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마루’ 사라지자 등장한 ‘마루마루2’…불법 저작권의 늪

‘나도 벌어볼까?’…대규모 불법사이트 사라지자 유사 불법사이트 우후죽순

정규민 기자 | 기사입력 2018/12/08 [10:46]

‘마루마루’ 사라지자 등장한 ‘마루마루2’…불법 저작권의 늪

‘나도 벌어볼까?’…대규모 불법사이트 사라지자 유사 불법사이트 우후죽순

정규민 기자 | 입력 : 2018/12/08 [10:46]

지난 11마루마루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불법 만화 공유 사이트가 갑작스럽게 폐쇄됐다. 문체부 특별 사법경찰의 관계자 조사가 시작되자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증거가 될 수 있는 데이터를 삭제하고 도주한 것.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비슷한 포맷의 사이트가 생성되는 등 불법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불법사이트 연이어 폐쇄됐지만 대체사이트 두 배 이상 늘어나

해외 기반 사이트 제재 어려워도 진행, 이용자 인식 개선도 필요해

 

▲ ‘밤토끼’가 폐쇄된 후 다시 등장한 불법사이트 ‘뉴토끼’.     © 정규민 기자

 

웹툰, 만화 등의 불법 공유 사이트들이 폐쇄되는 가운데, 소위 대체 사이트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불법의 고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웹툰 불법 공유 사이트 밤토끼를 폐쇄하는 등 경찰 수사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밤토끼가 사라진 후 얼마 되지 않아 밤토끼2’, ‘뉴토끼등 포맷은 유지하며 이름만 바꾼 여러 사이트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어 의미 없는 수사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불법 공유 사이트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사이트와 링크 사이트 형태를 통한 만화 업로드 사이트를 다르게 해 저작권법을 교묘히 피해왔다. 이런 형태는 대부분 불법사이트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운영 방식이다. 또 메인사이트에 불법 도박, 성인용품 광고 등 배너광고가 무분별하게 노출돼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본체사라지자 나타난 후속 사이트

지난 7월 부산지방법원은 저작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밤토끼운영자 A씨에게 징역 26개월을 선고했다. 네이버도 이들을 상대로 10억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국내 최대 웹툰 불법 공유 사이트였던 밤토끼의 운영자는 유료 웹툰을 불법으로 올려 개설 이후 16개월간 95천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수익의 출처는 110만 명이 넘는 일 평균 접속자를 이용한 배너 광고였다.

 

밤토끼가 폐쇄된 이후 불법 공유 사이트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름을 변형한 유사 사이트가 대거 생겨난 것. 이 같은 유사 사이트 역시 메인 화면에 불법 도박 사이트와 성매매 사이트 등 배너 광고를 버젓이 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일본 만화를 번역해 불법으로 공유하던 사이트 마루마루의 대체사이트가 생겨나 다시 한 번 불법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마루마루는 일본 등 해외 만화를 불법으로 캡처한 뒤 이를 번역해 공유하는 사이트다. 지난 9월 기준 마루마루의 국내 이용자 순위는 20위를 기록했다. 유명 SNS17위를 기록한 점을 봤을 때 불법사이트를 이용한 국내 이용자의 수는 일 평균 3500만 명 이상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현재 마루마루는 핵심운영진에 의해 폐쇄된 상태다. 하지만 많은 이용자를 기록한 만큼 핵심 운영진이 불법 광고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연간 80억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사이트가 폐쇄되자 이 같은 수익을 노리고 여러 종류의 대체사이트가 생겨나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방심위 일주일 내로 잡는다

지난 1126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외 소재 불법복제 사이트 관련 시정요구 소요 심의 기간을 일주일 이내로 단축하기로 했다2의 불법사이트는 일주일 내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심위는 발표내용을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저작권보호원을 거치던 심의 과정을 위원회가 직접 접수, 처리할 방침을 전했다. 권리자가 권리 관계를 입증해 신고하는 게시물, 기존 차단된 사이트와 동일한 내용의 대체 사이트는 위원회에서 직접 신고, 접수 및 심의를 실시해 7일 이내에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발표내용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실제로 취재 결과 기존 불법 공유 사이트와 동일한 내용의 불법사이트들은 차단은커녕 버젓이 불법 공유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기존 이름에 숫자만 붙이고 운영자는 다르지만 공식 사이트를 계승한다는 공지사항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 같은 사이트들은 우회 등 어려운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검색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혀 나아지지 않은 상황을 가늠할 수 있었다.

 

▲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저작권 인식 개선을 위한 ‘올바른 웹툰 사이트 이용 독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한국콘텐츠진흥원

 

인식 개선 필요한 저작권법

지난해 밤토끼사이트로 인해 발생한 업계 피해액은 연간 2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내 웹툰 시장(7240억 원)33%가 피해를 입은 것이다.

 

이 같은 피해가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저작권법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실제로 마루마루사이트가 폐쇄된 이후 국민청원 게시판에 돈 없는 사람들은 만화도 보면 안 되냐어린 시절 만화방에서 돈 안 내고 만화 훔쳐보던 시절 추억을 없앨 것이냐는 황당한 청원이 등록되기도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용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웹툰 불법 공유 사이트가 아닌 올바른 웹툰 사이트 이용을 독려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유명 웹툰 작가 이말년과 함께 기존 광고를 패러디해 웹툰 불법 공유 사이트는 운영자뿐 아니라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 역시도 공범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등 인식 개선을 위한 꾸준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한 보안회사 관계자는 불법 사이트를 제재하기 위해 단순 사이트 차단만 진행하면 운영자가 쉽게 사이트를 다시 만들어내면 그만이다. 불법 행위를 뿌리부터 뽑아내려면 서버의 위치와 운영자 등 관련자의 신병 확보가 필요하다. 때문에 빠른 제재가 이뤄지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하지만 최근 들어 경험이 축적되는 등 수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단축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불법 사이트는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법사이트 운영을 막는 강력한 법 제정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에 맞춰 국내 이용자들의 저작권법에 대한 인식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만화, 웹툰 등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바꿔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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