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승용차 추락사고 ‘전말’

아내 죽인 잔인한 남편의 ‘충격적 거짓말’

조미진 기자 | 기사입력 2014/03/17 [10:09]

여수 승용차 추락사고 ‘전말’

아내 죽인 잔인한 남편의 ‘충격적 거짓말’

조미진 기자 | 입력 : 2014/03/17 [10:09]

최근 여수의 한 공원 앞바다로 부부가 탄 BMW 차량이 추락해 남편은 목숨을 건졌지만 부인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생존한 남편은 경찰 조사 초기 부인이 운전을 했다고 진술했으나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사고 직후 음주 측정을 거부하는 등 다소 의문스런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도 도로에서 바다까지 상당한 거리를 거쳐야 하는 등 의아한 점들이 제기됐으며 이후 수사결과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편집자주>
 


공원 앞바다로 돌진해 잠긴 차량…행인이 신고해
밖으로 빠져 나와 생존한 남편, 부인은 결국 숨져
의문점들…음주운전 한 남자, 고의로 돌진 밝혀져

 
[주간현대=조미진 기자] 전남 여수의 친수공원 앞바다로 BMW 승용차가 전진해 탑승하고 있던 남편은 차량을 빠져나와 목숨을 건졌고 부인은 결국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후 경찰 조사과정에서 의아한 사항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 지난 3월6일 저녁 여수 앞바다에 승용차가 돌진해 남편은 생존했으나 부인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 주간현대
 
 

바다에 빠진 BMW


전남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월6일 저녁 8시 25분께 여수시 웅천동 친수공원 앞바다로 한 승용차가 전진, 물에 잠기는 것을 목격한 행인이 119에 신고했다.

얼마 후 119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뒷부분만 수면 위에 떠 있는 BMW 차량 쪽에서 ‘탁, 탁, 탁’ 하는 소리가 나더니 곧이어 한 중년 남성이 차량 쪽에서 올라와 수면 위로 얼굴만 내밀었다.
 
이를 본 구조대는 8시 57분경 이 남성을 먼저 구조했고,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야간 수색을 해 차량 조수석에 한 여성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구조대는 이 중년 여성도 구조해 심폐소생술을 하며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사망했다.

먼저 구조된 남성은 병원에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경찰 조사결과 이 남성은 여수에 사는 중장비 임대업자 조모(47)씨로 숨진 임모(47)씨와 부부 사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구조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으며 아내 임씨가 운전을 했다고 해경에 진술했다.
 
또한 “술을 마시고 이동하던 중 사고가 났고 운전을 하던 아내가 갑자기 핸들을 꺾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에 빠진 차량에서 아내를 구하려 했으나 아내가 거부해 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조씨는 구조 후 해경이 음주 측정을 하려 하자 곧장 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음주 측정에서 조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정지에 해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사롭지 않은 정황


사건 초기 해경은 조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해안가를 주행하다 추락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했다.
하지만 이후 운전 부주의로 인한 교통사고를 포함해 고의적 사고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몇 가지 의문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해경은 조씨 부부의 차량이 빠진 바다가 도로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어 쉽게 차량이 추락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 차량은 도로를 벗어나 공원 인도, 나무 난간, 계단, 인공 모래사장까지 거쳐서 20m가량 떨어진 바다에 빠진 것이다.

게다가 이후 조씨 부부가 사고 직전 심하게 싸운 정황이 포착됐다. 두 사람이 사고 직전 저녁 8시께 사고 지점 인근 한 식당에서 다툰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때문에 지난 3월7일 해경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단순 교통사고일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게만 보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어떠한 예단도 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3월8일 해경은 조씨를 긴급체포했다.
교통사고로 위장해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였다.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 결국 조씨가 최근 회사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 당일 부인과 고깃집에서 술을 마신 뒤 말다툼을 했고, 술에 취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조씨가 처음에는 숨진 부인이 차량을 운전했다고 거짓 진술을 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본인이 운전한 사실을 인정했다”며 “부인과 심하게 말다툼을 한 뒤 화를 참지 못하고 부인을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위장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후 추가 조사를 진행하며 증거를 모은 경찰은 지난 3월9일 교통사고로 위장해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조씨를 구속했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은 이날 오후 조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후 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과정에서 이 부부의 지인들은 남편 조씨의 사업으로 인한 갈등뿐 아니라 평소에도 시어머니와 부인의 관계나 부부 간 신뢰 등의 문제로 갈등과 잦은 다툼이 있었다고 증언했으며 그러한 정황들이 포착됐다.


쌓여왔던 갈등


부인 임씨는 남편의 늦은 귀가 시 외도 등을 의심하며 별거나 이혼을 거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부인은 시어머니와의 갈등으로 인해 남편과도 갈등을 겪어왔으며 우울증을 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에 따르면 부인 임씨의 생일이었던 사고 당일, 두 사람은 인근 고깃집에서 함께 고기를 먹으며 술을 마시다가 조씨의 사업 자금난 등의 문제로 다툼이 일어났다.
 
이때 조씨가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두 사람은 심하게 다퉜다. 이후 고깃집에서 자리를 뜬 둘은 조씨 소유의 BMW 차량에 탔다.
 
조씨가 운전석에, 부인 임씨가 조수석에 승차했다. 조씨는 고깃집을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저녁 8시 23분께 화를 참지 못하고 여수 웅천동 친수공원 부근의 해안도로에서 차량을 바다로 돌진시켰다.
 
차량은 결국 문이 닫힌 채 물에 상당부분 잠겼다. 남편 조씨는 뒷좌석에 있던 골프채를 이용해 차량 유리창을 깨고 탈출에 성공했던 것.

하지만 부인 임씨는 탈출하지 못했고 조씨가 구조될 무렵 차량은 거의 수면 아래로 잠겼다. 119구조대가 이후 부인 임씨를 찾아내 급히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사망판정이 내려졌다.
 
부인 임씨가 차량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이유에 대해선 현재 수사 중에 있다.
이와 관련해 조씨가 부인의 탈출을 막았거나 구조를 고의로 회피한 정황도 현재까지 밝혀진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정확히 어떤 발언 때문에 범행을 했는지, 조씨의 고의적 구조 회피 여부 등에 관련해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확실한 것은 조씨의 한순간의 범행으로 인해 이 가정은 더 큰 비극을 맞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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