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470조 예산 지켜라’ 예산국회 돌입

여야 설전·파행 반복하며 충돌

문혜현 기자 | 기사입력 2018/11/10 [20:48]

미션 ‘470조 예산 지켜라’ 예산국회 돌입

여야 설전·파행 반복하며 충돌

문혜현 기자 | 입력 : 2018/11/10 [20:48]

11월은 ‘예산 국회’의 계절이다. 470조 예산을 두고 지키려는 여당과 깎으려는 야당은 초반부터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특히 고용지표 등을 고려해 일자리 지원에 투입될 예산과 공무원 증원을 위한 예산을 두고 야당은 날 선 비난을 이어갔다. 그 과정에서 여야는 막말과 고성을 던지는 등 거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어김없이 ‘○○○의 대변인’이냐는 비난이 등장해 예결위장을 마비시키기도 했다. 


 

 

▲ 여야는 본격적인 예산 정국에 돌입했다. 한국당은 20조, 바른미래당은 12조 원을 감액하겠다고 밝혀 원안 고수 입장을 취한 여당과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김상문 기자

 

여야, ‘일자리’ 놓고 싸우다 때아닌 ‘토씨 논란’

공무원 증원에 야당 반발…김동연 “수요조사 한 것”

 

본격적인 예산 정국이 시작된 가운데 여야는 예고했던 대로 날선 공방을 벌였다. 정부가 지난해보다 9.7% 증액된 470조5천억 원 예산안을 발표하자 여야의 반응은 바로 엇갈렸다. 야당은 ‘슈퍼 예산’이라며 국민 혈세를 낭비한다고 반발했고 여당은 방어에 나서며 일자리, 복지, 투자 부문 예산 확대를 근거로 들어 원안 고수를 주장했다.  

 

11월5일 예산 정국이 시작된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남북경협기금 예산과 저성과 일자리 예산 20조를 감액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 혈세를 절감하기 위한 ‘면도날 삭감’ 예산 심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지금 우리 경제는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경제정책으로 고용절벽과 최저임금상승, 고유가, 금리 압박 등 경기침체국면을 장기화하는 요인들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한국당은 제1야당으로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일방적 대북 퍼주기 예산과 허울뿐인 단기 아르바이트 예산 등을 과감히 삭감하고 국민의 혈세가 조금도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깐깐하게 지켜보고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2019년 예산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세대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예산, 특히 출산정책 관련 문제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집중적으로 증액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퍼주기식 단기 일자리 채용과 관련해선 바른미래당이 단호하게 제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같은 야당의 공세에 여당은 방어와 함께 예산에 협조해달라는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예산안은 문재인 정부가 처음 본격적으로 편성한 예산으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를 지향하는 예산”이라면서 “(한국당의) 20조 원 삭감 주장은 예산안을 무너뜨리겠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한국당이 남북협력기금 예산 1조977억 원을 ‘대북 퍼주기’라고 비난한 것을 두고 “남북협력기금은 박근혜 정부 때도 1조1천억 원이 집행됐다. 참 답답한 한국당”이라면서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큰 숲을 보고 이제 트집 잡기는 중지하라”고 밝혔다. 

 

여야 ‘일자리 예산’ 걸고 첨예한 대립

11월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선 야당이 예고했던 일자리 예산을 놓고 비판이 이어졌다. 이날 여야는 막말과 고성을 외치며 소란을 빚기도 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은 내년도 일자리 예산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원안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한국당은 일자리 예산의 실효성을 문제 삼고 정부 출범 후 54조 원의 일자리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고용 부진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종합정책질의 과정에서 이낙연 총리와 이은재 한국당 의원이 ‘토씨’ 하나를 가지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이 총리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대변인이냐’는 비난을 해 여당 의원이 ‘명예훼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은 이 총리에게 “교체설까지 나도는 장하성 실장이 ‘시장에 경제를 맡길 수 없다’고 강변했다”면서 “청와대는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있는 것이냐, 국민의 하소연과 어려움, 청년의 괴로운 소리가 들리지 않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총리는 반박에 나섰다. “장하성 실장의 말씀은 시장에만 하지 말자는 말씀”이라며 “지난 수십년 간 시장에만 맡겼던 결과가 어땠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토씨 하나 갖고 총리께서 국민 앞에 그렇게 말씀하면 안 된다”고 말하자 이 총리는 즉각 “의원님도 토씨 하나로 모종의 의도를 보내고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이 의원은 “총리는 무슨 장하성 실장 대변인 같다”고 힐난했고 이 총리는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 저희 정부는 시장을 무시하고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이를 지켜보던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국무위원들에게 자극적인 언사, 대변인이라는 표현도 쓰는데 이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반발했다. 조정식 의원도 “총리를 비롯한 내각에 청와대 대변인이라고 하는 건 좀 심한 얘기”라고 꼬집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이에 “경제를 망쳐놓은 각료들에 대한 야당 의원의 비판에 여당은 경청해야 한다”면서 “조금만 아프면 각료에 대한 모독이라고 하는 건 야당 질의의 연속성을 끊으려는 의도”라고 같은 당 의원들을 감쌌다. 

 

심지어 이장우 한국당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정체불명의 괴물이 한국 경제를 삼키며 서민의 삶을 짓밟고 있다.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 김수현 사회수석, 홍장표 전 경제수석은 몽상주의자에 불과했다”고 거칠게 말하고도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저의 발언은 최고로 순화된 발언”이라며 “국민이 직접 이곳에 나왔으면 아마 경제부총리는 멱살이 잡혔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공무원 증원’ 놓고 본격 충돌

11월7일 열린 국회 예결위에선 ‘공무원 증원’ 문제를 놓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꼭 필요한 분야의 공무원 증원이므로 단순히 비용 차원에서 접근하면 안 된다는 논리를 폈으나 자유한국당 등 일부 야당은 정부가 일자리 부족 문제를 손쉽게 해결하기 위해 세금을 들여 공무원을 늘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일자리 17만4천 명을 추가 채용하겠다 밝혀 내년 중앙·지방직 공무원 3만 명을 증원하기 위한 예산 4천억 원을 배정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와 관련해 “그중 7만 명은 자연증가분”이라고 설명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도 “이번에 증원되는 공무원은 주로 소방, 경찰, 복지 등 그동안 수요가 있는데 (인력이) 부족했던 분야”라면서 “야당은 공무원 증원으로 과대 예산 낭비를 우려하는데 증원된 공무원이 공공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고, 결국 연금도 내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힘을 실었다. 

 

하지만 최교일 한국당 의원은 “저출산으로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데 공무원을 계속 늘려야 하는지 의문”이라면서 “예컨대 경찰 인력을 늘린다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치안이 가장 안전한 상황에서 치안만 신경 써서 공무원을 늘려야 하는가”라고 따졌다. 그는 이어 “일자리가 부족할 때 세금으로 공무원을 늘리는 것은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일이고 목마르다고 바닷물을 마시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정부가 간접 일자리를 지원해야 하며 민간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공공 일자리 증원을 경계했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이에 “17만명이라는 숫자가 정해져서 떨어진 게 아니라 쭉 수요조사를 해서 정한 것”이라며 “의경을 대체할 경찰 증원을 했다는 점과 소방 공무원 증원으로 소방차가 불이 났을 때 출동시간이 얼마나 단축되는지, 경찰 공무원 증원으로 범죄율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등 편익에 대해 나름 분석은 해놓았다”고 설명했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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