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론·탄핵론 거센 압박...고립무원 손학규 어쩌나?

보궐선거 패배 후 “손 떼라” 요구 봇물…코너 몰린 孫 “난 안 나간다”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04/12 [14:16]

사퇴론·탄핵론 거센 압박...고립무원 손학규 어쩌나?

보궐선거 패배 후 “손 떼라” 요구 봇물…코너 몰린 孫 “난 안 나간다”

송경 기자 | 입력 : 2019/04/12 [14:16]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수난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4·3 보궐선거 패배로 촉발된 바른미래당 내 계파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손학규 탄핵론’까지 거론되는 등 당 안팎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4월3일 창원·성산 보궐선거에서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3.57% 득표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더욱이 손 대표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창원·성산 지역에 상주하며 총력 지원 유세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극히 초라한 성적을 거두면서 손 대표의 위상에 큰 타격을 입혔다. 그러나 손 대표는 선거 다음날 “아무리 우리가 망했어도 그냥 ‘망했으니까 피해서 도망가자’, 이건 있을 수 없다”며 사퇴 불가 입장을 밝히며 마이웨이를 선언했고, 바른미래당 내 일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 보이콧으로 맞섰다. 보궐선거 참패 책임론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을 둘러싼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보궐선거 패배로 촉발된 바른미래당 내 계파 갈등 갈수록 격화
손학규 사퇴론·탄핵론 끓어오르는 등 당 안팎의 분위기 ‘뒤숭숭’


손 대표 “선거에선 졌지만 다당제 희망 봤다” 사퇴 불가 분명히
바른미래당 내홍 자꾸만 깊어지자 몸 바짝 낮추고 堂心 추스르기

 

4·3 보궐선거 참패 책임을 둘러싼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양상이다. 당의 수장인 손학규 대표가 몸을 바짝 낮추고 당심(堂心) 추스르기에 나선 가운데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여전히 반발 기류가 강해 당내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 않는 형국이다.


급기야 손 대표가 4월 둘째 주 안에 거취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으면, 셋째주부터 사퇴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는 수순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4.3 보궐선거 패배로 촉발된 바른미래당 내 계파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손학규 탄핵론'까지 거론되는 등 당 안팎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손학규 사퇴론에서 탄핵론까지

 

며칠째 최고위원회의 참석을 보이콧하고 있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4월10일 “이번 주말까지는 손학규 대표가 결단을 해주길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압박하며 "손 대표가 이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지도부 총사퇴를 수용하든지 아니면 지도부 재신임 전당대회를 수용하든지 결단을 해야 한다”며 거듭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현재 당내 지도부 총사퇴 요구는 보궐선거 하나 때문에 나가라는 주장이 아니다”라며 “이 지도부로는 내년 총선 출마자들의 정치생명을 담보하기에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냉철한 현실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지도부 총사퇴 목소리는 탈당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구당(求堂)당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바른정당 출신들뿐만 아니라 국민의당 출신들까지도 손 대표 사퇴 대열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4월9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지만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손 대표 등 지도부의 책임론을 주장하며 4월7일부터 회의를 ‘보이콧’ 중이다.


문제는 이들 3명 이외의 반발 세력도 감지된다는 점이다. 특히 손 대표에 비교적 호의적이던 국민의당계 원외위원장들 사이에서도 “손 대표가 직을 고집할 경우 우리가 나서야 한다”는 말이 오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바른미래당은 4월9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열었지만 하태경(사진), 이준석, 권은희 최고위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손 대표 등 지도부의 책임론을 주장하며 4월7일부터 회의를 '보이콧' 중이다.

 

유승민 “한국당 안 간다”


그러나 손 대표는 쉽게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손 대표는 “선거에서는 졌지만 다당제의 희망을 봤다”고 말한다.


손 대표는 4월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최고위에 참석해 단합된 모습으로 당을 이끌어나가고 나라를 만들어 나가자”며 최고위원회의 복귀를 호소했다.


이 와중에 유승민 전 대표가 4월9일 오후 연세대학교 초청 특별강연에 나서 주목을 끌었다. 유 전 대표는 특강 후 오랜 침묵을 깨고 기자들 앞에 나서 “자유한국당은 변화, 혁신의 의지가 없어 보이고 변한 게 없다”고 밝히며 보수 정당을 사이에서 일고 있는 ‘빅 텐트론’에 올라탈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유 전 대표는 바른정당계 의원과 한국당 통합설에 대해 “그런 얘기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유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이 손 대표의 거취를 놓고 극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 “당 안의 문제는 당내에 돌아가서 얘기를 할 때가 되면 하겠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특히 선거법 패스트트랙 관련 사안은 반드시 막아야겠다”는 말로 손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다.


유 전 대표는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것과 관련해 “국회 전체가 다수의 횡포로 그렇게 밀어붙이는 것도 맞지 않고 당 안에서도 그걸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맞지 않다고 본다”며 패스트트랙 저지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손 대표가 ‘손학규 퇴진’ 요구를 ‘바른정당 출신들이 한국당과 통합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나를 포함해 소위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무슨 ‘한국당에 간다’ 이런 얘기를 한 걸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들어본 적이 없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유승민 발언 시의적절”


손 대표는 4월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전 대표가 한국당과의 통합 또는 복당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과 관련해 “아주 시의적절한 발언이라고 생각하고, 바른미래당과 당원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반색을 했다.


아울러 그는 “(유 전 대표가)당과 당원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당의 큰 자산으로서, 우리 한국정치의 지도자답게 말씀해주신 것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는 손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권은희 정책위의장, 오신환 사무총장, 김수민 청년위원장, 채이배 당대표 비서실장이 자리했다. 바른정당계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지난 회의에 이어 불참했다.


손 대표는 최고위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는 일부 최고위원들을 향해 “당을 위해 하시는 말씀을 충분히 이해하고 최고위원들 말씀에 대해 저나 다른 당원, 당직자들, 지지자들이 과격한 반응, 과민한 반응을 한 데 대해서도 송구스럽다”며 “서로 감정을 낮추고 이해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저 자신부터 그런 자세로 당을 이끌어나가겠다. 최고위원들 한분 한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것이고 제 생각도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리겠다”며 “다 잘될 것이다. 너무 걱정들 마십시오”라고 했다.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을 향해 “단합된 모습으로 당을 이끌어나가고 나라를 만들어나가자”며 보이콧 철회도 거듭 요청했다. 


그는 유승민 전 대표가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설에 선을 그은 데 대해선 “시의적절한 발언”이라고 환영하며 불쾌감을 드러낸 데 대해 사과했다.


손 대표는 “그동안 여러 말들이 있었고 이야기가 과격해지고 감정이 격해지다보니 한국당으로 가려고 하는 것 아니냐, 통합하는 것 아니냐 등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다”며 “당 대표로서 당원, 지지자 여러분께 더 이상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이 제3당으로 지지율도 낮고 선거도 패배했지만 국민들의 기대는 크다”라며 “바른미래당이 국회 원내 3당을 하겠다는 게 아니다. 나라를 바꾸고 새로운 정치를 펴나가겠다고 하는 강렬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또한 “우리는 수권 정당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지 이 자리를 지키겠다는 것이 아님을 당원, 국민 여러분께서 이해해주셨으면 한다”며 “너무 급하지 않게 당 미래를 위해, 나라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미래를 위해 함께 합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학규, 갈등 봉합 안간힘


이렇듯 손 대표가 당내 봉합 갈등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과 달리 바른정당계 의원이나 최고위원들은 지도부 총사퇴나 재신임을 요구하며 여전히 완고한 자세다.


손 대표는 전날 바른정당계 중진인 정병국 의원을 만나 갈등을 해결하는 데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물밑에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최고위 보이콧을 선언한 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과 전날 만찬에서 당의 안정과 단합에 매진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계 의원들도 손 대표 사퇴에 힘을 보태고 있어 내홍이 격화될 조짐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나 유승민 전 대표가 직접 나서서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태규 의원과 김도식 전 비서실장, 안철수계 원외 지역위원장 등 30여 명은 4월9일 저녁 서울 마포구의 한 사무실에서 회동을 갖고 손 대표 거취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연판장까지 거론했으나 추이를 좀 더 지켜본 뒤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입장을 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4월11일 “지난 지방선거에서 양 지도자가 싸우면서 우리에게 표를 달라? 누가 표를 주겠냐. 공개적으로 싸우면서…”라며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전 대표를 저격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진행된 사무처 월례회에서 "분열된 선거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단 걸 우린 지난 지방선거에서 봤고 이번에도 그대로 봤다“며 사퇴론에도 불구하고 마이웨이를 시사했다.


손 대표는 또한 “이번 선거에서 우리 바른미래당이 거기(창원·성산) 가서 1% 올리면 자유한국당, 저 반문이 어떻게 되느냐는 이런 얘기를 당내에서 하고 있는데 누가 바른미래당에 표를 찍겠냐”며 이언주 의원을 질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양대 거대세력의 흡입력, 원심력이 이미 작용하고 있었다”며 “우리가 그대로 찢어지니까 우리당 해체하고 그대로 가자? 어림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은 굳건히 위치를 지키고 다음 총선에 대비해 우리는 더욱 더 혁신하고 정비해서 총선에서 승리를 할 것”이라며 “그냥 1당, 2당 선거에만 익숙해 있는 사람들은 1당이나 2당으로 끼어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조바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치가 꼭 그렇지 않다. 제3당, 4당의 역할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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