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내사령탑 이인영 선출 의미와 과제

‘멋진 정치’ 내세운 이인영, 떨어진 지지율 끌어올릴까?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05/10 [11:25]

민주당 원내사령탑 이인영 선출 의미와 과제

‘멋진 정치’ 내세운 이인영, 떨어진 지지율 끌어올릴까?

송경 기자 | 입력 : 2019/05/10 [11:25]

6월 항쟁을 이끌었던 전대협 1기 의장 이인영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사령탑이 됐다. ‘혁신과 통합’을 기치로 내걸고 출마한 이 의원은 지난 5월8일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1차 투표와 결선 투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경선 초기 김태년 의원의 우세가 점쳐졌던 것과 달리 이 의원이 큰 격차로 선출된 것을 두고 이변이라는 반응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물갈이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한 결과라는 반응이 동시에 나온다. 또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이해찬 대표계 친문 세력으로 당내 권력이 쏠리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원내대표는 새로운 원내사령탑을 맡은 후 ‘민생’ ‘협치’ ‘멋진 정치 경쟁’ 등 세 가지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집단사고와 집단생각에 근거해 협상하도록 하겠다”
‘민생’ ‘협치’ ‘멋진 정치 경쟁’ 등 핵심 키워드 제시

 

▲ 6월 항쟁을 이끌었던 전대협 1기 의장 이인영 의원(왼쪽)이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사령탑이 됐다.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는 5월8일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 1차 투표에서 총 125표 중 54표를 얻어 1위로 결선 투표에 진출했다. 결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37표를 얻은 김태년 후보와 맞붙어 76표 대 49표로 승리해 여유 있게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이번 경선에서는 친문세력 분화가 원내대표 당선자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주요 포인트였다. 당초 출마가 점쳐졌던 친문 주류 김태년 의원과 비주류 대표 노웅래 의원의 대결구도에서 이른바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대표 격인 이인영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판세가 다층화한 것이다.

 

친문 주류 아니라 왜 이인영?


김태년 의원은 이해찬 대표의 측근이자 친문 실세로 알려져 있으며, 향후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원내를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란 평을 얻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원내사령탑을 맡을 경우 친 청와대 색채가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또 내년 총선에서 청와대 출신 인사들에 지나치게 힘이 쏠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친문 인사들이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에 표심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임 원내대표는 86그룹의 맏형으로서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자신이 핵심 멤버로 있는 민주당 개혁성향 의원 정책연구 모임 ‘더좋은미래’의 지지를 기반으로 했다. 여기에 친문 직계인 부엉이 모임의 지지까지 얻어 당선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1차 투표 득표 결과(54표)는 민평련과 더좋은미래, 부엉이모임 일부의 표심이 합쳐진 결과로 볼 수 있다. 민평련계로 분류되는 인재근 의원과 우원식·유은혜·홍익표 의원 등이 이인영 원내대표의 당선을 위해 물밑에서 열심히 뛴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근 30%대까지 떨어진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당내 쇄신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이 원내대표 선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득표수 결과만으로 따졌을 때도 이러한 견제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결선투표에서는 1차 투표에서 노웅래 의원에 쏠린 34표가 이인영 원내대표와 김태년 의원에게 분배됐다. 이 원내대표는 1차보다 22표가 늘어난 76표를, 김 의원은 1차보다 12표 늘어난 49표를 얻었다. 친문 견제 차원에서 비주류 대표주자 노웅래 의원을 지지했던 표심이 결선에서도 친문 주류가 아닌 이인영 원내대표를 택한 셈.

 

“고집 접고 부드러운 남자 될 것”


문재인 정부 3기 집권여당을 이끌어 갈 이인영 원내대표는 5월8일 오후 취임 일성으로 “늘 지혜를 구하고 의원총회가 협상의 마지막 단계가 될 수 있도록 해서 집단사고, 집단생각에 근거해 협상하도록 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소감을 통해 “저에 대해 늘 걱정하는 것이, 협상을 잘할 것인가였다”면서 “제가 협상하지 않고 우리 의원들 128명 전체가 협상한다는 마음으로 움직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내대표가 되면 하고 싶은 일이 있었는데, 우선 정말 말을 잘 듣는 원내대표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고집 세다는 평을 듣는데, 원내대표를 하면서 완전히 깔끔하게 불식하겠다. 그리고 부드러운 남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까칠하다는 평가는 저도 따끔따끔하더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한 “마지막으로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제가 원래 따뜻한 사람인데 정치하면서 저의 천성을 조금 잃어버린 것 같아 늘 속상했다. 의원들이 준 지지, 성원으로 원래 따뜻했던 제 마음을 찾는 과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제가 다시 까칠하거나 말을 안 듣고 고집부리거나 하면 언제든 지적해주면 바로 고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우선 이해찬 대표를 모시고 다시 일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1987년 6월 항쟁 때 이 대표를 모시고 국민운동본부에서 일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잘 모셔서 우리 당이 정말 넓은 단결을 통해 강력한 통합을 이루고 그것을 통해 총선 승리할 수 있도록 아주 열심히 헌신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자유한국당이 장외투쟁에 집중하며 원내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과 관련, “홍영표 원내대표가 너무나 강력한 과제를 남겨놓고 갔다”며 “개인적으로는 (축구) 페널티 지역 바로 앞에 프리킥을 얻어놓은 상태에서 (물려받아) 작전을 잘 짜서 어떻게 마지막 골까지 연결시킬까가 남은 과제가 될 것이라 평가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원내대표를 했던 우상호·우원식·홍영표 전 원내대표의 지혜를 경청해서 우리가 반드시 골을 넣을 수 있는 과정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그동안 살아온 게 굉장히 부족했는데 다시 한 번 기대해주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거듭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당선 확정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당선을 “내년 총선에서 꼭 이겨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과 촛불 시민혁명의 완성을 이루자는 것이고, 둘째는 주류·비주류의 벽을 깨고 정권교체 때 문재인의 가치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었던 ‘용광로 감성’을 다시 회복해 당의 새로운 통합질서를 만들어 달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자평했다.

 

“민생 몰두하고 협치 보여줄 것”


이 원내대표는 5월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첫 정책조정회의에서 향후 정국운영과 관련, “원내대표 일을 시작하면서 세 가지를 잊지 않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우선 민생에 몰두하겠다. 그다음 또 하나는 경청의 협치정신을 견지하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멋진 정치경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포부를 펼쳐 보였다.


이 원내대표는 민생과 관련해선 “실제로 자영업, 중소기업, 그리고 청년을 위한 대책이 굉장히 시급하다”며 “개인적으로는 민생을 살릴 수 있다면 경우에 따라선 야당이 주도하는 것들도 좋다는 마음으로 절박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협치와 관련해선 “자유한국당의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나면 우선 한국당의 입장을 경청하고 국회 정상화를 위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도록 하겠다”고 말했으며, 정치경쟁과 관련해선 “총선이 1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권에서의 경쟁, 정당 간의 경쟁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만 멋진 경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생과 미래를 두고 누가 먼저 혁신하는가, 정책을 두고 누가 더 합리적인가 국민은 이 모습을 기대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낙인찍는 정치, 막말하는 정치, 저부터 삼가도록 노력하겠다”며 “품격 있는 정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cielkh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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