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피해여성 고소...노림수 뭐길래?

수사 본격화되기 전에 치고 나왔지만 되레 ‘자충수’ 될 수도…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04/12 [14:05]

김학의 피해여성 고소...노림수 뭐길래?

수사 본격화되기 전에 치고 나왔지만 되레 ‘자충수’ 될 수도…

송경 기자 | 입력 : 2019/04/12 [14:05]

특수강간 의혹 재수사를 앞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반격에 나섰다. ‘별장 성범죄’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을 무고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것. 4월9일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4월8일 자신에 의해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는 여성을 무고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는 것. 검찰은 이 사건을 형사1부(부장검사 김남우)에 배당했다. 이 사건은 과거사위 수사 권고 관련 김 전 차관을 재수사 중인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에 넘겨지지 않고 그대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성폭행 피해 입은 여성들 ‘무고’ 등 혐의로 고소장 내고 역공
김용민 변호사 “사건 전체 볼 수 있게 됐다…김학의 판단 미스”

 

▲ 특수강간 의혹 재수사를 앞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반격에 나섰다. '별장 성범죄'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을 무고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것.

 

특수강간 의혹 재수사를 앞둔 김학의 전 차관이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을 고소했다. 김 전 차관은 고소장을 통해 자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이 경찰과 검찰에서 거짓으로 진술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이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A씨에 대해서는 무고 혐의로, 성명불상의 다른 한 명은 무고 교사 혐의로 고소장을 냈다는 것.


김 전 차관이 고소한 A씨는 2013년 경찰과 검찰의 김 전 차관 1차 수사에서 2008년 3월 강원도 원주 별장에서 김 전 차관과 윤중천씨에게 특수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한 최모씨로 추정된다. 또한 무고 교사 혐의는 윤중천씨와 내연관계로 알려진 권모씨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고죄는 공소시효가 10년이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 초대 법무부 차관에 발탁됐을 당시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서 성접대 및 성폭행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낙마’한 바 있다.


이후 피해 여성 중 일부는 2013년 6월20일 김 전 차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준강간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김 전 차관에 대해 특수강간 등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2013년 11월 김 전 차관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2014년 7월 김 전 차관으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이모씨가 김 전 차관과 윤씨를 다시 검찰에 고소했지만, 그해 12월31일 검찰은 다시 김 전 차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김학의 고소는 반격? 자충수?


김 전 차관의 고소장 제출과 관련해 법조계 일각에서는 김 전 차관이 특수강간 혐의 수사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선수를 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에서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 혐의에 대해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 전 차관이 피해 여성을 고소하면서 먼저 치고 나온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 


하지만 검찰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 위원으로 활약하는 김용민 변호사는 김 전 차관의 피해 여성들에 대한 고소를 “자충수”라고 분석했다.


김 변호사는 4월10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성범죄 피해자를 무고 혐의로 고소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입건이 된 것”이라며 “사건 전체를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들었다”고 봤다.


김 변호사는 “과거사위원회가 수사를 권고한 것은 일단 뇌물과 관련된 죄”라며 “아직은 사건 전체를 들여다보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 무고 혐의 고소로 ‘김학의 성범죄’ 사건 전체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김 전 차관이 판단을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무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앞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여다봐야만 허위로 고소했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다”면서 “김 전 차관이 도주할 거였으면 훨씬 이전에 나갔어도 되는데 굳이 수사가 임박한 시기에 나가려고 했다는 것이 조금 이상해 보였다”고도 했다.


김 변호사는 “따라서 김 전 차관이 제대로 된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고 덧붙였다.


또 적극 피해 사실을 언론에 알린 여성은 고소하지 않은 것에 대해 김 변호사는 “피해 여성들 사이를 갈라치기 하면서 검찰과거사위에서 조사하고 있는 내용을 어느 정도 알면서 고소했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조사한 포인트 등을 보면 알면서 고소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전 차관의 무고 혐의 고소를 통해 본격적으로 사건이 입건된 것이므로 입건 전 단계에서의 조사와 다른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김학의 전 차관의 고소 역공 사실이 알려진 다음날인 4월10일 오전 현안 브리핑을 통해 “김 전 차관은 야반도주를 시도했던 것에 이어, 끝까지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면서 “후안무치의 끝을 보여준다”고 날을 세웠다. 


정 대변인은 또한 “김 전 차관의 혐의가 짙어지는 상황에서, 중요 진술을 앞둔 증인의 입을 무고죄로 막겠다는 치졸한 수작에 불과하다”면서 “그러나 아무리 애를 써도 진실이 드러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아울러 그는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의 수사 방해에 흔들리지 말고, 모든 의혹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특히 성범죄와 관련된 수사도 조속히 진행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끝으로 “무고 고소는 지난 검찰의 잘못된 수사 방향과 무혐의 결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반성하고, 같은 잘못을 되풀이해선 안 될 것”이라면서 “수사단의 철저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윤중천, 김학의에 돈 요구?


이런 가운데 김 전 차관의 ‘성범죄’ 의혹을 규명할 주요 정황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경향신문>이 4월10일 자 신문 1면으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김학의 뇌물수수·성범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단이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2008년쯤 김 전 차관이 성적 행동을 하는 장면을 김 전 차관에게 보내며 돈을 요구한 정황을 포착했다는 것.


이 매체는 “윤씨가 2008년 이후 사업이 어려워 자금 압박에 시달리자, 김 전 차관과 여성의 성적 행동을 촬영해 둔 것을 약점으로 삼아 돈을 빌리려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013년 1차 수사 당시 경찰조사에서 피해자 이모씨는 윤중천씨가 자신에게 성접대를 시킨 후 그 장면을 자주 촬영했고, 김 전 차관과 관계하는 장면을 불법 촬영해 자신의 동생에게 보내는 등 협박을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향신문>은 이 대목과 관련해 “윤씨가 김 전 차관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 혹은 두 사람이 함께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한 실체를 보여줄 수 있는 정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 전 차관의 성범죄 의혹 사건을 조사 중인 검찰과거사위원회 산하 진상조사단(조사단)이 대검찰청에 성범죄 전문 인력 충원을 요청했다.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과거사위는 지난 48일 김 전 차관으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의 조사를 위해 전문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조사단의 보고를 받았다는 것.

 

과거사위는 이 같은 보고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며, 조사단은 3명의 후보자를 선정해 49일 대검에 전달했다고 한다. 후보자는 모두 성범죄 관련 전문성이 있는 여성 변호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은 후보자 명단을 검토한 후 투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피해를 주장했던 이모씨는 조사단 조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입었다며 반발한 바 있다. 조사단은 인원이 충원되는 대로 피해 여성들을 상대로 김 전 차관의 과거 성범죄 의혹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포토뉴스
4월 넷째주 주간현대 1092호 헤드라인 뉴스
1/4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