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무엇이 문제였나"

피의자 김성수 심신미약 판정 받을까…전문가들 “가능성 낮아”

문혜현 기자 | 기사입력 2018/10/28 [11:38]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무엇이 문제였나"

피의자 김성수 심신미약 판정 받을까…전문가들 “가능성 낮아”

문혜현 기자 | 입력 : 2018/10/28 [11:38]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사회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피의자 김성수의 이름과 나이, 얼굴은 언론에 공개됐다. 평범한 20살 청년을 의도적으로 안면과 목 부분을 30차례나 찔러 숨지게 한 참혹함에 여론은 들끓었고, 수사과정에서 그의 가족이 우울증 진단서를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대중적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 김성수를 강력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85만 명을 넘어섰고, 충남 공주의 치료감호소에서 정신 감정을 받고 난 후에 진행될 처리 절차에 관심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인 김성수는 10월22일 양천경찰서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피해자 유족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 사진 출처=YTN 뉴스 화면 갈무리

 

얼굴만 30차례 찔러 무참히 살해한 김성수 “고의성 짙어”

경찰 초동대처? “앙금 가라앉지 않아 보복으로 나타나”

 

pc방 이용객이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아르바이트생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10월14일 서울 강서구 한 pc방에 간 피의자 김성수(29)는 다른 손님이 남긴 음식물을 자리에서 치워달라고 요구하며 아르바이트생인 신씨(20)에게 살해 협박을 가했다. 피의자 김씨는 치운 자리가 불만족스럽다며 환불을 요구했고 김씨의 동생도 이에 가세했다. 위협을 느낀 신씨는 매뉴얼대로 환불 처리한 후 함께 있던 아르바이트생에게 경찰에 신고할 것을 요청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양 측에 직접적인 폭력이 없었던 것을 확인하고 손님을 내보낸 뒤 돌아갔다. 비극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경찰이 돌아간 것을 확인한 김성수의 동생은 신씨가 쓰레기봉투를 들고 나온 것을 지켜봤다. 뒤이어 나타난 김성수는 쓰레기를 버리고 pc방으로 돌아가던 신씨를 덮쳐 얼굴에 30여 차례 흉기를 휘둘렀다. pc방에 있던 사람들은 다시 경찰에 신고했고 김성수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현장에서 수없이 칼에 찔린 신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3시간 만인 10월14일 오전 11시경 숨졌다. 

 

경찰은 CCTV 화면을 확보해 분석했지만 함께 있던 동생을 공범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고 수사 과정에선 김성수가 경찰에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졌다. 때문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언제까지 우울증, 정신질환, 심신미약 이런 단어들로 처벌이 약해져야 합니까. 나쁜 마음먹으면 우울증 약 처방받고 함부로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습니다. 심신미약의 이유로 감형되거나 집행유예가 될 수 있으니까요”라고 분노를 드러내며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처벌하면 안될까요?”라고 글을 남겼다. 본 청원은 10월22일을 기점으로 85만 명을 넘어서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10월22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김성수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 측은 김씨의 사진을 직접 언론에 제공하지는 않지만 김씨가 언론에 노출될 경우 얼굴을 가리지 않는다. 

 

이날 김성수는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충남 공주의 치료감호소로 이송됐다. 언론에 처음으로 노출된 김씨는 손에 부상을 입은 채 경찰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동생이 공범이라는 의혹이 있는데 한 말씀 해달라’는 기자의 말에 “공범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이어 우울증 진단서는 왜 냈냐고 묻자 “제가 낸 거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밖에도 피해자 가족에게 “죄송하다. 죄송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우울증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느냐는 말엔 “모르겠다”라는 답으로 일관했다. 

 

평범한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된 이 사건에 국민적 공분은 끓어올랐다. 특히 사건 발생 전 피의자들을 상세히 살펴보지 않은 경찰에 대한 안타까움과 CCTV를 통해 보이는 김성수 동생 김 씨의 공범 의혹, 또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한 김성수에 대한 ‘심신미약’ 판정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왔다 그냥 간’ 경찰이 문제였나

먼저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경찰의 초동대처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상황을 ‘단순 시비’로 마무리 지은 것을 두고 “아마도 관행적으로 보면 흉기가 있거나 주먹질을 한 상태도 아니니 훈계하고 타이르는 것으로 상황이 종료됐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교수는 “그런데 문제는 그것으로 전혀 앙금이 가라앉지 않은 어중간한 종결지점이 결국 보복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살인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건 틀림없다고 말하면서도 “키도 더 큰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할 정도면 상황이 꽤 심각했다고 판단했으니 경찰에다 요청한 것 아니었겠냐”고 지적했다. 

 

피해자는 키 193cm의 건장한 체격에 검도 유단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이 교수는 “만약 경찰에 신고할 정도로 위협을 느꼈다면 경위를 상세히 알아보고 그런 부분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감정이 이완될 때까지 기다렸다면 이렇게 격앙된 상태에서 폭력사태가 진행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살인을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것과 모든 사건에 대해 강력범죄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매우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지만 시비가 붙었다고 해서 김씨를 체포할 법적 근거는 없었다”고 밝혔다. 

 

팔 붙잡은 동생 공범 의혹…가능성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CCTV 영상을 본 누리꾼들이 김씨의 동생일 팔을 붙잡는 등 범행을 도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경찰은 CCTV 화면과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해 봤을 때 동생이 범행을 공모했거나 방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키 193cm에 검도 유단자인 남성이 아무런 저항 없이 30차례의 칼을 온 몸으로 받아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또 CCTV 영상 속에서 김성수의 동생이 피해자 신씨가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돌아오는 것을 알리는 듯한 행동(손가락질)을 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울증’만으로 심신미약 받나

피의자 김성수는 앞으로 최대 한 달 간 정신감정을 받게 된다. 그의 심신미약 판정을 두고 여론의 관심이 뜨겁다. 형법 제 10조에 따르면 ▲심신장에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10월21일 이수정 교수는 “고의성이 짙은 흉기를 미리 준비한 이런 살인사건에서 정신질환이 있다 치더라도 심신미약을 인정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금 의원은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판단할 일이지만 (심신미약으로 감형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우리 법에서 심신미약이 인정되려면 환각이나 환청 같은 게 들려서 자기가 하는 일이 뭔지 잘 모를 때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우울증 약을 먹은 정도 가지고는 심신 미약이나 심신 상실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2016년 공용화장실에서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김모씨와 2008년 8세 여자 어린이를 강간, 폭행한 조두순은 심신미약을 인정받은 바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법원의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사회 각계각층에서는 20살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움직임이 이어졌고, 피의자 김씨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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