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사태, 무너지는 진보층

통합진보당 사태, 결국 새누리당에게 대선 승리 안겨주나

김철중 기자 | 기사입력 2012/06/04 [13:38]

통합진보당 사태, 무너지는 진보층

통합진보당 사태, 결국 새누리당에게 대선 승리 안겨주나

김철중 기자 | 입력 : 2012/06/04 [13:38]
통합진보당이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에 대한 출당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구당권파와 신당권파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그런 상황인 것이다. 문제는 통합진보당의 진통이 계속될수록 유리한 정당이 있다. 바로 새누리당. 새누리당은 가만히 앉아 있으면서도 12월 대선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꽃놀이패를 쥐고 있는 셈이다. 통합진보당 사태가 결국 새누리당에 대선 식탁을 들어다 주는 것이다. <편집자 주>



 
통합진보당 사태 장기화, 여당에는 반가운 일
제명 절차 통해 19대 국회 주도권 잡을 수도

 
[주간현대=김철중 기자]
 
통합진보당 사태가 나날이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에 대한 출당 조치를 결정했다. 일단 통합진보당 중앙당기위원회는 두 당선자의 징계 심리를 서울시당기위원회에서 했다. 문제는 애초 서울시당 당적이었던 이석기·김재연 당선자가 경기도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꼼수를 부려서 중앙당기위가 무력화된 것이다.

▲ 통합진보당은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에 대한 출당 조치를 결정했다.     © 주간현대

 
고마운 통진당

하지만 통합진보당 당규에는 제소자가 관할 당기위 변경을 중앙당기위에 요청하면 중앙당기위에서 과반의 의결로 당기위를 변경할 수 있다는 조항으로 인해 혁신비대위가 제출한 ‘관할 광역시도당 당기위원회 변경 신청’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중앙당기위에서 두 당선자의 출당 조치를 결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 당선자는 일부 중앙당기위원이 중앙위원이란 이유를 들어 ‘당기위원 기피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또한 출당 여부 역시 산 넘어 산이다. 당기위 징계절차가 늦어짐에 따라 두 당선자는 지난 5월30일부터 국회의원이 됐다. 이에 정당법에 따라 소속 국회의원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출당 처리가 가능하다. 정당법 33조는 정당소속 국회의원의 제명을 위해서는 당헌이 정하는 절차를 거치는 외에도 소속 국회의원의 과반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당선자 13명 중 당권파 계열은 이석기, 김재연, 김선동, 김미희, 이상규, 오병윤 당선자로 총 6명이다. 비당권파 당선자는 노회찬, 심상정, 윤금순, 강동원, 박원석 등 5명이다. 정진후, 김제남 당선자는 현재 출당 문제에 대해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진후, 김제남 당선자의 입장에 따라 두 당선자의 행보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합진보당 사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설사 출당 조치를 내렸다고 하더라도 국회의원 신분을 얻었기 때문에 사퇴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가 된 것이다.

즉, 2016년까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새누리당이 19대 국회가 개원되자마자 두 당선자에 대한 제명을 해야 한다는 제안을 민주통합당에 해놓은 상태이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김형태, 문대성 당선자의 제명 역시 동반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통합진보당의 논리를 그대로 새누리당에 적용하게 된다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현실적으로 통합진보당의 두 당선자의 의원직 제명이 쉽지 않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두 당선자는 2016년까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의원 배지를 떼려고 했지만 떼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통합진보당 사태는 구당권파와 신당권파의 갈등으로 인해 장기화의 모습으로 가고 있다. 더욱이 통합진보당은 6월말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두 당권파의 헤게모니 싸움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마다 당권을 장악하기 위한 노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통합진보당의 갈등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보는 것이 정답이다.

이처럼 통합진보당의 갈등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며, 장기화의 모습을 보이면서 실제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는 정당이 새누리당이다. 새누리당 입장에서 본다면 통합진보당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장기화될수록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비록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지만 두 당선자에 대한 제명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19대 국회 개원을 하자마자 초반 정국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두 당선자의 제명을 놓고 첨예한 갈등과 대립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두 당선자는 반드시 제명돼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고, 야당들은 김형태, 문대성 당선자의 제명과 함께 박 전 비대위원장의 제명 역시 같이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된다면 제명 절차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보이게 될 것이며, 이는 결국 새누리당이 정국 주도권을 쥐고 흔든다는 것이다. 19대 국회가 개원되자마자 정국의 주도권이 새누리당에게로 넘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사실상 제명되기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제명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야당들이 두 당선자에 대한 제명 처리를 반대하는 의사를 보이게 된다면 오히려 더 큰 이득을 얻게 되는 것이다. 즉, 새누리당은 불법과 탈법을 저지른 당선자를 제명하려고 하는 정당이 되며, 야당들은 불법과 탈법을 저지른 당선자를 비호하는 정당이 되는 것이다.

즉, 선과 악이 구분되는 그런 상황이 되는 것이다. 가뜩이나 유권자들이 두 당선자를 비롯한 통합진보당 내부의 주사파(주체사상파)에 대한 청산의 의지가 뜨겁다.

이번 기회에 주사파를 완전히 몰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뜨겁다. 이런 유권자의 의지를 새누리당이 반영, 두 당선자를 국회에서 몰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새누리당은 선한 정당이 되는 것이다. 두 당선자의 몽니를 통해서 새누리당은 큰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통합진보당을 지지했던 유권자 상당수가 부동층으로 옮겨갔다. 구당권파의 몽니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사태 추이를 관망하면서 어떤 정당을 지지할지 여부를 고민하는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대선 승리 가능성

이는 새누리당으로서는 상당히 반가운 일이다. 비록 자신의 편은 아니더라도 야당 성향 지지층이 부동층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일단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들이 새누리당 지지로 돌아서거나 민주통합당 지지로 돌아서지는 않았다는 것은 최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면 새누리당은 1~2%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고, 민주통합당 역시 비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은 추락을 해서 3~4%대에 머물고 있다. 두 자리 숫자까지 치솟았던 통합진보당 지지율이 3~4%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빠졌던 지지율이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에 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에서 나오고 있다. 즉, 통합진보당을 지지했던 지지자들이 부동층으로 빠져 나와 정국을 관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새누리당에 있어서는 큰 이득이라고 할 수 있다. 통합진보당을 빠져 나온 유권자들은 앞으로의 대선 정국 역시 관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민주통합당에서 어떤 대권 주자가 나올 것인지 그리고 야권연대 대권주자가 누가 될 것인지를 놓고 저울질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야권연대 대권주자가 누가 되더라도 덮어놓고 투표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이번 여론조사 추이에서 보여준 것이다.

따라서 새누리당에는 이득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일단 대선 정국을 관망하겠다는 자세로 돌아섰다는 것은 야권에는 큰 손실이며, 새누리당에는 큰 이득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장기화로 이어질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할 문제이지만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살펴보면 일단 통합진보당 지지층 상당수가 부동층으로 돌아섰다는 것은 새누리당에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새누리당에 유리한 점은 또 있다. 바로 야권연대이다. 야권연대는 새누리당을 꺾고 야당이 승리하는 최상의 무기로 생각돼왔다. 그리고 야권연대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뜨거웠다. 그리고 실제로 2010년 지방선거와 몇 번의 재보선에서 야권연대의 위력은 크게 발휘됐다. 따라서 새누리당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야권연대가 이뤄지게 된다면 쉽지 않는 대선 정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새누리당으로서는 야권연대가 이뤄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문제는 통합진보당 내부 사정으로 인해 야권연대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이 구당권파와 신당권파로 나뉘어 싸우고 있기 때문에 야권연대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민주통합당은 야권연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묻지마식 야권연대의 결과가 통합진보당의 부정경선이라는 것을 낳았고, 이로 인해 진보진영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묻지마식 야권연대를 해서는 안 된다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이런 이유로 민주통합당의 공식입장은 先통합진보당 쇄신-後야권연대이다. 즉, 통합진보당이 뼈를 깎는 쇄신을 한다면 그때 가서 야권연대를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의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뼈를 깎는 쇄신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구당권파와 신당권파의 갈등이 단기간에 봉합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화의 우려가 있으면서 쇄신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진보당의 갈등이 장기화되면 될수록 야권연대는 불투명하게 된다. 민주통합당의 대선 경선은 8월 정도에 이뤄지게 되고, 야권연대 경선은 10월경으로 예정돼있다.

만약 통합진보당 갈등이 8월을 넘기게 된다면 야권연대는 불투명하게 되는 것이다. 설사 통합진보당의 갈등이 봉합됐다고 하더라도 뼈를 깎는 쇄신을 하지 않게 되면 야권연대 역시 물 건너가게 된다.

현재 유권자들은 야권연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 강하다. 한겨레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야권연대에 대해 ‘이전이나 지금이나 반대한다’가 39.9%, ‘이전에는 찬성했지만 지금은 반대한다’가 21.2%로, 전체의 61.1%가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즉, 10명 중 6명은 야권연대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4월21일 야권연대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긍정이 42.8%, 부정이 38.2%인 점을 감안한다면 반대의 입장이 두 배 정도 증가한 것이다. 현재 유권자의 여론이 이 정도인 점을 감안한다면 민주통합당이 섣불리 야권연대에 나설 수 없는 입장이다. 게다가 제대로 된 쇄신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야권연대 역시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야권연대가 불투명해지게 된다면 민주통합당은 불리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야권연대가 이뤄지지 않게 된다면 유권자는 분산될 수밖에 없다. 박 전 비대위원장의 대세론을 꺾기 위해서는 표 결집이 필요하다.

반가운 통진당 진통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가 나오게 되고,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가 나오는 등 야권연대가 이뤄지지 않게 된다는 것은 표가 분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지난 총선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지난 총선의 지역구 국회의원 정당별 득표수 현황 자료를 보면 총 유효투표수 2154만5326표 가운데 새누리당은 43.3%인 932만4911표, 민주통합당은 37.9%인 815만6045표를 각각 얻었다. 양당 간 표차는 116만8866표였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은 6% 129만1306표를 득표, 새누리당보다 12만2440표가 더 많게 된 것이다. 만약 12월 대선이 지난 총선과 비슷한 결과가 나오게 된다면 결국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가 승리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통합당으로서는 야권연대를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 상황으로 봤을 때 야권연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낮고,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유권자가 분산된다는 것은 새누리당에게는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 된다. 보수층은 결집을 하는데 진보층이 분열을 한다면 그 보다 더 좋은 금상첨화는 없는 것이다. 새누리당으로서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큰 이득을 보는 셈이다.

또한 이석기·김재연 두 당선자가 제명되지 않고 12월 대선 정국까지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게 된다면 새누리당에게는 상당히 유리하다. 부정과 탈법의 상징이 된 두 당선자가 국회의원 신분으로 활동을 하게 된다면 이는 언론을 통해 계속 공개가 될 것이다.

유권자에게 각인을 시키게 되는 것이다. 비록 통합진보당에서 탈당, 무소속으로 활동을 한다고 해도 유권자의 머릿속에는 “두 사람은 통합진보당 사람들이었지. 맞아. 통합진보당은 부정과 탈법의 온상이야”라는 식으로 각인을 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는 유권자로 하여금 꾸준하게 통합진보당에 실망감을 느끼게 하고, 정치에 대한 실망감을 느끼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물론 새누리당에는 김형태·문대성 당선자가 있다.

그리고 이 두 사람 역시 언론을 통해 계속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보수층 유권자의 성향은 아무리 실망을 하더라도 일단 투표하고 보자는 것이다.

반면, 진보층 유권자의 성향은 실망을 했기 때문에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새누리당으로서는 오히려 유권자들이 정치 혐오를 느낀다는 차원에서 이득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오히려 새누리당에 불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진보층 유권자는 현재 부동층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는 통합진보당도 민주통합당도 아닌 새로운 정치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즉,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망이 점차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현을 갈망하는 것이다. 게다가 민주통합당 역시 야권연대의 흥행을 위해서 안 원장의 정치적 결심을 더욱 촉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된다면 박 전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에 오히려 불리한 정국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통합진보당 사태가 마냥 꽃놀이패는 아니다. 하지만 현 상황을 살펴본다면 통합진보당 사태가 새누리당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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