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성접대’ 불똥…황교안 대략난감 막후

‘무혐의 처분’ 6년 만에 디지털 증거 3만 건 누락 등 부실수사 정황 확인…누가, 왜 덮었나?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03/11 [10:07]

‘김학의 성접대’ 불똥…황교안 대략난감 막후

‘무혐의 처분’ 6년 만에 디지털 증거 3만 건 누락 등 부실수사 정황 확인…누가, 왜 덮었나?

송경 기자 | 입력 : 2019/03/11 [10:07]

사건 송치 당시 경찰이 사진·영상 증거 3만 건 빠뜨린 정황
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 “박근혜 청와대 압력 있었다” 진술

 

이른바 김학의 성접대 의혹이 사건 발생 12년 만에, 검찰의 무혐의 처분’ 6년 만에 다시 언론을 달구고 있다.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을 재조사 중인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이 경찰의 부실수사 정황을 확인해 진상 파악에 나섰기 때문이다. 조사단은 당시 경찰 수사와 검찰 송치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고, 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로부터 청와대 압력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가 김 전 차관을 임명한 배후에 비선 실세최순실씨가 있었다는 언론보도까지 있었다. ‘김학의 불똥은 검찰과 경찰뿐만 아니라 정치권까지 튀었다. 정의당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사건의 수사가 진행되던 시점에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한 점을 거론하며 황 대표에게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 검찰 과거사위원회 산하 대검 진상조사단은 최근 경찰이 사건 송치 당시 관련 동영상 등 디지털 증거 3만여 건을 누락한 정황을 포착해 조사 중이라고 3월4일 밝혔다. 사진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검찰 과거사위원회 산하 대검 진상조사단은 최근 경찰이 사건 송치 당시 관련 동영상 등 디지털 증거 3만여 건을 누락한 정황을 포착해 조사 중이라고 3월4일 밝혔다.


이에 조사단은 경찰청에 3월13일까지 △누락된 디지털 증거 복제본 보관 여부 △삭제·폐기했다면 시점과 근거, 누락 경위 △복제본 현존 시 조사단에 제공 가능한지 여부 등을 파악해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사단은 당시 경찰이 최소 3만 건 이상의 디지털 증거를 누락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누락된 디지털 증거 복제본을 경찰에서 보관하고 있는지, 이를 삭제하거나 폐기했다면 그 시점 및 근거가 무엇인지 등을 추적 중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가 김 전 차관을 임명한 배후에 비선 실세최순실씨가 있었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왔다.

 

<한국일보> 3월7일자 보도에 따르면, 조사단이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인사 검증을 담당했던 공직기강비서관실 소속 박관천 전 경정 면담조사 과정에서 당시 청와대가 김 전 차관의 동영상 존재를 알고도 최순실씨와의 친분 탓에 법무부 차관 임명을 강행했다는 것.

 
앞서 과거사위원회는 사건 피해자 측이 조사단 조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입었다며 담당 검사 교체를 요구하자 조사팀을 기존 5팀에서 8팀으로 재배당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조사팀은 성접대 제공 의혹을 받았던 건설업자 윤중천(58)씨가 사용하던 저장매체 등에서 발견된 동영상 및 사진 파일 3만여 건이 검찰 송치 과정에서 누락된 점을 확인했다.


박근혜 청와대 압력 넣은 듯
조사단 관계자는 “기록상 확보된 진술에 따르면 별장 성접대 의혹과 관련한 추가 동영상이 존재할 개연성이 충분한데도 경찰은 포렌식 증거를 누락시켰고, 검찰은 추가 송치를 요구하지 않은 채 김 전 차관에게 2차례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며 “검찰이 이런 사정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처를 했는지도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당시 경찰 수사와 검찰 송치 과정에 ‘박근혜 청와대’가 개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SBS가 3월5일 ‘단독’이란 어깨를 걸고 보도한 바에 따르면 과거사진상조사단이 2013년 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로부터 청와대 압력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것.


조사단은 수사팀 관계자들로부터 당시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다는 복수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사단은 특히 경찰 수사 초기 김 전 차관의 뇌물 수수 의혹에 초점이 맞춰졌던 수사가 성접대 의혹에 대해서만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경찰이 김 전 차관을 뇌물 수수 혐의로 출국 금지까지 해놓고 뇌물 관련 수사 기록은 검찰에 넘기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조사단은 고위 공무원의 뇌물 사건이 입증도 어렵고 처벌도 상대적으로 가벼운 성접대 사건으로 바뀐 데 주목하고 청와대의 압력으로 수사의 초점이 변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조사단은 특히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서도 접대 제공자로 지목된 윤중천씨 등의 컴퓨터에서 경찰이 동영상 파일 등 3만여 건의 포렌식 결과를 확보하고도 검찰에 자료를 넘기지 않은 이유도 캐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는 “검찰 지휘를 받아 증거가 될 만한 자료는 모두 보냈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조사단은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자료 송치 누락 경위 등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봐주기 수사’ 후 피해 여성 ‘김학의 엄벌’ 청와대 탄원서 제출

정의당 “당시 법무부 장관 황교안, ‘김학의 성접대’ 입장 밝혀라”

 

▲ 정의당은 황교안(사진) 자유한국당 대표가 사건의 수사가 진행되던 시점에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한 점을 거론하며 황 대표에게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 사진출처=자유한국당

 

왠지 이상했던 ‘무혐의 처분’
‘김학의 성접대 사건’은 2013년 3월 강원 원주시 소재 한 별장에서 김 전 차관이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인데, 당시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성접대 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는 점을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무혐의 처분했는데 ‘봐주기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해당 사건의 1차 수사는 경찰이 맡았다. 당시 경찰은 2013년 김 전 차관 사건을 수사하면서 2만9000개가 넘는 사진 파일과 600여 개의 동영상 파일을 확보했다고 한다.


당시 경찰이 작성한 보고서 등에는 동영상과 사진 3만여 개가 복원된 것으로 나타나 있지만 검찰에 송치한 기록에는 빠져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3만여 개에 달하는 사진과 동영상 중 김 전 차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나오는 4개의 영상만 송치했다. 수사기록에는 별장 주인이자 성접대를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는 윤중천씨와 그 측근들이 김 전 차관 외에도 여러 명의 영상을 촬영했다고 진술한 내용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2013년 검찰이 김 전 차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해 당시에는 경찰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2013년 7월 경찰은 김 전 차관이 2007년과 2008년 윤중천씨의 원주 별장 등에서 윤중천씨를 통해 여성 2명과 강제로 성관계를 한 혐의(특수강간)가 있다며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었다.


이성한 당시 경찰청장은 검찰의 무혐의 처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수사 결과를 폄훼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시간이 많이 지난 사건이라 어려움이 있었지만 피해 여성들이 불복하면 재정신청 등 절차가 있으니 좀 지켜보자”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김 전 차관에게 성접대를 강요당했다는 주장을 펴던 한 피해 여성은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데 대해 강력 반발하며 김 전 차관 등을 엄벌해줄 것을 호소하는 공개 탄원서를 청와대에 보내기도 했다.


당시 이 여성은 탄원서에서 “너무도 억울하고 제가 더 이상 잃을 것도 없고 죽음의 길을 선택하기 전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제 한을 풀고 싶어 이렇게 탄원서를 올립니다”라며 “저는 이들의 그 개 같은 행위로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어머니는 그 당시 윤중천의 협박과 무시무시한 힘자랑에 딸의 억울함을 하소연도 한번 못 하시고 그 추잡함을 알아버리시고 저와 인연을 끊으셨습니다. 윤중천은 제 동생에게 협박성 섹스 스캔들 사진들을 보내 세상에 얼굴을 들 수 없게 했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이 여성은 이어 “피의자인 저들은(김학의) 제 경찰조사 중에 저와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 시켜  돈으로 도와주겠다며 연락을 하더군요. 역시 법을 잘 아시는 분이라 행동도 빠르시더군요. 전 죗값을 받으라고 했죠”라며 “윤중천의 협박과 폭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님의 권력이 무서웠습니다. 윤중천은 경찰 대질에서까지 저에게 협박을 하며 겁을 주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피해 여성은 “각하, 범죄 앞에선 협박도 폭력도 권력도 용서되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 앞에 보여주세요”라며 “각하 이 나라의 머리이시기 전에 여자이십니다. 불쌍한 제 한을 풀어주세요. 각하 살고 싶습니다. 저를 위해 새벽기도 다니시며 기도하시는 부모님께 다시 사랑한다고 떳떳하게 말하고 싶고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김학의 불똥’ 황교안으로 튀나?
검찰의 ‘이상한 수사’로 피해 여성의 절규가 묻힌 지 6년 만에 ‘김학의 불똥’은 다시 살아나 검찰과 경찰뿐만 아니라 정치권까지 튀었다. 당장 정의당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사건의 수사가 진행되던 시점에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한 점을 거론하며 황 대표에게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3월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박근혜 정권 당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이 폭로되었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국민들의 의심과 공분을 산 바 있다”면서 “그리고 최근 대검 진상조사단은 재수사를 통해 경찰이 성접대 관련 증거 3만 건을 고의로 누락했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당시 경찰은 공개된 별장 성접대 동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이 김학의 차관이라고 특정한 바 있다”면서 “그러나 검찰로 넘어가자 동영상 속의 여성을 특정할 수 없고, 김학의 전 차관과 공범인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부인한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그는 “해당 사건은 성을 매개로 한 전형적인 관경 유착이었고, 더구나 피해 여성들은 윤중천씨에게 학대를 받으면서 강제로 성접대를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드러난 바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민 중 누구도 무혐의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는데 이제야 그 진실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사건의 배경에는 박근혜 청와대가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면서 “청와대가 개입해 수사의 방향을 틀고자 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실이라면 이 사건은 단순히 성접대를 넘어 지난 정권의 핵심이 연루된 권력형 범죄가 되는 것”이라면서 “검찰은 수사의 범위를 넓혀 지난 정권의 상층부까지 철저하게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변인은 브리핑 말미에 사건의 수사가 진행되던 시점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고 있었다는 점을 끄집어냈다. 그는 “김학의 전 차관은 황 대표의 고등학교 1년 선배이자 사법연수원 1년 후배였다”면서 “청와대의 개입 사실까지 드러난 마당에 지난 정권의 실세 황 대표가 김학의 성접대 사건에 대해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믿는 국민은 드물 것이다. 황교안 대표가 입장을 밝혀야 할 시점”이라고 압박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조현욱)도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3월5일 공식 성명서를 내고 “권력이나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에게 여성을 수단으로 삼아 성적 향응을 제공하는 개탄스러운 현실”이라면서 “여성을 성접대 대상으로 보는 잘못된 시각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기를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국민이 수사기관의 처분을 신뢰하기 위해서는 그 절차가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어떠한 이유로 경찰이 방대한 자료를 누락한 채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는지, 또 검찰은 왜 경찰에게 누락된 자료를 요구하지 않았는지 밝혀 그 의혹을 깨끗이 해소함으로써 국민의 경찰 및 검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아울러 “성접대는 여성의 성을 상품화해 청탁과 대가를 주고받는 불법 거래이며 범죄행위”라며 “권력자나 재력가에게 성접대를 제안하거나 성적 향응을 제공하는 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가 여성을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지 않고 성적인 유희의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슬픈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김 전 차관 성접대 의혹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해 성접대의 대상으로 보는 잘못된 시각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기를 기대한다”면서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범법행위를 파헤쳐 정의가 바로세워지고 경찰과 검찰이 더욱 공정한 자세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사건의 수사가 진행되던 시점에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한 점을 거론하며 황 대표에게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포토뉴스
5월 넷째주 주간현대 1096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