 발언도 결국 같은 맥락이다. 결국 영화는 이런 사회적 논의들에 대해 ‘가족’이라는 다소 복고적인 답을 내놓고 있지만, 그럼에도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논의들을 담으면서 ‘복고적인 미래’를 꿈꾸고 있다.

 

픽사의 이런 ‘고집’은 마치 시대의 변화로 인해 하드웨어적인 변화는 있었을지라도 그것이 담고 있는 소프트웨어는 변함이 없어야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이 둘은 여전히 조화로워야 한다는 주장처럼 보인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현재 가족이라는 공동체에서 점점 엄마의 사회적 진출이 커지면서 예전과는 다른 형태로 변하고 있다. 아빠가 일을 대신 집안일을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픽사는 이런 가족의 ‘외적’인 형태의 변화는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만큼은 언제나 변함없이 가족 안에 ‘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후속작이 나오기까지 14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에도 영화 속 가족의 모습은 여전히 그대로인 점은 영화의 이런 주장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한줄평 : 시대의 변화에 대해 픽사가 초능력으로 답하다 ★★★★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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