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영화 '기생충'

극과 극 두 가족 이야기 ‘깨알 디테일’ 더 재밌네!

김수정 기자 | 기사입력 2019/05/31 [09:53]

이 한 편의 영화 '기생충'

극과 극 두 가족 이야기 ‘깨알 디테일’ 더 재밌네!

김수정 기자 | 입력 : 2019/05/31 [09:53]

반지하 전원백수 가족 ‘기택’네 vs 언덕 위 IT기업 CEO ‘박사장’네
극과 극 두 가족 삶 & 영화 메시지 안은 디테일로 작품세계 완성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극과 극 두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낸 프로덕션 디자인 비하인드 스토리를 최근 공개했다.

 

▲ '독전' '옥자' '하녀' 등에서 뛰어난 미장센을 보여준 이하준 미술감독은 재개발 구역 위주로 역사가 깊은 서울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동네를 물색한 끝에 '기택' 가족의 집을 설정했다. 사진은 영화 ‘기생충’ 한 장면.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기생충>이 두 가족이 살아가는 공간들에 얽힌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봉준호 감독과 제작진은 <기생충> 속 전원백수 가족인 ‘기택’(송강호 분)네와 글로벌 IT기업 CEO ‘박사장’(이선균 분)네가 살고 있는 집이 두 가족의 사회적 위치를 대변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전원백수 가족의 집은 반지하로, 글로벌 IT기업 ‘박사장’네 집은 언덕 위 저택으로 설정해 두 가족의 극적 대비를 표현했다.


<독전>, <옥자>, <하녀> 등에서 뛰어난 미장센을 보여준 이하준 미술감독은 재개발 구역 위주로 역사가 깊은 서울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동네를 물색한 끝에 ‘기택’ 가족의 집을 설정했다. 뿐만 아니라 실제 음식물 쓰레기를 동원해 동네와 집에서 나는 냄새까지 구현했으며, 삼겹살의 기름때 등으로 디테일도 더했다.


여기에 ‘기택’네 집 곳곳에는 조금 더 사정이 나았을 때와 그보다 더 나았을 때 구입했을 법한 물품들을 곳곳에 배치해 ‘기택’네 집이 걸어왔을 우여곡절에 대해 예측케 했다.


반면, ‘박사장’네 집은 유명 건축가가 지었다는 설정으로 최대한 모던하면서도 우아하게 제작해 ‘기택’네와는 확연한 차이를 둔다. 여기에 절제된 컬러와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아름다운 주거 공간의 모습까지 담아내 성공한 글로벌 IT기업 CEO ‘박사장’의 면모를 확연하게 보여준다.

 

▲ '기택'네와 확연한 차이를 두기 위해 최대한 모던하고 우아하게 제작했다는 '박사장'네 집 모습.

 

또한, ‘박사장’네 집은 봉준호 감독의 시나리오에 이미 있던 구조를 기반으로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의 동선을 볼 수 없도록 코너와 사각지대를 설치해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했다.


또한, 반지하에서 사는 ‘기우’(최우식 분)가 언덕 위에 있는 ‘박사장’ 집으로 가기 위해 오르는 언덕길과 실내외의 계단은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역할을 넘어 현대사회의 수직적 질서라는 의미까지 담아내 <기생충>만의 탄탄한 미장센을 완성했다.

 

▲ 반지하에서 사는 '기우'(최우식 분)가 언덕 위에 있는 '박사장' 집으로 가기 위해 오르는 언덕길.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이처럼, 영화 <기생충> 속 공간은 서로 만날 일 없어 보이는 두 가족의 극과 극 삶을 설득력 있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영화적 메시지까지 담아내 관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까지 선사하고 있다.


언제나 통념을 깨는 동시에 허를 찌르는 상상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가족 희비극’ <기생충>. 송강호·이선균·조여정·최우식·박소담·장혜진 등 연기파 배우들의 변신과 호연이 어우러져, 강렬하고 신선한 영화의 탄생을 예감하게 하는 <기생충>은 지난 5월30일부터 극장에 간판을 걸었다.


특히,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앞서 상영된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 특유의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연출력과 예측불허의 전개, 위트 있는 대사, 배우들의 빈틈 없는 호연으로 전 세계 평단 및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대한민국 영화 역사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봉준호 감독은 항상 기존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은 허를 찌르는 상상력에서 나온 새로운 이야기로 인간애와 유머, 서스펜스를 넘나드는 복합적인 재미를 선사하며 사회와 시스템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왔다. 그런 면에서 <기생충>은 여전하고 확실하게 봉준호다운 영화이면서, 또 한층 새롭게 진화한 봉준호의 세계를 보여준다.


<기생충>은 현지 상영 직후 “봉준호 감독 작품 중 최고의 작품”, “현대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담아낸 걸작”, “봉준호는 마침내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등 쏟아지는 호평에 힘입어 압도적인 예매율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흥행 성적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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