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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 흥미로운 에세이 ‘무라카미 라디오’ 완결판!

박소영 기자 | 기사입력 2013/06/10 [15:29]

소설보다 흥미로운 에세이 ‘무라카미 라디오’ 완결판!

박소영 기자 | 입력 : 2013/06/10 [15:29]
책을 덮은 후 ‘재미있다’, ‘감동적이다’와 같은 단순 감상으로 그치지 않고 독자들의 토론까지 이어지는 작품이 몇이나 될까. 신작이 나온다는 소식만으로 전 세계를 들썩이게 만드는 작가는 또 몇이나 될까. 국경, 세대, 성별, 문화를 초월해 늘 폭발적인 베스트셀러를 낳은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신작 에세이로 돌아왔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에 이어 패션 주간지 ‘앙앙’에 연재한 52편의 에세이를 한 권으로 묶었다.<편집자 주>

[주간현대=박소영 기자]시인 정호승이 ‘하루키가 아니면 누가 채소의 기분을 상상이나 했을까’라고 말한 것처럼 이번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역시 아무도 글로 담지 않았던 야릇한 기분이나 공기의 감촉을 달라지게 하는 미묘한 분위기를 정확하게 표현해낸다.
 
작가 특유의 고감도 더듬이로 분명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리고 유쾌하게 포착해낸 일상의 조각들이 신선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평소 낯가림이 심하기로 유명한 작가지만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를 펼치는 순간, 편안한 차림으로 동네를 산책하며 가끔은 수다스러워지는 하루키씨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가 사랑하는
전 세계 45개 이상의 언어로 50개 이상의 나라에서 함께 읽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는 지난 2012년 3월26일 ‘앙앙’을 끝으로 막을 내린 전설의 연재 ‘무라카미 라디오’의 세번째 단행본이자 최종판이다. 예쁘고 못나고 길고 짧고를 넘는 무라카미 하루키식 해피 라이프가 차곡차곡 담겨 있다.
 
다음 날에는 비채에서 첫 번째 무라카미 라디오도 출간한다는 소식이다. 기존에 삽화가 누락되어 아쉬움이 남았던 ‘무라카미 라디오’와 달리 100여 컷의 풍성한 일러스트와 함께 오리지널 판의 매력을 한국어판에서도 오롯이 재현할 예정이다.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에서 에세이스트로서의 포부를 다믐과 같이 밝혔다. “나의 본업은 소설가요, 내가 쓰는 에세이는 기본적으로 ‘맥주 회사가 만든 우롱차’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나는 맥주를 못 마셔서 우롱차밖에 안 마셔’하는 사람도 많으니 이왕 그렇다면 일본에서 제일 맛있는 우롱차를 목표로 하겠습니다.”

과장 없는 문체, 촘촘한 미감, 천진난만한 매력의 감성 에세이 ‘무라카미 라디오!’ 여기 또 한 잔의 근사한 우롱차를 대령한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와 함께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즐거움을 만끽해보시길 바란다.특히, 무라카미씨의 가장 최근 목소리가 궁금한 독자라면 놓칠 수 없는 필독서가 될 것이다.

책 속으로
“나는 상당히 여행에 익숙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여행에 딱 맞는 가방을 고르는 것은 늘 어려운 작업이다. 여행가방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내용과 목적이 완전히 같은 여행이 없다는 것이다. 일로 가는 여행인가, 놀러 가는 여행인가, 국내인가 해외인가, 장기인가 단기인가, 둘이 가는가 혼자 가는가, 이동이 많은가 적은가, 노트북을 갖고 가는가 갖고 가지 않는가, 재킷과 넥타이는 필요한가?
 
각각의 사례마다 짐 내용이 달라지니 그걸 담을 가방도 당연히 다라진다. 어떤 짐이든 부족함 없이 다 들어갑니다. 안심하고 맡겨주십시오ㅡ이런 친절한 가방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게 있을 리 없다. 얘기하자면 길지만, 여행가방에 한해서는 내 인생은 그야말로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뭐 여자 때문에 시행착오를 계속하는 데 비하면 훨씬 편하고 돈도 들지 않지만.(p.27 ‘내가 좋아하는 가방’에서)

“우리 주위에는 반드시 한 두 사람, 선물을 받기보다 선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이 모두 안목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아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세상은 적당히 성가셔진다. 선물을 잘 고르는 사람을 보며 느낀 것인데, 선물을 고를 때 에고가 드러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옷은 내 마음에 드네’라든가 ‘이 옷을 그 사람한테 입혀보고 싶네’라는 식으로 자신의 마음이 앞선다.(p.86 ‘선물하는 사람, 받는 사람’에서)
 
 
작가 소개 무라카미 하루키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나 와세다 대학교 문학부 연극과에서 공부했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고, 1982년 첫 장편소설 ‘양을 둘러싼 모험’으로 노마문예신인상을 1985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니자키준이치로상를 수상했다. 1987년 현재까지도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는 대표작 ‘노르웨이 숲’을 발표해 하루키 신드롬을 낳았다.
 
1994년 ‘태엽 감는 새’로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했고 2005년 ‘해변의 카프카’가 아시아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뉴욕타임스에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 2006년 체코 ‘프란츠카프카상’을 2009년 이스라엘 최고 문학상인 ‘예루살렘상’을 2011년 스페인 ‘카탈루냐국제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45개 이상의 언어로 50개 이상의 작품이 번역 출간된 명실상부한 세계적 작가로 2009년에는 ‘1Q84’로 제2의 하루키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마이니치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또한 ‘무라카미 라디오’시리즈를 비롯한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오자와 세이지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먼 북소리’, ‘재즈의 초상’ 등 개성적인 문체가 살아 있는 에세이 역시 소설 못지않는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잠’, ‘빵가게를 습격하다’ 등 기출간작을 수정, 가필하여 일러스트레이터 카트 맨시크와 아트 콜레보레이션집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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