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됐지만 확실한 증거 ‘지문’

정아임 기자 | 기사입력 2018/07/19 [15:21]

가장 오래됐지만 확실한 증거 ‘지문’

정아임 기자 | 입력 : 2018/07/19 [15:21]

 

▲ 지문 일치 여부는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는데 DNA와 함께 가장 확실한 증거다. <사진출처=픽사베이 무료이미지 사이트>     

 

#사건1

20021214일 새벽 230분께 서울 구로구의 한 호프집 여주인 A씨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출근한 종업원이 A씨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피해자 A씨는 둔기로 수차례 얼굴과 머리를 맞은 채 숨져 있었다. 용의자는 A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 종업원이 퇴근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고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범인은 범행을 저지른 후 A씨의 지갑에서 현금 15만원과 훔친 신용카드로 두 차례에 걸쳐 65만원 상당 물품을 구입하기도 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현장에 남아있던 지문의 거의 없었다이미 도주한 범인이 수건으로 흔적을 지웠기 때문이었다. 다만 맥주병에 범인의 오른손 엄지손가락 3분의1 정도 크기 쪽지문이 남겨져 있었다당시 사건 현장에는 폐쇄회로(CC)TV도 없었다.

 

사건을 담당했던 남부경찰서(현 금천경찰서) 형사계는 종업원과 범인이 신용카드를 사용한 가게 주인 등을 탐문 수사해 범인을 공개수배까지 했으나 검거하지 못했고, 2007년 사건을 미제 처리했다.

 

#사건2

2009년 제주시내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제주시내 주택에 혼자 사는 여성들을 상대로 성폭행 한 후 금품을 빼앗아 도주했다현장엔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그해 7월과 12월 제주시 용담동과 도남동에서 홀로 살던 20대 여성들이 차례로 당하면서 제주 연쇄 성폭행 사건으로 자리 잡았다.

 

수법은 동일했다. 범인은 집에 몰래 침입해 여자의 목을 힘껏 누른 뒤 저항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휴대폰으로 나체 사진을 찍어 협박했고, 범행이 끝나면 피해자에게 이불을 덮게 한 뒤 숫자를 세도록 만든 다음 달아났다.

 

유일한 단서는 놈이 범행을 저지를 때마다 '장갑을 끼고 있었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이었다범행은 그렇게 1년여 동안 계속됐다. 6번의 동일 사건, 7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심지어 한 집에 살던 20대 자매가 유린당하기도 했다경찰은 대대수사에 나섰지만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시기라 범인을 잡을 수 없었다.

 

결정적 단서 '지문

위 두 가지 사건들은 모두 지문덕분에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 사건1은 중요미제사건수사팀이 사건을 재수사하면서 당시 사건 발생 직후 채취해둔 쪽지문부터 분석했다. 조각난 지문의 특징을 좌표값으로 입력해 검색하자 유사한 지문이 1500여개로 추려졌다. 이를 경찰청 증거분석계 소속 감정관들이 일일이 비교해 지문의 주인 B씨를 찾아냈다. 경찰은 B씨를 검거했고 검거 초기 범행을 부인했으나, 영장이 발부되자 눈물을 흘리며 범행을 자백했다.

 

사건2의 경우 경찰은 범인이 여성이 혼자 사는 사실을 확인하기 까지 어딘가에서 피해자들을 지켜봤을 거라 생각했다. 이에 수사팀은 외부 흔적을 찾다 화장실과 연결된 방범용 창문을 확인했고 이 곳에 매달려 여성이 혼자 있는지를 파악했을 거라고 추정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범인의 지문이 발견했다. 그렇게 전과 전력이 있던 30대 직장인 남성 A씨를 특정, 검거할 수 있었다.

 

가장 오래됐지만 확실한 증거

가장 알려진 과학수사 기법 중 하나가 바로 지문이다. 지문은 사람마다 다르고, 한 사람의 지문도 손가락마다 다를뿐더러 평생 형태가 변하지도 않는다. 지문 일치 여부는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는데 DNA와 함께 가장 확실한 증거다.

 

지문 감식은 패턴 특징의 일치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범죄 현장에서는 전체 지문이 확보되는 경우 보다 일부만 남은 '조각지문'이 대부분이다. 흔히 '쪽지문'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남겨진 패턴이 선명할 경우 20%만 남은 쪽지문으로도 일치하는 지문을 찾아낼 수 있다.

 

또 한국 경찰이 자체 개발한 '고온습열처리법'으로 미라처럼 심하게 말라붙은 시체의 지문도 채취할 수 있다. 지문을 뜨거운 물에 담가 순간적으로 팽창을 유도해 채취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기법이다.

 

최근에는 손가락 무늬인 지문뿐 아니라 장문(掌紋, 손바닥 무늬)까지 수사에 활용된다. 장문 역시 개인마다 다른 형태를 나타내는 점을 이용한 기법이다. 용의자 신병이 확보됐는데 CCTV 등 다른 증거가 불충분할 때 현장에서 지문 대신 장문이 발견됐다면 용의자의 실제 장문과 대조해 일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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