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약사 이정철·임성용의 약국 사용 설명서 지상중계

“당신이 먹고 있는 그 약, 제대로 먹는 것 맞습니까?”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6/07 [10:39]

현직 약사 이정철·임성용의 약국 사용 설명서 지상중계

“당신이 먹고 있는 그 약, 제대로 먹는 것 맞습니까?”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6/07 [10:39]

두통약·진통제·소화제·위장약·파스는 주변에서 정말 흔하게 구입할 수 있고 또 그만큼 자주 사용하는 약이다. 비타민·오메가3·칼슘·마그네슘·유산균은 건강에 조금 신경 쓴다는 사람이라면 이미 하나쯤은 먹고 있는 약이다. 그런데 약은 언제,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효과가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내 몸을 위해 먹는 것인데 잘못 먹으면 오히려 안 먹느니만 못하다는 약. 도대체 어떻게 먹어야 하는 걸까? 사람들의 건강과 올바른 약의 복용법을 알려주기 위해 울산 바른약국의 이정철 약사와 광주 탑미래약국의 임성용 약사가 팔을 걷어붙였다. 이정철·임성용 약사는 ‘약 짓는 오빠들’이라는 닉네임으로 네이버 블로그 ‘약 짓는 오빠들의 건강한 약 이야기’를 운영하며 약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공유하던 현직 약사다. 두 사람은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그동안 약국과 약에 대해 궁금했던 부분을 속 시원하게 알려주는 <약 짓는 오빠들이 들려주는 알쓸신약>(시대인)이란 책도 펴냈다. 이정철·임성용 약사의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신통방통 약 이야기를 간추려 중계한다.

 


 

약은 언제,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효능과 효과 천차만별
화장품 고를 땐 깐깐한데 약 지을 땐 광고발 믿고 복용?


정확한 정보 없이 먹으면 오히려 안 먹느니만 못할 수도…
약은 꼭 식후 30분에 먹어야? 잊지 말고 챙겨 먹으면 된다!

 

같은 성분, 다른 회사 제품…성분 같으니 효과도 차이 없다?
특별한 기술 필요 없어 성분과 용량 같다면 효과 같다고 봐야
A사 액상형 캡슐, B사 정제형이라면 성분 같아도 효능엔 차이

 

우리나라는 약에 대한 접근성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 주변에서 쉽게 약국을 찾을 수 있고 클릭 몇 번이면 원하는 약을 간편하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약을 올바르게 복용하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다.


약은 언제,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효과에 있어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왕 내 몸을 위해 먹는 약이라면 올바른 복용을 통해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렇다면 ‘올바른 복용법’은 무엇일까? 이 궁금증을 울산 바른약국의 이정철 약사와 광주 탑미래약국의 임성용 약사가 직접 소개한다.

 

▲ 울산 바른약국의 이정철(왼쪽) 약사와 광주 탑미래약국의 임성용(오른쪽) 약사. <사진출처=시대인>    

 

두 약사가 풀어낸 약 이야기


“평소 본인이 복용하는 약에 대해 얼마나 자세히 알고 있는가? 병원의 처방하에 약국에서 조제 받는 전문의약품, 약국에서 처방 없이 구입하는 일반의약품, 그리고 건강기능식품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약은 그 종류가 다양하다. 그런데 본인이 복용하는 약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를 하고 있는 사람은 사실 드문 것 같다.

 

약사로서 일한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많은 분들을 약국에서 만나보고 이야기를 나눠봤을 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에 대해 그리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이 복용하는 곳이고 건강과 직결됨에도 불구하고 전자제품, 옷, 화장품 등 다른 물건을 살 때는 최대한 정보를 보고 취합해서 신중하게 구매하지만, 정작 가장 신경 쓰고 관심을 가져야 할 약에 대해서는 TV광고에 나오는 것, 주변인이 좋다고 하는 것, SNS상에 예쁘게 사진이 찍혀 올라온 것으로 너무나도 가볍게 선택하는 분이 많다. 사실 가장 신중해야 할 것이 약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이정철 약사


“사실 우리나라는 약에 대한 접근성이 굉장히 높은 나라다. 큰 건물을 살펴보면 수많은 병원 간판이 걸려 있고, 지역별 약국 밀도도 높다. 전반적인 의약품 소비액이 모두 OECD 평균을 웃돈다. 높은 접근성에는 항상 그만큼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약국이고, 그 안에서 이뤄지는 약사와 환자 간의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는데, 약에 관해서는 ‘아’와 ‘어’가 달라서는 안 된다. 약을 구매하거나 처방받는 사람은 궁금한 점이 있으면 꼭 명확하게 질문을 해야 하고, 약사도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임성용 약사


이정철·임성용 약사는 전문적인 내용이라 어려울 것 같다는 편견을 깨고 현직 약사로서 약국을 운영하면서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약 이야기를 풀어낸다. 때문에 이들의 복약지도를 따라가다 보면 약에 대해 조금 더 쉬우면서도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약은 언제,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효과에 있어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사진출처=Pixabay>    

 

약을 가볍게 구매하는 사람들


“언제인가 캐나다에서 일하다 온 약사님으로부터 한국에서 일을 할 때 놀랐던 경험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캐나다에서 일할 당시에는 약국을 방문한 사람들이 본인이 복용하는 약에 대해 상당히 관심이 많아서 약사의 설명을 꼼꼼히 듣고 또 궁금한 부분이 생기면 추가로 질문을 하는 등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졌는데, 한국에서는 아무도 약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도 많이 공감했다.

 

실제로 나는 약에 대한 복약지도를 꽤나 상세히 그리고 열심히 하는 편이다. 처방받아 온 약에 대해서는 어떤 약인지 하나하나 간단하게라도 알려주고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복용법에 대해서도 안내를 한다. 환자들은 본인이 어떤 약물을 복용하는지 알 권리가 있으며, 제대로 알고 복용했을 때 복용순응도도 좋아서 치료 효과도 훨씬 좋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내 생각과 손님들의 생각은 많이 다른지 복약지도를 듣고 싶지 않아 하거나 별로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약에 대한 설명을 듣지 않고 전화통화를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이나 채팅을 하거나, 아예 설명이 필요 없다고 그냥 먹으면 되지 않겠냐고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사러 온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는 손님 의 해당 증상에 따라 보다 더 적합하고 도움이 되는 약이 분명히 있기에 이를 바탕으로 약을 권해드리는 편인데, ‘옆집에 누가 먹었더니 효과가 좋았다더라’ ‘인터넷에서 누가 좋다고 하더라’ ‘광고하는 제품이 유명한 것이니 그걸로 달라’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인식들을 조금이나마 바꿔보고자 약국에서 나름대로의 노력을 많이 했지만 제한된 공간과 제한된 방문객으로는 너무나 뚜렷한 한계가 있었다.”-이정철 약사


“가끔 복약지도를 할 때 ‘바쁘니까 그냥 약만 주세요’라는 말을 듣곤 한다. 흑 자가 보기에는 저러면 귀찮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환자도 아는 약을 그냥 다시 먹는 것이니 더 편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약을 주고 돌아서면 걱정과 씁쓸함이 같이 찾아온다. 정말 바쁜 경우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들어보면 더 좋은 정보를 전달하고자 노력하는 많은 약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블로그까지 운영하게 된 취지이기도 했다.


나는 한 달에 몇 번씩 흡연 예방 및 약물 안전사용 교육을 다닌다. 교육을 통해 만나는 아이들에게 나름 열심히 준비한 내용을 알려주고 소통을 하다 보면 약국 밖에서 약사의 역할도 정말 중요함을 많이 느낀다. 짧은 시간이지만 교육을 마치고 나면 아이들이 ‘약사님 약국에 놀러가도 돼요?’라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장난 삼아 던진 질문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이 아이들의 생각처럼 약국이 모든 사람에게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각각의 약국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문턱을 낮춘 가장 가까운 약료 서비스 시설로 소통이 이뤄질 때, 약사의 사회적인 역할이 더 인정받을 수 있고 사회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약의 소비 형태 역시 더욱 안전하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정철·임성용 약사는 조금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싶었고, 무분별한 광고와 정보가 사람들에게 피로감과 혼란을 주는 시대에 약사로서 약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블로그 운영을 시작한 것이 올해로 3년이 됐다고 한다.

 

두 약사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느낀 것은 제대로 된 정보에 대해 목말라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고, 이에 따라 약사로서 해야 할 일들이 참 많다는 것이었다고. 두 약사는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올바른 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수천 번이 넘는 검색을 하며 공부를 했고, 최대한 바른 정보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약 짓는 오빠들이 들려주는 알쓸신약>이란 제목의 책으로도 엮어 최근 서점가에 선보였다. 약국마다 약값이 다른 이유,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의 차이 등 약국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약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오해를 바로잡으며 자주 사용하는 약들을 꼼꼼히 비교하고 정리해 각자의 증상에 맞는 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약을 꾸준히 먹고 있는데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건강이 걱정돼 약을 먹으려고 하는데 어떤 약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정철·임성용 약사의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신통방통 약 이야기에 주목하라.

 

성분 같으면 효과도 같을까?


“‘우황청심환은 졸음이 오기 때문에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구충제는 봄·가을에 꼭 챙겨 먹어야 한다. 약은 식후 30분에 먹어야 한다.’ 이런 얘기를 다들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워낙 잘 알려진 내용이라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얘기가 전부 오해라면 믿을 수 있을까? 사실 우황청심환 때문에 졸음이 오는 것도 아니고, 구충제를 꼬박꼬박 먹을 필요도 없으며, 약은 잊지 말고 잘 챙겨 먹으면 된다.”


“약국에 약을 사러 갔다. 평소 내게 잘 맞는 ‘ooo’ 약을 달라고 했더니 그 약은 없다고 한다. 대신 다른 제약회사에서 만들었지만 그 약과 같은 성분의 제품이 있다고 권한다. 성분이 같으니 효과에도 차이가 없는 걸까? 이런 일은 약국에서 정말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황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내가 찾는 약이 없어서 답답하고, 약사의 입장에서는 원하는 약을 드릴 수 없으니 참 곤란하다. 간혹 ‘왜 약국에 약이 없느냐’고 묻는 분도 있는데 사실 약사 입장에서는 굉장히 난처한 질문이다. 국내의 모든 제약회사에서 만드는 약품들을 다 갖출 수 있는 약국이란 세상에 없으니까.


간단하게 예를 들어 보자.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제약회사를 다 합하면 약 200여 곳이 넘는다. 그중 이지엔6프로에 들어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덱시부프로펜(Dexibuprofen) 성분을 살펴보자.


이 성분이 들어 있는 소염·진통제를 만드는 회사를 찾아보면 A제약사부터 Z제약사까지 수십 곳이 넘는다. 설령 약국이 운동장처럼 넓어서 모든 약을 다 준비해 놓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것은 비용적인 측면이나 관리하는 측면에서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성분과 용량이 같다면 약사의 판단하에 소비자에게 정보 전달이 더 용이한 제품, 제형이나 복용의 순응도에서 조금 더 나은 제품, 더 나은 경제성으로 가격이 저렴한 제품 등 여러 가지로 고려하여 약국에 보유한다.


수많은 제약회사 중 약사가 선택한 제품 A제약사와 B제약사의 제품이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 C제약사의 제품일 경우, 어차피 성분과 용량에는 차이가 없기 때문에 보유하고 있는 A제약사와 B제약사의 제품을 권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소비자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네, 그럼 그 약으로 주세요” 또는 “제가 찾는 제품이 아니네요. 다음에 올게요.”

 

▲ 과연 소비자가 찾는 약과 약사가 권하는 약에는 효과의 차이가 있을까? 성분과 용량이 같다면 효과도 동일할까?  <사진출처=Pixabay>    


전자는 약사가 추천해주니 동일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 구매하는 경우이고, 후자는 본인이 찾는 약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생각해 구매하지 않는 경우다. 그렇다면 과연 소비자가 찾는 약과 약사가 권하는 약에는 효과의 차이가 있을까? 성분과 용량이 같다면 효과도 동일할까?

 

이정철·임성용 약사는 “일단 정답부터 말하면 이론적으로는 효과의 차이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지만, 실제로는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차이가 없다는 얘기는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대부분의 약이 화학적 합성물질이기 때문이다. 이는 생물학적 제제도 아니고, 사실 만드는 과정에서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성분과 용량이 같다면 효과가 같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같은 성분의 약인 경우 판매원만 다르고 제조원은 같은 경우도 많다. 쉽게 말하면, 동일한 성분을 가진 약의 경우 만들어진 공장은 한 곳이지만, 제품 생산을 주문한 회사가 여러 곳이라 회사에 따라 겉포장과 이름만 달리하여 판매되는 약들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약은 반드시 출시 전에 성분과 유효함량 등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이를 통과해야만 시중에 출시되므로 일반적으로 주요 성분의 함량과 제형이 동일하다면 이는 같은 약이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성분이 같더라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A제약사의 제품은 액상형 캡슐로 만들어졌고, B제약사의 제품은 정제로 만들어졌을 경우, 성분이 같기 때문에 기대할 수 있는 효능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약물의 용해 속도나 이로 인한 작용시간, 약효의 발현 시점, 흡수 정도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미미한 부분이지만 제조사마다 원료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유효성분 함량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사실 효과의 차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용자의 약물 경험이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같은 성분의 다른 약을 먹었을 때 차이를 느꼈다고 한다. △△약을 먹었을 때는 효과가 없었는데 ××약으로 바꾸니까 바로 나았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때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질병이라는 것이 항상 같은 경과를 보이며 진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같은 감기라하더라도 쉽게 증상이 회복될 만한 단계에서 약을 먹게 되면 아무래도 금방 낫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증상이 오래 가거나 심한 단계라면 약을 먹어도 쉽게 증상이 호전된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같은 성분의 약을 먹었더라도 전자의 경우에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고. 후자의 경우에는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심리적으로 평소 본인이 복용하던 것은 더 효과적으로 느껴지고, 다른 약물은 그렇지 않게 느껴지는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도 분명 존재한다.


두 약사는 “결국 동일 성분 제품은 일반적으로 그 효과에 있어 차이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지만, 작은 부분들로 인해 미세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면서 “사람마다 컨디션이나 특정 성분에 대한 감수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에게 맞는 약을 구입 또는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약에 대한 오해를 하나하나 상세하게 설명하여 풀어주고 올바른 정보를 알려준다.

 

▲ 이정철·임성용 약사는 “성분과 용량이 같은 약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효과의 차이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지만, 실제로는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사진출처=Pixabay>    

 

광고하는 제품 더 신뢰


광고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세상이다. TV나 인터넷·SNS를 하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편의 광고를 접하게 된다. 광고를 통한 노출 빈도가 잦을수록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찾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의약품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의약품 시장에서 높은 판매율을 유지하고 있는 제품들을 보면 예전부터 익숙한 광고 로고송으로 소비자에게 노출된 제품이 대다수다. ‘간 때문이야~’ ‘두통, 치통, 생리통에~’ 등 한 소절만 들어도 무슨 제품인지 알아차리기는 어렵지 않다. 광고의 힘을 잘 보여주는 예시가 아닐까 한다.

 

그래서인지 약국에서 ‘○○○ 주세요’라며 제품명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소비자가 원하는 약을 주지만 간혹 비슷한 종류의 다른 제품을 권하는 약사들이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소비자의 입장


소비자가 약국에 와서 인지도가 높은 상품을 찾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광고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판매사가 제품에 대해 자신이 있고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생소한 이름의 제품은 왠지 약의 효능이 떨어질 것만 같고 믿음이 가지 않기 때문에 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면 그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유명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광고 제품을 구매하고 주변인들에게 전파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제품의 매출은 늘고 판매사는 매출이 늘어난 만큼 마케팅에 다시 재투자하게 된다. ‘매출 1위’라면서 말이다. 판매사 입장에서는 선순환인 셈이다. 제품의 질이 많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면 소비자도 손해 볼 건 없다.


▲약사의 입장


약국에서는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억지로 강요하여 판매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선택지를 알려주고 설명하면서 권하는 경우는 분명 있다. 왜 그럴까?


첫째는 운영상의 이유다. 약국의 일반적인 수입은 조제를 통한 조제료와 일반의약품 판매를 통한 수익으로 이뤄진다. 일반의약품에 의한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국마다 다르지만, 약국이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조제료에만 의존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상담을 통한 일반의약품의 판대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광고를 통해 많이 알려진 제품들은 제품의 단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광고비로 인해 제품 생산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A(유명 광고제품)와 B(광고를 하지 않지만 A와 성분이 동일한 제품)가 있을 때, 성분과 함량이 모두 같은 약이라도 약국으로 사입될 때의 제품 단가 차이가 상당하다. 광고를 하는 제품은 약국 사입가와 소비자 판매가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아 이런 약들만 판매한다면 약국을 운영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때문에 A와 B가 비슷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면 B를 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약국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좋은 일이다. 만약 금액과 효능이 비슷한 C와 D라는 제품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같은 가격이라면 광고를 하지 않는 D제품의 용량이 높거나 구성이 좋은 경우가 많다고. 광고비를 아끼는 대신 다른 방향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정철·임성용 약사는 “이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광고를 하지 않는 D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오히려 약을 조금 더 경제적으로 구입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러한 이점마저 없다면 약국에서 다른 약을 권했을 때 그 약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약사는 또한 “유명하다고 해서 모든 병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사람들마다 각자의 성격이 다르듯이 같은 질병이라고 해도 중상은 아주 다양하게 나타난다. 약을 선택할 때는 증상을 고려해야 하는데 광고에 나온 유명한 제품만 찾다 보면 그 약의 성분이 내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알 수 없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면, 잇몸약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인사돌’과 ‘이가탄’을 모르는 분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두 가지 약이 어떻게 다른지, 나의 증상에는 어떤 약이 더 맞는지 고민한 후 선택하는 분들은 거의 없다. 대다수는 ‘누가 이 약을 먹었더니 좋았다더라’는 말만 듣고 약을 선택한다. 약국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약을 주기 전에 선택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질문을 하고 간혹 다른 약을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인사돌’은 치주염과 관련하여 치과 치료 후 보조적으로 잇몸을 건강하게 유지할 목적으로 복용하고, ‘이가탄’은 붓고 피나는 잇몸에 주로 사용한다. 두 가지 모두 염증 억제라는 큰 틀 안에 있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씩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잇몸약이라고 하여 모든 약이 같지 않고, 진통제라고 하여 모든 진통제가 같지 않다. 본인의 현재 증상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성분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 이정철·임성용 약사가 알려주는 꿀팁

하나, “단골 약국을 하나쯤 정해놓아라”

 

설명은 들었지만 광고하는 제품이 아니다 보니 믿음이 안가고 찝찝하다면?
→단골 약국을 만들어 보라!
자주 가는 약국 중 믿을 만한 약국을 선정하여 단골 약국으로 만들어 보라. 단골 약국을 이용한다면 건강에 대한 관리를 받을 수도 있고 약을 구매하는 데 있어서 데 신뢰감을 느낄 것이다. 나의 상태를 잘 아는 약국이라면 나에게 더 좋은 익을 권해줄 것은 지명한 사실이다.

둘, 유명한 약은 과연 더 좋은 약일까?


Q. 유명한 약이 더 효과가 좋으니 많이 팔리고 홍보도 하는 것 아닌가?


A. 유명한 약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예전에 출시되어 현재까지 오랫동안 판매되는 제품들이다. 제약회사 입장에서 이러한 제품은 굉장한 효자 상품이다. 제품이 많이 팔리는 것은 물론이고 회사의 이미지와 인지도까지 상승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에게도 효자가 될 수 있을까?


요즘엔 매일같이 다양한 종류의 산약이 쏟아져 나온다. 새롭게 나오는 약들은 더욱 좋은 성분을 추가하고 함량도 조절하여 현대인의 바뀌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적절한 구성으로 출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누구나 들으면 알 만한 영양제들은 나온 지 수십 년(40~50년 이상) 된 약들이 많다. 물론 변화에 맞춰 새로 리뉴얼을 한다고는 하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약들이 나오고 시대가 변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제품들이 과연 최선의 선택인지는 약사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약사의 입장에서는 소비자에게 조금 더 나은 선택사항이 있음을 알려드리고 제시할 의무도 있다. 기존의 유명한 약이든 신약이든 소비자가 약을 먹고 현재의 증상이 좋아진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유명한 약이냐, 아니냐를 따지기 전에 제품의 질이 얼마나 좋은지, 어떤 성분이 얼마만큼 들어 있고, 소비자에게 얼마나 적합한지를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포토뉴스
9월 둘째주 주간현대 1111호 헤드라인 뉴스
1/2
광고
광고