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닷이 쏘아올린 연예인 ‘빚투’

“부모 과거 잘못에 연예계 생활 훅 간다?”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12/03 [10:00]

마이크로닷이 쏘아올린 연예인 ‘빚투’

“부모 과거 잘못에 연예계 생활 훅 간다?”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12/03 [10:00]

지난 1998년 5월31일, 충청북도 제천시에 한 마을에 거주하던 주민이 사람들의 돈을 편취하여 뉴질랜드로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20여년 이 지난 지금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바로 최근 인기를 얻는 래퍼이자 방송인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저지른 사기행각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마이크로닷이 저지른 범죄는 아니다. 하지만 마이크로닷의 사실 인지 여부 및 적반하장식 태도 논란과 더불어 사기 행각을 벌인 당사자인 마이크로닷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이 크게 성공하여 경제적으로 상당히 풍족했다는 것, 부모가 엄연한 지명수배자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자유롭게 입출국한 데다 방송까지 출연하는 등 과거 방송에서 언급한 발언들이 재조명되어 세간의 분노를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마이크로닷으로 시작된 ‘부모 빚’ 논란은 다른 연예인들을 대상으로도 비슷한 폭로가 이어지며 일명 ‘빚투 운동’이 되어가고 있다.


20여 년 전, 주민 돈 편취 후 뉴질랜드 도주 마이크로닷 가족
방송에 나와 자신들 가족의 ‘부’ 과시…피해자들 ‘분노의 폭로’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 윽박질렀으나 결국은 사실 인정해
마닷이 쏘아올린 연예계의 ‘빚투’ 폭로…연좌제 논란도 심화돼

 

▲ 마이크로닷.      © 채널A

 

마이크로닷은 데뷔 당시부터 지금까지 수 년에 걸쳐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1998년 충북 제천에서 목장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사기를 쳐서 거액의 돈을 편취하고 뉴질랜드로 야반도주를 했다는 증언들이 인터넷에 꾸준히 회자되고 있었다.

 

부모의 사기행각


하지만 데뷔 초기엔 마이크로닷의 인지도가 낮았기에 크게 알려지지 못하고 묻혔다. 하지만 이후 마이크로닷이 도시어부 등의 예능 출연으로 점점 대중적인 인지도가 상승하여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하자 점점 이 내용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집안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마이크로닷 아버지가 송학에서 젖소 농장을 크게 했고 수십명에게 돈을 빌려 야만도주를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 금액만 20억 정도라고도 덧붙였다. 특히 “부모님도 잊고 사시다가 그 분들의 자제들이 TV에 나오는 유명인사라는 걸 우연히 알게 되었다고 한다. 20년이나 지난 시점에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법적 책임을 묻고 싶다”며 “하지만 아버지는 단지 왜 그랬는지 사과받고 싶어하신다”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초기엔 의혹만 불거졌을 뿐이였기 때문에 그저 흔한 연예계 찌라시로만 여긴 사람들이 많았고, 그에 따라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다.


피해자들도 사실상 반포기상태에 있었고 큰 반향 없이 흘러가던 가운데, 지난 2018년 11월19일 마이크로닷 측에서 사실무근으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언론에 내놓았다.


이에 그간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던 피해자들은 분노하여 “우린 잃을 게 없다. 고소할거면 어디 한 번 해봐”라는 글들을 달았고, 네티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일은 커져갔다.


논란이 증폭되자 온갖 언론들이 이슈에 달려들었고, 취재결과 친부모가 정말로 사기혐의로 피소되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로 피해자들은 지난 1999년 6월 마이크로닷 부모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해당 고소장에는 충북 제천 송학면에서 목장을 운영했던 마이크로닷 부모가 1997년 5월 경 친척, 동네 이웃, 친구, 동창 등 10여명에게 수억원의 돈을 빌린 뒤 잠적한 혐의로 피소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 더해 과거 조선일보 등에서 나온 기사들이 발견되면서 의혹은 사실이 되었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기사에 따르면 신모 씨의 사기로 인해 낙농가가 도산할 우려가 있어 충주시에서 국비로 2억 원 상당의 사료를 지원해 주었다는 내용인데, 여기에 적힌 ‘신모 씨’가 바로 마이크로닷의 친부모였던 것이다. 단 한 가정이 저지른 사기로 인해 한 마을이 무너지고 이에 국비까지 투입된 상당히 큰 사건이었다.


심지어는 마이크로닷의 큰아버지까지 피해를 입은 것까지 보도됐다. 지난 11월23일 한 언론의 보도에서 마이크로닷의 큰아버지가 “당시 동생이 축사 2동에서 젖소 80여 마리를 키우던 농장을 정리하고 한밤 중에 도주했다”고 설명했다. 자신도 동생의 보증을 섰다 2억 원의 빚을 졌다는 것이다.


이후 피해자들의 언론 증언은 줄을 이었고 피해액만 당시 금액으로 50억에 달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중부매일>이 과거 신씨와 오랫동안 거래를 했었다는 축산업 관계자 인터뷰에 따르면 “도주하기 며칠 전 신씨가 부도를 내면 피해액이 40억~50억원은 될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 당시 신씨가 낙농업 지역 지부장을 했고, ○○조합장 후보로 거론될 만큼 영향력이 있었기 때문에 금전관계가 지역사회 전반에 얽혀 있었다”며 “피해액 규모는 당시 경찰 수사에서도 대부분 확인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건이 크게 재점화되자 결국 경찰에서는 마이크로닷 부모의 사기 사건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다. 20여년이 지난 사건이라 ‘공소시효’에 대한 말도 있었으나, 형사소송법 제 253조 1항에 따라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동안 공소시효는 정지된다’라는 법안으로 인해 수사가 가능한 상황이다. 즉 1998년도 사기죄 공소시효가 7년이라 재수사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충북 제천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11월20일 “검찰로 넘어간 사건 기록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가족 관계 확인 등으로 피의자 신원이 확인되면 내사 단계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경찰은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야반도주 의혹이 있어 인터폴에 적색 수배 공조 요청을 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마이크로닷 부모에 대한 체포영장은 약 3년전 갱신돼 유효 기간이 아직 남아 있다. 입국과 동시에 체포가 가능한 상황이다. 경찰 측은 “적법한 수사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 지난 1998년 6월 마이크로닷 부모 사기 사건을 보도한 중부매일 기사     © 중부매일

 

피해액수 논란


이처럼 인터폴 수배까지 들어간 이 사건은, 현재 마이크로닷 부모의 사기 행각으로 인한 피해액이 구체적으로 산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일단 경찰에서도 수억 원의 피해가 났다는 것만 확인이 되었지 정확한 액수가 어느정도인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 일각에선 20억 원이라고 주장하지만 워낙 피해자가 많아서 한곳에 모아 정리된 적이 없으므로 증거 자료와 신빙성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해액이 결코 적은 것은 아닌데 당시 마이크로닷 부모의 사기 행각에 의한 피해 내역들은 연대 보증에 의한 피해에서부터 대출 편취, 물품을 받은 후 물품 값을 떼어 먹은 물품 미수금에다 당시 지역 사회의 계원들의 곗돈 횡령 후 야반도주까지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마이크로닷 부모가 야반도주한 이후 개인적 금전 거래로 돈을 빌려줬으나 이후 피의자들이 도주하면서 본인이 입은 피해액을 변제하거나 마이크로닷 부모에 의한 시기 피해를 신고 및 고소를 미처 하지 못하고 사망해버린 사람들도 있는 만큼 사기 피해 액수를 전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더군다나 20년전 물가 가치가 2018년과 차이가 크고 97년 외환위기 이후 환율과 금리가 폭등해서 2018년의 3~4%대의 대출 연이자가 아니라 30~40%의 살인적 대출 연이자를 물었어야 했던 것을 생각하면 단순히 20억가량이라고 말하기에는 정확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


현재 마이크로닷 부모에 대해 적색 수배 요청 결정이 내려지면서 경찰 내사 결과 마이크로닷 부모에 의한 사기 피해 액수가 최소한 20억 원은 확실히 넘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사건이 진행되면서 여기저기서 피해금액에 대한 증언이 나오고 있는데 <MBC 충북>과 인터뷰한 피해자의 증언에 따르면 본인이 알고 있는 사실로만도 정부지원자금 10억이상, 사료 물품 기계대금 18억, 개인대출 3~4억으로 최소 31~32억원을 사기 쳤다는 증언도 나왔다.


물론 마닷의 큰아버지와 개인 피해자들의 액수는 빠진것이므로 모두 포함하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총 사기 피해액이 현재 가치로 총 200억원에 달한다는 말도 완전 허황된 말이 아닌 것이다.


마이크로닷의 과거 발언들 중 “뉴질랜드 도착하자마자 집 다섯 채를 살 돈을 사기당했다”는 발언으로 인하여 마이크로닷 부모가 이후 뉴질랜드에서 사기를 당해 돈을 잃었던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여부와 별개로 당시 마이크로닷 부모가 뉴질랜드로 건너갈 당시 사기 행각으로 벌여들인 상당한 액수의 금전을 가지고 갔었다는 것이 유력시 되고 있다.


본의아니게 마이크로닷 스스로가 본인의 부모가 본인들 자식들과 같이 뉴질랜드로 이민갈 당시 가지고 있었던 금전이 상당했다는 것을 스스로 실토한 꼴이 되어버렸다. 물론 해당 금전의 출처는 피해자들을 사기 처서 얻은 돈이라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이처럼 이 사건은 마이크로닷의 적반하장식 고소 대응 소식에 분노한 사기 피해자들 측이 부모의 사기죄 피소 사실을 인증하고 언론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피해사실을 알리면서 여론이 완전히 반전되었다.


사건이 불거진 초기에는 '본인이 저지른 범죄도 아닌데 부모 잘못 둔 탓에 자식이 고생한다'는 여론이 팽팽히 있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마이크로닷이 오래전부터 SNS 등을 통해 해당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증언과 피해자들을 만났다는 폭로, 그러면서도 고소로 대응하려 했다는 사실에 남아있던 동정 여론이 거의 사라져버렸다.


여론 자체가 굉장히 나빠짐에 따라 본인의 연예계 생활은 둘째치고 한국 생활 자체를 심각하게 고민할 수준에 이르게 될 정도로 악화, 최악의 경우 아예 해외로 떠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현재 각종 커뮤니티에는 마이크로닷과 그의 가족들을 비난하는 글과 댓글로 도배된 상태이며, 좋은 여론을 찾아보는 게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게다가 해당 사건이 연예란을 넘어 사회 뉴스 쪽에서도 다뤄짐에 따라 사회전체적으로 비난하는 여론들로 가득하다. 하나같이 이들을 지탄하는 여론이 절대다수를 이루고 있고 가끔 피해자 쪽과 부모 쪽의 입장을 들어봐야 한다는 의견이 간혹 나오긴 하지만 그때마다 반응은 매우 차가운 실정이다.

 

▲ 채널A 도시어부에서 마이크로닷 부모가 등장한 장면.     © 채널A

 

연예계 ‘빚투’


이같은 마이크로닷 부모의 사기 범죄 행각이 드러나면서, 이와 관련된 폭로가 연예계를 강타하고 있다. 연예인들의 부모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 못했다며 언론지상에 폭로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인터넷상에서는 성추행 폭로였던 ‘미투 운동’에 빗대 ‘빚투’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이같은 ‘빚투’는 이후 도끼, 비, 휘인, 차예련 등까지 확산됐다. 도끼는 어머니가 과거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빌린 돈을 갚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1990년을 전후해 서울 용문시장에서 떡 가게를 운영하며 쌀집 주인에게 쌀과 현금을 빌렸다가 갚지 않았다는 이유로 각각 ‘빚투’에 휩쓸렸다.


휘인은 어머니와 이혼 후 몇년간 연락도 안해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도 모르는 아버지의 채무에 이름이 올랐다. 또한 차예련도 휘인과 비슷하지만, 차예련은 본인이 실제로 갚아줬다라는 사실이 밝혀져 오히려 동정여론까지 불었다.


이들은 모두 채권자 측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실명이든 익명이든 연예인의 이름을 거론하며 피해사실을 공개한 게 발단이었다.


해당 연예인은 직접 돈을 빌린 게 아닌데 혈연인 데다 대중적으로 알려졌다는 이유로 이름이 거론된다. 이런 연예인에게 채무에 대한 법적 책임은 없다. 선종문 썬앤문파트너스 대표 변호사는 “법적으로 채무는 일신전속적이다. 당사자간 합의나 상속을 받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승계는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한민국에는 효, 혈연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다. 부모의 채무에 대해 자녀가 법적 책임이 없더라도 도의적인 책임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 더구나 부모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며 마련한 돈으로 영위한 생활은 자녀도 함께 누린다. 부모의 채무 불이행으로 이름이 거론된 연예인이 대중의 비난을 받을 수 있는 근거다. 그런 자녀가 연예인으로 성공해 경제적으로 풍족한 상황이 됐다면 과거 빚을 청산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연좌제’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피해자 가족들이 불이행된 채무로 인해 입은 유무형의 피해를 감안한다면 당연히 이뤄져야할 절차라는 게 대중의 정서다.


다만 채권자 측의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론적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 많다. 이 같은 상황을 해당 연예인이나 소속사에 연락을 취해 방법을 모색했다면 현재와 같은 논란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물론 채무자에게 직접 채무이행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택한 방법이 인터넷, SNS 등을 통한 호소였을 수 있다. SNS와 인터넷 등은 자신의 억울함을 대중에게 호소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전달 및 파급력이 크다 보니 상대가 연예인처럼 대중의 인지도가 삶의 기반인 사람들에게는 큰 위협이 된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방치할 연예인, 소속사는 거의 없다.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모색하고 이는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연예인과 기획사 입장에서는 이미 일차적인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비의 경우처럼 이 같은 논란이 채권자 측에 대한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방적인 주장, 그 과정에서 채권자 측이 사용한 잠적, 문전박대 등 극단적인 표현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게 법조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연예계 또 다른 관계자는 “연예인 입장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날벼락을 맞는 상황일 것”이라며 “가족관계가 담보도 아닐 뿐더러 그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족관계를 신뢰 근거로 돈을 빌려줬다면 채권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채권자들에 의해 이름이 거론된 연예인들도 대응에 신중해야 한다. ‘빚투’ 초기 마이크로닷이 공분을 산 이유는 ‘사실무근’ ‘법적대응’이라는 두 단어였다. 본인이 사건의 본질에 대해 파악을 못하고 있었다면 사건에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도끼는 어머니의 과거 채무 1000만원을 언급하며 ‘한달 점심값’을 언급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연예인들도 대응을 잘 해야 한다. 대중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며 “법적 책임의 유무, 누가 피해자이고 가해자인지를 따지려고 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대중적으로 얼굴을 내비쳐야 한다면 비의 대처 방식에 대중이 호의를 보이는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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