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확립·내부 결속, 두 마리 토끼 잡아야 할 바른미래당

‘대거 탈당설’ 부인하고도 여전한 ‘바미했다’

문혜현 기자 | 기사입력 2018/11/12 [10:32]

정체성 확립·내부 결속, 두 마리 토끼 잡아야 할 바른미래당

‘대거 탈당설’ 부인하고도 여전한 ‘바미했다’

문혜현 기자 | 입력 : 2018/11/12 [10:32]

바른미래당이 분열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최근 자유한국당에서 ‘보수통합론’이 제기되면서 보수 진영에 있던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대거 탈당할 거라는 이야기가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을 일축하듯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당협위원장 공모에 모두 참여했다. 이를 두고 한국당 내부의 내홍 때문에 물러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바른미래당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의원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 바른미래당은 정체성 통합과 의원 이탈 방지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내홍을 끝낸 한국당의 러브콜이 올 때 바른미래당이 통합을 이룰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몰린다.     © 사진제공=바른미래당

 

이언주 “탈당 해도 혼자 할 것, 패거리로 움직이지 않아”

지도부와의 계속된 마찰…한국당 러브콜 오면 어쩌나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향방은 어떻게 될 것인가. 최근 바른미래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 연속해서 포착되고 있다. 이는 한국당의 ‘보수통합론’과 맞물려 ‘집단 탈당설’로 번지고 있다. 또 지난 10월30일까지 바른미래당 당협위원장 공모에 절반가량 이상이 신청하지 않으면서 바른정당 출신의 의원들이 대거 탈당할 거라는 추측이 힘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인 10월31일 유승민 의원 등이 당협위원장 공모에 참여하면서 이러한 논란을 가라앉게 했다.

 

10월31일 바른정당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모두 지역위원장 공모에 참여했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이학재, 이혜훈 의원 등이 이날 오후에 서류를 제출해 바른 정당 출신 9명의 의원들이 모두 지역 위원장 공모에 참여했다. 

 

이로써 1차 지역위원장 공개모집은 253개 지역 중 총 159명 신청으로 마감됐다. 현역 소속 의원은 30명 중 21명이 등록했으며 비례대표 등 9명은 아직 지역구를 정하지 못했거나 의정 활동으로 신청서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은희, 김성식 의원은 11월에 진행될 2차 추가 모집 기간에 등록할 의사를 전했다.

 

독보적인 이언주의 ‘마이 웨이’

11월2일 ‘가장 먼저 탈당할 것이다’라는 관측이 나왔던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집단 탈당설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의원은 “움직여도 혼자 움직이지, 패거리가 되어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해 바른미래당 내 무수했던 소문을 부인했다. 그는 집단 탈당에 대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분들과 노선은 비슷해도 정치적 관계는 아니다”라며 “유승민 전 대표와 내가 같이 탈당했던 관계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밝혔다. 

 

이언주 의원은 6·13 지방선거 패배 이후 자유한국당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는 상태다. 정치권 또한 이 의원의 향방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 의원의 탈당이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의 도화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언주 의원 혼자 움직이는 것보다는 지상욱·이학재·이혜훈 의원 등 과거 바른정당 출신들이 함께 한국당에 입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의원은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정계에 입성해 국민의당으로 입성,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앞장선 바 있다. 그는 국민의당 출신임에도 보수적인 행보를 보여 이목을 끌었다. 

 

이 의원은 지난 7월 한국당 강효상·정유섭·윤상직 의원들과 시장경제살리기연대를 발족했다. 또 바른미래당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나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해 같은 당 지상욱 의원과 반발하기도 했다. 

 

심지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굉장히 천재적인 분”이라고 발언하기도 해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 의원은 탈당 가능성에 대해 “사람들이 나의 행보를 짐작해서 여러 가지로 말을 하지만 내 관심사는 운동권 세력들의 끝을 내는 것”이라면서 “힘을 합해 나라를 구해야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수습 불가능한 정체성 혼란?

바른미래당의 불협화음은 현재진행형이다. 집단 탈당설이 가라앉은 뒤에 진행된 바른미래당 의원총회는 특별재판부 추진에 대한 찬반 의견을 일부 의원이 개진하고 나머지 의원은 경청하는 분위기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 반대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불참하거나 수위를 낮춰 발언했다. 이언주 의원은 특별재판부에 관해 “입법부가 사법부에 관여하는 것은 끝까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10월25일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번 판문점선언 비준도 지도부가 의총이나 당내 논의 없이 비준해주겠다고 했다가 당내 혼란을 야기하고 사과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러는지 모르겠다. 재판부를 국회가 지명하겠다니 제정신인가. 이런 도를 넘은 국기 문란행위를 당내 논의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맘대로 합의해 준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과 함께 지도부에 반기를 든 지상욱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중차대한 문제를 결정하면서 의원들과 논의조차 하지 않고 다음 주 의총을 소집한 김관영 원내대표에게 경고한다. 절차적 정당성을 포기한 독단적 결정으로 바른미래당이 스스로 민주 정당이 아님을 선언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당 지도부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비판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추세다. 국민의당 출신 박주선 의원도 특별재판부와 관련 “사법부 불신에 기름 붓는 격으로 빈대 잡는 데 초가삼간 태우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내 의원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지도부는 또다시 한 발 물러서는 자세를 취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후에 “특별재판부 구성 과정의 위헌 소지, 입법부가 사법부에 관여하는 선례를 만들 수 있다는 고민과 우려들을 말씀해주셨다”면서 “사법부가 스스로 자정하고 이 문제를 스스로 어떻게 공정하게 할 것인지, 개혁 방안을 먼저 발표해 불신을 해소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때문에 ‘바미했다’는 은어가 다시 떠오르기도 했다. 이는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내보인 의견을 당 소속 의원들이 반대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표현이다. 따라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에 이어 특별재판부 도입에 대해서도 바른미래당은 ‘바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11월7일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이 주최하는 토론회에 김무성 한국당 의원과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함께 오기로 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상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두 당 사이에서 중요 인물로 거론되고 있는 유 의원이 비박계의 대표주자 격인 김무성 의원과 만나는 것이 어떤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추측에서다. 하지만 이날 유 의원은 토론회 시작 직전 갑자기 일정을 취소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를 두고 본인의 향방에 쏠린 언론의 관심을 애써 피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두 거물 인사의 회동을 보기 위해 몰린 취재진을 의식한 듯 축사로 나선 손학규 바른미래당 당 대표는 “유승민 의원이 안 오셔서 기자들 실망이 크실 것 같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김무성 의원은 토론회장 밖을 나온 직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의원은 “나도 유승민 후배 보고 싶었는데 안 와서 섭섭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발 보수대통합론에 대해선 “정당은 선거를 위해 있는 거다. 우리는 선거에서 졌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을 아주 잘못 이끌고 있는데, 이것을 제지하기 위해서는 선거에 이겨야 할 것 아닌가. 이기기 위해선 단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황으로 볼 때 ‘바른미래당 대거 탈당론’은 아직까지 유효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내부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당이 친박계 의원들을 설득해 보수대통합에 나선다면,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 의원들이 이적할 여지는 충분히 있어 보인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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