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가면 진정한 봄·봄...궁극의 4월 여행지 2곳

3000송이 꽃들의 색깔 잔치…“꽃길 걸으러 가요!”

정리/김수정 기자 | 기사입력 2019/04/12 [09:58]

거기 가면 진정한 봄·봄...궁극의 4월 여행지 2곳

3000송이 꽃들의 색깔 잔치…“꽃길 걸으러 가요!”

정리/김수정 기자 | 입력 : 2019/04/12 [09:58]

꽃물결 넘실대는 4월이다. 완연한 이 봄날, 흐드러지게 피는 꽃이 다 지기 전에 화창한 계절을 즐기러 여행을 떠나자.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를 찾아 꽃향기 잔잔한 길을 걸으며 봄을 만끽해 보자. 때마침 한국관광공사에서는 2019년 4월 가볼 만한 곳으로 지중해마을과 세계꽃식물원이 있는 충남 아산과 경기도 안산을 꼽았다. 황홀한 우리네 풍광과 이국적인 분위기를 뒤섞인 두 지역은 색다른 4월의 봄나들이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봄이면 형형색색 꽃들이 색깔잔치를 벌이고 지중해 어느 마을에 온 듯한 충남 아산과 대한민국 속 작은 세계를 일군 경기도 안산을 찾아 느릿느릿 걷노라면 메마른 당신의 삶도 촉촉이 젖어들 것이다.

 


 

흰 담장에 파랑·주홍 지붕…그리스·프로방스 분위기 물씬
세계꽃식물원 대형 온실 들어서면 붉은 베고니아 꽃 터널

 

안산에는 국적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니 먹을거리 풍성
대부도~오이도 잇는 가리섬 시화나래조력문화관 달전망대 ‘이채’

 

1. 아산으로 떠나는 봄여행


충남 아산에서는 색이 펼치는 화려한 공간에 푹 빠져본다. 탕정면 지중해마을과 도고면 세계꽃식물원은 봄이면 색깔 잔치가 완연하다. 지중해마을은 푸른 지붕에 파스텔 톤 건물이 이채롭고, 세계꽃식물원은 붉은빛과 보랏빛 등 형형색색의 꽃이 대형 온실을 채운다. 여기에 봄단장을 마친 상춘객의 미소가 곁들여지며 봄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지중해마을은 색감이 다르다. 마을에 들어서면 첫인상부터 이국적이다. 이름에서 엿보이듯 이곳은 지중해에 접한 그리스의 섬과 프랑스 남부의 건축양식을 빌렸다. 건물 64동이 들어선 골목은 산토리니 구역과 파르테논 구역, 프로방스 구역으로 나뉜다. 산토리니 구역은 흰 담장에 파랑·주홍 지붕을 인 건물이 늘어섰다. 관광객의 촬영 포인트로 지중해마을을 대변하는 이색 골목이다. 파르테논 구역은 희고 굵은 기둥으로 안팎을 치장한 레스토랑과 상가가 두드러진다. 지중해마을 공원 너머 자리한 프로방스 구역은 건물 전체를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단장했다.

 

▲ 지중해마을 산토리니 구역은 관광객의 촬영 포인트다.    


지중해마을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6~2017년부터. 본래 포도밭이던 땅은 주변 개발과 함께 변화의 시기를 거쳤다. 일부 원주민이 이곳에 다시 정착하기로 결정하면서 2013년 봄, 지중해마을의 단초가 마련됐다. 그리스의 섬과 프랑스 남부의 건축양식을 빌린 데는 ‘치유와 쉼’이 모토가 됐다.


지중해풍 건물 2~3층은 주민이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1층은 레스토랑과 빵집, 카페, 기념품 숍, 식당 등이 들어섰다. 정착 초기에는 예술가의 아틀리에가 한 축을 차지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산토리니 구역을 공방과 카페가 있는 예술거리, 파르테논 구역을 패션거리, 프로방스 구역을 뷰티·식음료 거리로 꾸며갈 계획이다.


지중해마을은 골목 곳곳을 누비며 개성 넘치는 가게를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초콜릿 만들기, 자기 빚기 등 체험 공간이 마련됐으며, 입소문을 타고 알려진 와인 레스토랑, 호두파이집, 빵집 같은 가게를 하나하나 방문하는 시간도 알차다. 밤이면 골목 위로 매달린 은하수 조명이 분위기를 돋운다. 마을 공원에 벤치가 있어 이국적인 건물을 바라보며 호젓하게 쉬기 좋다.


지중해마을은 현재진행형이다. 새로운 가게가 들어서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최근에는 젊은 방문자가 늘면서 여행자 카페, 각종 소품 숍 등도 인기를 끈다. 해마다 4월이면 ‘봄가족축제&개판’(올해 4월13일 예정)이 열려 마을 곳곳에 봄꽃을 심고, 차 없는 거리에서 반려견과 함께 어울리는 흥미로운 시간이 펼쳐진다.


아산의 봄은 세계꽃식물원에서 더욱 완연하다. 3000종이 넘는 꽃이 온실을 화려하게 장식한 곳으로, 4월이면 온실 외부까지 꽃이 만발해 예쁜 꽃 마당을 만든다. 대형 온실에 들어서면 붉은 베고니아 꽃 터널이 봄 분위기를 한껏 뽐낸다. 열대정원, 연못정원, 미로정원, 에코정원 등 다양한 테마 정원도 관람로 따라 이어진다. 연중무휴에 계절별로 다른 꽃이 피는 세계꽃식물원은 ‘365일 꽃 피는 공간’을 표방한다.

 

▲ 세계꽃식물원의 베고니아 꽃 터널.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보라색 스트렙토칼펠라 꽃이 작은 터널을 이룬 정원으로, 사진을 찍으려면 잠시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 거대한 킹벤자민고무나무를 만나거나 피톤치드가 듬뿍 나오는 골드크레스트 ‘윌마’ 미로공원을 거니는 경험도 이채롭다. 식물이 무럭무럭 자라, 지난해 온실 지붕을 높이는 공사를 했다.


세계꽃식물원은 튤립, 백합 등 화훼를 생산하는 영농법인으로 출발했다. 2004년 더불어 꽃을 즐기는 문화를 위해 재배 온실을 일부 개방했으며, 원예 농민과 소비자의 행복한 공존을 바라는 마음으로 자회사 LIAF(Life is a flower)를 운영 중이다. 전문가와 함께하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수십 년 노하우가 있는 원예 전문가에게 직접 배우는 분갈이, 꽃과 잎으로 천연 염색 손수건 만들기 등이 흥미롭다.

 

▲ 보라색 스트렙토칼펠라 꽃이 만발한 정원이 가장 인기 있다.    


식물원 레스토랑에서는 식용 꽃으로 장식한 꽃밥을 맛볼 수 있다. 차를 마신 일회용 컵에 꽃을 넣어 판매하는 이벤트 ‘꽃 한잔 드실래요’도 진행 중이다. 세계꽃식물원 입장료는 어른 8000원, 경로·어린이 6000원이며 입장객에게 다육식물 화분을 증정한다.

 

▲ 식물원 레스토랑에서 꽃밥을 맛볼 수 있다.    


아산에는 호젓한 봄 여행지가 여럿이다. 봉곡사 천년의숲은 봉곡사 주차장에서 절까지 이르는 길로, 오랜 세월 이곳을 지킨 소나무들이 함께 한다. 이 숲길은 산림청이 주최한 ‘아름다운 숲’에 선정됐으며, 소나무 밑동에는 일제강점기에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새긴 ‘V 자형’ 상처가 있어 사연을 곱씹게 만든다. 오붓한 봉곡사는 신라 진성여왕 때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로 전해진다.


배방읍에 있는 아산 맹씨 행단(사적 109호)은 조선 초 정승 맹사성의 흔적이 서린 곳이다. 고택과 맹사성이 정사를 논한 구괴정, 사당 세덕사 등이 자리한다. 고택 앞에 수령 600년이 넘는 거대한 은행나무 두 그루가 운치를 더한다. 고택과 이어지는 고불맹사성기념관 건너편으로 돌담이 예쁜 카페가 있어 춘심(春心)을 다독이기에 좋다.


온양민속박물관 역시 고요한 봄 산책 코스로 그만이다. 야외 전시 공간은 석수, 장승, 비각, 너와집 등이 산책로 따라 옹기종기 이어진다. 박물관 내부에는 탈, 갓 등 전통 공예와 한국인의 의식주에 관련된 수준 높은 민속자료 2만여 점을 전시한다. 

<글·사진/서영진(여행작가)>

 

2. 안산으로 가는 봄여행


안산시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이다. 2019년 1월 현재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07개국 8만6000여 명. 이 가운데 57개국 2만1000여 명이 원곡동에 거주한다. 원곡동 일대는 이런 특수성을 인정받아 지난 2009년 5월, 국내에서 처음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됐다. 그리고 10년. 안산다문화마을특구는 여권 없이 떠나는 대한민국 속 작은 세계로 여행자를 유혹한다.

 

▲ 안산다문화마을특구의 상징물 ‘키다리아저씨’.    


안산다문화마을특구는 지하철 4호선 안산역과 닿아 있다. 1번 출구로 나와 중앙대로를 지나면 다문화음식거리가 보인다. 도로변에 있는 안내판이 아니어도 안산다문화마을특구임을 알 수 있다. 식당과 상점은 물론, 은행 같은 편의 시설이 대부분 외국어 간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현지어를 크게, 영어와 한국어를 작게 써넣는 식. 디자인과 색감까지 나라별 특색을 반영해서 제작하다 보니 이곳이 한국인지, 베트남 혹은 러시아인지 헷갈릴 정도다. 오가는 이들의 대화에 섞인 외국어도 이색적인 풍경에 한몫 톡톡히 한다.


먼저 안산시세계문화체험관으로 가자. 다양성의 힘을 알리기 위해 2012년 다문화홍보학습관으로 개관한 이곳은 50여 개 나라에서 수집한 악기와 인형, 가면, 놀이 기구 등 1400여 점을 전시하고, 이 전시물을 이용해 각 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핑거피아노라고 불리는 칼림바와 놋그릇처럼 생긴 본체의 테두리를 문질러 소리 내는 싱잉볼이 어른 아이 모두 신기해하는 악기라면, 130여 가지 인형 중에는 영화 〈E.T.〉 주인공의 모델로 알려진 가나 전통 인형 아쿠아바와 ‘러시아의 둘리’로 통하는 체부라시카가 인기다.

 

▲ 50여 개 나라에서 수집한 전시물을 이용해 각 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안산시세계문화체험관.    


하네츠키와 켄다마 같은 일본 전통 놀이 기구도 흥미롭다. 켄다마는 줄에 매단 공을 수직 운동시켜 손잡이 아래와 좌우의 홈으로 받는 놀이. 깃털 달린 공을 나무 라켓으로 주고받는 하네츠키는 정월에 여자아이들이 기모노를 입고 즐기던 놀이로, 게임에 이긴 사람이 진 사람 얼굴에 먹으로 그림을 그리는 벌칙이 재밌다.


영국 근위병 근무복, 우즈베키스탄 전통 혼례 의상 등 250여 벌을 갖춘 전통의상체험실도 놓치기 아까운 공간이다. 안산시세계문화체험관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 나이지리아, 콩고, 베트남, 태국 등 7개국 지도교사 8명이 돌아가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개별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공휴일 휴관), 관람과 체험은 무료다. 단체 견학은 하루 3회(10:00, 11:00, 13:30) 진행되며, 체험관 홈페이지(https://mc.ansan.go.kr)에서 예약해야 한다. 안산다문화마을특구 내 외국인 식당을 표시한 안내 책자도 꼭 챙기자.


안산다문화마을특구를 이야기하면서 먹을거리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국적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다 보니 먹을거리도 풍성하다. 다문화음식거리를 중심으로 중국, 인도네시아, 네팔, 인도, 베트남, 태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나라 음식을 내는 식당 184곳이 영업 중이다. 그중 62개 업소는 안산시외국인주민지원본부의 ‘현지조리사추천제’에 따라 현지 전문 요리사를 고용한다. 비행기를 타고 멀리 가지 않아도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같은 쌀국수도 태국 식당과 베트남 식당의 맛이 다르고, 중국 식당과 우즈베키스탄 식당에서 내는 양꼬치는 완전히 다른 음식이다.


인테리어도 나라별로 달라 어느 나라 식당에 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다. 식당 종업원이 대부분 외국인이라 의사소통하기 약간 어렵지만, 되레 외국에 온 느낌이 들어 흥미롭다. 물론 주문이나 계산을 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다문화음식거리에는 먹기 편한 주전부리도 식당 메뉴만큼 많다. 중국 사람들이 아침 식사 대용으로 즐긴다는 어른 팔뚝만 한 꽈배기(요우티아오)와 중국식 호떡, 러시아인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고기 빵(삼사)은 우리 입에도 잘 맞는다. 껍질째 소금에 20일 이상 절인 오리 알과 통째로 노릇하게 튀긴 미꾸라지는 그 맛이 어떨지 궁금하다.


안산다문화마을특구에서는 이국적인 축제도 자주 벌어진다. 4~10월에는 〈세계문화힐링콘서트〉가 열리고, 4월19일에는 캄보디아의 새해를 기념하는 캄보디아쫄츠남축제가 마련된다. 올해로 12주년을 맞는 세계인의날 기념행사는 5월 19일 안산문화광장에서 펼쳐진다. 안산다문화마을특구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 관련 내용은 안산시외국인주민지원본부 블로그(https://blog.naver.com/ansanfo)를 참고한다.


화랑유원지는 안산다문화마을특구가 시작되는 안산역에서 차로 2분 거리에 있다. 화랑저수지를 품은 화랑유원지는 분수광장과 산책로, 경기도미술관, 오토캠핑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췄다. 입구에는 다문화 중심 도시답게 세계 여러 나라를 소개한 국가 상징 조형물도 마련했다. 안산화랑오토캠핑장은 캠핑 사이트 77개와 글램핑장, 캐러밴 등을 갖춘 도심 속 캠핑장이다. 캠핑장을 이용하려면 매달 1일 오후 1시부터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한다.


시화나래조력문화관의 달전망대는 안산시 대부도와 시흥시 오이도를 잇는 시화방조제 한가운데 가리섬에 자리한다. 시화호조력발전소가 있는 곳으로, 25층 높이 달전망대에서는 360° 파노라마로 서해와 시화호가 보인다. 바닥 일부를 강화유리로 마감한 스카이워크도 인상적이다. 달전망대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연중무휴).


누에섬은 안산 관광의 랜드마크 같은 존재다. 하루 두 번 썰물 때 열리는 길을 통해 육지와 연결된다. 누에섬에 있는 등대전망대에 오르면 제부도와 서해가 한눈에 담긴다. 탄도항에서 누에섬 등대전망대까지 편도 1km 남짓으로, 천천히 걸어도 20분이면 닿는다. 누에섬에 갈 때는 물때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탄도항 앞에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이 있다. 대부도 갯벌에 사는 다양한 갯것과 섬마을 사람들의 삶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로비에 마련된 대형 수조에 민어와 농어, 개볼락 등 우리 바다를 터전 삼아 살아가는 바닷물고기가 있다.


구봉도낙조전망대는 안산에서 최고의 낙조 포인트로 꼽힌다. 바다 위에 조성된 전망대에는 파도에 비치는 아름다운 노을빛을 형상화한 조형물도 있다. 종현어촌체험마을에서 해안 길을 따라가거나 구봉도 능선으로 이어지는 대부해솔길을 이용해 구봉도낙조전망대까지 간다. 밀물 때는 해안 길 일부 구간이 물에 잠기니 대부해솔길을 이용한다. 종현어촌체험마을에서 전망대까지 편도 2km.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마을에서 운영하는 전기 차를 이용해도 좋다(편도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글·사진/정철훈(여행작가)>
<콘텐츠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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