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가 몰려온다…“어떻게 피할까?”

봄의 불청객 황사 대비법

김민경 기자 | 기사입력 2013/04/09 [10:18]

황사가 몰려온다…“어떻게 피할까?”

봄의 불청객 황사 대비법

김민경 기자 | 입력 : 2013/04/09 [10:18]
얼마 전 베이징 시민들은 미세먼지를 비롯한 황사와 강풍까지 겹치면서 극심한 고통을 겪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비단 베이징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맘때면 연례행사처럼 몰려오는 황사가 곧 우리나라에 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황사에 더 긴장해야 하는 이유는 예전의 황사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내몽골에서 발생한 황사가 공해산업이 절정에 달한 중국의 공업단지를 거치면서 미세먼지 속에 각종 중금속이 포함되기 때문에 큰 골칫거리로 다가오고 있다. <편집자 주>


매년 증가하는 황사공포, 사실상 기상재해 돼버려
중금속 포함된 먼지 체내 쌓이면 다양한 질환 유발
외출 최대한 자제하고 자주 씻어야 질병예방 가능해
평소 물 많이 마시고 제철 과일이나 채소 섭취해야


[주간현대=김민경 기자] 황사 현상은 저기압이 중국의 사막 지대를 지날 때, 강한 바람과 지형의 영향으로 많은 양의 누런 먼지가 공중에 떠다니거나 이동 중에 내려앉는 것을 말한다. 황사의 발원지는 타클라마칸, 오르도스, 고비 등 중국과 몽골의 사막 지대로, 이곳에서 발생하는 모래 입자에 몇 가지 조건이 더해지면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끼친다.
 

봄철의 골칫거리

황사는 저기압이 만주 북부로 이동할 때인 3~5월에 자주 일어나는데 특히 한랭 전선이 통과하고 난 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때 태양은 빛을 잃어 뿌옇게 보이고, 시야가 1~2㎞로 악화되며, 노출된 지면이나 농작물에 흙먼지가 쌓이기도 한다. 황사 입자의 크기는 주로 0.25~0.5㎜이며 주성분은 석영·장석·운모·자철석 등으로 눈병이나 호흡기병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삼국 시대에도 ‘흙비’ 또는 ‘붉은색 비’가 내렸다는 기록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황사의 역사는 꽤 오래된 듯하다. 1998년과 1999년의 황사 발생 횟수는 3회였고 그 이전에도 1년에 3~4회에 불과했으나, 2000년에는 6회(10일)로 늘어난 데 이어 2001년에는 7회(27일)나 나타났다. 2002년 3월21일에는 시정이 1~3㎞ 정도인 재해성에 가까운 황사 때문에 큰 혼란을 겪기도 했다.

1971년 이후 20년간 서울의 황사 발생 건수는 총 169일(8.4회/연)이었으나, 1991~2001년에는 105일(9.5회/연)로 증가하였고 결국 황사가 매년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제는 황사가 기상 재해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봄철 황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계절을 가리지 않는 점도 특이하다. 이 누런 먼지 바람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서해 상공에 담을 칠 수도 없다. 지구를 반대로 돌리지 않는 이상 영원히 피할 방법이 없다.

우리나라에 누런 먼지를 날려 보내는 고비 사막은 알타이 산맥 동단에서 싱안링 산맥 서쪽 기슭에 걸친 동서 1600㎞, 남북 500~1000㎞의 범위로 알려져 있다. ‘고비’란 몽골어로 ‘풀이 잘 자라지 않는 거친 땅’으로 이 지역의 암석에 모래가 섞여 있음을 알 수 있다. 황사의 최대 피해자는 황사의 발원지인 중국과 몽골이다. 중국에서는 ‘자연현상 아닌가? 우리는 더 죽을 지경이다’라고 말하지만 우리도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1957년부터 1996년까지 중국과 몽골에서 발생한 황사는 무려 184건이나 되는데, 이 같은 모래 폭풍이 갈수록 빈번해지고 농도도 짙어진다고 한다. 2006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는 황사로 내린 먼지를 씻어내고 황사를 좀 줄여 볼 계산으로 인공 강우를 시도했다고 한다.
 

실외 활동 삼가 해야

이런 황사는 꼭 나쁜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구로 유입되는 햇빛을 반사해 지구온난화를 억제해주고 황사에 포함된 석회나 마그네슘, 칼슘 등의 알카리 성분은 대기 중의 산성 물질을 중화시켜 산성비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산성비를 억제함으로서 토양과 호수 등지의 산성화를 얼마간이나마 막아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긴 하다.

하지만, 창문을 열어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흙먼지가 심하고 황사에 포함된 미세먼지는 온갖 질병뿐만 아니라 반도체나 항공기 등 정밀기계의 고장율까지 높인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호흡기를 비롯해 안구, 피부에까지 미치는 여러 질병과 각종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인체에 끼치는 영향이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미세먼지가 치명적이지만 그중에서도 황산이온이나 질산이온 등은 황사 속 먼지와 흡착되면서 산화물로 변해 호흡과 함께 폐로 들어가게 된다. 이 물질이 폐로 들어가면 염증을 일으키는데, 기관지염이나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대표적이다. 이런 물질들은 백혈구를 자극해 혈관벽에도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형적인 혈관질환인 동맥경화, 뇌경색, 심근경색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황사를 결코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황사철이 되면 하던 운동도 멈춰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에 대학병원의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령자나 폐질환·천식 등 호흡기질환자, 혈관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사람이라면 황사철의 낮은 습도와 큰 일교차, 유해물질에 의한 혈관 수축 등으로 뇌졸중이 생기거나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따라서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황사철에 야외에서 무리하게 운동을 하기보다 실내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히 호흡기질환은 허약할 때 더 잘 발생하므로 규칙적으로 근력운동을 해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그렇다고 황사를 겁내 아예 움직이지 않으면 이미 흡입된 나쁜 물질을 배출하는 기능도 함께 떨어지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정상적인 활동량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황사가 불면 건강한 일반 성인도 주의해야 하지만, 호흡기가 약한 어린이나 노인들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황사로 유발된 질병으로 해마다 여러 명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한 호흡기 관련 전문의는 어린이와 노인, 또 호흡기계 환자들은 가급적 실외활동을 하지 말고 어쩔 수 없이 밖에 나갈 때는 반드시 황사 전용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일반 마스크는 미세먼지까지 차단하기 어렵다. 황사 마스크도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일반 마스크보다는 조밀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차단에는 보다 효과적이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에 끼치는 영향

황사 먼지는 숨 쉴 때 콧속 점막으로 들어가 과민 반응을 일으키고 콧물, 재채기, 코 막힘, 두통 등을 동반하는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때문에 외출했다가 귀가했을 경우에는 자극이 심한 소금물보다는 생리식염수로 코나 입안을 씻어줘야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셔 몸속에 침투한 미세먼지를 씻어내 밖으로 배출시켜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이때 한꺼번에 많이 마시는 것보다는 자주 마셔서 구강 점막에 붙어 있는 미세먼지를 씻어내야 한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황사바람은 건조해서 피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모공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는 모공으로 침투해 아토피 등 피부염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여드름이 있거나 아토피가 있는 사람들 역시 황사가 온다는 예보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한,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했다면 귀가 후에는 반드시 노출된 피부를 깨끗이 닦고 보습제를 발라줘야 피부도 보호하고 피부염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황사가 유발하는 질병은 피부염 외에도 안구건조증이나 결막염 같은 안구질환이 있다. 콘택트렌즈보다는 가급적 안경을 착용하고 인공눈물을 휴대하고 다니면서 수시로 안구를 세척해 줘야 한다. 황사는 이처럼 다양한 질병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황사에 좋은 음식

봄철이 되면 어쩔 수 없이 황사가 오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평소 황사에 좋은 음식들을 챙겨 먹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황사에 가장 취약한 조직은 호흡기로, 수분이 부족하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유해물질의 침투를 더 쉽게 하기 때문에 따뜻한 물이나 음료수로 적어도 하루 1.5L 이상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적어도 하루 물 8잔 정도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섬유질이 많은 잡곡밥과 제철 과일, 야채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황사먼지나 중금속은 장을 통해서도 몸에 들어오는데,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게 되면, 유해물질이 지방에 흡착되어 몸에 대부분 흡수되기 때문에 오히려 섬유질이 많은 과일과 채소를 섭취해서 장 운동을 항진시킴으로써, 체외로 배출시키는 것이 좋다.

마늘의 경우는 황사에 포함돼 있는 수은 등 중금속 성분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또 항균효과가 있어 미세먼지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염증을 예방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마늘은 부종감소와 해독을 해주는 요긴한 한약재이기도 하다. 피부가려움증이나 폐렴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마늘 외에 도라지는 기관지에 효과가 좋은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폐가 원활한 활동을 하도록 도와주고 가래 같은 이물질을 배출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기침, 가래와 인후부가 붓거나 통증이 있을 때도 좋다. 하지만 폐질환으로 각혈이나 토혈을 하는 환자는 신중하게 섭취해야 한다.

또 봄철의 대표적인 나물인 미나리는 복어의 독을 해독해 준다고 해서 복어요리에는 빠지지 않는다. 미나리는 체내의 혈액과 체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며 황사바람으로 몸 안에 들어온 수은이나 납 등 온갖 중금속을 배출시켜 준다. 또, 코 막힘을 개선해 주는 효과도 있다.

또, 주로 차로 마시는 모과는 폐에 직접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지만 가래가 생기는 몸 안의 습기를 조절해주며 소화를 도와주고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 또한, 목이나 기관지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다섯 가지 맛을 낸다는 오미자를 들 수 있는데, 오랜 기침에 아주 좋은 열매이다. 오미자는 심신을 안정시키고 폐와 신장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봄철 춘곤증으로 무기력할 때 신체건강을 지켜주기 때문에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오미자는 주로 차로 복용하는데, 초기 감기나 피부발진 증상이 있을 때는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이제 곧 본격적인 황사가 몰려올 것이다. 올해는 유난히 미세먼지 농도가 심해 어느 해보다 주의해야 한다. 어떤 질병이든 예방이 중요하듯이 황사에 대해서도 철저히 예방한다면 그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외출할 때는 반드시 황사 마스크를 착용하고 귀가해서는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꼭 해야 하며 황사바람이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실내에서는 가습기 등을 사용해 습도를 높여주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황사가 왔을 때의 안전수칙 9가지를 소개한다.
 
▲황사가 심한 날은 가급적 외출을 삼간다.
▲실내에 황사 먼지가 들어오지 않도록, 창문을 잘 닫는다.
▲외출할 때는 보호안경, 마스크, 모자 등을 꼭 착용한다.
▲노출되는 피부를 줄이기 위해, 긴소매 옷을 챙겨 입는다.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한다.
▲외출 후 집에 들어오기 전에, 몸의 먼지를 잘 털어 준다.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눈과 코의 먼지를 식염수로 씻어 낸다.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한다.
▲황사 주의보가 해제되면 실내를 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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