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성장의 적신호 ‘성조숙증’

“나이는 어린데 몸은 벌써 어른… 혹시?”

김민경 기자 | 기사입력 2013/06/24 [13:29]

아이 성장의 적신호 ‘성조숙증’

“나이는 어린데 몸은 벌써 어른… 혹시?”

김민경 기자 | 입력 : 2013/06/24 [13:29]

내 아이가 또래의 다른 아이들보다 성장이 빠르다면 부모로서 매우 기쁘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아이가 키도 크고 몸도 건강하며 정신적인 성장까지 훌륭하게 이루는 것은 모든 부모들의 소망이다. 하지만 2차 성징이 너무 빠르다면 이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활달한 성격에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던 8살의 이은지 양은 요즘 들어 부쩍 엄마 뒤로 숨는 일이 잦아졌다. 올해 초부터 가슴이 도드라지면서 또래와 다른 자신의 모습에 자꾸 숨으려고만 드는 것이다. 은지 양처럼 아직 이른 나이에 여아의 가슴에 멍울이 잡히거나 생리를 시작하거나 한다면 아이뿐 아니라 부모 역시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이는 사회적으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성조숙증의 한 증상으로 아이의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성조숙증, 조기 발견중요…나이 맞는 성장 중요
가족력·스트레스 등의 원인으로도 질환 찾아와
비만도 영향끼칠 수 있어…음식에도 신경 써야
다양한 부작용 있는 치료약…정확한 진단 필요
 
 
[주간현대=김민경 기자]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인터넷, TV를 통해 아이들이 쉽게 성적 자극에 노출되며 성조숙증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했다. 성조숙증은 어른이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인 사춘기 징후가 평균보다 2년 정도 빨리 찾아오는 것을 말한다. 여자아이는 만 8세 이전에 가슴이 나오거나 만 9.5세 이전에 초경을 하는 것이고, 남자아이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의 크기가 증가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원인
성조숙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가족력(부모가 일찍 사춘기를 겪음), 저체중아로 출생한 산과력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환경적 요인으로는 잘못된 식습관에 따른 비만, 내분비계 교란물질(환경호르몬 접촉), 야행성 활동으로 인한 멜라토닌 감소, 가정불화나 가정해체 등의 스트레스, TV 및 인터넷 등의 성적 자극 환경에 노출 등이 있다. 이 중 환경적 요인이 성조숙증 증가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영양상태가 불량하면 사춘기 발현이 지연되며 반대로 체중이 늘수록, 특히 체지방이 늘수록 사춘기와 초경이 빨리 나타나게 된다. 이는 체지방에 있는 비만세포에서 분비되는 사춘기 관련 물질이 비만아일수록 다량 분비되면서 사춘기 발현을 앞당기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내분비계 교란물질은 산업의 발달에 따라 인위적으로 생성·방출되는 화학물질이다. 예를 들면 쓰레기장에서 나오는 다이옥신, 장난감과 플라스틱 성분의 프탈레이트, 베스페놀A, 가축사료에 사용되는 성장촉진제 등이다.
 
성조숙증은 진성과 가성으로 나눌 수 있다. 진성 성조숙증은 완전한 사춘기 형태를 나타내며 시상하부 뇌하수체 성선축의 조기성숙이 다른 원인 없이 특발성으로 오는 경우이다. 여아의 성조숙증은 대부분 여기에 해당한다. 2차성으로 뇌종양이나 뇌의 선천성 기형, 수두, 뇌염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고 방사선 조사에 의해서도 초래된다. 남아의 경우 2차성이 많다.
 
가성 성조숙증은 부신이나 난소 등 말초 신체기관의 종양 등에서 성호르몬이 분비되며 불완전한 사춘기 형태를 나타낸다. 진성 성조숙증은 같은 성의 증상이 빨리 나타난다. 반면 가성 성조숙증에서는 남아에서 여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여아에서 남성의 증상이 드러나기도 한다. 처음에 불완전하던 사춘기 발달이 완전한 진성 성조숙증으로 발달되는 혼합형도 있다. 사춘기 발달의 일부만 나타나는 변이 형태도 있다. 유방 조기 발육, 음모 조기 발생, 조기 생리 발현 등이 이런 유형이다.
 
 
증상
 
주요 증상으로는 ‘유방 조기발육증’, ‘음모 조기발생증’, ‘초경 조기발생증’등이 있다. 유방 조기발육증은 한쪽 또는 양쪽 유방이 발달하지만 다른 2차 성징은 보이지 않는 경우이며, 생후 2세 이전에 가장 흔하게 관찰된다. 일부 여아의 경우 출생 시부터 유방이 발달하여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방 발달은 한쪽만 혹은 비대칭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크기가 변할 수 있지만, 성장속도와 골 성숙은 정상이다. 대부분 산발적으로 발생하며 유방 발달은 2세 이후 감소하여, 3~5년 동안 지속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계속 진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유방 조기발육증은 양성 질환이지만 완전 혹은 불완전 성조숙증의 첫 발현 징후일 수 있고 외부 투여 에스트로겐이나 다낭난소증후군에 의해 나타날 수도 있다. 3세 이후에 발생하는 유방 조기발육증은 양성 유방 조기발육증 외의 다른 원인을 가지는 경우가 더 많다.
 
음모(사람의 생식기 주위에 나있는 털) 조기발생증은 여자에서 8세 이전, 남아에서 9세 이전에 다른 이차성징이 없이 음모나 액모(겨드랑이에 난 털)가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대부분의 음모 조기발생증은 남아보다 여아에서 훨씬 더 많이 발생하며 액모는 보통 더 나중에 나타난다.
 
음모 조기발생증은 부신피질의 안드로겐(남성 생식계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의 총칭으로 남성호르몬) 생성기능이 조기에 성숙되어 발생한다. 치료가 필요 없는 양성질환이 대부분이지만 환자 중 상당수에서 사춘기 후기에 기능성 난소 고안드로겐증, 다낭난소증후군(무배란성 월경 이상과 난소에 여러 개의 물혹이 생기는 증상 또는 다모증을 동반하는 질환), 인슐린저항성이 발생할 위험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유방 조기발육증과 마찬가지로 음모 조기발생증을 가진 아이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찰이 중요하다.
 
초경 조기발생증은 주기적인 질 출혈이 1세에서 9세 사이에 나타나면서 다른 이차성징은 나타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유방 조기발생증이나 음모 조기발생증에 비해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데, 질 출혈이 나타날 수 있는 다른 원인, 이물질, 성적학대, 외상, 육아종 등의 가능성이 더 우선일 때가 많다.
 
 
진단
 
성조숙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일단 병력 청취가 중요하다. 발병 시기, 진행 속도, 주산기(태아가 분만을 경계로 하여 외계의 생활로 이행하는 시기로 신생아 분만의 전후, 즉 임신 29주에서 생후 1주까지의 기간.) 장애나 손상, 과거의 감염, 성선(종족유지를 하기 위한 기관 중에서 난자와 정자를 만들어내는 기관이나 조직을 말한다.) 스테로이드 노출 유무와 투여 여부, 가족력, 성장 속도 등을 파악해야 한다.
 
성조숙증이 걸린 아이는 만 8세경부터 키 성장 속도가 증가하기 시작하여 만 12세 이후로 성장이 거의 멈추고 만 18세경에는 키가 150cm 정도로 평균 160cm에 비해 많이 작다. 성조숙증이 있으면 어린 나이에 성장 속도가 증가하여 또래보다 키가 많이 큰 편이지만 점차 나이가 들면서 성장 속도가 감소하여 다른 아이에 비해 키가 작게 된다.
 
병력 청취 후에는 키와 몸무게 측정하고 성적 성숙도 및 이차성징의 출현정도, 근육발달 정도, 유즙분비 유무 등을 평가해야 한다. 신경학적 검사 및 피부병변 등도 자세히 진찰한다. 고환의 크기 또한 남아의 사춘기를 평가하기 위해 필요하다. 고환 크기는 구슬로 된 도구로 측정한다. 각 구슬에 고환의 크기가 표시되어 있으며, 남아 진찰시 환아의 고환 성숙도와 비교하는 기준이 된다.
 
또한 방사선 검사를 하게 되는데, 골 연령 검사는 기본이다. 난소와 자궁의 상태 확인을 위한 초음파검사를 하며 터어키안과 두개내 이상을 확인하는 방사선 검사를 하기도 한다. 두개내 병변이 의심되는 경우 두개내 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할 수도 있다.
 
혈액검사도 하는데 성선자극호르몬과 성호르몬 농도를 측정하고 갑상샘 기능을 측정한다. 진성 성조숙증의 확진을 위해서는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을 주사한 후 성선자극호르몬의 반응을 보는 호르몬 자극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
 
성조숙증은 진성 성조숙증과 가성 성조숙증으로 구별된다. 진성 성조숙증은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축이 조기에 성숙되어 나타나는 경우로 여아와 남아가 다른 특징을 보인다. 여아는 약 90%에서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진성 성조숙증이며, 남아의 경우 뇌에서 종양 등의 기질적 원인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성별에 따라 원인 질환이 다르므로 진성 성조숙증이 있는 경우, 특히 남아에서는 중추신경계 등의 이상이 있는지 세밀하게 진찰받는 것이 중요하다.
 
진성 성조숙증의 치료는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효능약제로 치료하며 4주간 작용이 지속되는 데포(depot) 제형이 쓰이고 있다.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효능약제는 성조숙증 치료에 1981년 성조숙증 치료에 처음 사용된 이후 현재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약제의 치료대상은 진성 성조숙증을 가진 모든 남아와 진성 성조숙증 여아 가운데 급속하게 진행하는 경우, 그리고 정신적 또는 감정적으로 미숙한 상태에서 생리의 시작(행동장애, 정서장애)에서 치료를 하게 된다. 하지만 서서히 진행하는 여아의 성조숙증에서는 치료 효과가 별로 없다.
 
치료의 목적은 사춘기 진행을 늦추게 하여 이차성징을 지연하고 성조숙증에 동반되는 과도한 성장을 멈추도록 하는 것이다. 치료 후 1개월 정도 지나면 혈중 성선 스테로이드의 농도가 사춘기 전의 수준으로 감소하게 된다. 그러면서 치료 전 증가했던 성장 속도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동시에 공성숙 속도 역시 감소하게 된다.
 
여아의 경우 유방 크기가 감소하고 여드름이 줄어들며 생리를 하는 경우 생리가 사라지기도 한다. 남아는 고환 크기 감소, 성장속도 및 골 성숙속도 감소, 음경 발기나 공격적 행위가 줄어든다. 치료와 함께 정기적인 평가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유는 충분히 치료가 되어야 치료 효과가 좋고 부분적 치료가 되면 골 연령 증가와 최종 성인키의 지속적인 감소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차 성징의 진행여부, 성장 속도, 골 연령, 호르몬 검사 등을 정기적으로 시행하여 치료 효과를 잘 관찰하여야 한다.
 
약제는 호르몬에 관한 약물이기 때문에 다양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대표적으로 경미한 두통, 오심, 안면홍조가 2~5% 보고되었고 국소적 과민반응 등이 있을 수 있다. 비만은 보통 발병 전 이미 있는 경우가 많으며 약제투여로 더 악화되지는 않는다.
 
간혹 일부에서 성장 속도가 사춘기 이전 정상 이하로 감소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 성선자극호르몬 방출 호르몬 효능약제와 성장호르몬을 함께 투여하면 정상적인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
 
가성 성조숙증에 대한 치료제로 여러 약제들이 사용되어 왔는데 아직 그 효과와 안정성에 대한 연구가 충분치 않다.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억제제가 있으며, 가족성 테스토스테론 중독증이나 맥쿤-알브라이트 증후군 치료에 과거 사용됐다. 최근에는 에스트로겐 억제제 등이 쓰이고 있지만 아직 연구가 충분치는 않다.
 
<도움: 보건복지부>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포토뉴스
3월 둘째주 주간현대 1244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