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 등장한 ‘게임’, 모르쇠로 끝난 ‘사행성’

김택진 NC소프트 대표 국정감사 출석…질의·응답 모두 부실했던 국정감사

정규민 기자 | 기사입력 2018/11/02 [16:16]

국정감사에 등장한 ‘게임’, 모르쇠로 끝난 ‘사행성’

김택진 NC소프트 대표 국정감사 출석…질의·응답 모두 부실했던 국정감사

정규민 기자 | 입력 : 2018/11/02 [16:16]

지난 1029리니지등으로 알려진 김택진 NC소프트 대표이사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했다. 김택진 대표는 게임업계에 널리 퍼진 확률성 아이템의 사행성과 도박성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낮게 설정된 확률성 아이템은 밸런스를 지켜주는 장치라는 답변을 해 빈축을 샀다.


 

낮은 아이템 획득 확률은 공정하게 아이템 나눠주는 기술적 장치

답변 이어질 때마다 게임 팬들 분노질문, 답변 수준 모두 최악

 

▲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김택진 NC소프트 대표가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의 사행성 유도 논란에 대해 “리니지는 요행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게임 내에서는 사행성을 유도핮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사진은 지난 6월 리니지m 출시 1주년 행사.

 

지난 1029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김택진 NC소프트 대표를 소환했다.

 

먼저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김택진 NC소프트 대표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손 의원의 질문 주제는 게임의 확률성 아이템과 사행성에 관한 이야기였다.

 

손 의원은 확률형 게임에서 오는 폐해 때문에 많은 원성이 들리는 상황이라며 무료로 게임을 즐기는 인원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인원이 돈을 사용하는 유저들이다. 리니지m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 등 사행성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김택진 대표는 리니지m20년 전에 개발한 리니지를 모바일로 만든 게임이다. 리니지m은 리니지를 그대로 모바일로 옮긴 것이라는 말로 운을 뗀 뒤 도박은 금품을 걸고 게임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알고 있다. 사행성은 요행으로 금품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리니지는 요행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들이 얻은 아이템은 게임을 위해서만 쓸 수 있다. 게임 내에서는 사행성을 유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답변이 끝난 순간 리니지에 대해 아는 모든 인원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와 함께 모든 사람들에게서 거짓말이라고 비웃음을 샀다. 사행성 논란은 리니지m과 뗄 수 없는 이야기다. 지난해 공개된 리니지m뽑기 아이템 확률 공개에서 가장 희귀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은 0.00006%로 공개돼 큰 논란을 일으켰다. 로또 4등에 당첨될 확률이 0.0027%인 것을 감안하면 말도 안 되게 낮은 수치다.

 

또 사용자들이 얻은 아이템은 게임을 위해서만 쓸 수 있지만 아이템 및 계정 거래 등 행위를 통해 현금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리니지m의 경우 개인 거래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지만 김 대표의 말에 따르면 PC게임 리니지를 그대로 옮긴 것이기 때문에 이미 현금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리니지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 된다.

 

모순은 계속된다. 지난 5월 김택진 대표는 리니지m 서비스 1주년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리니지를 벗어나 리니지m만의 오리지널리티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려고 한다며 리니지mIP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 말대로라면 PC게임 리니지와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은 다른 게임이며 각자 다른 노선의 게임이 된다. 국정감사에서 거짓말을 한 게 되는 것.

 

모순으로 가득 찼던 답변 이후 뽑기 아이템의 획득 확률에 대한 김 대표의 발언이 이어졌다. 그는 낮은 확률은 과금 유저와 비과금 유저의 차이를 없애주는 장치라고 주장했다. 반응은 거셌다. 기존 리니지를 알던 유저들은 욕설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일부 게임 팬들은 어둠에서 돈을 먹고 자란 균형의 수호자 택크나이트’”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김 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뽑기 시스템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게임 아이템들은 모두 사기행위가 된다. 강해지기 위해 현금을 지불하는 Pay to Win 형태는 대부분 모바일 게임들이 채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과금 집단과 비과금 집단의 차이는 비과금 유저가 과금 유저를 따라가는 형식을 취해야 한다. 반대의 경우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이야기다.

 

게임을 다룬 이번 국정감사는 수박 겉핥기에 머물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질문은 답을 정해놓고 이어졌고 답변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만 가득했다. 답변자의 대답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즉석에서 확실한 자료를 기반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시간에 쫓겨 준비한 말만 쏟아내는 행동이 반복됐다. 리니지m을 오래 플레이했다는 한 유저는 내가 저기 증인으로 가 있어도 더 괜찮은 대답이 나올 것 같다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의 국정감사 발언도 다시 한 번 주목받았다. 여명숙 위원장은 확률형 아이템은 법의 최대 허점이다. 3년 내내 내줘야 할 게임은 안 내주고 내주지 말아야 할 게임을 내주는 이런 법안은 문제가 많다고 주장해왔다아케이드 게임과 모바일 게임 등 차등 규제는 문제가 많고 확률형 아이템은 예고된 바다이야기라고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규제는 호구. 자율규제에 기대 시장 정상화를 노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거대기업들은 대부분 확률형 아이템으로 매출을 낸다. 게임업계에도 농단 세력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국정감사는 1년이 지났음에도 지난해와 똑같은 이야기만 이어졌다. 사행성, 도박으로 게임업계 흔들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안 없는 비난만 이어졌다. 다른 회의장에서는 살인사건을 게임중독으로 몰아가고 있었고 또 다른 회의장에서는 중독을 나라에서 치료해 줄 테니 돈을 내놓으라는 발언도 이어졌다.

 

국가의 발전을 논하는 국정감사 자리에서 게임 산업은 이었다. 규제를 통해 더 나은 상황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느껴지지 않았다. 수많은 피해사례가 있음에도 안 했다고 우기면 안 한 것이 되는 국정감사였다. 옆 회의장에서는 국정감사 기간 최대 이슈 사립유치원에 대한 비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 사이 사행성 게임에 대한 국정감사는 해가 지났음에도 같은 내용이 이어지는 등 수준 낮은 질문과 답변으로 당당히 국정감사 기간 최악의 주제를 차지했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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