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총리

일본 한반도 침략 무릎 꿇고 사죄한 내막…“한반도 분단, 일본책임”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8/12/02 [19:56]

[단독 인터뷰]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총리

일본 한반도 침략 무릎 꿇고 사죄한 내막…“한반도 분단, 일본책임”

문일석 발행인 | 입력 : 2018/12/02 [19:56]

지난 11월 23일, 일본의 (재)아시아공동체연구소 오키나와 지부 사무실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1947년생)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남북 간 협력노력을 높이 평가 한다. 문재인-김정은 남북의 지도자는 3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가졌다.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장면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눈물을 흘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비핵화를 결심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판문점에서 만나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면서 “끊어졌던 남북한의 철도연결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제국주의의 한반도 침략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일본 정부는 한반도 침략행위를 반성하지 않았다. 아베 정권도 마찬가지이다. 전후 독일정부는 피해국가와 피해자들을 상대로 공식 사죄 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도 공식적으로 사죄하지 않았다. 이는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 간 협력노력을 높이 평가 한다”
남북한 정상 판문점에서 만나 좋은결과 만들어 냈다 

일본 정부 한반도 침략 공식사죄 하지 않아 “잘못된 일”
가해자가 피해자에 사죄해야…피해자가 “됐다”할 때까지

 

▲ 11월 23일, 일본의 (재)아시아공동체연구소 오키나와 지부 사무실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1947년생)와 단독 인터뷰(사진)를 가졌다.     © 문일석 발행인

 

-일본 총리로 재직했을 때, 대한민국과 관련된 좋은 추억을 소개해 달라.
▲지난 2009년, 일본의 총리가 되어 집권했다. 이때 좋은 기억이 하나 있다. 총리로 취임한 이후, 첫 번째 방문 국가가 대한민국이었다. 대한민국을 중국보다 먼저 방문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한일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리고 집사람과 나는 경호원 없이 인사동 거리를 걷기도 했다. 인사동 거리를 자유롭게 걸었다. 인사동 거리에서 만난 대한민국 사람들은 우리부부를 따뜻하게 환영해줬다. 한인 간은 우애롭게 지내야 한다. 그때의 추억이 아주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한반도 분단, 일본책임”

 

-총리로 있을 때, 아쉬운 점은 없었나?
▲나는 오키나와의 미군 기지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런데 실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도 피해 대한민국인들에게 공식적인 사죄를 하지 않았는데...
▲지금까지, 일본 정부는 한반도 침략행위를 반성하지 않았다. 아베 정권도 마찬가지이다. 전후 독일정부는 피해국가와 피해자들을 상대로 공식 사죄 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도 공식적으로 사죄하지 않았다. 이는 잘못된 일이다.


-“한반도 분단이 일본에게 책임이 있다”라고 공개발언을 했는데...
▲한반도 분단의 책임이 일본에도 있다. 일본 제국주의는 지난 1910년부터 1945년까지 36년간 한반도를 식민지배 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1945년 일본은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했다. 전쟁이 끝났을 때, 일본의 북해도를 소련(러시아)이 지배하는 일본분단이 논의됐었다. 일본이 분단되는 직전까지 갔었다. 그런데 일본 대신 한반도가 분단됐다. 일본은 분단되지 않았으나, 대신 한반도가 분단됐다. 그러하니 한반도 분단이 일본에게도 책임 있다. 이런 취지로 말했다.


-일본은 외견상 한반도 통일을 원하지 않고 있는 것 같은데...
▲일본은 한반도의 남북이 통일국가로 가도록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도 일본은 남북한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 국가이다. 남북한 통일에 대해, 미국도 원하지 않고 있다고 본다. 중국도 의심스럽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들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본다. 북한은 비핵화를 실현하고, 일본은 남북통일에 협조해야 한다. 남북한은 통일의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다.
 

▲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일본인으로서 대한민국의 구 서대문 형무소를 찾았을 때, 합천지역을 찾아가 원폭피해자들을 만나는 자리에서도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사진 오른쪽 본지 문일석 발행인.   © 문일석 발행인


무릎꿇고 한반도 침략 사죄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일본인으로서 대한민국의 구 서대문 형무소를 찾았을 때, 합천지역을 찾아가 원폭피해자들을 만나는 자리에서도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그 이유를 말해 달라.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미안하다고 사죄해야 한다. 피해자가 “이제 됐다”고 말할 때까지.


-대한민국 경남 합천지역은 찾아가 원폭 피해자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 했는데...
▲나는 지난 10월에 대한민국 합천을 찾아가 원폭피해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1945년 8월, 일본의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피해 현장에 있었던 이들이다. 그들은 피해자였지만,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무시 당해왔다. 나는 일본인으로서, 개인적으로 무릎을 꿇고 그들에게 사죄했다. 원폭 피해자들은 나의 행동을 보고 기뻐했고 환영했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일본의 전 수상이었지만, 합천까지 찾아가서 사죄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일본 국회의원들도 그런 일은 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원폭 피해자들은 무시당하는 세월을 살았다. 그리고 보상금도 받지 못 했다.  그들 가운데 다수는 이미 죽었다. 나는 사망한 원폭 피해자들이 묻힌 묘지까지 찾아가서 참회의 참배를 했다. 내가 만난 원폭 피해자들은 “사죄했으니 됐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모든 피해자가 그렇게 말할 때까지 일본의 사죄는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피해 대한민국인들이 일본 정부나 기업을 상대로한 청구권 요구에 대한 견해는?
▲일본 식민지 때 강제로 대한민국인들을 노동도 시켰다. 이는 일본 정부와 일본 기업에도 책임이 있다. 일본 정부와 기업은 성실하게 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과 일본은 지난 1965년에 수교조약을 맺었다. 일본 정부는 정부 간 외교조약으로 개인들의 청구권이 없어졌다고 하나 이는 잘못된 인식이라고 본다. 1991년, 일본 외무부의 한 국장은 “1965년 한일수교 조약 때 나라 간 청구권은 포기했다. 그러나 개인적인 청구권은 포기하지 않았다”고 발언했었다. 나 자신도 국회에서 발언하기도 했다.
현재 일본의 아베 수상과 고노 외상은 대한민국 정부나 기업을 기분 나쁘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 정부나 기업과 대화를 않고 있다. 내 생각으로는, 아베-고노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 한일 간은 서로 대화하면서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대화가 없어도 상관없다”는 태도와 분위기가 한일 간의 관계를 나쁘게 만들고 있다.
 

▲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한-중-일이 중심이 된 국제적인 초당파 정당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 문일석 발행인


“국제적 초당파 정당 만들고 싶다”

 

-(재)동아시아공동체연구소를 운영해왔는데...
▲내가 벌이고 있는 동아시아 공동체 운동은 한-중-일 국가들이 상호 협조하고 대화하자는 취지의 운동이다. 동아시아 공동체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한-중-일이 중심이 된 국제적인 초당파 정당을 만들고 싶다. 국제적인 초당파 정당이 만들어지면 그 정당이 국회의원도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정당의 이름은 구상 중이다. 대한민국 노태우 대통령 아들인 노재헌 한중문화센터 원장과도 대화를 나눈 바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과 일본의 관계는 아주 나빠져 있는 분위기다. 이후, 한일관계가 좋아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남북한이 가까워지는 것을 어찌 보는가?
▲문재인 정부의 남북 간 협력노력을 높이 평가 한다. 문재인-김정은 남북의 지도자는 3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가졌다.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의 장면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눈물을 흘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비핵화를 결심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판문점에서 만나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방문 중에 이낙연 국무총리를 만난 적이 있었다. 이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1년 이내에 남북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 하고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권은 집권 1년 이내에 남북정상회담을 하는데 성공했다. 앞으로도 남북 정상이 자주 만나 대화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열렸던 평화포럼에서 북한의 리종혁씨를 만났다. 그는 일본을 많이 비판해온 인물이다. 그런데 단둘이 10여분 만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북일 간 대화하는 특별 루트를 만들자는 내용의 대화를 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을 방문, 구 서대문 형무소나 합천지역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소식을 접한 일본인들 가운데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를 친한파라고 비난할 터인데..
▲그간 비방을 많이 받았다. 비방 받을 것을 늘 각오하고 있다. 정치인으로서 이를 무섭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일본은 세계에서 존경받지 못하고 있다.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 일본은 국제사회로부터 존경받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일본이 국제사회에 존경받는 나라가 될 때까지 그런 주장을 계속하고 싶다. 제국주의 일본이 미국의 협력을 받아 정치-경제대국이 됐는데. 이는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동아시아가 긴장되면 안된다. 평화적으로 가야한다. 이렇게 하는 게 일본의 의무라고 생각 한다.


-미일동맹에 대해서는?
▲미일동맹은 목적이 아닌 수단일 뿐이다. 아베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이전을 주장해왔다. 이로 인해 반미주의자로 몰릴 수도 있을텐데..
▲반미주의자? 미국에게 무조건 복종하는 게 나쁜 일이다. 나는 미국에서 유학했다. 미식축구도 배웠다. 지금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미국을 무조건 따라가면 안된다. 나는 결코 반미주의자가 아니다.


-일본 정치인으로서 대한민국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에 관심이 많다. 25년전 쯤, 러시아 사할린의 대한민국인들이 귀국하고 싶어 했다. 이때 대한민국 대구를 방문, 사할린 이산가족들과 만났다. 나는 일본 국회에서 사할린의 한인 이산가족들이 재회토록 도와야 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사할린의 한인 이산가족들도 일본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할린 대한민국인 영주귀국 시설을 만드는데 지원하기도 했다. 개관식 때도 참석 했다.

 

“기차타고 평양에 함께 갔으면...”

 

-한일 간 미래의 방향에 대해서..
▲일본-대한민국, 양국 간 우애(友愛) 관계를 회복했으면 한다.


-남북한이 끊어졌던 남북 철도의 연결작업을 진행 중이다. 느낌을 말해달라.
▲끊어졌던 남북한의 철도연결을 환영한다. 완결되어 기차가 남북으로 자유로이 달리면, 그때 대한민국 서울의 서울역에서 북한행 가차를 타고 북한의 평양에 함께 갔으면 한다.

 


 
<인터뷰 후기>

 

필자는 히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총리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이외에도 여러 번 만났다.  만찬을 함께 하기도 했고, 오찬을 함께 하기도 했다. 오키나와 전통시장을 함께 누볐다. 그는 오키나와에서 열렸던 국제적인 국수축제(4번째)에서 연설을 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인이 되기 전 학자였지만, 정치인 생활을 지속해온 지금도 학자처럼 차분한 분위기를 보여줬다. 그는 강연에서도 한-중-일의 협력과 우애를 적극 강조했다. 그는 경호원 한명도 없이 편안하게 오키나와 시내와 상가지역들을 돌아다녔다.

 

 

▲ 지난 11월23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와 함께 오키나와 전통시장을 찾은 문일석 발행인(왼쪽).     © 문일석 발행인

 

moonil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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