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직접 나선 선거 개혁, "바뀔 수 있을까?"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될까…정개특위 본격 가동

문혜현 기자 | 기사입력 2018/11/06 [09:13]

국회가 직접 나선 선거 개혁, "바뀔 수 있을까?"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될까…정개특위 본격 가동

문혜현 기자 | 입력 : 2018/11/06 [09:13]

국회에서 ‘선거제 개혁’ 드라이브가 시작됐다. 두 번의 회의를 마친 정개특위는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선관위의 안과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내놓은 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획정을 마치지 않은 지금을 선거제 개편의 ‘적기’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거대 양당을 제외한 야당들이 한목소리로 선거 개혁을 주장하는 가운데 정개특위의 행보에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다. 


 

 

▲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논의될 선거구획정위원회와 선거구제는 앞으로 다가올 총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때문에 한국당을 제외한 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 사진 출처=노컷V 뉴스 화면 갈무리

 

선관위 “국민 동의 얻어 의원 정수 확대 필요해”

군소정당 영향력 확대에 절대적인 ‘선거제 개혁’ 

 

국회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를 열고 선거제 개혁에 나섰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정개특위는 10월30일 두 번째 회의에서 논의를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고, 국회가 정기국회를 열면서부터 의견을 모은 사안인 만큼 여론의 관심이 몰렸다. 

10월24일 첫 전체회의에서 위원장과 간사를 선임한 이들은 두 번째 전체회의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들었다. 박영수 선관위 사무총장은 먼저 국회의원 300명을 지역구 200명, 비례대표 100명으로 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내용의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보고했다. 

 

이와 같은 내용은 2015년 2월 선관위가 제시한 개정의견과 같다. 선관위는 그간 제기돼왔던 유권자의 정당지지도와 의석 점유율 간 비례성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고 선거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들이 제안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지리적 여건과 생활권 등을 고려해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누는 것을 전제로 한다. 서울, 인천·경기·강원,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북·전남·제주, 대전·세종·충북·충남 6개 권역이다.   

 

국회의원의 총 수는 300명으로 하되 권역별로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비율은 2:1의 범위(±5%)에서 정한다. 후보자 등록의 경우 지역구는 현행과 같이 선거구별로 1명씩 추천한다. 권역별 비례대표 후보자명부를 제출하되 지역구 후보자가 비례대표에도 동시 입후보할 수 있도록 해 열세 지역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되지 않더라도 비례대표로 당선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선관위는 또한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선거구 획정위)의 위원은 교섭단체 정당이 추천한 각 1명과 함께 학계·법조계·언론계·시민단체 등이 추천한 6명을 선관위 의결을 거쳐 선관위원장이 위촉하게 하는 개정의견을 냈다. 

 

이렇게 되면 교섭단체가 3개인 현 상황엔 총 9명의 위원으로 선거구 획정위가 구성된다. 선거구 획정위의 선거구 획정안의 의결 요건은 현행 재적 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변경해 재적 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완화됐다. 이와 같은 의견은 기존에 정당이 선거구 획정위원의 대부분을 선정해 통보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전부터 선거구 획정위 자체가 정치권의 영향력 아래 있으면서 정당의 이해관계를 대리하는 방식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꾸준히 나왔기 때문이다. 

 

박영수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그동안 선거구획정위가 지나치게 정당의 이해관계에 매몰돼 구성도 늦어졌고 위원 심사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자 개정안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야 위원들은 다양한 견해를 드러냈다.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득표율을 선거제에 반영하면 다당제로 갈 수밖에 없고 이는 권력구조 개편과 맞물려 있어 개헌과도 직결돼 있다는 점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느냐”고 물었다. 

 

박 사무총장은 “이론적으로는 다당제와 권력구조 개편이 맞물려 있다는 데 동의하지만 분리해서 논의도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이어진 천정배 의원의 “선거제 개편으로 의원정수가 확대될 수밖에 없느냐”는 질문엔 “국민의 공감을 얻어 의원정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역구 의원을 줄이면서 중대선거구제로 가는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현행 소선거구제는 시대적 상황에 맞지 않아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지만 의원정수 300명은 일종의 마지노선이라는 느낌”이라면서 “의원정수를 늘리는 것이 불가피해도 현시점에서 국민이 용인해줄 것이냐가 가장 큰 제약”이라고 밝혔다.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선관위의 안과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내놓은 안 등을 심의 과정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다음 주부터는 선거제도 개혁 1차 토론회를 시작해 외국 사례 등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정개특위는 선거구 획정위의 구성·운영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회는 이미 정개특위가 지연되면서 21대 총선 선거구 획정위 위원을 통보할 시한인 10월5일을 꽤 넘긴 상태다. 때문에 관련 논의가 시급한 상황에서 여야가 의견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군소정당, “선거제 개혁이 답이다”

이러한 가운데 10월31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을 포함한 원내외 7개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정당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수를 갖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선거제 개혁을 위한 서명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민중당·노동당·녹색당·우리미래 등 원내외 7개 정당과 57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공동행동’은 이날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정당-시민사회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내고 “오늘 기자회견에 참석한 원내외 7개 정당과 정치개혁공동행동은 조속한 시일 내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선거제 개혁에 관한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선거제 개혁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뿐만 아니라 정치개혁문화제와 1인 시위를 비롯해 다양한 온라인 행동 등으로 국민들에게 선거제 개혁의 공감대를 확산시켜 나갈 전망이다.

 

또한 이들은 “21대 국회의원 선거의 선거구 획정을 앞둔 지금이 바로 선거제도 개혁을 논의하고 관철시킬 적기”라면서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국회 운영을 주도하는 거대 양당의 보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태도의 변화”라고 주장했다. 

 

선거구제 개편과 선거구 획정을 통해 다당제 체제가 이루어질 경우 군소정당의 대표성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아울러 정치개혁공동행동은 “민주당과 한국당은 원론적으로 선거제도 개혁을 찬성한다는 정치적 수사로 촛불민심을 봉합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각인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민주당은 다음 국회의원 선거 때 절대로 과반 의석수를 얻지 못한다”며 “한국당도 다음에 1당, 2당 될 것 같나, 어림도 없다”면서 선거제 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다당제는 이제 현실이다”라며 “다당제를 제도화하고, 국회와 합의해서 내각이 중심이 되는 정치를 펴기 위해선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역시 “민심 따로, 결과 따로 나타나는 선거 제도가 문제다”라며 손을 보탰다.

 

이처럼 거대 양당을 제외한 야당이 시민단체와 합세해 목소리를 모으는 만큼 선거구제 개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여당 또한 이번 선거구제 개편을 제대로 해 내지 못한다면 ‘거대 양당의 표 독식’이라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충분히 있다. 여론과 언론, 시민단체 모두가 앞으로 이어질 정개특위에서 여야 간 합의를 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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