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 일가 회사 이익 35조1000억 가로챘다!”

[경제개혁연구소 보고서 꼼꼼 리포트]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3/08 [15:32]

“재벌총수 일가 회사 이익 35조1000억 가로챘다!”

[경제개혁연구소 보고서 꼼꼼 리포트]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3/08 [15:32]

이재용 6조5000억, 최태원 5조1000억, 서정진 4조5000억, 정의선 3조1000억
특수한 지위 활용해 富의 증식…회장님들 사익편취 3년 전보다 4조8000억 증가

 

국내 재벌총수 일가가 계열사 내부 일감을 몰아주거나 회사 기회를 가로채는 등의 방법으로 챙긴 돈이 무려 35조8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개혁연구소가 3월5일 발표한 ‘사익 편취 회사를 통한 지배주주 일가의 부의 증식 보고서’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6조5000억 원, 최태원 SK 회장 5조1000억 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4조5000억 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3조1000억 원 등 상위 재벌의 사익편취 독식이 두드러졌다는 것. 사익편취는 대기업 오너 일가의 특수한 위치를 활용해 이익을 가로챈 것이므로, 공정한 시장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 국내 재벌총수 일가가 계열사 내부 일감을 몰아주거나 회사 기회를 가로채는 등의 방법으로 챙긴 돈이 무려 35조8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현대


경제개혁연구소가 지난 3월5일 발표한 ‘사익 편취 회사를 통한 지배주주 일가의 부의 증식 보고서’는 24개 기업집단의 39개 회사를 분석했으며 이들 중 상장회사는 16개, 비상장회사는 23개였다. 또한 지난 2016년 부의증식 보고서에 포함되었던 회사가 34개사이며, 2011년 보고서에 포함된 회사는 19개사로 나타났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이번 조사에 대해 “부의 증가액은 2018년 기업집단 지정일 현재의 주식평가액에서 배당금과 주식매각금액을 더하고 최초 취득금액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계산했으며, 부의 증가액과 최초 취득금액을 비교하여 수익률을 산정했다”면서 “수익률은 누적된 수익률로 산정했고 연율로 환산하지 않았으며, 부의증식액도 공시된 자료를 토대로 전반적인 보유주식 가치의 상승을 계산했으며 정확한 사익편취액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개혁연구소 조사결과 사익편취를 통한 부의증식액 총액은 35조8000억 원으로 지난 2016년 보고서의 31조 원에 비해 다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별로, 지배주주의 사익편취액을 살펴보면 삼성물산-에스케이-셀트리온헬스케어-현대글로비스-삼성에스디에스-에이치솔루션-두산-CJ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8개 회사는 지분가치의 상승 중 지배주주 일가가 가져간 금액이 1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회사들로, 이들 회사에서 편취한 금액이 전체 기업집단 사익편취액의 84.1%를 차지하고 있다. 5000억 이상의 회사는 11개사로, 전체 사익편취액의 91.5%를 차지했다.


하지만 삼성물산, 삼성에스디에스, 현대글로비스와 같은 경우 2016년 보고서에 비해 사익편취액이 감소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이는 주가 하락 등 산업의 환경 자체가 부진하거나 관련회사의 영업부진으로 인한 연쇄효과, 일감 몰아주기 규모 증가의 한계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발적으로 사익편취를 줄였기 때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림그룹의 경우 이준용 회장이 주식을 기부함에 따라 사익편취액이 감소된 경우로 사익편취해소의 바람직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익편취 회사의 지배주주는 141명이었으나 이들 중 부의 증식액이 누적 50억 원 미만이거나, 누적수익률이 10%에 미달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총 95명의 지배주주 일가가 해당된다. 개인별 사익편취액도 회사별 집계와 마찬가지로 상위 소수에게 집중되고 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상위 3인으로 이들이 전체 사익편취 금액의 44.9%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세 사람이 챙긴 자산만 16조 원에 이른다.


1조 원 이상의 사익편취액을 기록한 9인은 전체의 77.8%, 5000억 원 이상을 기록한 14명은 전체의 86.6%를 차지했다. 기업집단 내에서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경우 전환사채를 이용한 편법상속으로 문제가 되었던 에버랜드의 상장차익으로 인해 부의 증가액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주가가 하락하여 2016년 보고서에 비해 부의 증식액은 다소 감소했다. 2016년 보고서에서 에버랜드로부터 5조 원, 삼성SDS로부터 2조3500억 원의 사익편취액을 기록했으나 이번 보고서에서는 삼성물산에서 4조5000억 원, 삼성SDS에서 2조 원을 기록하여 지난 보고서에 비해 주식가치가 감소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SK 한 회사를 통해서 5조 원의 사익편취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개혁연구소는 “SK실트론 역시 회사 기회유용으로 볼 여지가 있으며, 그렇게 볼 경우 부의 증식액은 더욱 증가하게 된다”면서 “그러나 TRS 계약의 특성상 최태원 회장이 직접 보유하는 것으로 공시되지 않아 계산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경우 사익편취의 일반적인 경우와는 달리 창업주의 위치에서 나타난 사익편취로 이례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셀트리온을 통한 부의 창출은 사익편취에 해당하지 않지만,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있는 대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사실상 서 회장의 개인회사로 알려져 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셀트리온 주주의 부가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이전되었기 때문에 사익편취에 포함되었다”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 한 회사로 4조5000억 원의 사익편취액을 기록하여 수익률 측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경우 가장 대표적인 회사 기회유용 사례인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2조5000억 원의 부의 증식이 있었다. 이 외에도 이노션, 현대엔지니어링 등을 통한 부의 증식이 있어 부가 계열회사로부터 3조1000억 원의 사익편취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등 업황 부진으로 인해 부의 증식액이 2016년 보고서에 비해 다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 2016년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사익편취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를 하기 위해서는 상장기업 지분기준을 비상장회사와 동일하게 20%로 하향하고, 간접지분을 포함하여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단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에 이러한 내용이 일부 포함이 되었으나 아직 부족한 현실”이라고 지적하면서 “사익편취도 기업집단별, 개인별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사익편취 액수가 적다고 하여 그러한 행위가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다.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사익편취를 막기 위해서는 공정거래법에서 문제를 해결할 것이 아니라 상법을 통해 일반적으로 금지하고, 이에 대한 처벌조항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편법적인 승계는 기업가치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부의 승계가 아무 손실 없이 이뤄져야 한다면 계급에 따라 신분이 규정된 신분제 사회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정부에서는 이러한 사익편취에 대한 논란이 근절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gracelotus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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