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으로 치닫는 ‘채동욱 괴소문’

채 전 총장과 임모씨의 관계 “단순 손님과 주인?”

이동림 기자 | 기사입력 2013/10/22 [10:31]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채동욱 괴소문’

채 전 총장과 임모씨의 관계 “단순 손님과 주인?”

이동림 기자 | 입력 : 2013/10/22 [10:31]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논란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를 증명할 핵심 열쇠로 부산의 건설업자 L씨를 지목하고 있다. L씨는 부산에서 굵직한 여러 사업을 했던 인물로 참여정부 인사들과 사이가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 전 대통령 친형인 노건평씨를 비롯해 박연차 태광 회장 등 부산 연고의 유력인사들과 절친한 인사로 전해졌다. 이런 와중에 검찰 안팎에서는 채 전 총장과 내연녀로 지목된 임씨를 연결시켜준 L씨가 임씨를 배후 조종하며 채 전 총장으로부터 유·무형의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여러 소문과 추측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편집자 주>
 
 
‘채동욱 사태’ 장기화…내연녀 검찰소환 임박 ‘2라운드’
채 전 총장·임모씨 관계 증명할 핵심 ‘열쇠’로 L씨 주목

 
혼외 아들 논란 ‘빙산의 일각’…건설업자 둘러싼 커넥센
“친자냐, 아니냐” 논란 종지부, 유전자 검사여부가 ‘答’

 
 
[주간현대=이동림 기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물러났지만 혼외아들 의혹은 더 확산되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임씨 집 가사도우미였던 이씨로부터 “아이 아빠가 채 전 총장이 맞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채 전 총장이 자신에게 직접 작성해 전했다는 연하장도 공개했다. 실제로 2006년 12월에 채 전 총장으로부터 받았다는 채 전 총장의 친필 연하장에는 이씨를 ‘이모님’으로 칭했으며, ‘아이를 잘 키워줘 고맙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씨의 인터뷰를 소개한 TV조선은 연하장 마지막에는 ‘○○아빠’라고 쓰여 있었고, 이에 이 연하장의 필적이 채 전 총장의 것이 맞다는 감정까지 마쳤다고 9월30일 보도한 바 있다.

물론 채 전 총장 측은 이번에도 “엉뚱한 사람과 착각했는지 모르겠다.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며 법무부가 얼마 전 발표한 진상조사 내용까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로운 의혹이 잇따르고 물증이 나와도 채 전 총장은 부인으로만 일관하고 있는 것. 결국 온갖 억측만 난무하고 석연치 않은 구석이 한둘이 아니다. 문제를 제기한 조선일보에 강경 대처할 것처럼 하다가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취하한 것부터가 그렇다.

미스터리 형국

채씨 측은 유전자 검사를 하겠다고 말을 하면서 임씨의 소재지가 밝혀진 지금도 어디 사는지조차 모른다는 식이다. 진상을 규명할 의지가 있기나 한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채씨 측의 이런 태도가 이번 사건을 무슨 미스터리처럼 몰아가는 한편, 진실과 팩트는 관심조차 없다는 듯 여론조차 뿌리 깊은 당파성에 따라 양분되는 양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채 전 총장은 조선일보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취하하고 유전자 검사를 받겠다고 밝혀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9월30일 종편채널인 TV조선이 퇴임식을 가진 채 전 총장의 내연녀로 알려진 임모 여인 가정부의 증언을 폭로하고, 이에 채 전 총장이 사실무근이라며 강력 대응하면서 진실공방은 제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임씨 소환임박

이런 와중에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을 낳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임씨가 조만간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을 것으로 보여 채 전 총장의 혼외자녀 의혹이 규명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곽규택)는 조만간 임씨에게 소환을 통보할 방침이다. 시민단체 법조계바로정돈국민연대(법정련)가 임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형사6부는 고발인 대표인 강모씨에 대한 조사는 이미 마친 상태다.

법정련은 임씨를 고발한 이유에 대해 “이번 사태가 초래된 원인은 임씨가 학교생활기록부에 해당 아동의 생부로 채 전 총장 이름을 기입하고 ‘애 아빠가 채동욱’이라고 말해왔기 때문”이라며 “채 전 총장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채 전 총장과 대한민국 검찰 조직 전체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 채 전 총장이 검찰에 임씨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된다. 하지만 검찰은 채 전 총장이 별다른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수사를 계속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미 채 전 총장은 적극적으로 유전자 검사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따라서 임씨가 아들의 유전자 검사를 하겠다고 결정만 하면 “친자냐, 아니냐” 하는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그러나 임씨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경기도 가평에 소재한 외삼촌의 집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결국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내연녀로 지목된 임씨의 가정부로 일했던 여인의 인터뷰가 조선일보에 보도됐고, 이보다 앞서 법무부 감찰 결과가 발표됐지만 오히려 혼란만 가중되는 형국이다. 이 지저분한 공방을 지켜보는 국민은 ‘정황상 아들’이라는 말보다 ‘과학적 검증’이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에 주목한다.

내연녀의 행적

지금까지 알려진 행적을 추적해보면 임씨는 지난 1993년경부터 부산에서 주점을 운영하다 채 전 총장을 처음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채 전 총장은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장검사로 재직했다. 이때 그는 선후배, 동료들과 함께 임씨의 가게를 자주 방문했다고 한다. ‘윤초희’라는 가명을 사용하기도 했던 그녀는 부산 지역 검사들 사이에서 꽤 유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가 운영하던 주점은 채 전 총장뿐 아니라, 정·재계 인사들도 자주 드나들 정도로 지역에서는 꽤 알아주는 곳이었다. 지역사회 인사들에게는 이처럼 ‘오픈’된 주점이었기에 당시 부산지검에 근무했던 몇몇 인사들은 “(채 전 총장이) 그럴(임씨와 내연 관계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후 임씨는 2001년 가을경 부산에서 서울로 상경한 것으로 보인다. 채 전 총장이 2000년 의정부지청으로 자리를 옮긴 직후다. 아들인 채아무개 군이 2002년 7월에 태어난 것으로 봐서는 상경 즈음 그녀가 임신한 상태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임씨는 서울로 이사한 뒤 강남구 청담동에서 레스토랑 사업을 시작했지만 어머니가 사망한 후 문을 닫았고, 이후 서초동 근처에서 주점을 운영하다가 얼마 뒤 그것마저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 전 총장은 서울로 발령이 난 후 그녀의 가게를 자주 찾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채 전 총장의 측근들은 “단언컨대 채 전 총장과 임씨는 절대로 내연관계가 아니다”라며 “채 전 총장 일행들이 함께 주점을 찾았을 때를 돌이켜 보면 채 전 총장과 임씨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손님과 주인일 뿐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어쨌거나 채 전 총장이 상당 기간 동안 임씨와 인연을 맺어온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증언을 뒤집는 또 다른 증언이 나와 주목을 끈다. 최근 검찰 안팎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를 증명할 인물로 부산의 재력가인 L씨를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L씨는 부산에서 굵직한 여러 사업을 했던 인물로 업계에서 그를 아는 이들이 파다하다. 이런 가운데 채 전 총장과 임씨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L씨는 부산에서 참여정부 인사들과 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자 L씨

특히 노 전 대통령 친형인 노건평씨를 비롯해 박연차 태광 회장 등 부산 연고의 유력인사들과 절친한 인사로 전해졌다. L씨는 부산에서 유명 주점을 운영할 당시 종업원으로 근무하다 함께 일하던 B씨와 따로 나와 업소를 개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이들이 따로 업소를 차린 곳은 L씨 건물인 D타워의 지하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시기에 L씨는 임씨와 가까운 사이가 됐고 채 전 총장도 이때 임씨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L씨는 부산 지역의 유력인사들과 친분을 유지했는데, 부산지검에 근무하던 채 전 총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는 1999년경으로 채 전 총장은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장검사로 근무하던 때였다.

L씨를 잘 아는 부산지역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채 전 총장과 임씨의 관계는 매우 빨리 발전했다. 그리고 그 후광을 등에 업고 임씨는 업계 뿐 아니라 부산 유력인사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급속도로 확장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임씨의 성장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임씨는 채 총장과의 관계덕분에 상승 가도를 달렸고 급기야 L씨가 임씨에게 자기소유의 건물인 D타워의 스카이라운지까지 내주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L씨와 임씨의 관계를 잘 아는 한 인사에 따르면 임씨는 스카이라운지를 운영하면서 유력인사들과 폭넓은 교류를 했으며 채 전 총장과의 각별한 관계는 극소수의 사람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일각에서는 채 전 총장과 임씨에 대해 잘 아는 L씨가 두 사람의 관계를 통해 밝혀지지 않는 모종의 득을 본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의혹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채 정치권을 떠돌아다니고 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퍼뜨렸다는 설도 있다.

괴소문 나돌아

실제로 검찰 주변 안팎에서는 임씨가 부산지역 사업가들, 고위직 공무원뿐 아니라 조폭들과도 잘 알고 지낸 것으로 알고 있다는 증언이 나온다. 또한 임씨가 아이를 혼자 키우고 산다는 것은 모두 잘 아는 내용이라며 그 아이가 누구의 아이인지 이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소문이 파다했다. 그 아이가 채 전 총장의 아이인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그런 소문이 돌았던 것은 사실이라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채 전 총장 측은 “허무맹랑한 괴소문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그러나 특정 세력이 악의적인 목적으로 유언비어를 흘리는 것이라면 문제는 다르다. 채 전 총장은 이미 공직에서 물러났다. 국민적 관심을 해결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baghi81@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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