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구글·아마존에 대항하는 법…“하이 빅스비”

치열한 'AI 음성 비서' 전쟁…삼성 ‘빅스비’의 생존전략은?

문병곤 기자 | 기사입력 2019/01/17 [14:27]

삼성전자가 구글·아마존에 대항하는 법…“하이 빅스비”

치열한 'AI 음성 비서' 전쟁…삼성 ‘빅스비’의 생존전략은?

문병곤 기자 | 입력 : 2019/01/17 [14:27]

최근 삼성은 자사가 독자개발한 인공지능 AI ‘빅스비’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빅스비(Bixby)는 삼성전자가 2017년 3월 30일에 공개한 음성인식 기반 개인 비서 애플리케이션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8과 갤럭시 S8+과 함께 뉴욕 언팩(Unpack) 행사에서 정식 공개되었고 이후 출시 된 모든 갤럭시 S, 노트, A 시리즈를 지원하며, 2020년까지 삼성의 모든 스마트 기기에 적용 될 예정이다. 


 

 

인공지능 음성비서 ‘빅스비’…삼성 제품에 기본탑재 된다 

‘빅스비’ 삼성전자 제품이 많이 팔릴수록 생존확률 높아져

삼성전자 “빅스비 통해 구글·아마존 음성비서 만날 수 있어”

삼성 빅스비·구글 어시스턴트·아마존 알렉사의 ‘아찔한 동거’

 

▲ 삼성전자의 빅스비는 2020년까지 삼성의 모든 스마트 기기에 적용 될 예정이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 홈페이지

 

최근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경쟁이 치열하다. 구글과 아마존이 각 사의 ‘구글 어시스턴트’와 ‘알렉사’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삼성의 ‘빅스비’ 또한 그 사이에서 나름 명맥을 잇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비롯한 TV, 냉장고와 같은 삼성전자의 제품들에 빅스비가 탑재되는 이상 빅스비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이란 전망이 크다.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음성비서 개발 회사인 비브 개발진과 협력개발 한 딥러닝 기반의 발전된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서비스로 최근 들어 사용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빅스비가 처음 탑재된 갤럭시 S8 시리즈까지만 하더라도 안정적이지 못한 완성도를 보여줬던 빅스비는 시간을 거듭하며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빅스비는 갤럭시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삼성의 모든 전자기기에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 측은 갤럭시S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스마트TV, 패밀리허브 등에 빅스비를 탑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지난 1월 13일 폐막한 CES2019에선 삼성전자의 AI탑재 로봇까지 공개됐다. 

 

빅스비는?

삼성 AI프로그램 빅스비의 특징은 ‘음성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빅스비는 상황과 맥락을 인식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데 빅스비 보이스가 지원되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의 경우 터치로 수행되는 대부분의 작업을 음성으로도 실행 가능해 사용 중 어느 단계에서든 음성·터치·텍스트 가운데 원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빅스비는 ”하이 빅스비”라고 말하거나 스마트폰의 경우 빅스비 전용 버튼을 짧게 누르면 빅스비가 호출돼 사용자의 명령을 듣고 실행한다. 전용 버튼을 길게 누르면서 원하는 명령을 말할 때도 빅스비 보이스가 작동한다다.

 

빅스비는 영어(영국), 영어(미국), 프랑스어(프랑스), 독일어, 이탈리아어, 한국어, 표준 중국어 및 스페인어(스페인)의 특정 억양 및 방언을 인식할 수 있다. 한국, 미국, 영국 등에서 빅스비 서비스가 제공되며, 한국에서는 삼성 페이 쇼핑으로 바로 연결해 물건을 구매하는 데도 빅스비를 쓸 수 있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아마존과의 협력을 통해 빅스비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빅스비는 터치, 음성, 카메라 촬영 등 여러 입력 수단을 혼합해 이용할 수 있다. 보이스(Voice), 비전(Vision), 리마인더(Reminder), 홈(Home)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런 기능들을 이용해 “빅스비, 어제 찍은 사진 보여줘”라고 말하면 곧바로 사진들을 나열해 보여주며, 여기서 원하는 사진들만 손가락으로 고른 뒤 다시 “빅스비, 뉴욕 폴더 만들어서 넣어줘”라고 명령하면 ‘뉴욕’ 폴더를 생성해 선택한 사진만 모아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물을 인식하는 기능도 있다. 빅스비가 탑재된 스마트폰에서 카메라를 켜고 아래 쪽 ‘빅스비 비전’ 아이콘을 누른 뒤 ‘COLA’라는 글씨가 쓰인 병을 촬영하면 ‘텍스트’ ‘이미지’ ‘쇼핑’ 세 가지 단추가 나오는데, 이 가운데 텍스트를 선택할 경우 사진 속에서 ‘COLA’라는 글자만 추출해 주고 이미지를 누르면 방금 찍은 콜라와 비슷한 사진을 인터넷에서 찾아 보여준다. 쇼핑은 방금 찍은 콜라를 살 수 있는 쇼핑몰로 연결해 주는 기능이다. 

 

다만 빅스비는 이용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정교해지는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보여줄 수 있다.

 

구글과 아마존의 틈에서

이제 AI비서는 기본 기능이다. “헤이 구글” “알렉사” “하이 빅스비”로 AI비서를 부르는 일은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지난 CES2019에서 구글은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센트럴 플라자에 전시관을 마련했다. 헤이 구글을 달고 라스베이거스를 관통하는 모노레일인 ‘구글 어시스턴트 놀이열차’는 30분 이상 줄을 서야 탑승할 수 있었다. 전시장 곳곳엔 구글 이벤트와 이를 즐기려는 관람객이 무리를 이뤘다. 아마존은 LVCC 노스홀에 전시관을 차렸다. 규모는 구글의 절반도 안 됐지만 기업(B2B)고객 대상 전시관을 따로 운영해 내실을 차렸다.

 

삼성전자는 연간 5억대에 이르는 삼성전자 제품 판매량이 강점이다. 스마트폰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빅스비2.0 ‘뉴 빅스비’ 탑재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파트너 확보를 위해 플랫폼을 공개했다. 협력을 통해 차이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김현석 대표는 “크게 보면 3개 협력모델이 가능하다. 우선 빅스비를 통해 다른 회사 서비스에 접근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다른 AI가 삼성전자 제품을 구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세 번째는 빅스비와 다른 회사 AI 강점을 접목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빅스비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빅스비 개발은 전 세계를 발판으로 움직이고 있다. 삼성은 빅스비 개발을 휘해 전 세계 7개 지역에 AI 연구센터를 짓고 운영 중이다. 한국에 본부가 있는 연구센터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와 몬트리올, 러시아 모스크바 등지에 있다. 

 

삼성은 빅스비 개발을 위해 인재를 다양하게 영입했다. 레리 헥 전무가 중심이 된 실리콘밸리 AI 연구센터와 마이크로소프트 케임브리지 연구소장을 역임한 앤드류 블레이크 박사 그리고 AI 감정인식 연구의 임페리얼 대학 마야 팬틱 교수 등이 영입되어 빅스비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 밖에도 토론토 AI 연구센터의 컴퓨터 비전 전문가 스벤 디킨슨 토론토대학 교수, 모스크바 AI 연구센터의 드미트리 베트로프 러시아 고등경제대학(HSE) 교수, 빅토르 렘피츠키 스콜테크 교수, 뉴욕 AI 연구센터의 AI 로보틱스 권위자 다니엘 리 부사장과 뇌신경공학 전문가 세바스찬 승 부사장, 몬트리올 AI 연구센터의 그레고리 듀덱 맥길대학교 교수 등도 있다.

 

이들은 빅스비 기술개발과 함께 각국 현지 학계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삼성도 500억원 규모의 AI 전용 펀드를 조성해 벤처투자와 M&A에 나서고 있다. 빅스비를 개발 당시 협력사였던 ‘비브’는 현재 삼성의 자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스마트폰 시장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만큼, 빅스비가 겨냥한 대항마는 애플 아이폰의 ‘시리’가 아닌 구글의 음성 지원 AI 프로그램인 구글 어시스턴트일지 모른다. 안드로이드 내에서의 파이를 뺏기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삼성 스마트폰에서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TV에는 구글홈이나 아마존 알렉사가 담기기도 한다. 빅스비는 경쟁사들의 AI와 ‘아찔한 동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빅스비가 비록 강력한 경쟁사들과 ‘동거’하고 있을지라도 삼성이 빅스비 개발에 힘을 늦추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삼성의 빅스비는 사람의 소리를 인식해 자신이 담긴 ‘그릇’을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빅스비는 자신이 탑재된 스마트폰이나 TV, 냉장고 등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구글 어시스턴트나 아마존 알렉사는 삼성 기기 자체를 제어하지 못한다. 모든 외부 AI의 삼성 기기 접근은 빅스비를 통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삼성 스마트TV에서 애플 아이튠즈를 사용할 수 있다. 삼성TV 속 애플 아이튠즈는 빅스비와 연동된다. 빅스비가 아이튠즈의 콘텐츠를 열람하고 제어하지만, 아이튠즈는 삼성TV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알 수 없다. 구글 어시스턴트나 아마존 알렉사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서비스를 보유하지 않았다. 현재 삼성의 강점은 매년 5억대 이상 판매되는 스마트폰과 스마트가전이다. 각종 제품에 빅스비를 집어넣는다는 계획을 실행하는 것만 해도 거대 프로젝트다. 

 

빅스비의 해결과제

그래도 빅스비에는 해결과제가 남아있다. 먼저 빅스비는 수많은 앱 생태계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안드로이드마켓이나 애플 앱스토어 같은 개발자 생태계 구축도 필수적이다. 삼성도 이를 인식하고 있다.

 

그 행보는 작년 업그레이드 된 빅스비 2.0으로 시작된다. 개선된 빅스비 2.0은 자연어 처리 능력을 통해 이용자와 실제 사람과 말하듯 대화하면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제휴사와 협력해 예약·결제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용자와 대화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능력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능력도 갖췄다.

 

빅스비2.0은 이용자의 생활 패턴을 감안해 `개인 맞춤형` 정보도 제공한다. 딥러닝을 통해 대화 내용을 학습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평소 중국집을 주로 검색했던 이용자가 "강남역 맛집 추천해줘"라고 물어보면 중국집을 중심으로 추천해주는 식이다. 

 

아직 빅스비는 삼성전자 ‘내수용’이다. 외부 개발진에 빅스비를 개방하는 건 별도 파트너 계약을 맺는 것으로 제한한다. 빅스비 스튜디오를 다운로드받는 건 자유지만, 개발한 빅스비 기반 앱을 삼성 제품에 탑재하는 통로가 매우 좁다.

 

삼성이 빅스비를 가전제품에 한정하는 건 아니다. 빅스비는 기기의 OS와 독립되는 존재기 때문에 언제든 여러 플랫폼에서 활용될 수 있다. 가전제품 밖으로 빅스비를 확장하는 건 사물인터넷(IoT) 분야로 연결되고 있다.

 

지난 SDC18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씽스는 빅스비 API 연동을 발표했다. 스마트씽스 IoT 기기가 빅스비의 음성제어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씽스는 온도계, 조명, 에어컨, 냉장고, TV 등의 기기를 통신하게 하고, 기기를 앱으로 제어하거나 자동화할 수 있게 한다. IoT 기기 제어를 총괄하는 스마트씽스 클라우드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외부 클라우드 기반의 IoT 생태계와도 연결가능하다. 스마트씽스와 빅스비의 연동으로 아마존 알렉사의 제어권을 공략하게 된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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