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원더풀 고스트’ 착한 코미디로 만족감 채우다

안일하지만 착한 영화…추석 대작들 가운데서 빛 볼까

문병곤 기자 | 기사입력 2018/09/18 [19:23]

[영화리뷰] ‘원더풀 고스트’ 착한 코미디로 만족감 채우다

안일하지만 착한 영화…추석 대작들 가운데서 빛 볼까

문병곤 기자 | 입력 : 2018/09/18 [19:23]

이번 추석에는 총 4편의 한국영화 ‘대작’들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물괴>, <안시성>, <명당> 등 사극 3편과 현대물인 <협상>이다. 네 편 모두가 제작비가 100억에서 200억원 사이의 ‘대작’인 만큼 꽤나 치열하다. 이 가운데,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한국 영화도 개봉한다. 영화 <원더풀 고스트>는 대작들 가운데서 유일하게 코미디를 내세운 상업영화다. 몸은 험상궂지만 마음만은 여린 캐릭터를 가진 배우 마동석이 주연으로 참여한 이 영화는 과연 추석 극장가에서 대작 영화들 사이를 뚫고 빛을 낼 수 있을까.


 

▲ <원더풀 고스트>의 포스터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관객들의 ‘가벼운 마음’ 충분히 채울 만한 영화

안정적인 연기 마동석…조연들의 감초연기 빛나

 

관객들은 <원더풀 고스트>와 같은 영화를 예매하면서 ‘뛰어난 작품성과 예술성을 채우러간다’는 마음가짐을 가지지 않는다. 그저 가벼운 오락거리로써의 예상되는 재미만 충족시켜주면 관객들 입장에서는 충분하다. 그렇다면 <원더풀 고스트>는 그 관객들의 요구치를 채워주는 영화인가. 대답은 ‘그렇다’이다. <원더풀 고스트>는 관객들의 만족도를 충분히 채워줄 만한 영화다.

 

<원더풀 고스트>는 줄거리도 어디선가 본 것 같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딸 앞에서는 바보지만 남의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최장수’(마동석)는 시골 동네의 유도 관장이다. 그는 ‘정의는 이긴다’라는 문구가 적힌 옷을 입고 다니긴 하지만 사실은 남의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작은 선행조차 베풀기 꺼리는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을 쫓다가 뇌사상태가 된 의욕 넘치는 경찰 ‘태진’(김영광)의 영혼이 보이기 시작한다. 태진의 영혼은 장수에게만 보이기 때문에 태진은 장수에게 이런 저런 부탁을 하게 되고 결국 장수는 태진의 부탁을 들어주기 시작한다.

 

▲ <원더풀 고스트>의 스틸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뻔한 영화?

귀신과 살아있는 사람이 한마음이 되서 무언가를 이뤄간다는 내용의 영화는 이미 어디선가 본 듯할 것이다. 감독은 “<원더풀 고스트>는 소재 자체부터가 <사랑과 영혼>(1991)의 오마주다”라고 할 정도로 이미 <원더풀 고스트>는 익숙한 것에서 영화가 시작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제목부터 지난 2010년에 개봉한 한국영화 <헬로우 고스트>가 떠오르기도 할 정도다.

 

이처럼 <원더풀 고스트>는 ‘뻔하다’는 전제를 깔고 가는 영화다. 보는 동안 영화의 ‘시나리오가 보일 정도’다. 그렇다면 감독은 이 뻔한 영화를 들고 나오면서 어떤 카드를 들고 나왔을까. 감독은 감독으로써의 욕심은 충분히 있는 것처럼 보인다. 

 

먼저 감독은 영화의 색감에 대해서 얘기한다. 이 영화에서 인물들이 입고 있는 옷은 전부 푸른빛이다. 김영광 배우가 입고 있는 옷은 경찰복이니 만큼 푸른빛인데, 그가 뇌사상태에 빠지고 날 당시 입었던 옷도 하늘빛이다. 귀신이었을 때의 옷도 같은 옷인데 이 옷은 진한 파란색에 아래로 갈수록 점점 옅어지는 투톤이다. 어찌보면 보이지 않는 영혼이라는 점에서 이런 설정을 넣은 것 같기도 하다. 마동석이 입고 있는 옷 또한 하얀색과 하늘색이 섞여있기도 하다.  

 

감독은 이에 대해서 “영화를 찍을 때 파스텔 톤의 파란색을 주문했다. 그래서 배우들이 푸른 톤의 옷을 입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는 결국 귀신이라는 존재는 ‘하늘나라’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란 하늘같은 이미지가 영화에 씌워지기를 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에서 파란 하늘이 나오는 장면들은 종종 도드라져 보이기도 한다.

 

이어 그는 “파란색은 또한 빨간색과 대비되는데, 빨간색은 생명을 상징하기도 한다. 영혼과 생명의 느낌을 은연중으로 드러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인지 영화에서 ‘태진’(김영광)의 여자친구 역할로 등장하는 ‘현지’(이유영)은 유난히 빨간 볼을 가지고 있고, 붉은 옷을 자주 입는데다가 별명이 ‘홍시’이다. 

 

이 영화에서 배우들의 연기도 꽤 좋은 편이다. 연기적인 면에서 주연배우인 마동석의 연기 스타일도 이미 충분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것’이다. 몸과 인상은 험상궂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연기는 이번 작품에서도 그대로다. 하지만 이번 영화가 조금 더 따뜻한 분위기의 코미디인 만큼 <원더풀 고스트>에서 그의 연기는 조금 더 코미디가 강조된다. 물론 마동석에게 기대할 만한 액션연기도 선보인다. 마동석의 연기는 충분히 재밌다.

 

김영광의 연기는 이유영과 연기에서는 꽤나 훈훈하게 느껴지는데, 남들에게 보이지 않지만 마동석에게만 보인다는 설정의 다소 난감할 법한 귀신 연기도 무난하게 해낸다.

 

사실 <원더풀 고스트>에서 연기는 주연배우인 마동석과 김영광 보다는 조연으로 등장하는 이유영 배우와 최귀화 배우와 주진모 배우 그리고 고규필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최귀화 배우가 연기한 태진의 직속상관 ‘종식’은 숨겨진 비밀을 가지고 있으며 고민하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이를 연기한 최귀화는 이 감정들을 충분히 표현해낸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연기를 하면서 “항상 땅에 붙어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현실감이고 사실적인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의 그런 지향점은 충분히 표현된 것처럼 보인다.

 

또한 주진모 배우는 이번 영화에서 굵은 카리스마 연기를 하는데 꽤나 인상적이다. 고규필 배우의 코믹연기도 영화를 본다면 분명히 기억의 남을 것이다. 아역배우인 최유리 배우의 연기도 꽤나 사랑스럽다. 

 

특히 이유영 배우의 감정연기는 상당히 돋보인다. 아마 이 영화에서 연기적인 면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이 이유영의 연기다. 그가 보여주는 폭발하는 감정연기는 이 영화가 관객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슬픔의 대부분이다. 그만큼 충만한 감정연기를 선보인다.

 

▲ <원더풀 고스트>의 스틸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안일하지만 착한

<원더풀 고스트>를 보고 있다 보면 영화의 ‘시나리오’가 보인다. 마치 영화 속의 귀신처럼 <원더풀 고스트>에는 시나리오가 따라다닌다. 영화 속에서 인물을 묘사하는 것을 보면 시나리오에서 자주 사용되는 화법이다. 이는 좋게 말하자면 영화는 시나리오에 충실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시나리오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원더풀 고스트>는 상당히 착한 영화다. 감독이 시나리오를 벗어나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이 ‘착한 시나리오’를 포기하지 않고 싶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감독은 기자 간담회에서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떠올릴 때 영화 속에서 마동석의 딸 ‘도경’이 아픈 몸임에도 커다란 곰돌이 인형에게 유도복을 입히고 유도한 이후 마동석의 등장으로 코믹해지는 장면”이라며 “이 부분에서 영화가 하고싶은 말들을 모두 영상에 담겼다”고까지 언급했다. 감독의 '착한 마음'이 느껴진다.

 

감독은 “웃음과 감동, 그리고 눈물. 이 세 가지가 잘 어우러진 영화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처럼 영화 <원더풀 고스트>는 상당히 무난한 가족 코미디 영화다. 영화에 출연한 마동석 배우는 지난 9월18일 언론시사회 이후 이어진 기자 간담회에서 영화의 개봉소감에 대해 “이번 추석에는 풍성한 잔치상의 음식들처럼 <안시성>, <명당>, <물괴>, <협상>과 같은 좋은 영화들이 많이 개봉한다. 이런 영화들을 보고나서 많은 관객들이 디저트처럼 <원더풀 고스트>도 즐겨주셨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원더풀 고스트>는 다소 안일하지만 착한 영화다. 이런 착한 영화가 물론 대작들을 뚫고 나와 빛을 내긴 힘들테지만 마동석 배우의 말마따나 관객들에게 부담 없이 가벼운 영화가 될 것이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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