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퍼스트맨’…삶이란 ‘고요한 바다’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

'위플래쉬' '라라랜드' 만든 천재 감독의 우주영화

문병곤 기자 | 기사입력 2018/10/31 [14:57]

[영화리뷰] ‘퍼스트맨’…삶이란 ‘고요한 바다’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

'위플래쉬' '라라랜드' 만든 천재 감독의 우주영화

문병곤 기자 | 입력 : 2018/10/31 [14:57]

<위플래쉬>와 <라라랜드>. 단 두 편만으로 할리우드에서 차세대 천재 감독으로 떠오른 데미언 셔젤 감독의 신작이란 이유만으로 <퍼스트맨>은 제작 소식부터 영화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아울러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인물인 닐 암스트롱을 다뤘다는 점에서 데미언 셔젤 표 우주영화는 어떨지 궁금증도 많이 자아내고 있었다. 기대만큼이나 <퍼스트맨>은 꽤나 높은 완성도로 만들어진 영화였다. 감독의 전작들 만큼의 강렬하고 화려한 연출은 볼 수 없었던 점은 다소의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지만 우주영화에서 이처럼 한 인물의 개인사에 집중한 영화가 없었던 만큼, 깊이있는 연출은 이 영화의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 <퍼스트맨>의 포스터 <사진제공=UPI> 

‘데미언 셔젤’표 우주영화…깊이 있는 휴먼드라마 탄생

 

 

드럼에 미친 한 드러머와 그 스승의 엇나간 열정을 다룬 <위플래쉬>, 사랑과 꿈의 엇갈림을 화려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라라랜드>. 미국 출신의 85년생 감독인 데미언 셔젤 감독은 이 두 편으로 할리우드에서 천재 감독으로 급부상했다. 

지난 2014년 개봉한 <위플래쉬>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 제 87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편집상, 음향상 수상 그리고 작품상, 각색상 후보에 올랐다. 한국에서도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기도 했다. 이 당시만 해도 데미언 셔젤 감독은 ‘인디영화계의 엄청난 신인’정도의 감독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의 두 번째 작품인 대망의 <라라랜드>(2016)에서 데미언 셔젤 감독은 ‘천재’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영화를 만들어내면서 ‘월드클래스’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짧게나마 이 영화가 이룬 성취를 요약하자면, 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7개 부문(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음악상, 주제가상) 수상.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14개  최다 부문 후보 중 6개 부문 수상과 같이 화려한 수상 목록을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만큼 그의 차기작에 대한 영화팬들의 기대가 쏠리는 일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지도 모른다. 

 

지난 10월 18일 개봉한 <퍼스트맨>은 데미언 셔젤의 우주영화라는 점에서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영화다. 그의 앞선 영화들처럼 <퍼스트맨> 또한 ‘꿈을 쫓는 사람과 그 과정에서 상실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위플래쉬>는 꿈을 쫓는 광기를 표현한 영화인만큼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들은 없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라라랜드>는 한 연인이 꿈을 이뤄가는 과정 가운데 놓쳐버리는 사랑에 대한 씁쓸함을 보여준 영화였다. <퍼스트맨> 또한 이에 대한 연장선상에 있는 것처럼 인류가, 혹은 닐 암스트롱이라는 개인이 달 착륙이라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잃어버리는 것. 특히 ‘희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그만큼 <퍼스트맨>은 ‘우주영화지만 데미언 셔젤답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 <퍼스트맨>의 스틸 <사진제공=UPI> 

 

우주영화

우주는 ‘인류’라는 개념과 얽히기 마련이다. 1972년 아폴로 17호의 승무원이 우주에서 찍은 ‘블루마블’ (푸른 구슬)이라는 지구 사진이 ‘인류’라는 개념을 공고히 하는 것에 큰 영향을 줬다는 말이 있다. 그 정도로, 우주는 인류가 탐험을 해야 하는 미지의 공간인 동시에 지구에 살고 있는 인류라는 존재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우주 영화’들도 으레 인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는 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68년 작품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인터스텔라>와 같은 작품처럼 인류와 지구 그리고 우주. 이 세 요소의 역학관계가 자주 다뤄졌다. 다만 <퍼스트맨>은 이 역학관계에서 벗어나지 않는 대신, 인류라는 거대한 개념에서 좁아져 개인에게 집중한다는 점에서 우주영화로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닐 암스트롱의 “이것은 한 명의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라는 명언을 떠오르게 <퍼스트맨>은 닐 암스트롱이라는 개인의 발전과 인류의 발전을 동시에 그리고 있다. 영화의 초반부 개인적인 가족사의 아픔과 함께 잦은 실수로 우주비행사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닐 암스트롱처럼 우주탐사를 위한 미국의 기술력은 참으로 보잘 것이 없어 보인다. 달 탐사를 위한 우주선도 골격만 겨우 갖춘 모습일 뿐더러 함께 준비하는 이들의 행동도 어리숙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닐 암스트롱이 굴곡진 개인사와 여러 실패를 이겨내는 동안 그 뒤로는 우주탐사를 향한 인류의 발전도 함께 진행되고 있었다. 우주선은 더욱 견고해지고 시스템은 더욱 정교해져 간다. 영화를 보면서 닐 암스트롱의 개인적인 성장을 배경으로 진행되고 있는 인류의 발전을 보는 것도 이 영화가 주는 재미다. 

 

이 영화가 닐 암스트롱이라는 개인을 중점으로 다루고 있는 만큼 보통의 영화에서 달이 등장하는 장면과 <퍼스트맨>에서 ‘달’이 등장하는 장면은 당연히 그 의미가 다르다. 이 영화의 달 장면들은 어떤 맥락에서 나오는 지에 따라 ‘목표’ 혹은 ‘현실적인 한계’ ‘개인적인 슬픔’ ‘인류의 성과’와 같은 은유로서 등장한다. 영화가 ‘지구에서 바라보는 달’을 어떻게 표현하는 지를 보면 비교적 말수가 없어서 감정을 잘 알기 어려운 영화 속의 닐 암스트롱을 파악할 수 있다.

 

데미언 셔젤 감독 또한 “달 착륙이라는 소재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많다. 하지만 달에 첫발을 딛기까지 그 과정이 어땠는지, 그리고 달에 첫발을 내딛은 사람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어땠는지, 이것이 내가 알고 싶은 것이었다. 인류 역사상 달에 가 본 사람은 손에 꼽고, 암스트롱은 그 중에서도 첫 번째였다. 더 중요한 건 이 이야기가 우주로 여행을 떠나는 남자가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의 임무도 다 하려 애썼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란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penfree@hana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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