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원 ‘누수’ 전경련 ‘유명무실설’ 내막

508개 대기업 회원사…재계 상징적 존재 ‘휘청’

손성은 기자 | 기사입력 2013/10/14 [13:52]

동력원 ‘누수’ 전경련 ‘유명무실설’ 내막

508개 대기업 회원사…재계 상징적 존재 ‘휘청’

손성은 기자 | 입력 : 2013/10/14 [13:52]

10대 재벌을 비롯해 508개 대기업을 회원사로 거느리고 있는 재계의 상징적 존재 전경련이 휘청이고 있다. 최근 유동성 문제로 인해 위기를 겪는 그룹이 늘고 있어 전경련 이탈 회장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 특히 그간 전경련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강덕수 STX 회장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이탈은 뼈아픈 상황이다. 지난 2011년 허창수 GS 회장이 전경련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실시한 첫 회의에 전체 21명의 회장단 중 17명이 참가하는 등 높은 참석률을 보여왔으나 최근 회의에는 고작 7명이 참석, 저조한 출석률을 기록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그간 재계 대변인 노릇을 톡톡히 해온 전경련이 동력 누수 현상으로 인해 유명무실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편집자 주>
 


전경련, 회장단 회의 참석률 저조 현상 ‘극심’
점진적 하락 추세…회장님들의 불가피한 사정
재계, 대변인 노릇 톡톡…동력원 상실 우려도

 
[주간현대=손성은 기자]

최근 유동성 문제로 인해 적지 않은 그룹들이 위기 상황에 직면한 가운데 그 파장이 재계 상징적 존재인 전경련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전경련은 10대 재벌을 비롯해 508개 대기업을 회원사로 거느리고 있어 재계의 위상을 대변하는 단체. 전경련이 재계 대변인 역할을 톡톡히 해온 탓에 그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다는 여론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 하지만 최근 경제 불황과 그룹 총수들의 잇따른 구속 등으로 인해 전경련 회장단 회의 참석률이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기에 위기설에 휩싸이고 있다.

출석률 저조 현상

전경련이 잇따른 회장단 회의 참석 저조 현상으로 인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언론보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12일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그룹 총수들은 7명. 이 중 전경련 회장과 부회장을 제외하면 고작 5명이 참석한 셈. 현재 전경련 회장단은 허창수 GS 회장을 비롯해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19개 그룹 총수와 전경련 상근 부회장으로 구성된 부회장 등 총 21명이 등재돼 있다.

전경련은 지난 2011년 3월 신임 회장으로 허 회장을 선출한 이래 회장단 회의 참석률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모양새를 보여 왔다. 당초 허 회장 선출 직후 실시된 최초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그룹 총수들은 17명. 총 21명의 그룹 총수들이 등재돼 있음을 감안할 때 높은 출석률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회장단 회의 출석률은 이내 하락하기 시작, 격월로 진행되는 회장단 회의는 10명 안팎이 총수들이 참석하는데 그쳤고 급기야 5명 참석이라는 저조한 출석률을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전경련 회장들의 출석률 저조 현상과 관련해 일각에선 최근 도마에 오르고 있는 일부 대기업 위기설을 지목하고 있다. 최근 STX·동양그룹 등 대기업이 연쇄적으로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서 회장단 이탈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장님들의 불참 사유

이처럼 일각에선 전경련 회장단 회의 참석률 하락의 원인이 대기업 연쇄 위기 상황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 알려진 대로 STX와 동양그룹은 최근 창립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강덕수 STX 회장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참석률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 앞서 전경련 부회장직을 맡은 바 있는 강 회장은 회장단 회의에 8차례 참석하는 높은 출석률을 기록, 적극적으로 재계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강 회장은 그룹 위기로 인해 지난 9월 부회장직에서 사퇴, 회장단에서 이탈했다.

최근 유동성 문제로 인해 그룹 해체설이 대두되고 있는 동양그룹의 수장 현 회장 또한 총 11차례 걸쳐 회장단 회의에 참석, 회장단 출석률 3위를 기록했다. 현 회장은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약 4년간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직을 맡기도 했다. 현 회장은 평소 한미 재계 협력 관계 관련해 해박한 지식과 이해도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영어에도 능통해 적극적으로 양국 재계 협력 방안을 모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 회장은 동양그룹 사태로 인해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직을 사임하게 됐다.

이처럼 그간 전경련 활동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온 강 회장과 현 회장은 그룹 사정 악화로 인해 불가피하게 회장단 참석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회장단 회의 참석이 불가능해진 것은 비단 강 회장과 현 회장만이 아니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 또한 전경련 활동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동력원 상실 우려

이처럼 전경련 회장단 중 적지 않은 수의 총수들이 사실상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때문에 재계 안팎에선 전경련이 잇따른 회장단 이탈 현상으로 인해 그 동력원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전경련 활동이 몇몇 총수들의 적극적 참여로 인해 이루어져 왔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재계 안팎에선 전경련 활동은 일부 그룹 총수들의 적극적 참여로 인한 것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는 사실상 대부분 회장단 회의가 강 회장과 현 회장 등 일부 총수들에 의해 유지돼 왔다는 주장이다.

재계 관계자 전언과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김준기 동부 회장 등은 회장단 회의에 불참하는 통례로 받아들여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경련 부회장이기도 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도 대한상의 의장을 병행하고 있어 전경련 활동에 주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간 전경련은 재계의 상징적 역할을 해왔다. 일각에선 재계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재계 대변인’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하지만 기업의 적극적 사회 참여를 독려하는 등 순기능적 역할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전경련이 최근 잇따른 대기업의 위기 상황으로 인한 회장단 이탈 현상과 총수들의 활동 저조 현상으로 인해 ‘동력원 상실’로 인한 위기설에 휘말리고 있는 것이다.

son25@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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