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중고나라 사기 용의자 부부 수배

“상품권 팝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인터넷 상 ‘먹튀’

최민이 기자 | 기사입력 2013/11/11 [13:09]

추적 중고나라 사기 용의자 부부 수배

“상품권 팝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인터넷 상 ‘먹튀’

최민이 기자 | 입력 : 2013/11/11 [13:09]

중고거래 카페에서 한 30대 부부가 상품권 판매를 미끼로 수억원의 사기를 치고 잠적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가입인원이 가장 많은 인터넷 중고거래 카페에서 S상품권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리고 사람들이 보낸 대금만 받아 챙기고 달아났다. 이들 부부는 처음에 사람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S상품권을 싸게 팔기도 하다 입소문이 나자 결국 대금을 들고 자취를 감췄다. 결국 이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이들 부부에 대해 공개수배를 내리고 추적하고 있다. <편집자 주>

 
중고나라서 약 28억원 사기치고 잠적한 부부 ‘수배’
‘S상품권’ 판매한다며 글올려 뒤통수 피해자들 ‘분통’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사기의 온상…조심 또 조심

 
[주간현대=최민이 기자]한 30대 부부가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수십억원의 사기를 치고 잠적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 부부는 S상품권을 싸게 판다는 글을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렸고 이를 본 구매자들이 대금을 납부하며 구매의뢰를 했다. 이들은 구매자들로부터 대금을 받아 챙긴 뒤 이른바 ‘먹튀’했다. 결국 구매자들은 이 부부를 경찰에 신고했고 부부는 나란히 공개수배되는 처지에 놓였다. 이들 부부가 구매자로부터 받은 금액은 약 28억원으로 알려져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떴다 부부사기단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 청남경찰서는 이들 부부의 사진이 들어간 수배전단을 만들어 공개수배로 전환했다. 지난 11월5일 청주 청남경찰서 수사과 사이버팀은 남편 김학락(34)씨와 부인 황정아(34)씨를 사기혐의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지난 4월까지 인터넷 대형 중고거래 사이트인 ‘중고거래 카페’에 “S상품권을 싸게 판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상품권을 사기 위해 연락온 구매자들을 통해 약 28억원을 받아 챙겨 도주했다. 이들이 올린 글을 보고 연락 온 구매자는 모두 45명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실제 5만원권 상품권을 4만~4만2000원에 판매하면서 구매자들의 환심을 샀다. 모두 45명의 구매자들은 대량구매를 통해 이들에게 대금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처음에는 이들 부부가 구매자들에게 대금을 받고 한두 장씩 상품권을 잘 보내 안심하게 했다. 이후 구매자들이 대량 구매를 원해 약 2000만원을 이들 부부에게 송금했지만 부부는 잠적했다.

구매자들은 이들 부부에게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알고 즉시 경찰에 이들 부부를 고소했다. 경찰이 이들 부부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하자 이들은 가족 및 지인에게 연락을 끊고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한 피해자 가족에 따르면 “피해자들 중에는 억단위로 피해를 본 사람들도 많은데 부모님이나 가족, 친지한테 소개를 하고 그 돈을 탕진하게 된 경우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한 경찰 관계자는 “중고나라 사이트에서 어느 정도 신뢰를 구축하고 기존에 거래하던 사람들과 거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현재 사건이 발생한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 카페’에서는 이들 부부에게 사기를 당한 것 같다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 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고나라 카페’는 지난 2003년에 개설되어 현재 11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중고거래 커뮤니티다. 자동차와 수입명품을 포함해 의류와 패션잡화, 미용, IT기기, 악기, 스포츠용품, 도서, 가족 입장권 등 거의 모든 품목이 거래되고 있다.

중고나라 사기 빈번
이와 같이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 카페’에서 끊임없이 사기사건이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인터넷 중고장터’ 관련 민원이 최근 187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약 5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권익위가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인터넷 민원사이트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관련 민원 중 ‘중고나라’와 ‘번개장터’를 키워드로 분석한 결과다.

지난 10월 서울 은평경찰서는 다른 사람이 올린 판매글을 자신이 올린 것처럼 속이는 수법으로 약 140여 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을 챙긴 20대 여성을 붙잡았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강모(22)씨는 다른 사람이 올린 판매글에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로 바꾸어 올린 뒤 돈을 입금하라는 문자를 보내는 수법으로 약 5000만원을 챙겼다. 강씨는 일명 ‘끼어들기’ 수법을 사용해 돈을 가로채는 신종수법을 사용했다.

강씨는 피해금액이 적을 경우 잘 신고하지 않는다는 심리를 이용해 약 30만원이 넘지 않는 중고 물품만을 범행 대상으로 삼는 치밀함을 보였다. 강씨가 이러한 수법을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였을 당시 ‘중고나라 카페’에서는 “강씨를 조심하라”는 글이 수십 개 올라올 정도로 악명이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중고나라 카페’에서 사기를 치는 수법이 더욱 교묘하고 다양해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7월 A씨는 ‘중고나라 카페’에 고급 스마트폰을 판다는 글을 올리고 서울 종로구 금은방을 찾아 돌반지를 구입하고 금은방 주인의 계좌번호를 알아냈다. 이러한 계좌번호를 스마트폰 구매자들에게 알려줬다.
 
스마트폰 구매자로부터 입금했다는 연락이 오자 A씨는 금은방에 찾아가 “마음이 바뀌었다”며 돌반지 값을 돌려달라고 했다. 이러한 수법으로 A씨는 약 20여회에 걸쳐 약 630만원을 가로챘다. 또한 지난 4월 80세 노인이 ‘중고나라 카페’에서 사기행각을 벌이다 징역형을 받았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중고나라 카페’에 휴대전화를 판매한다고 속이는 글을 올려 구속기소된 홍모(80)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지난 1월 홍씨는 서울 구로구의 PC방에서 ‘중고나라 카페’ 게시판에 “중고 갤럭시S3를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홍씨는 이 글을 보고 연락한 구매자들에게 “10만원을 입금하면 휴대전화를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속여 각각 10만원씩 모두 20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받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터넷 사기일 경우 판매자와 구매자가 대면 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기사건이 쉽게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중개 사이트나 안전결제를 통해서 거래하는 것이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당부했다.
chmie13@hyundaenews.com
 
<무단 전제 및 배포 금지. 본 기사의 저작권은 <주간현대>에 있습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포토뉴스
3월 다섯째주 주간현대 1245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