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發 동물국회...한국당은 왜 사생결단?

근엄하던 의원님들 ‘야수’ 돌변…“국민들이 기가 막혀!”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4/26 [14:01]

패스트트랙發 동물국회...한국당은 왜 사생결단?

근엄하던 의원님들 ‘야수’ 돌변…“국민들이 기가 막혀!”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4/26 [14:01]

한국당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 빚으며 대한민국 국회 온통 난장판
‘운동권’ 욕하던 제1 야당 의원들, 멱살잡이·감금·스크럼 아수라장


이해찬 “한국당 적폐 본산”…황교안 “반민주 폭정”…극과 극 입장
한국당, 패스트트랙 올라타면 선거법 개정 막을 방법 없다는 판단?

 

▲ 4월25일과 26일 선거제도 개혁과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상정을 저지하기 위해 제1 야당 자유한국당이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으면서 대한민국 국회가 온통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뉴시스>    

 

‘동물국회’ ‘막장국회’ ‘육탄국회’…. 지난 4월25일과 26일 선거제도 개혁과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상정을 저지하기 위해 제1 야당 자유한국당이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으면서 대한민국 국회가 온통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4월25일과 26일 이틀 내내 극한 몸싸움과 소란이 벌어져 여의도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평소 근엄한 모습으로 레드카펫을 즈려 밟고 본회의장을 드나들던 ‘의원님’들은 야수처럼 돌변했다. 삿대질과 멱살잡이, 막말을 서슴지 않으며 ‘동물적인 행태’를 보였다. 툭하면 ‘운동권’의 폭력을 입에 올리며 핏대를 세우던 야당 의원들은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운동권보다 더 폭력적인’ 모습을 연출해 국민들을 ‘기함’하게 만들었다.


몸싸움 하지 말자며 몇 해 전 팔을 걷어붙이고 국회선진화법을 만든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 의원들이 멱살잡이·감금·스크럼 아수라장을 불사하며 ‘패스트트랙’ 저지에 목숨을 거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그야말로 목불인견이었던 4월26일 새벽 ‘동물국회’ 현장 스케치를 통해 여야 의원들이 사생결단, 물리적 충돌을 빚은 내막을 들여다봤다.

 

사생결단 충돌 진짜 이유 뭐기에


패스트트랙 상정 여부를 놓고 참으로 오랜 만에 ‘야밤의 동물국회’가 재현됐다. 여야의 고성과 몸싸움이 오가는 밤샘 대치, 극한 대치가 이어진 것이다.


여야 4당과 자유한국당은 4월25일에 이어 4월26일에도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 곳곳에서 대치를 반복했다. 


선거제 개혁안과 함께 패스트트랙 지정 대상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을 제출하는 국회 의안과 앞과 정치개혁·사법개혁 특위가 진행될 회의장 앞, 로텐더홀 등에서 밤샘 대치가 이어졌다.


여야 4당과 한국당은 공수처법과 선거제 개혁안 등에 대해 극명한 이견을 드러냈다. 한국당은 공수처법에 대해 옥상옥(屋上屋·지붕 위에 지붕을 얻는다)이며 새로운 권력기관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입장인 반면 여야 4당은 검찰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안에 대해 한국당은 비례대표를 없애고 의원정수를 270석으로 줄이자고 주장하는 데 비해 여야 4당은 기존 합의한 대로 300석을 유지하되 지역구 의석수를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대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선진화법을 팽개친 한국당은 의원들뿐만 아니라 보좌진 및 당직자까지 총동원해 육탄 저지에 나섰다. 현수막을 둘둘 말아 저지선을 만들기도 하고 서로의 팔짱을 낀 채 대열을 이뤄 여야 4당 의원들의 법안제출과 회의장 진입을 막았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여야 4당도 이에 질세라 강대 강으로 맞서며 2012년 국회 선진화법 이후 7년여 만에 다시 ‘동물국회’를 연출했다.


특히나 4월26일 새벽에는 패스트트랙 처리를 위한 민주당과 육탄 저지에 나선 한국당이 곳곳에서 충돌을 빚었다. 특히 오전 1시30분께 민주당이 7층 의안과에 법안 제출을 시도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한국당 측이 결사 저지하며 2시간 가까이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민주당이 장비를 이용해 진입을 시도했으나 가로막혔다. 일부는 멱살을 잡고 물을 뿌리며 몸싸움을 했다. 이 과정에서 실신하는 이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 몸싸움 하지 말자며 국회선진화법을 만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멱살잡이·감금을 불사하며 ‘패스트트랙’ 저지에 목숨을 건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뉴시스>    


여야 4당, 특히 민주당은 한국당의 행태를 불법 폭력사태로 규정하며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날 중으로 정치개혁·사법개혁 특위 회의장 입장을 저지한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 등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여야 4당이 불법 야합으로 좌파독재 정권의 집권을 유지하려 한다며 자신들의 행동은 ‘헌법수호’를 위한 것이라고 정당화했다.

 

여야대표 동물국회 관찰기 극과 극


그러나 여당과 제1 야당 대표는 4월26일 오전 간밤의 ‘동물국회’ 진풍경에 대해 하늘과 땅만큼이나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월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이 육탄저지에 나선 데 대해 “어제부로 한국당은 스스로가 적폐세력의 본산임을 드러냈다”면서 “대한민국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상상할 수 없는 폭력이 한국당에 의해서 발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어 “한국당이 국민의 뜻을 부정하고 국회사무처 사무실을 점거해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고 백주대낮에 동료 의원을 감금하는 범죄행위를 태연하게 저질렀다”며 “이러한 무도한 행위는 1988년부터 의원생활을 한 저도 처음 겪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 의원실에 6시간 감금당했던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뉴시스>    


아울러 그는 “민주당과 야3당이 합의한 신속처리 안건은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적폐세력을 청산하라는 국민의 뜻을 받든 법”이라며 “민주당과 야3당은 한국당이 동의했던 합의 정신에 따라 개혁법안을 논의했고 국회법에 명시된 절차에 따라 신속처리안건을 논의했지만 한국당은 이를 전면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한 “지금 한국당이 배출한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부정부패와 국정농단으로 구속되고 법의 심판대에 서 있다”며 “그 배후인 한국당은 과거 잘못을 단 하나도 반성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국민의 심판을 모면하기 위해 법과 질서를 파괴하고 대한민국을 과거로 돌리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반민주’를 입에 올리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황 대표는 이날 새벽 국회에서 빚어진 난장판 충돌에 대해 비서실장을 통해 “민주당이 민주 정당이 맞는지 분노를 참기 힘들다”며 “목불인견 수준의 반민주적 폭정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핏대를 세웠다.


황 대표는 이어 “의원들과 당직자들, 사무처, 보좌진 모두 너무 수고가 많았다”며 “밤새 격렬한 대치 상황에서 다치신 분도 있고 병원에 가신 분도 있다는데 상태가 어떤지 걱정된다”고도 했다.


아울러 그는 ‘동물국회’ 충돌을 부른 책임을 여당에 떠넘기며 “오늘 새벽 우리는 공사장에나 있어야 할 망치 등을 들고 국회 문을 때려 부수려는 민주당의 모습을 목도했다”며 “무너지고 있는 헌법가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저항을 끝까지 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선거제 개혁 불리 판단?


그렇다면 제1 야당 자유한국당은 왜 국회법을 어기고 불법 폭력사태를 빚어가며 이렇듯 선거법 개정에 반발하는 것일까?


한 정치비평가는 “선거법이 일단 패스트트랙에 진입하면 선거법 개정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당은 내년 총선을 기존 선거제도로 치르는 게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4월25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 정치는 어떻게 해야 민생경제를 살리고 청년 일자리를 만들까 하는 고민은 이미 오래 전에 팽개쳤습니다”라고 질타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자기들이 만든 국회선진화법에 의해 합법적으로 발의하려는 법안을 접수도 못하게 하면서 좌파독재 타도?”라고 따져 물으면서 “그렇게 운동권식 정치한다며 매도하는 그들이 운동권보다 더 극렬한 투쟁으로 보수한다면 국민이 지지할까요?”라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이어 “황교안 대표가 문재인 경제정책 등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면 국민들은 ‘아하 저분은 다르구나’ 할 겁니다”라고 훈계한 뒤 “색깔론 좌파 운동권보다 더 극렬한 나쁜 정치로 시작하면 국민은 당신도 역시 더 나쁜 정치인이라 규정합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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