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철도 운행 불허 옹색하지 않나?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남한이 사회주의국가가 되는 게 아니다!

이계홍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8/08/31 [07:43]

남북 철도 운행 불허 옹색하지 않나?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남한이 사회주의국가가 되는 게 아니다!

이계홍 칼럼니스트 | 입력 : 2018/08/31 [07:43]

 

▲ 이계홍 칼럼니스트. 

 “남쪽 열차를 신의주까지 운행하며 북쪽 철도 구간을 남북이 함께 점검하려던 계획이 유엔군사령부(이하 유엔사)의 불허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는 한겨레의 단독보도가 있었다.

 

한마다로 놀랄 일이다. 근본적인 질문부터 해보자. 뭐가 그리 복잡해서 안된다는 것인가. 전에도 달렸던 길인데 불허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한겨레는 30남북철도 공동점검, 유엔사가 불허...’주권침해논란제하의 기사에서 정부는 지난 23일 기관차에 6량의 객화차를 연결한 남쪽 열차를 서울역에서 출발시켜 북쪽 끝 신의주까지 운행하면서 경의선 북쪽 철도 구간(개성~신의주)의 상태를 남북이 함께 점검하려고 관련 인원과 열차의 방북·반출 계획을 통보했으나 유엔사가 승인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유엔군사령부는 정전협정상 군사분계선 통과 인원·물자에 대한 승인권을 갖고 있다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엔사는 사전 통보 시한을 한국 정부가 지키지 않은 점을 승인 거부 이유로 내세웠다고 한다. 군사분계선을 넘는 출입 계획은 관련 당국 사이에 48시간 전에, ‘통행 계획은 군 직통선으로 24시간 전에 통보하도록 돼있다. 군 당국 간 통보는 정전협정상 유엔사와 북한군이 해야 하나 북쪽이 유엔사를 상대하려 하지 않아 남쪽 군이 유엔사와 협의해 승인을 얻은 뒤 북쪽에 통보해왔다.

 

보도는 또 사전통보 시한은 정세와 상황의 긴급성 등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적용돼온 터라 유엔사의 승인 불허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고 보도했다. 개성공단 가동 이후 남쪽 인원의 일상적 군사분계선 통과 관련 업무 처리 관행에 밝은 한 관계자는 실제론 유엔사의 승인권은 형식적이었고 한국군의 통보로 갈음하는 게 관행이었다며 미국 정부가 이 사업을 하지 못하게 막으려고 사전 통보 시한을 꼬투리 잡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미국이 제동을 걸었다고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유엔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이 겸하고 있다.

 

보도는 남북이 경의선 철도 북쪽 구간 공동점검에 나서기로 한 데에는 우선 실무적으로는 열차 실제 운행이 공동점검의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다. 역사적으론 이번 공동점검 방안이 실행됐다면 1945911일 남북 철도 분단 이후 남쪽 열차가 북쪽 끝 신의주까지 달리는 두번째 사례가 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경의선 철도를 이용해 남북 공동응원단을 보내기로 한 200710·4 정상선언 합의에 따라 남쪽 열차로 서울역에서 신의주까지 시험운행을 한 선례가 있다(이명박 정부 출범 뒤 남북관계 악화로 공동응원단 열차 파견은 실행되지 못했다)”고 적시했다.

 

이 사업은 유엔·미국의 대북 제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주권 침해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도 보도했다.

 

이런 주권침해에 대해 국내는 큰 반응이 없다. 보도하더라도 팩트만 전달한다. 꼭 그래야 할까. 여론을 짚어서 이의 부당성을 지적해야 한다. 부당한 권한행사가 있었다면 어떻게 외세를 돌파하느냐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우리가 주체적이지 못할 때 어떤 나라도 우리를 보호해주지 않는다. 그런데 불행히도 국내 사정이 이에 썩 우호적이지 않다.

 

남북관계, 북미대화를 달가워하지 않는 세력이 엄존하고, 그래서 사사건건 물고 늘어진다. 그들은 철도가 연결되면 남한 사회가 사회주의 국가가 된다고 공공연히 악담을 늘어놓을 정도다.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그들 스스로 알면서도 악마의 주술처럼 주구장창 그렇게 외친다. 생각해보자. 철도가 연결되면 남한이 북의 체제에 흡수되어 사회주의 국가가 되는지, 반대로 북한이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전환되는지를... 세상이 다 아는 이치를 이들은 이렇게 말도 안되는 어거지로 사회분위기를 분탕질한다.

 

잔인한 봉건사회와 자본주의의 탐욕과 비인간화의 반성 때문에 평등이라는 가치를 내걸고 공산주의가 한때 서구사회에서 발호했다. 그리고 한 세기가 넘어간 지금 그것은 오히려 비인간화를 심화시키고, 경제를 파탄내고, 그래서 공산주의 종주국 러시아는 물론, 중국 베트남이 자본주의화했다. 북한도 그 길을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본주의가 부패로, 혹은 갑질로 다수의 국민을 지배한 결과 사회적 약자들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 체제가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었다는 체제 승리를 가져다 주었다.이런 마당에 사회주의로 간다고? 이는 종북 좌빨 냉전 타령으로 개혁세력을 가두려는 수구냉전분자들이 상투적으로 내뱉는 음해일 뿐, 현실성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

 

철도 연결을 서둘러야 한다. 어떤 사람은 불경기와 취업저조 저출산 양극화 등등 당장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남북철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느냐고 비판한다. 그러나 그게 바로 해결책이다꽉 막힌 경제의 숨통을 남북교류로 열어가야 한다. 그것이 해법인데, 남한사회를 가두자고? 북녘땅은 물론 광활한 만주벌판, 시베리아횡단철도, 새 실크로드로의 진출 길이 열리는데 고도처럼 갇혀있자고? 그런 수구 냉전 사고가 해법이 되는가?

 

생각해보자. 길이 열려야 통하는 것 아닌가. 경의선 경원선은 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길이다. 한반도 리스크를 해결하고, 평화체제가 작동되고, 민족웅비를 약속하고, 전쟁의 불안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그래서 길이 뚫려야 하고, 그것은 좌우개념, 보수 진보의 개념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우리 모두의 이익이고, 우리 후손의 미래일 뿐이다.

 

하인 다루듯 군림하는 부당한 외세에는 이제 떳떳하게 항의해야 한다. 유엔사는 물론 내부의 호전광들에게 준엄하게 물어야 한다. 없던 길도 내는데 용인됐던 길을 왜 막는가. 한반도가 번영하고 평화로운 길을 가겠다는데 왜 방해하는가.

 

따라서 시민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발언할 때다. 행동을 보일 때다. 우리 운명은 우리가 개척해야지 남의 시혜로 얻어지는 선물이 아니다.  

 

khlee05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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