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가면 진정한 봄·봄...궁극의 4월 여행지 2곳

꽃물결 넘실대는 남해에서 활홀한 ‘4월의 봄’ 만끽하라!

정리/김수정 기자 | 기사입력 2019/04/05 [13:47]

거기 가면 진정한 봄·봄...궁극의 4월 여행지 2곳

꽃물결 넘실대는 남해에서 활홀한 ‘4월의 봄’ 만끽하라!

정리/김수정 기자 | 입력 : 2019/04/05 [13:47]

꽃물결 넘실대는 4월이다. 완연한 이 봄날, 흐드러지게 피는 꽃이 다 지기 전에 화창한 계절을 즐기러 여행을 떠나자.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를 찾아 꽃향기 잔잔한 길을 걸으며 봄을 만끽해 보자. 때마침 한국관광공사에서는 2019년 4월 가볼 만한 곳으로 이국적인 풍광과 아름다운 정원으로 유명한 경남 남해 독일마을과 원예예술촌, 전남 보성 대원사와 티벳박물관을 꼽았다. 황홀한 우리네 풍광과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두 지역은 색다른 4월의 봄나들이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볼거리 많고 먹거리가 넘쳐나는 보물섬 남해와 눈이 호강하는 대원사 길을 걷노라면 메마른 당신의 삶도 촉촉이 젖어들 것이다.

 


 

남해는, 경관 아름답고 볼거리 많고 먹거리 넘쳐나는 보물섬
독일마을 너머로 푸른 바다 ‘넘실’…정성스레 꾸민 정원 곳곳

 

전남 보성의 천년고찰 대원사 찾아가는 길은 눈이 호강하는 길
흩날리는 꽃비 맞으며 취한 듯 걷다 보면 어느새 사찰 입구에…

 

1. 남해로 떠나는 봄여행


경남 사천에서 창선·삼천포대교를 넘어가면 남해다. 남해의 별명은 일점선도(一點仙島), ‘한 점 신선의 섬’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경관이 아름답다. 볼거리 많고 먹거리가 넘쳐나서 보물섬이라고도 불린다. 한껏 달아오른 봄, 남해로 떠나보자.

 

▲ 독일 문화와 음식을 만날 수 있는 독일마을.    


첫 목적지는 독일마을. 특별한 남해 여행이 시작된다. 창선·삼천포대교를 지나면 남해군 창선면이다. 동대만을 따라 도로를 달리면 지족해협을 건너는 창선대교다. 오른쪽으로 죽방렴이 보인다.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얕은 갯벌에 길이 10미터쯤 되는 참나무 기둥을 박은 뒤 대나무를 ‘V자형’으로 엮어 만든 그물이다. 일종의 원시 어장인 셈이다. 이제 거의 사라졌지만, 남해군 창선면과 삼동면 사이 지족해협 일원에 남아 있다.


창선·삼천포대교를 건너면 곧 독일마을에 이른다. 남해군 삼동면에 자리한 독일마을은 1960~1970년대 독일로 떠난 광부와 간호사들이 은퇴 후 돌아와 정착한 마을이다. 우리나라가 빈곤하던 시절에 독일로 간 이들은 열심히 일해 월급을 대부분 송금했다. 이 돈은 형제자매와 부모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됐을 뿐만 아니라, 당시 외화가 부족하던 조국에도 기여했다. 전후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동력이 됐다.


1963년 12월에 광부 247명이 서독행 비행기에 올랐고, 1966년에는 젊은 간호사들이 서독으로 떠났다. 이후 1977년까지 광부 7936명, 1976년까지 간호사 1만1000여 명이 비행기를 탔다.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황정민 분)와 영자(김윤진 분)가 바로 이들인데, 이 기간 광부와 간호사들이 송금한 금액은 1억7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독일마을에 들어서면 이국적인 분위기에 감탄한다. 흰 벽과 붉은 기와지붕이 눈에 띄는 독일식 건물 40여 채가 모여 그림같다. 독일 교포들이 현지에서 가져온 건축자재로 전통적인 독일식 주택을 세웠다고 한다. 마을 너머로 푸른 남해가 넘실거린다. 걷다 보면 정성스럽게 꾸민 정원이 여행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독일마을의 장점은 다양한 독일 문화를 만날 수 있다는 것. 독일식 소시지와 맥주, 빵 등 독일 음식 맛보기는 이곳을 찾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 봄나들이하기 좋은 원예예술촌.    


독일마을 위쪽 낮은 언덕에 원예예술촌이 자리한다. 이곳은 지난 2009년 5월에 문을 열었으며, 약 16만5300㎡(5만여 평) 대지에 세계 각국의 다양한 테마 정원이 들어섰다. 입구를 지나 처음 만나는 곳은 ‘프렌치가든’. 베르사유궁전의 정원을 본떠 만든 프랑스식 정원이다. 맞은편에는 바위와 석등, 모래, 돌길 등이 정갈하게 어우러진 일본풍 정원 ‘화수목(花水木)’이 있다. 현대적으로 꾸민 미국식 정원 ‘와일드가든’, 풍차가 멋스러운 네덜란드 정원 ‘풍차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꽃섬나드리’는 장독대가 늘어선 우리네 정원이다. 집 안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정원은 자유롭게 드나들며 사진을 찍고 돌아봐도 된다.

 

▲ 산책로가 잘 닦인 원예예술촌.    


이 밖에도 장미가든과 레인보우가든, 러브송가든 같은 공동정원, 산책로, 전망대, 포토 존, 식당, 기프트 숍, 유리온실, 영상실, 소극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산책로가 잘 닦여 유모차를 밀거나 휠체어를 타고 돌아보기에도 불편하지 않다.


원예예술촌은 단순한 테마 마을이 아니라 원예 전문가들이 거주하는 곳이자, 직접 가꾸는 정원이다. 산책하다 보면 마을 주민과도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다. 대다수 주민이 카페, 아이스크림 가게 등을 운영한다. 운이 좋으면 남해 출신 배우 박원숙·맹호림씨도 만날 수 있다. 박씨는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맹씨는 핀란드 통나무 주택 ‘핀란디아’에 산다.


독일마을에서 멀리 남해가 보이는데, 그 바다 앞 몽돌 밭에 숲이 눈에 들어온다. 팽나무와 말채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등을 촘촘하게 심은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천연기념물 150호)이다. 바닷바람과 해일 등을 막아 농작물과 마을을 보호하고, 물고기 떼를 끌어 들이기 위한 어부림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에게 쉼터를 제공한다.


독일마을에서 남쪽으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해오름예술촌이 있다. 6년 남짓 방치되던 폐교를 개조해 예술공간으로 꾸몄다. 국내외에서 수집한 골동품과 예술 작품 5만여 점이 학교 건물과 운동장 곳곳에 전시된다. 농기구와 생활용품 등 각종 민속품을 모아놓은 ‘민속자료관’, 장승을 주제로 한 ‘창작공방’ 등이 있다. 범선과 각종 공예품, 미니어처 등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해오름예술촌에서 나온 길은 바람흔적미술관으로 이어진다. 산속에 고즈넉이 들어앉은 미술관이다. 야외에 있는 커다란 바람개비가 눈길을 끈다.


남해 봄여행은 삼동면 봉화리에 들어선 나비생태공원에서 마무리한다. 나비생태관을 중심으로 야외 산책로, 동물체험장 등으로 구성된다. 산란, 구애 비행, 알에서 어른벌레가 되기까지 생존율이 2%에 지나지 않는 한살이 등 나비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글·사진/최갑수(여행작가)>

 

2. 보성으로 떠나는 봄여행


봄 향기 가득한 4월, 전남 보성의 고찰 대원사를 찾아가는 길은 눈이 호강하는 길이다. 진입로 5.5km에 벚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루기 때문. 흩날리는 꽃비를 맞으며 취한 듯 걷다 보면 어느새 사찰 입구에 도착한다. 그런데 일주문이 맞아주는 여느 절과 달리 이국적인 불탑이 눈에 들어온다. ‘초르텐’이라는 티베트 불탑이다.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높이 15미터의 희고 웅장한 수미광명탑과 바람에 나부끼는 오색 깃발이 이채롭다. 맞은편에는 티베트 사원 양식으로 지은 대원사티벳박물관이 우뚝 섰다. 해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보던 풍경을 눈앞에 맞닥뜨린 듯 낯설고 비현실적이다.

 

▲ 4월이면 대원사 진입로를 따라 벚꽃이 터널을 이룬다.    


대원사티벳박물관과 수미광명탑은 대원사 주지 현장스님이 세웠다. 인도 여행 중 티베트 불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난 것이 인연이 됐다. 티베트 불교문화는 인류가 이룩한 영적인 문명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런 티베트의 정신문화와 예술세계를 소개하고, 한국 불교와 교류를 촉진하고자 2001년 박물관을 열었다. 또 박물관 개관을 축하하는 달라이 라마의 메시지, 티베트와 네팔에서 보내온 부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수미광명탑을 만들었다.


탑 내부에 티베트 왕궁 화가가 그린 벽화와 만다라를 봉안하고, 외부에는 네팔에서 제작한 마니보륜 108개를 모셨다. 불교 경전이 들어 있는 마니보륜을 돌리면서 탑을 한 바퀴 돌면 소망이 이뤄진다니 한번쯤 체험해도 좋겠다. 이때 티베트 불교의 육자진언 ‘옴마니밧메훔’을 암송한다. 온 세상에 부처의 자비가 널리 퍼지기 바란다는 의미다. 바람에 날리는 오색 깃발은 ‘타르초’다. 우주의 5원소(하늘, 땅, 불, 구름, 바다)를 상징하는 파랑·노랑·빨강·하양·초록 깃발에 불경 구절을 깨알같이 적어 끈으로 이었다. 부처의 가르침이 온 세상에 퍼지라는 염원이 담겼다.

 

▲ 티베트 불탑인 수미광명탑과 대원사티벳박물관.    


박물관에서는 달라이라마실, 티베트 불교회화인 탕카, 티베트 사람들의 생필품인 티포트, 석가모니 직계 후손인 석가족 장인이 만든 불상, 티베트 불교의 정수로 꼽히는 만다라를 볼 수 있다. 〈신과 함께 저승 여행〉 특별전도 흥미진진하다. 불교의 사후 세계를 극적으로 표현한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에 나오는 7대 지옥과 불교의 10대 지옥을 비교·전시한다. 망자의 시신을 독수리 먹이로 내주는 티베트 장례 문화를 담은 사진, 영정 사진을 찍고 유언장을 작성한 뒤 관에 들어가 죽음을 체험하는 죽음체험실은 오싹하면서도 성찰할 기회를 준다. ‘영혼이 떠난 시신은 썩는 고깃덩어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해 떠나는 자도, 보내는 자도 아무 갈등 없이 새들이 먹기 좋도록 살과 뼈를 곱게 빻아 내놓는 천장(조장)의 현장은 다소 충격적이다.


티베트 불교에 이어 한국 불교를 만날 차례다. 백제 때 창건한 대원사는 화재로 소실되고 다시 세우기를 거듭하며 오늘에 이른다. 주불전은 불교의 이상향인 서방 극락정토를 상징하는 극락전(전라남도유형문화재 87호)이다. 일주문과 사천왕루를 지나고 구품교를 건너 계단을 오르면 연지문 너머 극락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연지문에는 머리로 치는 커다란 목탁이 걸렸다. 두 손으로 목탁을 잡고 이마로 세 번 치며 “나쁜 기억 사라져라, 나의 지혜 밝아져라, 나의 원수 잘되거라”를 외고 들어간다. 구품교 아래 연못은 대원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대원사 경내에는 연못이 7개 있는데, 여름이면 활짝 핀 연꽃과 각종 수생식물로 생태 공원을 방불케 한다.

 

▲ 머리로 치는 커다란 목탁이 걸린 연지문 뒤로 극락전이 보인다.    


극락전은 꼭 내부까지 볼 것을 권한다. 특히 좌우 벽을 장식한 벽화에 주목하자. 서쪽 벽에 흰옷 입은 관음보살과 선재동자가 함께 있는 관음보살 벽화를, 동쪽 벽에 달마대사와 혜가단비의 고사를 표현한 달마대사 벽화를 그렸다. 보성 대원사 극락전 관음보살 달마대사 벽화(보물 1861호)로, 영조 때인 1766~1767년 작품이라 추정된다.


대원사는 세상 빛을 보지 못한 어린 영령(태아령)을 위로하는 지장 기도 도량이라, 곳곳에 빨간 모자를 쓴 동자상이 많다. 극락전 옆에 어린 영혼들을 천도하고자 봉안한 태안지장보살상이 있고, 천도를 위한 백일기도가 열린다. 그밖에 주요 전각으로 중국에서 존경받는 신라 출신 지장스님을 기리는 김지장전, 황희정승영각, 아도영각, 죽음체험관(수관정), 템플스테이를 위한 선방 등이 있다. 올해 대원사는 티베트 현지인과 함께하는 티베트 음악과 예술 세계 체험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자세한 일정과 참가 방법은 홈페이지를 참고한다.


대원사 방문 전후에 보성군립백민미술관이나 서재필기념공원에 들러도 좋다. 보성군립백민미술관은 1993년에 국내 최초로 개관한 군립 미술관이다. 보성 출신 백민 조규일 화백과 국내 원로·중견 작가, 외국 작가의 작품을 두루 전시한다. 서재필기념공원은 독립협회를 조직하고 〈독립신문〉을 창간하는 등 조국 광복을 위해 열정을 다한 서재필 선생을 기리는 곳으로, 서울의 독립문을 재현한 모형도 있다. 단 유물과 각종 자료를 전시한 서재필기념관은 내부 공사가 끝나는 4월 이후에 관람이 가능하다.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인 벌교도 보성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다. 조정래 작가의 문학 세계와 <태백산맥> 관련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태백산맥문학관, 소화의집, 현부자네집, 김범우의집, 벌교 홍교, 구 벌교금융조합, 구 보성여관, 중도방죽으로 이어지는 소설 속 명소를 따라 걷는 태백산맥문학기행길이 인기다.


벌교 포구를 가로지르는 다리 가운데 가장 오래된 벌교 홍교는 국내에 남은 홍교 중 가장 크고 아름다워 보물 304호로 지정됐다. 구 벌교금융조합(등록문화재 226호)은 일본 건축양식이 반영된 근대건축물이며, 현재 한국 화폐사 전시 공간으로 활용된다. 소설에서 남도여관으로 나오는 구 보성여관(등록문화재 132호)은 복원을 거쳐 카페와 자료실, 전시실, 소극장, 숙박동을 갖춘 복합 공간으로 태어났다. 근대건축물에서 보내는 하룻밤은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글·사진/이정화(여행작가)>
<콘텐츠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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