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본격 ‘정책 평가’…2018 국정감사

막 오른 국정감사…與野 공방·파행으로 ‘이슈 잔치’

문혜현 기자 | 기사입력 2018/10/12 [15:06]

문재인 정부 본격 ‘정책 평가’…2018 국정감사

막 오른 국정감사…與野 공방·파행으로 ‘이슈 잔치’

문혜현 기자 | 입력 : 2018/10/12 [15:06]

올해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뜨겁다. 각종 현안과 이슈들이 산적한 것도 물론이거니와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전망되는 상황부터 화제의 증인과 참고인들까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부 상임위에선 시작도 전에 여야의 고성이 오가며 파행을 빚기도 했으며 때로는 한 마음으로 피감기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국회가 가장 바쁘게 달리는 10월, 국감 현장 이슈를 소개한다.


 

 

▲ 선동열 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미필 끼워넣기’ 관련 의혹에 답변하고 있다.     © 김상문 기자

 

양승태 사법농단 놓고 여야 ‘한목소리’…“방탄판사단이냐”

강경화 ‘5·24 조치 검토’ 발언에 김무성 “해도 되는 말인가” 따져

 

선동열 ‘미필 끼워넣기’ 김수민 질타에 “흐름 이해 못 해 죄송”

한국당 “유은혜 인정 못 해”…“차관에게 질의하겠다” 외면 

 

2018년 국정감사의 막이 올랐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첫 국감인 이번 국감은 시작부터 여야의 치열한 공방과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국정감사 첫날부터 각 상임위마다 여야는 대립각을 세웠다. 또 여야가 요구한 증인과 참고인 명단이 연일 주목을 끌었다. 과학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는 구글 코리아 대표를 비롯해 아프리카 TV 대표 등 개인 방송 수장들이 나서기도 했고, 국감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인 선동열 감독이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여야, 법사위서 ‘김명수 질의’ 놓고 대립 

먼저 소개할 뜨거운 감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다. 10월10일 대법원을 시작으로 진행된 국정감사는 양승태 사법부 시절 사법농단 의혹이 최대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국감장에선 관례상 삼권분립의 존중을 위해 대법원장이 질의를 받지 않고 법원행정처장이 대답하는 것에 대해 야당의 반발이 있기도 했다. 

 

대법원청사에서 열린 이날 감사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인사말이 시작되기도 전에 파행을 빚었다. 야당 의원들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춘천 지방법원장 재직 시절 공보관 운영비를 쌈짓돈처럼 사용했다고 지적하며 김명수 대법원장이 직접 답변해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은 춘천지법원장 재직 시절인 2017년도 공보관실 운영비를 현금으로 사용했다”면서 “여러 차례 해명요구를 했지만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았다. 김 대법원장은 공보관실 운영비 사용에 대해 국민께 직접 답변해야 한다”고 고집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이 문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주고 김명수 당시 춘천지법원장이 받은 사건이므로 김 대법원장이 직접 답변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며 “대법원장 본인 신상에 관련된 문제이므로 직접 답변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야당의 지나친 답변 요구에 ‘삼권분립’ 원칙을 강조하며 반대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입법·사법·행정 수반에 대해서는 직접 증인으로 묻지 않고 특히 사법부와 같은 경우 재판이라는 고유의 권능이 있기 때문에 사법행정 영역에 대해서만 국회가 감사하는 것”이라면서 “사법행정 영역에 있어서는 장관급 법원행정처장의 답변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문제를 두고 여야의 갈등이 계속되자 보다 못한 여상규 법사위 위원장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인사말 시작 전에 정회를 선언했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약 10분가량 퇴장했다가 국감장에 복귀했다. 

 

김 대법원장은 인사말에 나서 “현재 사법부는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법관이 양심을 걸고 독립해 공정하게 심판해 줄 것이라는 국민들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음을 느낀다”면서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김 대법원장은 “이 모든 위기는 법관들이 독립한 재판기관으로서의 헌법적 책무를 오로지 집중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에 대한 진상규명은 물론 재판과 사법행정의 분리, 사법행정 구조의 개방성 확보, 법관 인사 제도의 개선, 법관의 책임성 강화, 사법의 투명성과 접근성 강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이처럼 김명수 대법원장은 수사 협조 의지를 분명히 했지만 계속된 영장 기각으로 기각률이 90%에 달했다. 법원은 심지어 압수수색 영장 발부에도 인색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여당 의원들의 규탄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대법원을 ‘방탄 법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법원에 대한 한 가닥 믿음이 방탄 영장 기각으로 더욱 무너졌다”며 “사법농단 주역들의 압수수색 영장이 줄줄이 기각  된다”고 꼬집었다. 백 의원은 “압수수색 영장에서 수사지휘를 하고 있거나 아예 실체 판단을 해버리는 사례 등 압수수색 영장의 새로운 사례들이 속속 드러났다”며 “말도 안 되는 기각사유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주거의 평온과 안정”이라고 질타했다. 

 

이춘석 의원 또한 “국민들이 사법부라고 하는 줄 아느냐. 방탄판사단이라고 부른다”며 “검사동일체 원칙은 들어봤지만 판사동일체 원칙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장 문제는 사법부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강경화, ‘5·24 조치 해제’ 발언 번복하기도

한편 국회 국방위원회에선 2010년 우리나라가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응한 ‘5·24 조치’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날 국정감사장에 나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해찬 민주당 의원의 “5·24 조치의 해제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관계 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의원이 북한 관광 자체가 제재 대상인지를 추가로 묻자 강 장관은 “관광은 아니다. (다만) 그것을 위해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제재 대상”이라고 밝혔다. 

 

5·24 조치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천안함 폭침 사건을 발단으로 취한 대북제재 조치로 ▲개성공단 등을 제외한 방북 불허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전면 불허 ▲남북교역 중단 ▲대북 신규 투자 금지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박병석 의원이 강 장관에게 ‘관계 부처와 검토’의 정확한 발언의 의미를 묻자 “관계부처로서는 이것을 늘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다.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5·24 조치의 많은 부분이 유엔 제재 내용으로 담겨 있다. 해제 문제는 대북제재 국면의 남북관계 상황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남북관계 발전, 비핵화 대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 대북제재의 틀을 훼손하지 않는 차원에서 유연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외교부가 5·24 조치 주무 부처도 아닌데 검토 발언을 국정감사에서 해도 되느냐”고 따지자 강 장관은 “제 말이 앞서나갔다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김 의원이 5·24 조치 해제를 위한 선행조건을 묻자 “국제사회의 제재가 있는 상황에 5·24 조치뿐 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틀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동열 국감장 출석…잘했다vs못했다 ‘팽팽’

현직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선동열 감독은 특정 구단의 청탁을 받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선수를 선발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증인으로 나서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자유한국당 조경태·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증인으로 요구해 나온 선 감독은 취재진의 뜨거운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등장했다. 김수민 의원은 미리 준비한 판넬을 들고 선 감독에게 물었다. “여기 A라는 선수와 B라는 선수의 임의 성적이 있습니다. 두 선수를 놓고 봤을 때 감독으로서 어느 선수를 선택하시겠어요?” 이에 선 감독은 “그러니까요. 기록은 B가 좋은 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감독이라는 것은…”이라고 얼버무리자 김 의원은 A와 B의 이름을 공개하며 “A가 오지환 선수고요, B가 김선빈 선수입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는 김선빈 선수가 아닌 오지환 선수가 뽑혔다. 오지환 선수는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선수다. 이에 선동열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컨디션과 현지 날씨 등을 고려해 선발했다며 오지환 선수의 특혜 선발 논란에 해명했다. 그는 “지금 현재의 가장 컨디션 좋은 선수를 뽑았다”며 “저는 사실 경기력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 감독은 “시대적 흐름하고 청년들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를 두고 야구 국가대표팀의 ‘미필 선수 끼워넣기’를 제대로 지적했다는 평이 있는가 하면 선 감독의 “기록보다 당시 컨디션이 중요했다”는 말이 너무나도 당연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일부 야구팬들은 “2018년 9월에 열리는 아시안게임 대표선수를 뽑는 데 2017년 기록을 거론하는 것이 맞지 않다”면서 “과거 기록이 중요하면 이승엽이나 아예 선동열 감독이 직접 선수로 뛰면 되겠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 ‘자격 논란’ 끝에 임명된 유은혜 신임 교육부 장관은 국감장에서도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 김상문 기자

 

국감에서도 고통받은 유은혜…野 “인정 못해”

10월11일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의 임명 강행으로 교육부 수장이 된 유 장관을 인정할 수 없다며 증인 선서조차 하지 못하게 하며 국감장을 퇴장하는 사태를 빚었다. 교육위 국감은 시작부터 정회가 두 차례나 반복되며 파행을 빚었고, 가까스로 봉합된 국감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유 장관은 인정하지 않겠다며 박춘란 교육부 차관에 대신 질의해 분위기를 악화시켰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피감기관 건물 임대와 기자간담회 개최, 사무실 정리 문제 등을 언급하며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이행하지 않고 있고 교육부 장관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의사 진행인지 방해 발언인지 모르겠다”, “의사진행 발언을 제한하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계속된 파행 끝에 결국 유 장관의 증인선서와 인사말은 한국당 의원들이 없는 동안 이뤄졌고 질의는 박춘란 교육부 차관에게 이어졌다. 

 

여야는 고교 무상교육 추진 시기를 놓고 대립했다. 유 장관은 취임 후 무상교육을 1년 앞당겨 2019년 2학기부터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올해 세수를 보니 고교 무상교육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고 유 장관도 “다만 법개정 등을 통해 안정적인 재원 마련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김현아 한국당 의원은 “원래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한 것인데 갑자기 왜 1년 앞당기는 것인가”라며 “고교 무상교육 시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재원인데 국회 원내대표 간 예산 협의를 하지도 않고 장관이 시행하겠다고 한 점을 이해할 수 없다”며 항의했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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