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스윙키즈’…한국 관객들 입맛 딱 맞춘 흥겨운 댄스영화

고난도 탭댄스·신나는 음악…올 겨울엔 ‘쟈스트 댄스’

문병곤 기자 | 기사입력 2018/12/08 [10:45]

[영화 리뷰] ‘스윙키즈’…한국 관객들 입맛 딱 맞춘 흥겨운 댄스영화

고난도 탭댄스·신나는 음악…올 겨울엔 ‘쟈스트 댄스’

문병곤 기자 | 입력 : 2018/12/08 [10:45]

1951년 한국전쟁 당시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파견된 미국 군인 잭슨(자레드 그라임스)은 남북한 포로 중 몇을 뽑아 체제선전을 위한 댄스단을 결성해야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북에서 온 로기수(도경수 분)와 남한의 양판래(박혜수 분)와 강병삼(오정세 분), 중공준 출신의 포로 샤오팡(김민호 분)은 우여곡절 끝에 댄스단의 멤버로 선정된다. 


 

▲ 스윙키즈’의 포스터.     © NEW

 

한국 관객 입맛 제대로 아는 감독…자연스러운 익숙함

도경수, 성실하고 열정적인 연기로 고난도 탭댄스 소화

 

<스윙키즈>는 계산적이지만 나름의 흥겨운 완성도를 갖춘 영화다. 영화는 한국관객들이 좋아하는 소재들을 적재적소에 사용했다는 인상을 준다. 덕분에 세대를 불문하고 한국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먼저 <스윙키즈>는 초반부 휘몰아치는 리듬감으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영화는 흥겨운 춤과 음악으로 외적인 리듬감을 갖추는 것과 동시에 발 빠른 내용 전개로 내적인 리듬도 갖춘다. 그리고 이 현실감 없는 빠른 보폭에 다소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할 무렵쯤 영화는 템포를 살짝 늦추기 시작하면서 영화의 무게감과 현실감을 챙기기 시작한다. 

 

<스윙키즈>는 얼핏 보면 그저 ‘흥겨운 댄스 영화’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 모든 것이 철저한 계산 아래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기저에 남긴다. 일단 이 영화의 타겟층이 확실하다. <스윙키즈>는 연말을 맞아 전세대가 공감하며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가족영화’를 만들고자 한 의도가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짐작하는 이유는 이 ‘의도적인 만듦새’가 꽤나 자연스럽다는 이유 때문이다. <스윙키즈>의 강형철 감독은 그의 데뷔작 <과속 스캔들> 그리고 이후 <써니> 때에도 이러한 부담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출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관객은 이에 호응을 보냈고, <과속 스캔들>은 개봉 당시 822만명, <써니>는 745만명을 모았다. 관객의 입맛을 정확히 알고 있는 감독의 연출방식은 그의 작품들이 시나리오적인 면에서 다소 진부할지라도 큰 흥행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 강형철 감독(왼쪽)은 확실히 한국관객들이 좋아하는 영화가 뭔지 알고 있다는 느낌이다.     © NEW

 

강형철 감독

강형철 감독은 확실히 한국관객들이 좋아하는 영화가 뭔지 알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건 그의 큰 장점이다. 그는 데뷔작 <과속 스캔들>에서 부담스럽지 않은 유머와 매력적인 배우 그리고 음악을 통해 당시 ‘예상외의 적시타’를 날린바 있다. 감독은 이어 만든 <써니>에서 앞서 보여줬던 연출과 함께 특정 관객층을 타깃으로 잡고 공감대를 통해 관객층을 점차 넓히는 방식을 택했다. 이 또한 ‘전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는 신작 <스윙키즈>에서도 이러한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어딘가 익숙한 소재와 문법일 수 있지만 여기에 탭댄스라는 신선하고 흥겨운 소재와 역동적인 카메라 연출을 더한다.

 

영화의 김지용 촬영감독은 공이 상당히 크다. <남한산성>, <밀정>등에서도 촬영감독을 맡은 바 있는 그는 지난 11월 <남한산성>으로 촬영계의 오스카 시상식이라고 불리는 에너가 카메리마쥬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최고 영예인 황금개구리상 (최고촬영상)을 받기도 했다. 

 

김 촬영감독은 이번 작품인 <스윙키즈>에서도  올드 빈티지 렌즈를 사용해 1950년대의 컬러 사진을 보는 것 같은 질감과 색채를 표현하는 것과 동시에 몰입도 높은 촬영연출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춤 장면에서 보여주는 리듬감있는 카메라워킹도 상당히 자연스럽지만 영화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장면에선 흡사 <위플래쉬>의 클라이막스 장면이 떠오를 정도로 빠르고 정확한 카메라워킹으로 영화의 텐션을 높인다. 김지용 촬영감독을 선택한 강형철 감독의 선택이 옳았던 것이다. 

 

▲ 스윙키즈’의 스틸.     © NEW


춤과 음악

춤이 소재인 영화에서 가장 먼저 보아야할 연기력의 척도는 당연히 ‘춤’이다. 강형철 감독은 <스윙키즈>에서 영리하게도 남자 아이돌이자 배우인 도경수를 주연으로 정한다. 감독의 선택은 옮았다. 도경수는 <스윙키즈>에서 심도 깊은 연기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성실하고 열정적인 배우라는 것을 증명했다. 그의 탭댄스 연기는 흠 잡을 구석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관객들이 그의 연기력을 판단하는데 효과적인 척도로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브로드웨이 출신의 배우 자레드 그라임스와 합동하고 때론 경쟁하듯 보여주는 탭댄스 연기는 관객의 흥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강형철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도경수에 대해 "도경수란 친구가 있는 건 알았고 누군지는 몰랐다. 대본을 써놓고 닫으면서 눈이 송아지처럼 맑은, 소년과 청년이 둘 다 있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며 "춤을 잘 추면 고맙고 .그렇게 여러 명을 보다가 도경수랑 미팅을 하게 되어서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그 자리에 로기수가 있더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도경수가 연습을 시작했는데 진가가 빛이 난 게 진짜 열심히 한다고 들었다. 스케줄도 많고 오정세, 박혜수보다 늦게 시작을 했는데 며칠 만에 따라잡더라. 재능도 있지만 얼마나 늦게까지 남아서 연습을 하고 그랬겠나. 촬영 기간 내내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박진감 넘치는 탭댄스는 배우들의 노력 뿐만 아니라 제작진들의 철저한 준비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강 감독은 춤과 음악이 완벽히 조화를 이루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모든 댄스 장면의 콘티를 한 컷, 한 컷 세밀하게 준비했고, 이를 영상화하여 이란영 총괄 안무가와 함께 발전시켜 나갔다. 뮤지컬 ‘영웅’, ‘모차르트!’ 등에 참여한 이란영 총괄 안무가는 1년간 <스윙키즈>의 안무를 창작하고 각 장면을 시연하며 스토리의 흐름은 물론 캐릭터의 감정을 담아낸 안무를 완성해냈다.

 

한편 <스윙키즈>가 넓은 연령대를 사로잡기 위해 사용한 수단 중 하나가 바로 음악이다. 시대상과 조금 어긋날 지라도 파격적인 영화의 음악 선곡은 영화에 다채로운 매력을 불어넣는다. 

 

강형철 감독과 김준석 음악감독은 <스윙키즈>에 어울리는 곡을 찾기 위해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수많은 자료와 노래를 찾아가며 곡을 선곡했다. 재즈의 스탠다드 넘버로 손꼽히는 베니 굿맨의 ‘Sing Sing Sing’, 혁신적인 아티스트로 칭송받는 데이비드 보위의 ‘Modern Love’ 등 시대를 대표하는 세계적 명곡들이 <스윙키즈>만의 독창적 퍼포먼스의 역동성과 리듬감을 배가시킨다. 

 

여기에 정수라의 1988년 히트곡 ‘환희’를 선곡하는 등 시대를 뛰어넘으며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과감한 음악 연출로 <스윙키즈>만의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한국영화 최초로 비틀즈의 원곡이 그대로 수록되기도 했다. 비틀즈의 ‘Free as a bird’는 <스윙키즈>의 영화적 메시지에 깊이 공감한 비틀즈 측에서 이례적으로 원곡 사용을 승인하여 눈길을 끈다. 새처럼 자유롭게 날아가고 싶다는 의미의 가사를 담은 ‘Free as a bird’는 이념을 넘어 꿈과 열정, 자유를 갈망하는 스윙키즈 댄스단을 대변하기도 한다.

 

▲ 스윙키즈’의 스틸.     © NEW



 

어딘가 익숙한

<스윙키즈>를 보고 있으면 여러 영화들이 떠오른다. 북한 사람이지만 ‘미제’ 탭 댄스에 몰두하는 로기수(도경수 분)에게선 <빌리 앨리어트>가 떠오르고, 오합지졸의 댄스팀이 춤을 통해 서로 마음을 모으는 장면에선 <스텝업> 혹은 <하모니>와 같은 영화들이 떠오르는가 하면, 로기수의 단독 무대에선 <위플래시>, 이념 전쟁의 아픔을 다루는 장면에선 <태극기 휘날리며>가 떠오른다. 모두 한국관객들이 좋아하는 영화들이다. 강형철 감독은 이런 영화들의 장점을 모아 잘 엮어냈다. 

 

한편, 이 영화는 한국관객들이 선호하는 시대극을 다루는 영화기도 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독특하게 내세운 점은 특정 시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어떠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않는다는 점이다. “공산주의건 자본주의건 미국이나 소련 지네들 좋자고 만든 것이지 그것들과 우리가 대체 뭔 상관이여”라는 대사와 메시지는 최근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념다툼에 대한 감독의 생각을 담은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혹은 어쩌면 영화가 세대를 불문한 가족관객들을 부르기 위함이었을지도. 그것도 아니라면 감독이 의도적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연출을 위해 선택한 전략이었을지도 모른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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