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울리는 봄 불청객 수족구병

부모들 떨게 하는 수족구, “걸리면 약도 없다던데…”

김민경 기자 | 기사입력 2013/05/27 [09:57]

어린이 울리는 봄 불청객 수족구병

부모들 떨게 하는 수족구, “걸리면 약도 없다던데…”

김민경 기자 | 입력 : 2013/05/27 [09:57]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된다는 춘분도 지나고 가정의 달이 다가왔다. 하지만 5월이 한창이라고 해서 방심하다가 덜컥 남아 있는 한기에 감기 걸릴지 모른다. 하지만 날이 더워진다고 해서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따뜻한 봄철에는 전염성 강한 질환들이 이제 단체생활 초년병인 어린 아이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에 아시아를 중심으로 맹위를 떨쳤던 수족구가 올해도 유행할 기미가 보이면서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족구가 유행하기 전, 아이들 건강부터 점검해보자. <편집자 주>


치사율 높지 않으나 합병증 발생하면 치명적
전염성 높아 발병 후 일주간은 외출 자제해야
예방백신 개발되지 않아 특별한 방지법 없어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예방 가능해

 

[주간현대=김민경 기자] 수족구(手足口)병은 병의 이름으로도 알 수 있듯이 입, 손, 발에 물집이 생기는 비교적 흔한 급성 바이러스 질환이다. 따뜻한 봄철에 유행하는 대표적 질환으로 손, 발, 입 안에 물집이 잡히는 것으로 나타나며 역시 전염성이 강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반 아이 한 명이 걸리면 다른 아이들도 쉽게 감염된다. 물집이 잡히기 2일 전부터 물집이 잡힌 후 2일 정도까지 전염성이 강한 편인데, 물집이 발견된 순간은 이미 주변 아이들이 전염의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봐야 한다. 치사율은 높지 않지만 방치하면 합병증으로 치명적일 수 있다.
 
 
원인

수족구는 ‘장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 발생한다. 대개는 증상이 가벼워 열이 없거나 있어도 미열이며, 입안의 물집이 터져 궤양이 생기고 이렇게 되면 음식을 먹을 때 아프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식사량이 줄었다가 자연히 좋아지는 가벼운 질환이다. 그러나 간간이 전혀 먹지 못하여 탈수가 생기거나, 뇌수막염, 뇌염과 같은 신경계 합병증이 발생하여 입원을 하거나 극히 일부에서는 생명을 잃는 경우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수족구의 원인이 되는 ‘장바이러스’는 폴리오바이러스, 콕사키바이러스, 에코바이러스, 그 밖의 장바이러스로 나뉘게 되는데 이 중 콕사키바이러스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콕사키바이러스는 혈청형에 따라 A군, B군으로 나누고, 각 군은 다시 성질에 따라 수십 종의 바이러스로 구분하여 숫자로 표시하게 된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바이러스는 콕사키바이러스 A16형이고 그 외에 콕사키바이러스 A5형, A7형, A9형, A10형, B2형, B5형 등에 의해서도 생긴다. 최근 국내에서 유행하였고, 과거 대만과 중국에서 유행한 ‘장바이러스 71형’에 의한 수족구병은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뇌염과 같은 사망도 초래할 수 있는 예후가 좋지 않은 신경계 합병증이 더 많이 발생되는 특징이 있다. 콕사키바이러스가 속하는 장바이러스는 일상 온도에는 강해서 50℃ 이상인 경우에만 생존이 불가능하고 냉장고의 온도 정도에서는 생존이 가능하다. 또한 알코올과 같은 지질용매에도 소독이 되지 않는다.
 
 
과정

바이러스가 병을 일으키는 것은 바이러스가 포함되어 있는 환자의 변이 손이나 일상의 생활 도구(환자가 만지는 물건 등)에 묻어 입으로 들어오거나, 환자의 호흡기 분비물이나 침이 입으로 들어오거나, 입이나 피부 물집의 진물과 직접 접촉하면서 시작된다. 감염력은 전염성 질병 중에서 중간 정도로 수두나 홍역보다는 낮다.

모든 감염병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수족구병 역시 발병하려면 비교적 많은 숫자의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야 하는 것이지, 바이러스 1~2 개체가 들어온다고 해서 병이 걸리는 것은 아니다. 감기 환자와 접촉했다고 해서 감기가 접촉한 사람 모두에서 걸리지 않고 일부에서만 걸리는 현상과 같다. 따라서 손씻기나 바이러스가 묻었을 가능성이 있는 생활 도구를 열심히 닦아 바이러스의 숫자를 줄이는 것이 수족구병을 예방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장바이러스는 주변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물을 마셨거나 수영장에서도 가끔씩 감염될 수 있으나, 대부분은 가정이나 보육시설, 놀이터, 여름 캠프 등 환자가 있을 수 있는 환경, 즉 소아가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감염된다. 따라서 수족구병은 1주일 동안이 가장 전염력이 높은 시기이므로 이때에는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 가능한 가지 않는 것이 병의 전염을 예방할 수 있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콕사키바이러스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장바이러스는 병을 일으키는 기전이 비슷하다. 입으로 들어온 바이러스는 목구멍이나 장의 점막 아래 조직에서 증식을 하는데, 증식된 바이러스는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부터 대변이나 상부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분비된다. 바이러스가 처음 몸에 들어와서 증상이 생기기 직전까지의 잠복기는 평균 3~10일로, 이때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는 림프조직으로 이동되어 증상이 생길 만큼의 숫자로 증식되게 된다. 이후 바이러스가 혈액 내로 들어가면서 열, 피곤감 등의 증상이 생기고 혈관을 통해 들어간 바이러스는 비장, 간, 골수로 갔다가 다시 각 표적기관으로 퍼지게 되고, 그곳에서 증식이 되면서 본격적인 증상이 생기게 된다. 바이러스가 퍼지는 표적기관에 따라 나타나는 병이 달라지는데 수족구병은 표적기관이 피부이고, 뇌수막염은 뇌를 싸고 있는 수막이며, 심근염은 심장이다.
 
 
증상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서 증상이 생길 때까지의 기간인 수족구병의 잠복기는 대개 4~6일이다. 피부의 발진이 생기기 전에는 미열, 기운 없음, 식욕 부진, 복통, 침 삼킬 때의 통증 등의 가벼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징적인 발진이 입, 손과 발에 생김으로써 비로소 진단이 가능하게 된다.

수족구병은 대부분이 합병증 없이 1주일 정도면 저절로 증상이 없어지는 가벼운 질환으로, 성인보다는 영아나 소아에서 증상이 더 심한 경향이 있으나, 소아에서조차 열도 없거나 1~2일간의 미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병변은 입에서 시작하여 금방 손과 발로 진행하며 종종 엉덩이에도 생긴다. 입의 물집은 주로 입술과 입 안의 볼 쪽에 생기지만 혀, 입천장, 인두, 구개, 잇몸에도 생긴다. 이 수포들은 터져서 통증이 있는 궤양을 만드는데 5세 미만의 연령에서 음식물을 먹을 때 더욱 자극이 되어 식사량이 줄게 된다. 간간이 고열, 심한 식욕부진, 설사, 관절통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입안에 궤양이 생기는 수족구병과 비슷한 병들이 있다. ‘헤르판지나’라는 병은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같은 콕사키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데 수족구병과 다른 점은 손과 발의 피부 발진 없이 입안의 뒤쪽, 즉 입천장이나 목젖이 있는 인두 부위에 물집이 생기면서 궤양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장바이러스와는 다른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의한 잇몸구내염이 있는데 이 병도 입안에 물집이 잡히고 궤양이 생기나 수족구병에 비해서 고열이 나고, 입 주위에 물집이 더 많이 생기는 차이가 있다.

수족구병의 피부 발진은 주로 3~7mm의 크기로 손등과 발등에 생기지만 손바닥, 발바닥, 손발가락 사이에도 흔하게 생기는데 대개는 증상이 없지만 누르면 약간 아프거나,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으며 발보다는 손에서 더 흔하다. 이러한 발진들은 처음에는 다른 바이러스에 의한 작고 붉은 일반적인 발진과 비슷하나 곧 물집으로 변하게 된다. 나이가 어릴수록 몸통, 사타구니, 엉덩이 부분까지 발진이 넓게 생기는 경향이 있으나 이 부위의 발진은 물집보다는 일반적인 발진으로 관찰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손과 발의 발진 없이 입의 물집만 생기는 수족구병도 4명 중 1명의 비율로 발생한다. 이런 경우는 수족구병으로 진단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매우 드물지만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발진이 사라졌다가 다시 생기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수족구병의 물집은 대개 별다른 치료 없이 1주일 이내로 자연히 없어지게 된다.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는 흔하지 않지만 콕사키바이러스 A16형에 의한 감염의 경우 드물게 열, 두통, 구토, 목의 경직, 요통 등의 증상이 특징인 바이러스 뇌수막염이 생겨 수일간의 입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수족구병의 또 다른 원인 바이러스인 장바이러스 71형에 의한 감염이 생기게 되면 콕사키바이러스와 같이 심각하지 않은 보통의 바이러스 뇌수막염이 발생하기도 하나, 훨씬 더 심각한 뇌염이나 소아마비와 유사한 마비와 같은 신경계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은 특히 어린 소아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데, 더욱 심한 경우에는 뇌간 뇌염, 신경인성 폐부종, 폐출혈, 쇼크 등이 생겨 갑작스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예방 및 치료

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있다면 좋겠지만, 수족구병의 원인 병원체인 장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아직까지 개발되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인구밀도가 매우 높고, 어린 나이부터 아이를 보육 시설에 맡기는 경향이 있어 수족구병이 급속하게 유행할 가능성이 큰 환경이다. 따라서 손씻기와 같은 개인 위생관리와 함께, 수족구병 환자가 발생한 가족, 보육시설, 놀이터, 봄·여름 캠프, 고아원, 병원 등에 대한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손은 비누를 이용하여 오랜 시간동안 열심히 씻으며, 환자가 사용하는 장난감이나 생활용품의 표면을 세제를 사용하여 잘 닦아야 한다.

수족구병에 걸린 어린이와의 입맞춤, 안아주기를 제한하고, 생활용품을 따로 사용하는 것으로 감염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 병에 걸린 어린이가 단체생활을 한다면 다른 어린이들에게 감염이 확산될 수 있으므로 병이 나을 때까지 스스로 단체생활을 삼가야 한다.

수족구병의 근본적인 치료는 없고, 증상을 줄이는 치료만 있다. 입안에 궤양이 생기기 때문에 통증이 동반되고, 먹는 양이 급격히 줄어 탈수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수분 공급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때 뜨거운 것보다는 차가운 물이나 음료수가 더 좋다. 매운 음식이나 신 음식은 입안의 궤양을 자극하여 통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가능한 피해야 한다.

먹는 양이 많이 줄어 탈수가 심하면 병원에서 수액공급을 받아야 한다. 심한 탈수가 생기면 소변량과 소변 횟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울어도 눈물이 나지 않으며 혀와 입술이 바짝 마르며, 눈이 움푹 들어가기도 하며 피부를 잡았다 놓았을 때 피부가 원상태로 돌아가는 속도가 늦어진다.

열이 나면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주거나 해열제로 열을 식히고, 입의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타이레놀이나 부루펜 같은 진통제를 먹일 수 있다. 매우 보채고, 물 먹는 것도 거부하고, 침을 많이 흘리는 등 음식 섭취량이 많이 감소된 경우는 스프레이 형식의 진통제를 입 안에 직접 뿌릴 수도 있다. 또한 피부의 물집 때문에 가려워한다면 항히스타민제를 먹이는 것도 좋다.

질병관리본부가 전하는 수족구병 예방수칙은 다음과 같다. ▲물은 반드시 끓여 먹자 ▲외출 후 소금물로 양치하자 ▲손을 자주 깨끗이 씻자 ▲아이들의 장난감, 놀이기구, 집기 등의 청결 지켜주자 ▲수족구병이 의심되면 바로 진료를 받고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자 ▲환자의 배설물이 묻은 옷 등은 철저히 세탁하여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하자.

<도움 :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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