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그룹, 의약품 구매대행으로 눈총받는 내막

관계사 통해 도매업까지 진출? “골목상권 침해”

김길태 기자 | 기사입력 2012/05/15 [14:23]

대웅그룹, 의약품 구매대행으로 눈총받는 내막

관계사 통해 도매업까지 진출? “골목상권 침해”

김길태 기자 | 입력 : 2012/05/15 [14:23]
국내 제약업계의 상위에 속하는 (주)대웅이 관계사를 통해 의약품 도매업에까지 손을 대고 있어 중소 도매상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최근 대웅의 관계사인 이지메디컴이 의약품 종합도매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40%의 지분을 소유한 대웅이 이지메디컴을 통해 영세한 도매상들로부터 수수료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 업계는 대기업이 골목상권에 진출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대웅과 이지메디컴에 상당한 이해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골목상권 침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대웅그룹과 이지메디컴의 은밀한 관계에 대해 그 내막을 알아본다.<편집자 주>


입찰 싹쓸이 ‘특혜의혹’ 받고 있는 이지메디컴 도매까지 진출
(주)대웅, 지분 40% 소유한 대주주…사실상 대웅그룹 자회사?
이지메디컴 사외이사도 대웅의 대표이사…그들의 은밀한 관계

 
[주간현대=김길태 기자]
전국 국공립병원 입찰 구매대행을 통해 의약품 입찰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던 이지메디컴이 최근 도매까지 진출해 업계에 논란이 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지메디컴은 최근 의약품 종합도매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대행에서 시작해 도매상으로 발을 넓힌 것. 업계에서는 서울대병원 입찰 구매대행에서 시작해 서울 및 지방의 주요 국공립병원으로 입찰 구매대행을 확산시키고 있는 이지메디컴이 의약품 도매업까지 본격적으로 나서며 기존 도매상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계열사·자회사도 아닌…

더욱이 이지메디컴 지분을 (주)대웅이 상당수 갖고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하며, “대웅그룹이 의약품 구매대행에까지 발을 넓히고 있는 것 아니냐”며 중소 도매상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품 구매대행 회사인 이지메디컴은 병원 및 의료기관이 상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문, 배송, 결제 등 모든 절차를 관리할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지분을 40%나 소유한 대주주가 바로 (주)대웅. 일각에선 이지메디컴에 대해 사실상 대웅의 자회사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보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지메디컴은 지난해 구매대행을 통해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지메디컴이 전국 국공립병원 입찰 구매대행을 통한 입찰에 대해 ‘싹쓸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게 나왔었다.

실제 이지메디컴은 서울대병원과 서울대 치과병원에서 특혜 의혹을 받은 바 있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서울대 치과병원에 대한 정기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대 치과병원은 의약품 구매 시 일반 경쟁을 거치지 않고 이지메디컴과 독점적으로 수의 계약을 맺으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지메디컴이 서울대 치과병원에 공급한 의약품 규모는 연간 최대 9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었다.

서울대병원 역시 계약사무를 이지메디컴에 위탁해 온 것으로 서울대 치과병원에 대한 감사 과정에서 드러났고 치과병원과 달리 자산 규모 1000억원 이상, 연간 예산 규모 500억원 이상인 대형 공공기관으로 계약사무를 민간업체에 위탁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과의 이해관계에 얽혀 이지메디컴에 특혜를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던 것.

이러한 특혜 의혹에 휩싸인 이지메디컴이 도매업으로까지 손을 뻗치자 업계 관계자들의 비판이 더욱더 가중되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지메디컴의 최대주주가 대웅그룹이라는 점에 착안, 더욱 우려를 나타내며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목상권 진출?

이지메디컴은 연간 6000억원 규모의 의약품 및 의료용품을 거래하는 구매대행 업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이지메디컴의 최대 주주는 지분 40%를 보유한 대형 제약업체 (주)대웅이지만, 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 개인투자조합이 각각 지분 5.55%와 4.7%를 보유한 3대 주주인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서 의약품 도매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언론을 통해 “이지메디컴은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많은 대학 병원 직원이 지분을 지니고 있다”며 “다른 구매대행 업체에 비해 병원의 거래처 현황 등을 훤히 내다보는 우월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상당수의 제약회사들은 대웅그룹과 이지메디컴의 그 관계에 의문을 품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감사보고서에는 이지메디컴의 특수관계자 또한 (주)대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거래 대부분이 대웅과 연관된 기업인 것.

업계의 관계자들은 “이지메디컴은 대웅이 만든 회사가 아니었나?”라는 반응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대웅과 이지메디컴의 이해관계에서 ‘대웅이 도매업에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는 논란거리가 크게 작용되고 있다. 이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반응이다.

업계의 한 인사는 일부 언론을 통해 “대웅이 제약도 하고 이제는 도매까지 하려는 것이냐”며 “대웅제약은 제약사와 특별한 관계가 없는 계열사를 제약사 중에서 가장 많이 갖고 있고 이 때문에 정부로부터 제약사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데 제약계에 좋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웅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에게 “관계가 있긴 하지만 계열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회사도 아니다”고 말하며 이지메디컴과의 관계를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도매업계에서 좋지 않은 시선이 나올 수 있지만 이지메디컴은 전혀 다른 회사로 보면 된다”며 “대웅과 업종 자체가 다르다. 이지메디컴의 어떠한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대웅이 이지메디컴의 대주주인 것 이외에도 또 다른 측면을 보았을 때 상당한 관련성이 있었다. 바로 이지메디컴의 사외이사도 대웅의 대표이사인 정난영 사장인 것. 이지메디컴은 지난 주주총회에서 정난영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연임시켰다.

이에 대웅 관계자는 “이지메디컴의 지분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전혀 관여 하지 않고 있다”며 “대표이사님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고 해줄 수 있는 말도 없다”고 일축했다.

논란 가중

한편 교육과학기술부가 서울대학교치과병원이 이지메디컴과 독점적으로 수의계약하여 병원에 필요한 전체 의약품(연 63억~94억원)을 구매하고 있어, 향후 계약에 관한 사무를 외부에 위탁하고자 할 경우 일반경쟁을 통해 하도록 조치했음에도 불구 서울대병원, 서울대치과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은 올해 입찰을 이지메디컴을 통해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메디컴은 대웅(40%), 서울대병원(5.55%), 서울대병원 개인투자조합 7 8 9호(1.86%), 충남대 개인투자조합(1.14%) 등이 지분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1075억(2010년 915억), 영업이익 28억1800여만원(2010년 5억여원), 당기순이익 18억7100여만원(2010년 2억여원)이다.

kgt0404@hyundaenews.com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포토뉴스
3월 다섯째주 주간현대 1245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