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50대 지성규 하나은행장 '글로벌·디지털' 선언

금융계 손꼽히는 ‘중국통’ 취임 일성 “新남방 금융시장 본격 진출”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03/29 [09:52]

국제통·50대 지성규 하나은행장 '글로벌·디지털' 선언

금융계 손꼽히는 ‘중국통’ 취임 일성 “新남방 금융시장 본격 진출”

송경 기자 | 입력 : 2019/03/29 [09:52]

“금융과 정보통신의 경계가 흐려지는 상황에서 데이터 기반의 정보회사로 변모하겠다!” 지난 3월21일 정식으로 KEB하나은행의 선장을 맡은 지성규 행장의 취임 일성이다. 채용 비리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함영주 전 행장이 연임 의사를 접으면서 KEB하나은행과 함께 새로운 항해를 할 ‘지성규호’가 출범한 것. 지 행장은 취임식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베트남 등 신(新) 남방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귀띔하면서 “하나은행을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적 은행으로 도약시킬 수 있도록 좋은 나침반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디지털과 글로벌이라는 두 축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지성규호’ 출범 스토리를 취재했다.

 


 

취임 일성 “데이터 기반의 금융·정보 회사로 변모하겠다”
국내 영업만으론 한계…새 먹거리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

 

해외 은행장에서 기획까지 은행업무 총괄 ‘준비된 은행장’
취임 직후 자사주 매입…책임경영·주가부양 자신감 내비쳐

 

금융계에서 ‘국제통’ ‘중국통’으로 꼽히는 지성규 행장이 KEB하나은행의 새로운 수장으로 나섰다. 더이상 국내 영업만으로는 성장이 어렵다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은행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리딩뱅크’를 기치로 내건 1963년생 젊은 은행장 지성규 행장의 등장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은 지난 3월21일 KEB하나은행 주주총회를 거쳐 지성규 은행장이 차기 KEB하나은행장으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 행장은 지난 2015년 9월 통합은행 KEB하나은행이 출범하면서 초대 은행장으로 취임한 함영주 은행장에 이어 KEB하나은행의 2대 은행장이 됐다.

 

▲ ‘국제통’으로 유명한 지성규 행장이 KEB하나은행의 새로운 수장으로 나섰다.    

 

‘국제통’ 경험 살려 리딩뱅크 도약


지 행장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통합 중국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초대 은행장을 역임하면서 전략, 재무, IB, 기업영업, 개인영업, 기획 등 은행업무 전반을 총괄한 경험을 갖춘 준비된 은행장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 금융환경 하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여 KEB하나은행이 글로벌 리딩뱅크로 도약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KEB하나은행은 시중은행장 중 최연소(1963년생)인 지 행장의 취임을 통해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루었다. 특히, 30년 은행 생활 중 15년 동안 글로벌 시장 개척의 선봉장 역할을 담당해온 지성규 은행장의 도전정신은  KEB하나은행을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적 은행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좋은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 행장은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으로 현지인을 능가하는 중국어 실력과 함께 영어·일어·베트남어 등 다양한 외국어 구사가 가능하며, 오랜 해외근무 경험을 통한 풍부한 글로벌 감각 및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외 영업력 확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지성규 행장은 국내외 금융환경하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여 KEB하나은행이 글로벌 리딩뱅크로 도약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 행장은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초대 통합 은행장을 맡으며 12개 분행의 한국인 분행장을 모두 중국 현지인으로 교체하는 등 성공적인 현지화를 진두지휘한 바 있다. 이는 혁신과 소통을 중시한 현지화 전략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2001년에는 직원고충처리 담당 부서장으로서 7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약 4000명의 전 직원을 1대 1 개별 면담함으로써 직원들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조직의 의사소통 체계를 원활히 하는 등 이해와 협력, 참여와 배려의 리더십을 보였다.

 

취임사에서 제시한 실천과제


지 행장이 취임사에서 제시한 네 가지 실천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안정적이고 선진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의 탈바꿈,  둘째 글로벌 현지화 경영과 국내와의 협업 확대를 통한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뱅크 도약, 셋째, 손님의 기쁨을 최우선으로 하는 손님 중심의 ‘손님행복은행’ 계승 발전, 넷째, 직원이 만족하는 최고의 일터 ‘직원이 신바람 나는 은행’.


지 행장은 취임식에서 빠르게 변하는 무한경쟁 시대에 상호존중과 장벽 없는 협업 문화 구현을 통해 은행 전반에 걸친 구조적 혁신을 이룸으로써 위대한 성장을 위한 발걸음을 시작해야 한다며 위와 같은 네 가지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KEB  하나은행은 지 행장 취임을 계기로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디지털과 글로벌 부문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손님 중심의 진정한 리딩뱅크’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계획이다.


지 행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통합은행이 출범한 지 3년 7개월 동안 진정한 원 뱅크(One Bank)를 이루며 매년 뛰어난 실적을 갱신해 온 함영주 초대 은행장께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며 “조직과 구성원 모두가 살아 움직이는 역동적인 KEB하나은행을 만들기 위해 혁신의 페달을 힘차게 밟아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 행장은 취임 직후인 3월22일 하나금융지주의 자사주 4000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주가부양의 자신감을 내비쳐 금융 업계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KEB하나은행 측은 이날지 행장이 “하나금융지주 주식 4000주(주당 매입가 3만7000원)를 매입했다”고 밝히면서 “이는 준비된 은행장으로서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에 의한 주가부양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 행장의 자사주 매입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 대한 우려로 인해 하나금융지주의 주식이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 되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경영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의 주식이 자산 및 실적 대비 시장에서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이는 하나금융지주 주식의 재평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뢰받는 글로벌 은행 비전”


다음은 지 행장이 3월21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신사옥에서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


-은행의 장기적 비전과 행장 개인의 경영철학이 궁금하다.
▲은행의 장기적 비전은 ‘신뢰받는 글로벌 은행’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경영철학의 왼쪽 날개는 디지털이고 오른쪽 날개는 글로벌이다. 혁신 과정에서 조직안정을 이루기 위해선 소통과 배려라는 두 바퀴를 바탕으로 나아가겠다.


-함영주 초대 은행장이 충분히 기반을 닦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 행장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를 제대로 이뤄서 은행을 넘어서는 데이터에 기반을 둔 정보회사로 탈바꿈하겠다. 또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겠다. 함 행장이 하나은행·외환은행 초대 통합은행장으로 힘든 환경에서 많은 걸 이뤘다. 제가 해외에 오래 나가 있어서 국내 경험이 부족하지만 함 행장이 워낙 기반을 잘 닦아 놨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고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겠다.


-지 행장은 시중 은행장들 중에서 가장 어린 축에 속한다.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인사로 보이는데 어떻게 세대교체를 진행할 예정인가.
▲세대는 연령이 아닌 젊은 생각과 유연한 사고로 결정된다고 본다. 누구나 디지털과 글로벌이라는 새로운 양 날개를 달면 저와 함께 새로운 새대, 젊은 세대로 나아갈 수 있다. 국내에서는 더이상 전통적인 은행영업 방식으로 새 시장과 수입원을 열 수 없다. 디지털과 글로벌화는 시대적 요구라고 본다.


-디지털 전략이 구체적으로 다른 은행과 어떻게 차별화 되는지 궁금하다.
▲디지털을 하나의 도구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본질적인 변화로 추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구체적인 전술이나 실행 방법에 있어서 차별화되는 점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협업한다는 점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미 라인과 협업하고 있다. 또한 4월부터 대만에서 글로벌로열티네트워크(GLN)를 시작한다. 우리의 포인트를 글로벌 페이먼트 시스템을 통해 캐시처럼 이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이 인터넷 전문은행 불참을 선언했다. 만약 인터넷 전문은행에 진출하게 된다면 앞으로 기존 은행과 어떤 다른 차별화 포인트가 있을까. 해외에 진출할 계획도 있는지.
▲지주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부분이라 제가 말하기는 어렵다.


-경기 악화에 따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가계나 기업, 자영업자 등 각 영역별 자산건전성 유지 방안과 리스크 관리방안이 궁금하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 연말까지가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특히 자영업자, 즉 소호대출 부분에서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이 부분에 채권 보존이 이뤄져 있다. 또한 현장중심 관리를 통해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 아파트나 주택을 담보로 하는 가계 부분도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여러 시나리오별로 챙기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출범 이후 올해 초 인사와 급여, 복지제도도 통합됐다. 하지만 여전히 완전한 화학적 결합이 돼 있는지 이론이 있다.
▲현재 형식적인 통합은 거의 완성됐다. 다만 정서적 통합을 어떻게 할지가 2대 은행장인 저에게 주어진 중요한 미션이다. 우선 공동의 명확한 목표를 가지려고 한다. 디지털과 글로벌 혁신이다. 또한 중요한 것은 소통과 배려다. 어제도 부서간 소통이 안 되는 것 같아 부장이나 차장 등 관련자를 다 불러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공동의 목표와 배려라는 마음가짐으로 정서적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외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글로벌 시장은 어디인가.
▲새 시장은 한 마디로 신(新) 남방이다.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는 올해와 내년에 가시적 결과가 계속 나올 것으로 본다. 그 외에 베트남과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 등에 계속 진출하겠다.


-최근 KEB하나은행이 투자한 중국민성투자그룹 대해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중국 부분 리스크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그 부분은 은행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전혀 문제가 안 되는 비중이다. 민성투자그룹 같은 경우도 중국 정부가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 번 방향을 정하면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이루는 게 중국정부의 특징이다. 중국 부문 투자는 잘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길림은행은 2~3년 안에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취임 이후 함영주 전 행장과 함께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에게 인사하러 간다고 했는데 언제 갈 예정인가. 과거 금감원과 갈등을 빚기도 했는데 관계개선 묘책은 있는가.
▲외부에는 갈등이 있는 것으로 비쳐졌는데 개념의 차이일 뿐이지 갈등이 있는 것은 아니다.한국의 금융산업과 은행 발전을 위해서는 금융당국과 서로 잘 소통하면서 ‘역지사지’할 필요가 있다. 이 부분에 최선을 다해서 외부에 오해가 안 생기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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