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이냐? 킹메이커냐?’…昌의 선택은

이회창, 자유선진당 탈당

박민호 기자 | 기사입력 2012/05/30 [10:28]

‘킹이냐? 킹메이커냐?’…昌의 선택은

이회창, 자유선진당 탈당

박민호 기자 | 입력 : 2012/05/30 [10:28]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가 자신이 창당했던 자유선진당을 탈당했다. 이 전 대표는 탈당은 했지만 정계은퇴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이 전 대표의 향후 행보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이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따라 정계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과연 킹 역할을 할 것인지 아니면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행보에 따라 향후 대선 정국은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편집자 주>




 
자신이 창당한 정당 박차고 나온 이회창
‘정계은퇴 아니다’…昌의 속내는 무엇?

 
[주간현대= 박민호 기자]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가 갑작스럽게 자유선진당을 탈당했다. 물론 자유선진당을 탈당할 것이라는 조짐이 곳곳에서 보이기는 했지만 워낙 갑작스런 탈당이었다. 때문에 정가에 다소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4년 전 자신이 창당했던 자유선진당을 탈당한 것이다. 자신이 세운 정당을 제 발로 걷어차고 나간 것이다. 세간에서는 이 전 대표가 자유선진당을 탈당한 이유에 대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전 대표는 19대 총선 과정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그리고 자유선진당은 19대 총선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자유선진당은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 중심으로 비대위 체제를 꾸렸다. 자유선진당이 명실상부하게 이인제 체제로 재편된 것이다. 사실 이 전 대표와 이 비대위원장의 악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비대위원장은 1997년 대선 때 신한국당 후보경선에서 이 전 대표에게 패한 뒤 탈당, 국민신당 후보로 출마했다. 보수 및 영남 표가 갈리면서 이 전 대표가 낙선(김대중 당선)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02년 대선 때는 새천년민주당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에 패했으며, 노 후보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와 연대해 단일후보로 확정되자 탈당해 이 전 대표를 지지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당시 1997년 경선 불복에 대해 이 전 대표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2008년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 비대위원장은 자유선진당에 합류해 이 전 대표와 한집살이를 했다. 그러나 악연이 워낙 깊은 탓에 냉랭한 관계가 지속됐으며 결국 올해 대선을 앞두고 헤어지게 됐다.

昌의 결단
이처럼 이 전 대표와 이 비대위원장의 악연은 오래된 상황이었다. 때문에 이 전 대표의 탈당에도 불구하고 이 비대위원장은 “오랫동안 깊은 고뇌 끝에 내린 결론이라 믿고 그분의 뜻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는 이 전 대표가 탈당한 것에 대해 큰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즉, 이 전 대표가 탈당해도 이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이는 뿌리 깊은 악연 때문이라는 것이 정가의 진단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악연 때문에 탈당을 한 것은 아니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자유선진당 내부 사정 때문에 탈당을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 이후 자유선진당은 급격하게 이인제 체제로 재편됐다. 더욱이 이 비대위원장은 ‘이회창 지우기’에 나섰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가 반발, 당을 떠났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특히 대권을 놓고 이 전 대표와 이 비대위원장이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이 비대위원장에게 ‘당권-이인제 대권-이회창’ 카드를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비대위원장이 이런 제안을 거절하면서 이 전 대표가 자유선진당에서 더 이상 자신의 역할이 없다고 판단, 탈당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유선진당이 19대 총선 이후 이인제 사당화로 치달으면서 이 전 대표가 더 이상 자유선진당에서 대권 출마를 할 수 없다고 판단, 탈당을 한 것이라는 것이다. 비록 자유선진당은 이 전 대표가 창당한 정당이지만 이제 이 비대위원장이 완전히 접수한 정당이다.

이 비대위원장은 국민생각을 창당했던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을 최고위원으로 영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당명 개정과 전당대회를 통해 새 이름과 새 지도부도 구성하기로 했다. 선진당은 ‘자유선진당’이란 이름을 버릴 예정이다. 지난주 공모를 통해 2000여 건의 당명을 접수했으며 미래선진당, 희망미래당, 희망정치21 등이 후보에 올랐다. 명실상부한 이인제 사당이 된 것이다. 이 비대위원장은 이런 자유선진당을 발판으로 대권 도전을 꿈꾸고 있다. 이 전 대표 역시 12월 대선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미 자유선진당은 이인제 사당으로 변질됐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자유서진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사실상 이런 정당에서 이 전 대표가 대권 주자로 선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즉, 이 전 대표로서는 자유선진당 내에서 12월 대선에서의 역할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탈당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 전 대표 측근이었던 박선영 의원도 곧 탈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의 탈당으로 인해 자유선진당은 이제 명실상부한 이인제 사당이 됐다. 박선영 의원 등 이 전 대표 측근들도 탈당을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12월 대선에서 이 비대위원장의 대권 출마는 이제 기정사실화됐다. 이제 남은 관심은 이 전 대표의 향후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탈당은 했지만 정계은퇴는 아니라고 언급했다. 정계은퇴가 아니라는 발언은 결국 12월 대선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12월 대선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     © 주간현대

昌의 계획
이에 세간에서는 이 전 대표가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인가 혹은 킹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서는 킹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만약 킹메이커 역할을 할 의향이 있다면 자유선진당 내에서도 충분히 했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비대위원장의 대권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이 전 대표의 대권 출마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고 이에 위기를 느낀 이 전 대표가 탈당을 한 것이기 때문에 킹메이커 역할보다는 킹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가의 분석이다. 정계은퇴가 아니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점을 생각해서 한 발언이 아니냐는 관측도 쏟아지고 있다. 또한 이 전 대표가 평소에도 대권에 관심이 있었던 점에 비쳐볼 때 대권 도전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 전 대표가 현재 가장 취약한 것은 자신의 기반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자유선진당이라는 기반이 있었지만 탈당을 하면서 이제 고립무원의 상태가 됐다. 시베리아 벌판 한복판에 서있는 그런 상태인 것이다. 이 전 대표로서는 자신의 기반 없이 대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 때문에 다른 세력과의 연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일각에서는 비박 세력과의 연합을 준비하기 위해 탈당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사실상 박근혜 정당으로 재편됐다. 신임 당 대표에 황우여 대표가 선출됐으며, 원내대표에 이한구, 사무총장에 서병수 의원이 임명되는 등 사실상 박근혜 정당이 됐다. 대권 출마를 도전한 비박 후보들로서는 대선 경선은 치르나 마나 한 상황이 된 것이다. 여기에 비박 후보들이 주장하고 있는 완전국민경선제 도입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박 후보들의 설자리는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비박 후보들이 이런 상황이기에 비박 세력들은 힘을 못 쓰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의 자신의 역할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대선 경선을 지나 대선 본선에서도 마찬가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친박계가 당과 대권을 모두 장악한 상태에서 비박 세력들이 할 수 있는 일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비박 세력들은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상태이다. 비박 후보들이 있지만 비박 후보들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패배했을 경우 그 다음 대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대안으로 바로 이 전 대표인 것이다.

사실 이 전 대표의 국정운영 생각이나 비박 세력의 국정운영 생각은 비슷하다. 보수적인 색깔이 강하다. 박 전 비대위원장이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좌향좌를 한 반면 이 전 대표나 비박 세력은 보수의 색깔을 갖고 있다. 따라서 색깔도 잘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와 비박 세력들이 하나로 뭉쳐서 신당 창당을 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새누리당 대선주자로서 본격 행보를 시작한 이재오 의원이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이 거부될 경우 “중대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비박 후보들이 탈당을 감행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탈당 후 신당 창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이 전 대표나 비박 후보들 모두에게 대선 출마 가능성이 공평하게 열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완전국민경선제를 통해 대선 주자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자유선진당에 남아 있을 경우 이 전 대표가 대선 주자가 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이는 비박 후보들도 마찬가지. 따라서 탈당 후 신당 창당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昌의 미래
이렇게 될 경우 보수층은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즉, 12월 대선에서 보수층은 표심이 분열될 수밖에 없다. 현재 보수층은 새누리당 대선 주자, 자유선진당 이인제 비대위원장, 이회창 전 대표 등 3자 구도로 돼 있다. 이런 구도가 대선 본선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면 보수층 표심은 세 갈래로 나뉠 수밖에 없다. 만약 새누리당 대선 주자로 박 전 비대위원장이 선출될 경우 박 전 비대위원장은 상당히 힘든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그나마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보수층이 하나로 결집했기 때문이다. 물론 자유선진당이 있었지만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보수층은 새누리당으로 결집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새누리당이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런데 12월 대선에서 보수층이 이처럼 세 갈래로 분열이 된다면 표심 역시 분열될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보수의 집권이 힘들어지게 된다. 야권은 연대의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보수는 분열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지난 총선의 투표 결과에서 나타났다시피 여당의 표와 야당의 표가 엇비슷하게 나왔다.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은 여당이 다소 많게 나왔지만 전국적인 투표를 계산할 결과 오히려 야당이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2월 대선에서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보수층이 분열을 하게 된다면 여당 표는 분산되게 돼 있다. 이렇게 된다면 새누리당은 더욱 힘든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때문에 여당 내부에서는 이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이라도 하는 날에는 새누리당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당 창당을 하고 난 이후 보수대연합을 이루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야권에서 야권연대를 시도하는 것처럼 보수에서도 보수대연합을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 전 대표는 자유선진당에 있을 때도 보수대연합을 주창해온 사람이다. 하지만 자유선진당이 이 비대위원장에게로 넘어간 이후 보수대연합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이다. 이 전 대표로서는 자유선진당에 계속 잔류해 있으면 보수대연합을 이뤄낼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이 전 대표가 탈당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탈당을 했지만 정계은퇴를 한 것은 아니라고 발언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나오고 있다. 즉, 단순하게 대권 출마 욕심 때문에 탈당을 한 것이 아니라 보수대연합을 이루기 위해 탈당을 결행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는 결국 새누리당과의 보수대연합을 말한다. 야권연대가 오는 8월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선출한 이후 10월경 야권연대를 이뤄내는 것처럼 이 전 대표 역시 7~8월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선출되면 그 이후 보수대연합을 이루기 위한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 탈당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아니면 곧바로 새누리당으로 입당, 킹메이커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전 대표가 박 전 비대위원장과의 연대에 대해 지난 대선 때부터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대선 때에도 박 전 비대위원장이 자신과 손을 잡겠다고 한다면 대권을 포기하겠다고 언급할 정도로 박 전 비대위원장과 손을 잡고 싶어 했다. 이런 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에 새누리당으로 직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이 전 대표가 박 전 비대위원장과 손을 잡게 된다면 박 전 비대위원장은 날개를 달게 되는 것이다. 물론 박 전 비대위원장이 충청권 표심을 잡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 전 대표가 박 전 비대위원장과 손을 잡게 된다면 충청권 표심은 박 전 비대위원장에게 확실하게 쏠릴 것이 분명해진다. 아울러 보수층 표심이 결집되는 현상까지 보이게 된다. 박 전 비대위원장으로서는 이 전 대표와 보수대연합을 이뤄내는 것이 큰 이익을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새누리당으로서는 이 전 대표와의 관계 정립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전 대표의 탈당에 대해 넋 놓고 있을 경우 보수층 표심이 분열, 새누리당이 힘든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새누리당으로서는 이 전 대표의 행보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전 대표가 과연 킹 역할을 할 것인지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인지 여부이다.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는 킹 역할에 무게가 실려 있다. 하지만 킹메이커 역할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전 대표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정가는 요동칠 것이고,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층 대선 주자가 12월 대선에서 승리하느냐 패배하느냐는 이 전 대표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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