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휴게소 납치 살인사건 전말

우발적 살인? 계획범죄 의혹 …“엇갈리는 진술들”

조수진 기자 | 기사입력 2014/01/13 [13:44]

용인휴게소 납치 살인사건 전말

우발적 살인? 계획범죄 의혹 …“엇갈리는 진술들”

조수진 기자 | 입력 : 2014/01/13 [13:44]
갑오년 새해 첫 주말 강력 살인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20대 남성 3명이 40대 남성을 납치,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 같은 범행이 한 여성의 청부로 비롯됐다는 것이다. 청부 여성은 사실혼 관계에 있던 고인과 금전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자, 문제 해결을 위해 범인들을 고용했다. 의뢰에 착수한 범인들은 납치 과정에서 피해자가 저항하자 흉기를 사용, 사망에 이르게 했다. 범인들은 납치 과정을 목격한 시민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과 자동차 추격전을 벌이다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과정에서 당초 살인 계획은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피해자 유족들은 A씨의 사망과 관련, 계획 범죄의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 수사 결과에 여론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편집자주>
 





갑오년 새해 첫주말…충격적 납치 살인사건
전부인 해결사 고용…숨 막혔던 자동차 추격
우발? 계획? 엇갈리는 진술…수사 결과 주목

 
[주간현대=조수진 기자]
 
갑오년 새해 첫 주말부터 강력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사실혼 관계에 있던 남성과의 금전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던 여성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한 20대 남성 3명이 피해자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 이들은 고인을 협박하기 위해 납치하는 과정에서 도주 시도를 무마하기 위해 흉기를 사용,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들은 납치 과정을 목격한 시민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과 숨막히는 추격전을 벌인 끝에 검거됐다.

용인 휴게소 살인사건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A(40)씨를 납치, 살해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이모(26)씨 등 20대 남성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지난 1월5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 범행을 사주한 혐의(감금 교사)로 A씨의 전 부인 B(4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로부터 자신과 사실혼 관계였던 A씨와의 갈등을 해결해달라는 의뢰를 받은 이씨 등은 지난 1월4일 오후 2시 50분께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인근 커피숍으로 채씨를 불러내 납치했다.

범인들은 B씨로부터 모 대학 연극영화과 출신인 A씨가 과거 영화사 미디어감독 오디션에 응시했다 떨어진 적이 있다는 정보를 제공받고, 이를 이용 A씨를 유인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이씨 등은 A씨의 손발을 케이블 타이로 결박하고 차에 태워, 협박을 위해 미리 물색해둔 경북 안동의 폐가로 이동했다.

범인들은 당일 오후 3시 40분께 화장실에 가기 위해 영동고속도로 용인휴게소에 들렀고, 이 과정에서 A씨가 결박을 풀고 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강제로 다시 차에 태우고 흉기로 허벅지를 5차례 찌르고 즉시, 도주했다.

범인 도주 이후 납치 과정을 목격한 시민들이 이를 즉시 112에 신고했고, 범인들은 경찰과 숨 막히는 추격전을 벌인 끝에 검거됐다. 신고를 접수받은 경찰은 고속도로 순찰대와의 공조를 통해 범인들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이씨 등은 120km 이상의 속도로 차선을 변경하며 도주하다, 경찰의 추격이 턱밑까지 다다르자 갓길을 통한 도주를 시도했다.

하지만 범인들은 50km의 도주를 벌인 끝에 결국 경찰의 도주로 차단으로 인해 남원주요금휴게소에서 발이 묶였다. 검거 과정에서 범인들은 차문을 걸어 잠그고 버텼으나, 경찰이 허공에 발사한 공포탄에 저항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범인들에게 청부 의뢰를 한 B씨는 지난 2010년 9월 A씨와 결혼식을 올린 뒤 약 4개월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다,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엇갈리는 진술

경찰이 고속도로 추격전을 통해 이씨 등을 검거할 당시 흉기에 수차례 찔린 A씨는 납치 차량 뒷좌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후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이씨 등과 청부 의뢰자인 B씨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원인인 의뢰 내용을 두고 이씨 등과 B씨의 진술은 엇갈리고 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씨 등은 의뢰 대가로 B씨에게 1000만원을 요구, 착수금으로 18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이씨 등은 지난해 9월 B씨로부터 “혼수 비용과 결혼이후 생활비 명목으로 A씨에게 뜯긴 1억원을 받아달라”는 의뢰를 받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B씨는 “결별 이후 A씨가 금전 문제 등으로 괴롭혀왔다. 또한 나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왔다”면서 “이씨 등에게 돈을 받아 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더 이상 괴롭히지 못하게 해달라고 의뢰했다”고 진술해, 양측 주장이 판이하게 엇갈렸다.

이러한 가운데 경찰은 지난 1월9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범인들은 약 3시간에 걸쳐 A씨를 납치하기 위한 차량 확보부터 유인, 살해까지의 과정을 재현했고, 이후 별다른 소감 발표 없이 현장을 떠났다.

이날 현장검증에는 A씨의 유족과 지인들이 참석, 범인들이 현장검증을 위해 모습을 드러내자 격분한 유족 중 한 명이 제지선 안으로 뛰어들었다가 경찰로부터 제지를 받기도 했다. A씨의 유족과 지인들은 범인들의 범행을 강하게 비판하며 강력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사건 전말 귀추 주목

이처럼 유족과 지인들은 범인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한편 ‘A씨 억울한 죽음 진상규명위원회’를 조직, 사건과 관련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언론을 통해 “A씨의 죽음이 단순 ‘우발적인 살해’가 아님을 밝혀 고인의 억울함을 풀고자 한다”면서 “전 부인 B씨 ‘살인교사’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우발적 살인이라고 하기에는 의구심을 해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언론을 통해 “A씨와 B씨 사이에 금전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금융거래 명세와 휴대폰 메시지 등을 조사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힐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용인휴게소 납치 살인 사건을 놓고 유족들과 지인들은 ‘계획 범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여론은 이번 사건과 관련, 이씨 등의 살인 범행에 ‘계획성’ 여부가 있었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갑오년 새해 첫 번째 주말 발생한 강력범죄 발생 원인에 대한 진상규명에 언론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경찰은 이씨 등의 살인 범행과 관련해 경위 등에 대한 진상규명 조사를 끝내고 이르면 오는 1월14일 관할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방침이다.

son25@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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