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정치꾼 홍준표 ‘올드보이’ 추세 타나…‘복귀설’

SNS에 “프레임 때문이다” 지방선거 패인 분석 내놔
한국당 “‘대표 중임 금지 조항’ 넣자 할 정도로 부정적”

문혜현 기자 | 기사입력 2018/09/10 [10:42]

페이스북 정치꾼 홍준표 ‘올드보이’ 추세 타나…‘복귀설’

SNS에 “프레임 때문이다” 지방선거 패인 분석 내놔
한국당 “‘대표 중임 금지 조항’ 넣자 할 정도로 부정적”

문혜현 기자 | 입력 : 2018/09/10 [10:42]

“페이스북 정치는 지난주로 끝내고 앞으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라고 밝힌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다시 돌아왔다.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안고 미국행을 선택한 홍 전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리며 정치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다. 당 안팎을 비롯한 보수 진영에서는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불통과 막말의 이미지로 부정적 영향을 끼친 그가 돌아올 경우 유리할 게 없다고 보고 있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정치 일선에 복귀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너무 빠르다”며 선을 그었고 보수 야권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홍 전 대표의 컴백은 보수 진영의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 김상문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뒤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오는 9월 15일 귀국한다. 그러나 최근 홍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정치 상황에 대한 의견을 꾸준히 올리면서 정치 복귀설이 돌고 있다. 지난 8월29일 홍 전 대표는 “다음 총선 때 연방제 통일 프레임이 등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정치판은 프레임 전쟁”이라면서 “(지난해) 탄핵과 대선 때는 국정농단 프레임에 갇혀 있었고 6·13 지방선거 때는 적폐청산과 위장 평화프레임에 갇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상대방의 프레임에 갇혀 이를 해명하는데 급급해 허우적거리면 안되고 우리가 만든 프레임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저들의 프레임에 다시는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의 ‘프레임론’은 그가 당 대표 때부터 주장해온 것이다. 한국당이참패한 6·13 지방선거 전에는 자신에 대한 비판 역시 ‘막말 프레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목을 통해 홍 전 대표는 패배 원인을 프레임 선점 실패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에 체류중인 홍 전 대표의 귀국 소식이 들려오면서 오는 1,2월 한국당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 내에선 “막말 못하게 출당시켜야 한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온갖 사람들이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찾아와 ‘당 대표 중임금지 조항’ 신설 제안에서부터 홍 전 대표의 제명 요구까지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현재의 한국당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은 홍 전 대표라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홍 전 대표를 환영할 만한 사람은 극히 소수라고 봐도 된다”면서 “무엇보다 지방선거 참패 원인 제공자 아닌가. 홍 전 대표 혼자만의 책임은 아니겠지만 ‘막말’, ‘독선’, ‘불통’, ‘구악’ 등 그의 이미지가 당 신뢰도 추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홍 전 대표의 측근들 사이에서도 “국민도 당원도 그 누구도 홍 전 대표를 원치 않는 것 같다”며 “분위기가 명백한데 홍 전 대표만 이를 모르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홍 대표 측은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죽이려고 할수록 (홍 전 대표는) 일어설 것”이라면서 홍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의 한 측근은 “연말에는 홍 전 대표가 주장했던 위장평화쇼나 경제폭망론이 입증될 것이고 민심도 홍준표를 다시 찾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페이스북 정치꾼’ 홍준표…‘트럼프 따라하기?’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글을 쓰는 이유를 밝힌 바 있다. 9월2일 홍 전 대표는 “국민과 직접 소통을 위해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론이 왜곡된 시선으로 무지하게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것이 한국 언론의 현주소로 자신의 뜻이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길이 페이스북”이라고 설명했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쓰는 것은 언론에 한 줄 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생각을 정리하고 공유하고 역사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라며 “언론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내 뜻이 왜곡되는 것을 막고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 뿐 아니라 앞으로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다른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의사가 왜곡된 예로 8월31일 게재했던 글을 언급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어느 언론에선 이를 보도하며 헌법 제 119조 제1항 경제 자유화가 제119조 제2항 경제 민주화보다 앞에 있다는 것을 이유로 내가 경제 자유화가 우선한다는 식으로 기사를 게재한 것을 보고 아연실색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조문은 원칙과 보칙 또는 예외를 기술할 때 원칙은 앞, 또는 본문에 쓰고 보칙과 예외는 그 다음 또는 단서에 쓴다는 기본 원칙도 모르고 무지하게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 한국 언론의 현 주소인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나경원 한국당 의원은 홍 전 대표의 복귀설에 대해 “벌써 복귀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조금 빠르지 않나”라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홍 전 대표의 복귀설과 여론의 관심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지난 지방선거에 대한 우리 패배의 책임 분석도 끊나지 않은 상태다”라고 답변했다. 그는 “국민들께서 판단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보수 진영에 있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홍 전 대표의 복귀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탰다. 그는 한 방송에 출연해 홍 전 대표를 두고 “정치권 컴백은 우리 보수 진영을 생각해 진지하게 숙고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홍 전 대표 컴백은 보수진영의 재앙”이라면서 “(홍 전 대표는) 품격 없는 보수, 막말하는 보스, 국민 짜증만 나게 하는 보수”라고 비난했다. 

 

보수 야권 내부의 이러한 시선에는 그동안 있어온 홍 전 대표의 거친 언행과 불통행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선거 패배 이후 소속의원들(95명 답변, 응답률 84.8%)을 대상으로 ‘우리 당이 무엇을 잘못했다고 생각하는지’ 설문조사를 벌였다. 8월20일 발표된 결과는 한국당의 패인으로 ‘막말과 거친 언행 등 품격 상실’을 말한 의원은 34.7%에 이르는 33명으로 나타났다. 

 

진영 내 흐르는 분위기에도 홍 전 대표는 아랑곳 하지 않는 여전한 ‘불통’의 모습이다. 지난 7월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사망 뒤에 이어진 추모 물결에 ‘자살 미화’라는 평을 내기도 하며 뭇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은 SNS를 통해 “홍 전 대표의 글에는 논평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며 “정치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국민과의 공감 능력”이라면서 “페이스북을 끊겠다는 약속이나 지키길 바란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특이한 점은 아직까지도 홍 전 대표에 대한 대권주자 지지도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리얼미터·CBS가 8월27일~31일 진행한 ‘범보수 진영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홍 전 대표는 6.2%를 얻어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13.5%)-황교안 전 국무총리(11.9%)-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7.8%)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이는 그만큼 보수 진영에당을 일으킬 인물이 없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최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 ‘올드보이’의 귀환 추세가 계속되면서 한국당의 당권 경쟁에도 관심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전 대표도 1년 여 만에 토론 모임 활동을 재개하면서 정치 일선에 복귀할 것이라는 정황이 포착됐다. 옛 비박계 수장인 김 전 대표가 당권 확보에 시동을 건 만큼 홍준표·김무성 경쟁 구도가 성립될지 추이가 주목된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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