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더 프레데터’, 8년 만에 팝콘무비로 돌아오다

프레데터의 새로운 시작치곤 지나치게 가벼워

문병곤 기자 | 기사입력 2018/09/18 [11:58]

[영화리뷰] ‘더 프레데터’, 8년 만에 팝콘무비로 돌아오다

프레데터의 새로운 시작치곤 지나치게 가벼워

문병곤 기자 | 입력 : 2018/09/18 [11:58]

지난 1987년에 개봉한 영화 <프레데터 1>은 화끈한 액션과 고어적인 연출. 그리고 중무장한 특수부대원이 정체를 모를 외계인에게 하나둘 사냥 당한다는 호러적인 구성까지 호러와 액션팬 들에게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비평적으로도 호평을 받았으며, 흥행도 꽤나 성공적이었다. 미국에서는 5973만 달러, 해외에서는 3853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제작비가 의외로 꽤 저렴한 1500만 달러인지라 후속편 제작이 신속하게 결정됐다.


 

 

출연배우 성범죄·왕따 논란까지…개봉 앞두고 우여곡절

긴장감보다는 액션영화로 가볍게 재탄생…호불호 갈릴까

 

▲ <더 프레데터>의 포스터       <사진제공=20세기폭스코리아> 

 

헐리우드 SF액션 스릴러 장르에서 에일리언과 함께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프레데터가 신작으로 돌아왔다. 

 

지난 9월 11일 영화 <더 프레데터>가 언론 배급시사회를 통해 세상에 공개됐다. 영화 <아이언맨3>의 감독으로 유명한 셰인 블랙이 메가폰을 잡고 연출한 <더 프레데터>는 ‘프레데터’라는 프랜차이즈를 다시 세우기에 집중했다는 느낌을 준다.

 

8년 만에 후속작 나왔지만…

1987년 작품인 <프레데터>는 <다이하드>시리즈의 존 맥티어난 감독과 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주연으로 화제를 모았었다. 당시 SF 영화 제작비로서는 적은 1500만 달러의 예산으로 1억 달러에 가까운 수입을 올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는 당연히 속편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후 프레데터는 <프레데터2>(1990), <프레데터스>(2010)와 같은 단독 시리즈뿐만 아니라, 라이벌처럼 여겨졌던 에일리언과 함께한 <에일리언 VS 프레데터>(2004), <에이리언 VS 프레데터2> 라는 콜라보레이션 작품들까지 만들어졌다. 하지만 잇따른 후속작들이 평단과 수익 모두에서 대부분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자 SF액션 스릴러의 양대산맥이었던 프레데터와 에일리언은 점차 시대의 뒤편으로 멀어져가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에일리언은 시리즈의 창시자였던 리들리스콧 감독과 함께 영화계에 복귀했다. 2012년 6월에 개봉한 영화 <프로메테우스>는 얼핏보면 인류의 기원을 탐사하기 위해 우주로 떠난 탐사단의 이야기지만 영화 후반부에서 <에일리언1>과의 연결점이 발견되면서 시리즈의 팬들은 <프로메테우스>가 <에일리언1>의 이전 시점을 다루는 영화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팬들은 자연스럽게 프레데터의 복귀도 기대하게 됐다.

 

결국 지난 2016년 팬들의 염원에 화답하듯 후속작 (기존 작품의 설정 등을 엎고 아예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것) 결정이 났다. 감독으로 내정된 사람은 <아이언맨3>의 감독을 맡은 셰인 블랙이었다. 영화 팬들은 <아이언맨3>가 깔끔한 유쾌한 전개로 ‘아이언맨 시리즈’에 깊이를 더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프레데터 시리즈의 새로운 후속작 또한 셰인 감독이 깊이 있게 다뤄줄 것이라 기대했다. 또한 셰인 블랙 감독은 <프레데터1>에서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이끄는 부대원 ‘호킨스’역으로 프레데터 시리즈와 각별한 인연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프레데터1>에서 관객들에게 줬던 충격을 이번에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모았다. 

 

하지만 영화는 개봉을 한 달여 앞두고 한 차례 홍역을 앓기도 했다. 지난 2010년 14살의 소녀와 성관계를 하기 위해 유혹한 혐의로 기소돼 6개월의 징역을 선고받은 스티븐 와일더 스트리겔이라는 배우가 <더 프레데터>에 출연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폭스사는 이 사실을 알고 해당 배우의 출연분을 모두 삭제했지만, 문제는 또 있었다. 바로 그는 감독 셰인 블랙의 친구로서 감독은 스티븐 스트리겔의 혐의를 알고도 ‘개인적으로 도와주려했다’며 캐스팅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더 프레데터>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올리비아 문이 폭스사에 문제제기를 하면서 해당배우에 대한 사태가 밝혀졌다. 

 

또한 스티븐 와일더 스트리겔은 영화에서 올리비아 문과 같이 촬영을 했는데, 조깅 장면에서 올리비아 문에게 노골적인 추파를 던지는 역할로 출연했다는 사실도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문제를 제기한 올리비아 문에 대해 <더 프레데터>에 출연했던 남자배우들이 따돌림을 했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영화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안 좋아지기도 했다.

 

▲<더 프레데터>의 스틸       <사진제공=20세기폭스코리아>   


가볍게 재탄생한 프레데터

셰인 블랙 감독은 새로운 에일리언 시리즈가 택한 ‘더욱 깊고 어두운’ 방향 대신 1편의 느낌을 살리고 유쾌하고 통쾌한 B급 영화의 감성을 강화하는 방향을 택했다. 이 영화의 지향점은 ‘바보 같지만 멋있는 영화’일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감독은 “<더 프레데터>를 통해 젊은 날을 다시 느끼고 싶었다”라며 “짐작해볼 뿐이지만 1980년대 사람들은 <람보>와 <에이리언>, 이 두 가지에 열광했다. 근육질 전사가 나오는 영화와 다양한 종류의 외계생물이 등장하는 영화들이 주를 이뤘다. 그리고 인기 있는 두 가지 요소가 한 영화에서 폭발한 것이 <프레데터>였다”라고 밝히면서 1편으로의 회귀를 밝혔다. 

 

이어 감독은 “나는 <더 프레데터>가 1편에 대한 오마주보다는 ‘동반자 영화’(Companion Movie)라고 말하고 싶다.”며 “오리지널과 같은 태도를 가진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같은 영화는 아니다. 분명히 아니지만, 오리지널과 견줄 수 있는, 그리고 오리지널이 만들어진 당시의 문화에 대한 레퍼런스와 유희를 갖추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B급 영화의 감성을 더한 이유도 있겠지만 ‘유머’는 셰인 블랙이 잘 다루는 분야다. 그의 전작들에서도 그런 유머들은 영화의 매력을 더하는 요소였다. 하지만 이번 <더 프레데터>에서는 그 유머가 오히려 호불호를 갈리게 만드는 요소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서 유머는 대부분 주인공 ‘퀸 맥케나’와 함께 행동하는 부대원들의 ‘바보스러움’에서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 유머들이 ‘질 떨어져’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다소 눈썹이 찌푸려지는 유머들도 있다. 가령 투렛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의 행동이나 그의 엄마를 두고 질 나쁜 농담을 해서 개그 코드로 사용한다던지 마취돼 잠들어 있던 케이시(올리비아 문)가 깨어난 후 의 행동을 두고 돈 내기를 하는 식의 개그들은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영화는 ‘그래도 웃기면 됐지’라는 식이다. 실제로 몇몇 장면들은 웃기긴 하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볼때 충분히 호불호가 갈릴만한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무리 그래도 <프레데터 시리즈>하면 압도적으로 강한 프레데터와 인간의 사투장면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다. ‘포식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어디서 등장하고 인간들을 노리고 있을지 모르는 긴장감과 두려움이 영화를 지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프레데터의 압도적인 힘은 묘사되고 있는가? 일단은 그렇다. 1편 등에서처럼 <더 프레데터>에서도 인간의 몸이 ‘찢겨져’ 나가는 등 다소 잔혹한 표현들이 나오는데, 이를 통해 프레데터의 강한 힘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긴장감을 만드는 방식은 다소 비겁하다. 영화는 프레데터의 칼끝을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어린 아이로 돌리게 한다. 영화에서 소위 센척하는 군인 아저씨들이 어슬렁거리고 있는 동안 죽음의 그림자를 학교에서 적응 못하고 힘들어 하는 아이에게 드리우면서 긴장감을 유도하는 것이다. 

 

영화 후반부에는 이 군인들이 아이와 합류하게 되면서 이런 긴장감이 떨어지게 된다. 이때부터 영화는 스릴러가 아니라 액션영화의 성격이 강해진다. 문득 마이클 베이의 영화 <트랜스포머>가 떠오르기도 한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보면서 관객들은 언제 로봇이 덮칠지 모르는 긴장감이 아니라 강한 로봇들이 보여주는 통쾌한 액션을 즐긴다. <더 프레데터>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는 긴장감보다는 인간이 프레데터와의 사투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셰인 블랙 감독의 ‘1편과 궤를 같이하고 싶다’는 포부와는 달리 <더 프레데터>는 약간 잔인하고 질 떨어지는 유머가 나오는 액션영화로 가볍게 재탄생했다. 이 점이 대중들에게는 쉽게 다가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과연 시리즈가 계속될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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