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막기’식 김한길 인사의 진짜 속내?

참신성 제로? 재탕 인사?…“안철수부터 막아야지”

손성은 기자 | 기사입력 2013/05/27 [15:39]

‘돌려막기’식 김한길 인사의 진짜 속내?

참신성 제로? 재탕 인사?…“안철수부터 막아야지”

손성은 기자 | 입력 : 2013/05/27 [15:39]

지난 5월22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3명 중 2명을 임명했다. 김 대표의 선택을 받은 인물들은 박혜자·이용득 최고위원. 박·이 최고위원은 모두 민주당 내부 인물로 참신성이 부족한 돌려막기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계 안팎에선 민주당의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선 외부 수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 그러나 김 대표는 이 같은 충고를 거부했다. 일각에선 김 대표가 외부 인재 영입에 실패해 참신성 제로의 선택을 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반면 김 대표가 인사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반론도 있다. 민주당 내외적 불안요소로 볼 때 현재로선 당 내부 인사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 선택의 내막을 추적해봤다. <편집자 주>
 

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이용득·박혜자
깜짝 카드는 어디로…참신성 제로 인사 비판
당 위기 사정 고려한 신의 한수…인사의 정석
안철수 견제가 먼저?…10월 재보선에서 붙자!

 
[주간현대=손성은 기자]
 
민주당의 최고위원은 총 7명으로 이는 각각 선출·지명직으로 나뉜다. 선출직 최고위원은 총 4명으로 앞서 5·4 전당대회를 통해 신경민 의원과 조경태 , 양승조, 우원식 의원이 선출됐다. 남은 3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논의를 통해 임명됐다. 지명직 최고위원에 대한 임명 권한은 김 대표가 쥐고 있다.

앞서 5·4 전당대회를 통해 신임 당 대표, 선출직 최고위원을 선출한 민주당은 지난 5월15일 원내대표 선거를 실시했다. 치열한 접전 끝에 민주당 원내대표직을 거머쥔 인물은 3선의 전병헌 의원이었다. 전 원내대표 선출로 인해 민주당의 새 지도부는 마무리 공정에 접어들었다. 남은 것은 김 대표가 임명 권한을 지니고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은 민주당에 있어 민감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당 내부 계파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러들지 않은 상황에서 김 대표의 무게추가 특정 계파로 기울 경우 제2의 분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또한 구태 정당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참신한 인사가 필요하기도 했다. 더불어 최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민주당의 텃밭이 호남의 지분을 잠식해들어오고 있기에 김 대표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진부한 인선

그리고 지난 5월22일 여론의 이목은 일제히 민주당에 집중됐다. 민주당이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실시한 것. 최고위원 임명권한을 지니고 있는 김 대표의 선택으로 향후 전개 판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민주당은 당사 브리핑을 통해 지명직 최고위원이 임명됐음을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가 논의를 통해 선택한 인물은 두 명으로 지명직 최고위원 3명 중 2명을 선택, 발표함으로써 사실상 당 지도부 개편 작업에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김 대표의 선택을 받은 두 사람은 이용득 전 한국노총 위원장과 박혜자 의원.

민주당은 이 최고위원과 박 최고위원 인선과 관련해 “이 최고위원은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이고 노동 분야를 배려한 최고위원 임명이다”라며 “박 최고위원은 여성과 지역을 배려한 최고위원 임명으로 보면 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 당헌 27조에 따르면 지명직 최고위원은 인선은 노인, 여성, 노동, 지역, 청년 등을 배려해 임명돼야 한다. 민주당의 설명처럼 노사정위원회 상무위원, 전국 금융산업 노조위원장, 노사발전재단 공동 이사장, 한국노총 위원장을 거친 이 최고위원은 적임자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전남 구례 출신이자 여성인 박 최고위원의 경우도 지역과 여성을 배려한 인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과 관련해 민주당 내외부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민주당 지도부, 그중 김 대표가 지명한 인물들의 면면이 낯이 있다는 지적이다. 즉,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던 김 대표가 ‘돌려막기’ 인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돌려막기 정황의 근거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은 이 최고위원. 이는 이 최고위원이 지난해 한명숙·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잇따라 최고위원에 지명됐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18대 대선 직후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당시에도 비상대책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 최고위원을 두고 ‘직업이 최고위원’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김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진부한 인선을 했다는 혹평까지 나오고 있다.

참신함의 필요성

진부한 인선이라는 혹평의 배경에는 현 민주당의 위기상황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민주당이 지난해 대선 직후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는 것은 거론할 필요가 없는 상황. 더욱이 안철수 신당의 위협까지 거세지고 있는 형국이다. 때문에 민주당은 지도부를 일신하고 새로운 민주당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민주당의 마스터플랜은 치열한 혁신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차기 대권 도전. 결국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 시발점인 지도부 선출 과정을 통해 국민들에 감동을 줘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도부 교체를 통한 ‘국민 감동 프로젝트’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는 이슈 만들기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차적 원인은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계파 대결의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한 부분에 있다. 선거구도 자체가 국민들 눈에는 주류·비주류의 대립으로 비춰졌다는 것. 더욱이 원내대표 선거의 경우 ‘윤창중 스캔들’로 인해 흥행마저도 실패하고 말았다.

때문에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에 대한 요구 및 기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 경선을 통한 당 지도부 선출이 국민들에 민주당 혁신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지명직 의원 인선을 통한 당 이미지 회복의 첫발을 내딛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민주당 내부에서도 지명직 최고위원에 대한 참신함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지명직 최고위원 선출과 관련해 민주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했지만 참신성에 대해서만은 시각을 공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명직 최고위원에 당 내외, 현역 의원 등의 조건을 달지 말고 참신한 인재를 영입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된 것이다.

또한 정계 안팎에서도 민주당이 당 내부 인사를 통한 이미지 회복은 요원하다며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 외부 인사 영입이 필요하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이를 위해 김 대표가 당헌을 벗어나지 않는 범주에서 보수·진보·성별을 막론한 거물급 인사에 대한 영입을 시도할 것이라 내다보았다.

정석 그대로

이같이 김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에 당 외부 인사를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정계에선 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내렸다. 대표적인 인물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이처럼 후보군과 관련해 구체적 실명이 거론되며 김 대표가 거물급 인사들과 접촉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22일 민주당은 이용득·박혜자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김 대표가 어떠한 묘수를 꺼내들지에 대한 여론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예상을 뒤엎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에 김 대표의 선택은 ‘참신성 제로’, ‘인사의 정석’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김 대표는 핵심 당직 가운데 사무총장에 박기춘 전 원내대표를 임명했다. 당 2인자인 원내대표직에서 서열상 밑이라고 할 수 있는 사무총장직으로 위치이동 형태로 재기용한 것. 정계 안팎에선 파격적인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김 대표의 파격은 여기까지였다. 김 대표는 이후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 등을 현상 유지시켰다.

이 와중에 지명직 최고위원 외부 인사 영입이 불발로 끝나 지도부 자리에 당 내부 인사들이 꽉꽉 들어찬 것이다. 때문에 당 일각에선 김 대표의 인사와 관련해 ‘돌려막기’, ‘재탕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 측은 언론을 통해 “당직을 맡은 사람이 당무를 파악하느라 시간을 허비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이어서 무엇보다도 적임자를 우선 고려해 인사했다”고 밝혔다. 즉, 민주당의 위기 상황을 고려한 인사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계 안팎에선 김 대표의 재탕 인사는 외부 인재 영입 실패로 인한 것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이는 정가에서 민주당측이 접촉을 시도한 외부 인사들이 제안을 고사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계 관계자는 “민주당이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진 가운데 선뜻 최고위원직을 수락할 용기가 나지 않을 것”이라며 “게다가 민주당의 혁신·회생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외부 후보군들의 고사로 인해 김 대표는 당 내부 인사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당 내외적 상황을 고려한 인선을 실시했다는 것. 외부 인재 영입이 불발로 끝난 가운데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참신성을 제외하면 만점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대안철수 전략

김 대표의 인선은 당 내외적 현안과 결부시켜 볼 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인선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용득 최고위원의 경우 돌려막기·재탕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무리가 없는 인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 체제 이전 민주당에서 최고위원직을 역임했기에 당무 연속성에 있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문희상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비상대책위원을 역임한 것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장점은 이 최고위원인 노동계 현안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 이는 결국 강경 야성향 지지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도움일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최고위원 임명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다. 정계 안팎에선 박 의원은 비교적 참신성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총선으로 여의도에 입성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이라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 또한 범주류로 분류되긴 하나 계파색이 엷다는 점도 최고위원 임명 주요 요소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 최고위원이 전남 구례 출신이라는 점도 당락을 결정지었다는 후문. 당초 김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이전부터 호남 지역 출신 인사 안배를 고려하고 있었다. 최근 호남 지역의 민심 이반 현상을 수습하기 위한 전략적 임명이라는 평가다.

이번 인선과 관련해 정계 안팎에선 김 대표의 최고위원직 인사는 사실상 대안철수 전략에 초점에 맞춰져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명 최고위원직 3자리 중 호남·노동계를 고려한 인선을 우선 실시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지난해 대선 이후 민주당에 대한 민심 이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는 기존 야권 성향의 지지자들이 그간 제1야당의 역할을 해온 민주당의 대안으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을 선택했다는 것.

이 같은 현상은 특히 호남 지역과 노동계에서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김 대표가 지명 최고위원 외부 수혈에 실패하자 서둘러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다. 당 내부에서 안철수 현상에 제동을 걸 만한 대변인을 물색해 인사를 진행했다는 추측이다.

인재 전쟁 예고

결국 김 대표의 인사는 사실상 대안철수 전략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김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안 의원과 대립각을 형성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한때 민주당 내부 비주류 사이에서 안 의원 입당론이 제기되는 등 우호적인 제스처가 오고간 것이 무색한 상황이다.

이는 최근 민주당과 안 의원이 사실상 경쟁 관계로 돌입했기 때문이다. 4·24 재보선 이후 안 의원은 눈에 띄게 호남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모두 알다시피 호남 지역은 민주당의 텃밭. 이 호남 지역에 지분을 노리고 안 의원이 발을 뻗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안 의원이 최근 독자세력화를 선언, 외부 인재 영입에 주력하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사실상의 선전 포고.

이에 김 대표도 언론을 통해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며 맞불을 놓은 상태. 또한 호남·노동계를 고려한 최고위원 인선을 통해 전면전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 더욱이 김 대표측이 남은 1자리의 지명 최고위원 자리에 안 의원의 주 지지층인 청년층을 고려한 인사를 단행할 방침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정계 안팎에선 민주당과 안 의원이 정면충돌할 시기로 10월 재보선을 내다보고 있다. 각자 재보선 승리를 바탕으로 영역 고수 또는 확장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에 10월 재보선을 전후해 양측의 치열한 인재 영입 전쟁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son25@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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