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예상 北도발 5대 시나리오 '심층분석'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대립국면으로 치달아”

이동림 기자 | 기사입력 2013/03/18 [14:39]

정부예상 北도발 5대 시나리오 '심층분석'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대립국면으로 치달아”

이동림 기자 | 입력 : 2013/03/18 [14:39]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이른바 ‘키 리졸브’ 훈련이 시작된 3월11일을 기점으로 남북이 최고 수위의 협박과 강력대응 경고를 주고받는 등 긴장국면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아직은 북한군의 특이동향이 포착되지 않고 있지만 연일 강도 높은 위협을 가해 온 정황으로 미뤄볼 때 추가도발은 그 어느 때보다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예상되는 북한 도발 시나리오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편집자 주>

 
 
박근혜 정부, 북핵 위기로 위기상황 ‘발등의 불’
연평도 포격 악몽, 北 단발성 국지도발 현실화?

 
수도권 정조준한 ‘장사정포’로 동시다발적 도발
4차추가 핵실험 임박…한반도 정전체제 대혼란

 
 
[주간현대=이동림 기자] 이른바 한미 합동군사연습이라 불리는 ‘키 리졸브’ 훈련이 시작되는 3월11일을 기점으로 남북 간 정세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키 리졸브는 연례 한·미 양국군의 연합·합동 지휘소 연습으로 북한군의 전면 남침을 가상한 방어적 대응타격 훈련이다. 이 시나리오에 따른 야전 기동훈련이 독수리 훈련이다.
 
2015년 전시작전권 한국군 이양에 대비해 올해는 한국 합참이 처음으로 훈련의 기획과 실행을 주도하고 있다. 이 시점에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한 북한은, 남북 간 불가침 합의들의 전면 무효화와 함께 판문점 연락통로를 폐쇄하고 남북 간 직통전화까지 일방적으로 단절했다. 한반도의 긴장감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일촉즉발 국면

북한은 ‘키 리졸브’ 및 ‘독수리’ 한미 합동군사연습은 북한에 대한 ‘침략행위’이며 남북 간 “불가침에 관한 합의를 전면적으로 뒤엎는 파괴행위”라고 주장한다. 또 남북 간 판문점 직통전화 단절은 “동족대결을 생존수단으로 하는 자들과 동포애와 인도주의 문제를 논한다는 것은 숭고한 적십자 정신에 대한 모독”으로 몰아세우고 있는 형국이다.

아직은 북한군의 특이동향이 포착되지 않고 있지만 연일 강도 높은 위협을 가해 온 정황으로 미루어 대남 추가도발이 그 어느 때보다 우려되는 상황이다. 북한의 추가도발은 키 리졸브 연습이 끝난 후 오는 4월15일 김일성 탄생일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북한은 “적대행위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2·3차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선제타격에 대해서는 다종화된 정밀 핵 타격 수단으로 맞서겠다”고 위협하면서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고 계속 도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위협발언에 대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북한 도발 시 즉각 응징할 수 있는 태세에 돌입했다. 지금까지 북한의 도발 위협발언은 한두 번이 아니지만 북한은 대부분 실제 도발에 앞서 북방한계선(NLL) 침범이나 해안포 사격 등 도발 징후를 보여 왔다.

도발 시나리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근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를 긴급 소집해 북한이 조만간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짓고, 도발 유형별 대응책을 검토한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북한의 도발 시나리오는 크게 다섯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연평도 포격 식의 단발성 국지 도발 가능성이다. 지난 2010년 11월23일, 발생한 연평도 포격은 한국전쟁 휴전이후로 처음으로 북한이 우리나라 영토에 직접적인 공격을 가한 사례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도발로 우리 군 해병대 2명과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북한은 이후 2차와 3차 사격을 벌여 경기도와 강원도를 공격할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해 이번에도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둘째, 수도권 등 주요 지역을 타격하는 고강도 도발 가능성이다. 서울 중심에서 40km 내외에 위치한 북한의 장사정포는 국민을 위협하고 있으며, 실제 발사될 경우 상당한 인명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수도권 공격으로 국민이 공포에 빠져 혼란 상황이 발생하면 피해는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비상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통해 일사불란한 대피와 올바른 행동요령 숙지가 필수적이지만, 정부는 ‘국민 불안’을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이를 외면하는 실정이다.

셋째, 여러 지역을 타격하는 동시다발적 기습 도발 가능성이다. 북한은 현재 중·단거리 미사일을 비롯한 기동타격 수단들이 사격진지를 차지(점령)하고 해군함정까지 우리 군 미사일 기지 및 중요 목표물 지역을 향해 정조준하고 있다. 이는 동시 다발적인 도발 혹은 군사적 국지도발로 확전될 것에 대비한 사전 조치로 볼 수 있다. 포사격뿐 아니라 주요 대상물(원자력발전소, 유독성 화학물 저장 탱크)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공격이 이뤄질 수 있는 셈이다. 북한이 도발로 노리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이 마무리되는 시점(3월21일)을 전후로 동서해에서 동시다발적 기습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넷째, 4차 핵실험을 포함한 핵 관련 도발 가능성이다. 북한은 이미 4차 핵실험 준비를 모두 끝내놨기 때문에,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카드다. 이에 앞서 미사일 발사 후 유엔 제재 결의가 있자 북한은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유엔이 북핵 실험에 대해 다시 제재 결의를 했고 추가 도발을 예고한 이상 어떤 식으로든 도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도발하지 않더라도 ‘도발성명’ ‘전시상태 선포’ 등을 통해 도발을 위한 명분을 계속 쌓아갈 가능성도 높다.

다섯째, ‘테러’로 분류할 수 있는 비정형적 도발 가능성이다. 한미 연합연습이 끝나는 4월 말 이후부터는 국지도발(함정 폭침, 서해5도 포격 및 기습점령),  전자·사이버 공격, 테러 등이 예상된다. 특히 북한의 정전협정 파기 선언 등으로 인한 국가안보 위기상황과 맞물려 북한의 사이버테러 개연성이 높아진 데다 서민 상대 사이버 금융사기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테러용 악성코드 유포, 공격 유형 등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軍 억제능력

이 같은 시나리오는 자연스레 우리 군의 공격 능력과 방어 능력에 대한 초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 군당국은 북한이 동해와 서해상에 항해금지구역을 설정한 것으로 미뤄 북한이 서해 또는 동해로 단거리 미사일 KN-02 또는 스커드B 등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군당국에 따르면 지난 2007년 4월 인민군 창건 기념일 군사행진에 사용됐던 KN-02 미사일은 옛 소련의 이동식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 SS-21을 개량한 것으로 고체연료를 사용, 5분 내 신속 발사가 가능하다. 원형공산 오차는 100m 내외이며 이동식 발사대에서 신속히 발사할 수 있어 우리 군에 위협이 되고 있다. 사거리가 300km인 스커드B는 발사 징후를 조기에 탐지하기 어렵고 비행시간이 짧아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스커드 미사일은 발사 4~6분이면 수도권에 도달할 정도로 가공할 만한 위력을 가진 미사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은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KN-08’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초기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중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알려진 ‘KN-08’은 북한의 신형 미사일로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가 가능하며 우리나라와 일본은 물론이고 동남아시아까지 사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가장 무서운 것은 북한의 ‘장사정포’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 북한은 장사정포를 최전선 지역에 전진 배치해 놓고 우리의 수도권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리 군에겐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장사정포는 170mm 자주포 550여 문과 240mm 방사포 440문으로 구성되어 있어 우리 군에겐 눈엣가시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우리 군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 서울은 물론 수도권까지 타격 가능하고 시간당 2만400여 발을 퍼부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장사정포를 이용한 도발에 대해 우리 군은 정밀  GPS탄과 순항미사일로 도발원점을 초토화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군은 북한이 장사정포 등을 이용해 수도권 일대에 도발을 감행할 경우 원점 타격과 함께 평양 등의 핵심지역을 보복 타격할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해를 입은 지역과 규모에 해당하는 응징을 하는 것은 물론, 도발에 대한 지원세력까지 타격한다는 것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북한이 도발하면 우리는 훨씬 더 강한 전력을 이용해 (북한 측이)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도록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장사정포 도발에는 우리 군의 KF-16, F-15K 등의 항공 전력과 K-9 자주포, 에이태킴스(ATACMS), 순항미사일 등 장거리 전력이 도발 원점 및 후방 지원세력까지 타격에 나선다. 특히 최근 국방과학연구소는 북한의 장사정포 진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한국형 GPS 유도폭탄 ‘KGGB’ 개발을 완료하고 이에 대한 실전배치에 들어갔다. KGGB는 산의 후사면에 위치한 북한의 장사정포 진지까지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 군당국의 설명이다.

KGGB는 230kg의 재래식 폭탄에 날개를 부착하고 다시 그 위에 GPS 유도장치를 장착해 정밀성을 확보했다. 사정거리는 100km에 이른다. 오차범위도 13m 내로 알려져 있어 북한의 장사정포 진지에 대한 정밀타격이 가능하다. KF-16이나 F-15K 등 주력 항공 전력에 장착해 활용이 가능하며 이미 지난해 말부터 실전배치를 시작했다. 황해남북도 전역과 강원도 대부분 지역이 사정거리에 포함된다. 재래식 폭탄 1600여 발에 대한 KGGB 장착을 진행 중이다.

대립국면 가열

여기서 주목할 점은 북한이 전투기 같은 전통 무기보다 유독 핵무기나 탄도미사일 등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전략적으로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비대칭 전력 위주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우리는 전쟁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어온 무기구축에 많은 힘을 쏟고 있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단적인 예로 우리와 북한의 공군전력을 비교했을 때, 북한이 절대 열세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특히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는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 위협을 한반도 정전 체제를 흔들어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도발에 대비해 국방부는 모두 30개의 북한 도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대비태세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북한군은 서해 NLL 인접 지역 해안의 동굴진지에 해안포문을 개방해 포격 위치로 이동시키는 것으로 관측됐다.
 
우리 군도 이에 맞서 연평도 등 NLL 지역 해병부대는 자주포와 전차 등을 투입하는 등 대응태세로 전환 중이다. 지난 1999년이나 2002년의 서해교전도 북한이 정전협정을 부정하면서 나타난 도발이었다. 현재도 군사적 충돌 상황이 빚어질 가능성이 큰 곳도 서해 NLL지역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NLL 대남 위협을 북·미 대화의 전술적 지렛대로 활용해왔다.

특히, 북한은 주로 전면 대결 태세의 징후가 보였을 때 NLL 도발을 감행했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 당시 군당국이 보여준 대응조치로 볼 때 연평도 포격 도발이나 지난해 장거리 로켓 발사처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 군사 활동의 여러 징후와 첩보를 관리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 이후 대처보다 그들이 도발을 포기하도록 사전에 6자회담 등 각종 외교채널을 통해 전 방위로 북한을 압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4주째에 들어선 박근혜 정부가 북핵 위기로 타격을 맞을 전망이다. 내각진용도 채 갖추기 전에 북한의 정전협정 백지화 및 남북 불가침 합의 폐기 선언 등으로 한반도 위기상황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새 정부 출범과 거의 동시에 터져 나온 북한의 도발행위가 박 대통령으로서는 막중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대북관계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로 가느냐, 더한 대립국면으로 가느냐는 중대고비에서 놓여 있는 셈이다.

baghi81@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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