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명당! 흥선대원군 부친 묏자리 발굴 스토리

[풍수연구가 장천규 소장의 소설보다 재미있는 명당야사]

주간현대 | 기사입력 2019/03/08 [15:58]

천하명당! 흥선대원군 부친 묏자리 발굴 스토리

[풍수연구가 장천규 소장의 소설보다 재미있는 명당야사]

주간현대 | 입력 : 2019/03/08 [15:58]

대원군, ‘만대영화지지’ 마다하고 ‘2대천자지지’ 선호
그 터에 천년고찰 있었지만 불 지르고 남연군 묘 이장
예산 명당터에 묘 쓴 지 19년 만에 둘째아들 왕위 계승
훗날 ‘만대영화지지’마저 탐냈지만 지관 사라져 수포로…

 

▲ 흥선 대원군이 부친 남연군의 묘를 경기도 연천에서 충청도 덕산 가야산에 있는 가야사 자리로 이장한 후 2대에 걸쳐 왕을 배출했다.     © 사진=장천규


풍수지리를 언급하는 사람마다 빠짐없이 말하는 남연군 묏자리에 대한 이야기다.


흥선 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이 묻힌 이 자리는 2대에 걸쳐 천자(天子)가 나온다는 명당 중의 명당이다. 신하들이 왕 앞에 도열하여 조회를 하는 듯한 지세(地勢)로, 이를 풍수 용어로는 ‘군신조회형’이라 한다. 석문봉 맥이 흘러내려와 혈이 맺힌 이 자리는 산맥을 사람의 팔이라고 가정할 때 팔 끝에 꽉 쥔 주먹에 해당하는 자리로, 그 주먹의 맨 위가 혈(穴)이다. 그곳에 묘를 쓰는 것이다.


이곳에 가보면 묘 앞에 거북을 닮은 바위가 있고, 금으로 만든 궤짝을 닮은 바위도 있으며, 바닥에는 널찍한 마당바위도 있다. 풍수지리에서는 이 바위들이 하늘의 기운을 받아 묘에 안치된 죽은 이에게 전달해준다고 여긴다.


이곳에서 남쪽을 보면 말안장을 닮은 산이 보인다. 그 산을 풍수에서는 ‘천마’라고 한다. 풍수 24방위 중에서 남쪽에 해당하는 오(午)방에 말안장처럼 생긴 산이 있으면 천마라 하고, 그 천마를 타는 사람은 천자, 곧 황제가 된다고 한다.


또 북쪽으로는 봉황이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 형태의 산이 있으며 묘 앞에는 큰 도장 모양의 산이 있다. 묘지 뒤는 석문봉 자락이 흘러내리다 좁아진 구간이 있고 파구(破口)에 해, 달, 뱀, 거북 모양의 산이 있으니 그곳에 대명당이 있음을 짐작하게 해준다.

 

2대천자가 나오는 자리
이제 남연군 묘와 관련된 야사로 눈을 돌려보자.
조선 말기 왕손으로 태어난 흥선군 이하응은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던 안동김씨의 세도에 치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걸인이나 왈짜들과 어울려 개망나니 행세로 위장하는 삶을 살아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충청도 예산 사람 정만인이 이하응을 찾아왔다. 그는 지관(地官)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었다. 정만인이 흥선군에게 말했다.


“대감, 충청도 덕산 땅에 명당 자리가 두 곳 있습니다. 한 곳은 2대에 걸쳐 천자가 나오는 자리이고, 또 다른 곳은 만대에 걸쳐 영화를 누릴 수 있는 자리입니다. 대감의 부친 묘를 만대영화지지로 옮기고 대대손손 부자로 사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이하응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이렇게 답했다.
“정 지관! 내가 지금 여차하면 죽을 목숨인데 만대영화가 무슨 소용인가? 천자가 되는 쪽이 백 번 낫지!”


그렇게 해서 정만인은 흥선군을 대동하고 덕산의 2대천자가 나온다는 자리를 보러 갔다. 그런데 그 자리에는 천년을 이어온 고찰 가야사가 있었다. 아무리 왕족이고 조선이 불교를 배척하는 패러다임이라 해도 멀쩡한 절을 폐사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흥선군은 궁리 끝에 평소에 수족처럼 부리던 장안의 거지들을 시켜 가야사에 불을 지르게 했다. 예나 지금이나 목조건물인 절은 화재에 취약하기 마련인데다 일부러 불을 질렀으니 오죽이나 잘 타겠는가? 그래서 천년 고찰은 속절없이 잿더미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었다. 당시 왕가의 이장(移葬)은 절차가 복잡했을 뿐만 아니라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이다. 만에 하나 흥선군이 2대천자가 나오는 자리에 이장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라도 하면 당시 세도가인 안동김씨 쪽에서 가만히 있을 리 없다는 계산쯤은 어렵잖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차하면 역적으로 몰려 개죽음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흥선군은 잔머리를 굴리는 쪽으로는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었다. 그는 평소 막역하게 지내던 김병학을 찾아갔다. 그리고 중국 황제가 선물한 옥벼루를 좀 빌리자고 했다. 한편 김병학은 흥선군의 그림을 탐내고 있었기에 이렇게 말했다.


“흥선군이 그림을 한 장 그려준다면 내 기꺼이 옥벼루를 빌려드리겠소!”


흥선군은 그 자리에서 일필휘지로 그림을 한 장 그려 주고 옥벼루를 빌린 다음 당시 안동김씨의 좌장격인 김좌근을 찾아가 옥벼루를 선물로 건넨 다음 넌지시 청을 넣었다.


“어느 지관이 제게 말하기를, 저희 아버님 묘터가 흉지에 있답니다. 자식 된 도리로 부모를 흉지에 그냥 두는 것은 불효 중에서도 큰 불효 아니겠습니까? 부탁드립니다. 저희 아버님 묘지를 이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흥선군이 가져온 옥벼루에 넋을 빼앗긴 김좌근은 아무 생각 없이 흥선군 아버지 남연군의 이장을 허락하고 충청감사에게 보낼 서찰을 써줬다. 그렇게 해서 남연군은 경기도 연천에서 충청도 덕산 가야산에 있는 가야사 자리로 이장을 하게 되었다.


흥선군이 남연군의 묘를 2대천자지지에 이장을 한 지 7년 만에 둘째아들을 낳게 된다. 바로 그 아들이 12세가 되던 해에 왕위에 올라 훗날 고종황제가 되었다.


흥선군이 생각하기에 신기했다. 이장을 한 후 19년을 기다린 끝에 정말로 왕이 나왔기 때문이다. 흥선군은 지관 정만인의 말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정만인이 만대 동안 영화를 누릴 땅이 있다고 했는데 그 만대영화지지를 얻어서 영원한 영화를 누리고 싶어졌다.

 

▲ 흥선 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이 묻힌 묏자리는 2대에 걸쳐 천자(天子)가 나온다는 명당 중의 명당이다. 신하들이 왕 앞에 도열하여 조회를 하는 듯한 지세(地勢)로, 이를 풍수 용어로는 ‘군신조회형’이라 한다.     © 사진=장천규

 

만대영화 누리는 명당
흥선군은 정만인을 다시 불러들이고 만대영화지지가 어디냐고 물었다. 그러나 정만인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만대영화지지는 하늘에서 감추고 땅에서 숨긴 신비한 터인데, 그곳을 알려주면 하늘의 살(살이 내게 미칠까 염려되오.’
정만인은 궁리 끝에 꾀를 생각해 냈다.


“대감! 만대영화지지는 지금 살이 있어서 그곳에 가는 사람에게는 하늘에서 벌을 내려 집안이 망하게 되니 지금 가시면 안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예, 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 해인사에 가면 ‘해인’이라는 보물이 있는데 그 해인을 가져오면 살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정만인이 말한 ‘해인’이란,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신비의 보물을 뜻한다.


흥선군은 정만인의 말을 듣고 해인사로 그를 보냈다. 그리고 정만인을 보호해준다는 구실로 군졸들을 따라가게 했다. 그러나 정만인은 흥선군이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군사들을 대동시킨 것을 꿰뚫고 있었다. 따라서 정만인은 틈을 봐서 도망갈 궁리만 하고 있었다.


“군졸님들! 나를 호위하고 보호하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여기 주막에서 쉬어가시지요. 참 쉬시는데 그냥 있을 수 있습니까? 막걸리 한잔 하며 푹 쉬어야지요.”


정만인은 주모에게 식사와 안주를 푸짐하게 시켜서 군졸들이 마음껏 먹게 하고 주막에 있는 모든 술을 다 내오게 했다. 군졸들은 신이 나서 술과 안주를 마음껏 먹고 모두 잠이 들어 버렸다. 정만인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아무도 모르게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결국 만대영화지지는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흥선군은 가야사에 불을 지르고 천년 고찰을 무너뜨린 죄를 씻기 위해 자신의 아들이 왕이 된 것에 보답한다는 명목으로 덕산 가야산에 보덕사를 짓게 했다. 아울러 정만인이 말한 만대영화지지를 찾으려고 노력했고 왕조를 지키기 위해 쇄국정책을 썼다.


이 야사에서 보듯 흥선군은 풍수지리의 수혜자이면서 신봉자였다. 2대천자지지의 단점을 보완하려고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지관 정만인이 처음 찾아왔을 때 흥선군이 2대천자지지와 만대영화지지 두 곳을 모두 확인한 후 2대천자지지를 택했다면 두 곳의 명당을 모두 얻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장천규는 누구?
-천명동양철학연구소장
-역학자(풍수·명리·작명)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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