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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채원 에세이집 ‘윤채원의 토닥토닥’

그 모성에서 배어나는 토닥거림

박소영 기자 | 기사입력 2013/03/29 [15:19]

윤채원 에세이집 ‘윤채원의 토닥토닥’

그 모성에서 배어나는 토닥거림

박소영 기자 | 입력 : 2013/03/29 [15:19]

▲ <사진 제공 : 해드림출판사>  

[주간현대=박소영 기자] 세상사 ‘인연과 관계’를 통해 생채기 난 일상을 따스하게 토닥거리는 에세이집 ‘윤채원의 토닥토닥’(해드림)이 나왔다. 수필가 윤채원씨가 틈틈이 주변 이웃들에게만 전달해 온 글들을 모아 일반 독자에게 공개하게 된 것이다.
 
소난(小難)이든 백난(百難)이든 우리 주변에는 저자처럼 따뜻한 가슴으로 함께해주는 이들이 있어, 이 세상 휴머니즘은 늘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토닥토닥, 이 얼마나 포근한 휴머니즘적 발상인가.
 
원로 시인 황금찬씨는 이 ‘토닥토닥’의 느낌을 ‘구름과 은하가 흐르는 하늘에서, 풀 바람에 날리는 꽃잎 같은 것’이라고 하였다. 바람에 꽃잎을 날리듯이, 생채기 난 가슴을 구름 가에 날려주는 에세이집이라는 것이다. ‘토닥토닥’은 노 시인이 말하는 바로 이 평화와 위안의 샘이다.
 
‘토닥토닥’에는 네 가지 예쁜 의미가 들어 있다. 먼저 책 이름이 예쁘다는 것이요, 윤채원이라는 저자 이름이 예쁘다는 것이요, 프로필에서 보이는 저자 얼굴도 예쁘다는 것이요, 무엇보다 힘겨운 이들을 토닥토닥 다독여주는 마음이 예쁘다는 그것이다.
 
 
아침에 만나는 빨간 우체통
 
편지처럼 만나는 저자의 ‘토닥거림’에는 묘한 동감이 느껴진다. 성실하게 앞서가는 이웃을 만났을 때 피할 수 없는 열패감으로 작아진 자신을 안아 올리던 아픈 기억들을 생생하게 살아나게 한다. 여기에는 인생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선한 심성이 들어 있으며 자칫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일상의 모난 모습들을 모성의 눈빛과 감성으로 토닥여 주는 것이다.
 
해가 중천에 뜬 시각에 읽어도 새벽처럼 신선하기 짝이 없는 토닥거림, 아름답고 선한 영혼,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란 말이 또 하나의 새로운 메시지처럼 들린다. 미처 봄의 결조차 느끼지 못한 우리에게 홍매화 한 그루 후미진 곳에 봄이 와 있다고, 무슨 꽃이든 한 송이 피워 들판 언저리의 바람과 하나가 되어보라고 일으켜 세운다.
 
보이지 않는 그림자처럼 맨손으로 걸어와 어느 틈에 곁에 서 있는 토닥거림. 가난한 어머니의 품속을 닮아 따스하기도 하다. 가난해서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해맑은 웃음으로 행복을 선물하는 사람, 그 사람을 만나면 작은 몸이 더욱 작아져 고개를 치켜세우고 바라보게 된다.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고 있으면 몸에서 샘솟는 희열을 느낄 수 있다. 무엇을 주거나 받지 않아도 뿌듯하게 차오르는 포만감, 지금 곁에 없어도 언제나 함께 있는 것 같은 그런 사람이 오래전에 있었다. 그것이 ‘토닥토닥’이다.
 
 
이유 모를 불안감을 토닥거리다
 
글을 쓰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이 있는데 ‘인연, 관계’ 등이 그것이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그 본질을 알 수 있는 법이다.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에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아름다운 인연을 나누는 가장 큰 비법이지 싶다. 애써 관계에 집착하다 보면 객관성은 사라지고 그리움과 아쉬움이 쌓일 틈도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외로움을 불러들이거나 혹은 탈출하기 위한 서툰 몸짓이다. 여기에 실린 글들은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늘 서성거리는 이유 모를 불안감을 잠식시키기 위해 쓴 토닥거림들이다. 따라서 스스로를 토닥거리기도 하는 날갯짓이다.
 
“이른 아침/풍경소리가 그리워지는 날엔…먼데 바람을 부르는 것일까/산사로 미처 흘러가지 못한 메마른 풍경에서는/그저 바람 냄새만 묻어납니다.”
 
충북 충주에서 출생한 저자는 2003년 ‘한국수필’에 ‘새벽풍경’으로 등단함으로써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국내 여러 문학지에 작품을 발표하고 있으며, ‘독서와 논술’을 통해 아이들도 지도해 가는 중이다.
 
한국문인협회, 한국수필가협회, 한국산문, 한국여성문예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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