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마자 리뷰] ‘이월’, 냉혹한 세상에 던지는 기묘한 냉소

문병곤 기자 | 기사입력 2019/01/16 [18:45]

[보자마자 리뷰] ‘이월’, 냉혹한 세상에 던지는 기묘한 냉소

문병곤 기자 | 입력 : 2019/01/16 [18:45]

 

▲ 영화 '이월' 포스터.     © 무브먼트 제공


살아간다는 건 참 녹록치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항상 삶의 끝자락을 붙잡고 힘겹게 살아간다. 다른 사람이 설령 우리를 매정하다고, 영악하다고 욕할지라도 우리는 그렇게라도 이 냉혹한 세상을 견뎌내야 한다. 가끔 만나는 세상의 따뜻함을 느끼면서 그렇게 우리는 살아내야한다.

 

영화 <이월>의 주인공 민경도 우리와 똑같이 생각할 것이다. <이월>의 김중현 감독은 ‘2월’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2월은 애매해서 잔인한 계절이다. 조금만 버티면 따뜻해질 것 같지만 사실 꽤 춥다.” <이월>의 주인공 민경도 이 애매한 계절을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다. 겨울같은 세상의 냉혹함을 느끼다가도 가끔 비추는 따뜻한 햇볕에 녹여가며 그녀는 살아가고 있다.

 

민경은 공무원 학원에서 수강증을 끊지도 않은 채 도둑강의로 수업을 들으며 시험을 준비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이런 짓을 해서라도 이 세상의 냉혹함에서 탈출하려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에서 음식이나 돈을 훔치는 것도 예사고 돈을 위해 아는 사람과 성관계를 갖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돈을 모아도 그녀는 수감 중인 아버지의 합의금도 밀린 월세도 갚을 수 없다.

 

경제사정이 이런 만큼 살 곳 또한 불안정하다. 밀린 월세방과 버려진 컨테이너 박스를 전전하던 민경은 살고 있다. 그러던 민경은 잠시 같이 지냈던 친구 여진의 집에 잠시 머물기로 한다. 하지만 민경을 살갑게 대하는 여진과 달리 민경이 여진을 대하는 태도는 어딘가 이상하다. 여진을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여진을 깎아내리는가 하면 심지어 뺏으려 유혹하기도 한다. 민경은 여진을 좋아하는 것 같으면서도 그녀를 싫어한다. 관객은 민경의 알수없는 기묘한 태도를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 영화 '이월'의 스틸     ©무브먼트 제공


<이월>은 이 ‘2월’만큼이나 알 수 없는 기묘함이 이끌어가는 영화다. 관객은 그녀의 애매함을 파악하기 위해 민경을 자연스레 좇게 된다. 하지만 민정의 기묘한 말과 행동 그리고 감정은 관객에게 쉽게 파악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민경의 비열한 태도에 대해서도 관객은 아무런 말을 할 수 없다. 민경이 그만큼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월>은 진흙탕 같은 삶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를 긍정한다. "좋게 말하면 ‘영악한’ 나쁘게 말하면 ‘비열한’ 부분들이 우리에게도 있지 않은가. 그리고 우리 주변에 있지 않은가" 영화는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우울증을 겪고 자살을 선택하는 이들에 대한 냉소나 민경의 비윤리적 행동들이 다소 불편할 수도 있지만, 아마 민경은 이런 불편함에 찬 입김을 ‘호’ 불며 다시 냉소할 것이다. “너가 안 추워봐서 그래”라고 말하며.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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