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가 급격하게 내려가 춥고 건조해지는 요즘,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각종 피부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건선은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질병이 아니다. 스키니 진이나 레깅스 등 피부에 밀착되는 옷을 즐겨 입는 20대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건선은 건조한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심해지는 피부질환이다. 건조하고 찬 날씨로 땀 분비가 줄어 피부 각질층의 수분량이 감소하여 발생한다.
사실상 ‘난치성’에 가까운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
피부뿐만 아니라 손·발톱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상처에 건선 발생하는 쾨브너 현상 매우 위험해
환자는 술·담배 금물…정신적 스트레스 주의해야
▲ 건선은 두피, 팔꿈치, 손톱, 다리 등에 주로 발생한다. ©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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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질병 중 하나. 피부에 은백색의 비늘로 덮여있는 다양한 크기의 붉은색 구진, 발진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병으로, 사실 난치성 질환 중에선 아토피성 피부염 다음으로 피부과에서 많은 환자를 접할 수 있는 질병이기도 하다.
건선의 증상
경계가 분명한 은백색의 인설(각질이 죽어 생기는 회백색 물질)로 덮여 있는 홍반성 피부 병변이 특징으로 주로 팔꿈치, 무릎, 엉덩이, 두피 등 자극을 많이 받는 부위에 발생한다. 작은 구진(피부병의 증세 중 피부면에 나타나는 발진)에서부터 판상, 농포성, 박탈성 건선, 건선 관절염 등 다양한 임상 양상을 보인다. 악화와 호전이 경우에 따라 반복되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건선의 발생빈도는 인종이나 종족, 지리적 위치 등에 따라서 차이가 많다. 건선의 발생빈도는 0.5~4.6% 까지 다양한 보고가 있으며 인종적으로는 백인에서, 지리적으로는 위도가 높을수록 발생 빈도가 높다. 미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1.5~3%, 스칸디나비아 등 북유럽 고위도 지역에서는 2~3%의 발생빈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 중국, 홍콩 등 동양에서의 발생빈도는 1% 내외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없는데, 전 인구의 1~2% 내외일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그 발생 빈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남녀별 발생 빈도의 차이는 없으며, 대개 20대에서 흔히 발생하게 된다.
건선은 처음 발생한 연령에 따라서 두 개의 형으로 나눈다. 보통 40세를 전후해서 이전에는 조기초발 건선, 이후에는 만기초발 건선으로 불린다. 조기초발 건선은 만기초발 건선에 비해서 건선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더 흔하다. 만기초발 건선의 경우는 비교적 건선병변이 심하지 않고 경과가 비교적 양호하며 유전되는 경우가 적다. 치료반응도 조기초발형 보다 좋은 경우가 많아서 대개 예후가 좋다. 백인건선 환자의 1/3에서 가족력이 관찰되고 우리나라에서는 4~25%의 가족력이 보고되어 있다. 일란성 쌍생아에서는 한 사람이 건선일 경우 다른 사람이 건선에 걸릴 확률은 50~70% 정도다.
그러나 건선의 유전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 않는다.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 유전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관련되는 다인자성 유전질환이면서 유전적 요인 이외에도 건선이 발병하기 위해서는 외부 환경적 자극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건선 환자의 평균 수명은 일반인과 통계학적으로 별다른 차이가 없다. 현재까지 축적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건선은 건선에 대한 유전적 발병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에서 건선항원의 자극에 의해 건선관련 T림프구가 활성화된다. 그에 따라 생성된 사이토카인이 각질형성세포의 과증식을 유도하고, 피부에 특이적인 CLA+T림프구들이 지속적으로 피부병변으로 유입된다. 그래서 건선병변이 만성화되는 T림프구 매개성 자가면역질환으로 이해되고 있다.
전형적인 건선병변은 피부소견만으로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비전형적인 병변, 다른 치료로 병변이 변한 경우, 건선이 잘 발생하지 않는 부위에 있을 때에는 진단이 쉽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질환과의 감별진단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피부 병리조직검사가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얼굴과 두피를 침범한 경우 지루 피부염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몸통에 있는 병변은 체부 백선, 만성 단순 태선, 편평 태선, 아급성 피부 홍반성 루푸스 등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건선성 홍피증은 모공성 홍색 비강진이나 세자리(Sezary) 증후군과 감별해야 한다. 건선의 인설을 제거하면 점상의 출혈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아우스피츠(Auspitz) 증후라고 하며 건선에 특이하다. 이것은 진피 유두 상부 표피가 얇고 그 아래 모세혈관은 확장되어 있으므로 외상에 의해서 쉽게 출혈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건선은 병변의 형태에 따라 판상, 간찰부, 물방울양, 농포성, 홍피증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판상건선은 건선의 대표적인 임상형으로 가장 흔히 관찰된다. 개개의 병변은 주위와 경계가 명확한 판상으로 붉은색을 띠며 은백색의 비늘로 덮여 있다. 흔히 발생하는 부위로는 팔꿈치, 무릎, 엉덩이, 두피 등이며 대칭적으로 발생하게 된고, 만성적인 판상형인 경우를 심상성건선이라고 한다.
간찰부건선은 드물게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처럼 피부가 겹치는 부위에 건선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하며 굴측건선, 역건선이라고 한다. 물방울양건선은 연쇄상구균에 의한 편도선염 후 0.5~1.5cm 크기의 작은 물방울 같은 구진이 전신에 산재되어 급속히 나타난다. 환자의 혈액검사에서 연쇄상구균 독소에 대한 항체(ASO) 수치가 증가할 수 있다.
농포성건선은 드물게 보는 건선의 급성 형태로 손, 발바닥에 농포가 나타나는 국소성농포성건선, 전신에 나타나는 전신성농포성건선이 있다. 급성 전신성형의 경우 오한, 고열, 권태감, 관절통 등의 전신증상이 있고 백혈구증다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건선홍피증은 전신 피부에 걸쳐서 홍반과 인설이 동반되어 나타는 급성 건선의 한 형태다. 인설이 심한 경우를 박탈성건선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증상이 심하면 가려움증이 심하고 얼굴을 침범하는 경향이 있다. 건선성 홍피증이나 농포성 건선이 유발되거나 악화되는 가장 흔한 요인은 스테로이드의 전신 투여 후에 치료를 중지했을 경우다. 따라서 스테로이드의 전신 투여는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손, 발톱 병변은 건선 환자의 25~50%에서 관찰된다. 손발톱함몰, 손발톱박리, 손발톱 밑 과다각화증과 황갈색반 등을 볼 수 있다. 건선관절염은 건선 환자의 5~10% 정도에서 관찰된다. 비대칭적으로 하나 또는 소수의 관절을 침범하는 형, 말단지관절을 침범하는 형, 대칭적으로 다발성의 관절염을 일으키는 형, 관절의 심한 변형을 초래하는 단절성관절염 형, 척추염형 등 여러 가지 임상 형태가 있다. 조갑 손발톱 병변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 건조해지는 겨울에는 건선환자가 괴로워지는 계절이다. © KBS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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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의 치료
건선의 악화 또는 유발 요인으로는 피부외상, 감염, 스트레스, 약물, 차고 건조한 기후, 건조한 피부 등이 존재한다. 피부외상은 건선환자의 정상으로 보이는 부위가 손상을 받으면 건선이 발생하는 현상으로 쾨브너 현상이라고 한다. 건선이 외상을 많이 입는 곳에 유발하는 것을 설명해 줄 수 있는 현상이다. 반면에 건선병변 부위가 손상된 후 오히려 건선병변이 소실되는 것을 역쾨브너현상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건선은 햇빛에 노출되면 호전되는 경향이 있는데, 5% 내외에서는 오히려 악화된다. 이런 경우를 광과민성 건선이라고 한다.
감염도 주요 건선 악화요인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베타-용혈성 연쇄상구균에 의한 편도선염 후에 전신에 물방울양건선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세균항원이 초항원으로 작용하여 피부의 T 세포를 활성화시킨다. 그 결과로 생성된 염증성 사이토카인들에 의해서 건선이 발생한다는 가설이 제시되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건선을 악화시킨다. 그 기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으나 혈관활성 장관 폴리펩티드나 서브스턴스 피와 같은 신경펩티드가 관련될 것이라는 학설이 있다. 건선을 악화시키는 약물로는 심장병이나 고혈압 치료제로 쓰이는 베타-블로커, 앤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 조울증치료제인 리튬, 항염증치료제인 인도메타신 비스테로이드소염제 등이 있다. 또한 스테로이드를 복용 중에는 건선이 좋아지지만 치료 중단 후 더 악화된다. 혹은 농포성건선으로 변할 수 있고, 전신적인 투여는 가능하면 피해야 한다. 술과 담배가 건선을 악화시킨다는 연구 보고는 많다. 그렇지만 다른 음식물이 건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계적인 역학적 연구는 아직까지 없다.
건선의 치료는 크게 국소치료, 광치료 및 전신치료로 나눌 수 있다. 이들 치료를 함께 사용하는 복합치료도 치료 효과를 높이면서 각각 치료법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어서 선호되는 상황이다.
국소치료제로는 스테로이드, 안스랄린 비타민 D3 합성유도체, 비타민 A 합성유도체인 레티노이드, 피메크로리무스 각질용해제, 피부연화제 등이 있다. 특히 강력한 스테로이드를 너무 오래 바르면 모세혈관 확장, 팽창 선조, 피부 위축, 피부감염 증가, 반동현상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다른 치료법인 광치료는 자외선을 이용해 건선을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크게 자외선B 광선치료법과 PUVA 광화학치료법으로 나눌 수가 있다. 현재 주로 사용되고 있는 건선의 광치료에는 광화학치료, 광파장 UV자외선B, 단일파장 UV자외선B, 308nm 엑시머 레이저 등이 있다. 하지만 자외선은 장기간 노출 시 피부 노화, 피부암 등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총 자외선양을 줄여야 한다.
전신치료제는 중증의 건선환자에서 사용된다. 약제의 부작용을 고려해서 소아나 임산부, 간이나 신장 질환 유무, 환자의 신뢰성 여부 등을 고려한 후 투여해야 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건선의 전신 치료제로는 레티노이드, 사이클로스포린, 메토트렉세이트, 푸마린산 에스테르, 마이코페놀레이트 모페틸 등이 있다. 최근에는 레티노이드제의 일종인 아시트레틴과 사이클로스포린 순차요법 등이 시도되고 있다.
이런 치료에 앞서 건선환자들은 주의해야 할 상황들이 몇가지 있다. 일단 피부손상이나 건조를 줄이기 위해서 목욕 시 과도하게 때를 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목감기나 편도선염 등 연쇄상구균 감염을 피해야 한다. 정신적 스트레스도 건선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건선을 악화시키는 약물의 사용을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음주와 흡연에 의해서 건선이 악화될 수 있으며 건선 병변의 중증도와 음주, 흡연의 정도가 비례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연구 결과에 의하면 음주와 흡연을 하는 건선 환자는 그렇지 않은 건선 환자에 비해서 통계학적으로 꽤 높은 임상증상점수를 보였다. 음주와 흡연의 정도에 비례하여 피부 병변의 중증도 역시 악화됨을 관찰할 수 있다.
알코올이 건선에 영향을 주는 기전에 대해서는 많은 가설들이 제시되고 있는 상태다. 일단 지속적인 음주로 인한 세포매개 면역기능의 저하에 따라 연쇄상구균 감염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지며 이에 의해서 건선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알코올 자체가 각질형성세포의 과증식에 관여한다는 가설이다. 또한 알코올에 의한 여러 가지 생화학적 대사산물의 결핍을 들 수 있다.
술을 자주 마시는 건선 환자의 혈중 셀레니움과 셀레니움 의존성 글루타치온 퍼옥시다제의 활성도가 현저히 낮아져 있으며 그 정도가 건선의 중증도와 비례한다고 한다.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의 경우 간 기능이 술을 마시지 않는 환자들에 비해서 더 나쁘다. 그러므로 여러 건선의 치료를 시행함에 있어서 많은 제약을 받는 것도 한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 건선은 합병증까지 유발하는 심각한 만성질환으로 진행될 수도 있어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 KBS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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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야 할 것들
담배 역시 많은 외국 연구 보고들에서 건선 병변의 악화에 다양한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선의 여러 형태 중 농포성 건선, 특히 손과 발바닥에 국한된 경우에 흡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흡연은 건선의 만성 경과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음주와는 달리 일단 건선이 생기고 나면 흡연을 줄이거나 끊어도 건선 병변의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건선의 가족력이 있거나 건선의 위험이 있는 환자군에서는 예방적인 금연이 중요하다.
담배가 건선의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은 주로 산화 손상과 연관된 여러 가지 체내 물질에 의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건선 병변에는 항산화제의 양이 정상인에 비해서 낮다. 흡연자에서는 비흡연자에 비해서 다형핵 백혈구에서 더 많은 화학주성물질이 분비된다. 이로 인해 건선의 발생기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러 가지 사이토카인과 세포들이 활성화된다고 알려져 있다.
간단 예방법?
건선은 예전엔 그저 겉으로 보이는 것이 불편하여 대인관계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심리적 고통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과거엔 염증이 피부에만 온다고 생각하였으나 이러한 염증이 전신적일 수 있다고 한다.
전신적인 염증은 심혈관계 이상이나 대사 이상을 초래하여 과거에는 삶의 질을 저하하는 정도라고 여겨졌던 건선이 이제는 삶의 양, 즉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 질환과 연계될 수 있다고 하니 철저히 관리해야 된다. 물론 건선 자체만으로 사망할 가능성은 극히 낮은 편이다.
하지만 사실상 난치질환인 건선은 당뇨나 고혈압처럼 치료하는 질환이라기보다는 조절하는 질환이라고 봐야한다. 때문에 치료를 위해 피부에 보습제를 바른다고 근본적인 해결을 볼 수 없다. 오히려 피부를 더 자극시키고 병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가 요구된다.
일단 내원해 자신에게 맞는 진단을 받은 후 올바른 생활습관과 건강한 식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은 패스트푸드 등의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유산소 운동 및 반신욕을 꾸준하게 하는 것이 건선치료에 도움이 된다.
기본적으로 난치병이나 자가면역질환이 흔히 그렇듯 안타깝게도 먹는 것과 관련이 꽤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채식위주의 식단이 좋다고는 하는데 육식위주의 식단을 바꾸지 못하겠다면 최소한 술, 담배라도 필히 끊는 것이 좋다.
그리고 건선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이후 잘 발생하기도 해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다. 가벼운 운동을 지속적으로 한다거나 등산 등도 좋은 예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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